▣ 第十三章
王孫賈問曰:
「與其媚於奧,寧媚於灶,何謂也?」
王孫賈가 물었다.
“奧에 잘 보이기보다는 차라리 灶에 잘 보이라 하니, 무슨 말입니까?”
▶與其 A 寧 B
A 하기 보다는 B하는 것이 낫다.
▶奧: 本义:古时指房屋的西南角。古时祭祀设神主或尊者居坐之处)
王孫賈,衛大夫。
王孫賈는 衛나라 大夫이다.
媚,親順也。
媚는 친하고 순종하는 것이다.
室西南隅為奧。
방의 서남쪽 모퉁이를 奧라 한다.
灶者,五祀之一,夏所祭也。
灶(조)는 다섯 五祀의 하나로서 여름에 제사하는 곳이다.
凡祭五祀,皆先設主而祭於其所,然後迎屍而祭於奧,略如祭宗廟之儀。
五祀에 제사지낼 때에는 모두 미리 神主를 설치하여 그곳에 제사한 뒤에 尸童을 맞이하여 奧에서 제사하는데, 대략 宗廟의 제사 의식과 같다.
如祀灶,則設主於灶陘,祭畢,而更設饌於奧以迎屍也。
예컨대 灶에 제사지낼 경우에는 神主를 부엌 뜰에 설치하고, 제사가 끝나면 다시 奧에 祭需를 진설하여 尸童을 맞이한다.
故時俗之語,因以奧有常尊,而非祭之主;灶雖卑賤,而當時用事。
喻自結於君,不如阿附權臣也。
賈,衛之權臣,故以此諷孔子。
그러므로 당시 세속의 말에 이것으로 인하여 奧는 항상 존중함이 있으나 제사의 주인이 아니요, 灶는 비록 낮고 천하나 때가 되면 用事하므로, 직접 임금에게 결탁하는 것이 權臣에게 아부하는 것만 못함을 비유하였다.
王孫賈는 衛나라의 權臣이었므로 이 말로써 孔子에게 諷諫하였다.
子曰:
「不然,獲罪於天,無所禱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지 않다. 하늘에 죄를 얻으면 빌 곳이 없다.”
天,即理也;其尊無對,非奧灶之可比也。
天은 곧 理이니, 그 높음은 상대가 없어서 아랫목 神과 부엌 神에 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逆理,則獲罪於天矣,豈媚於奧灶所能禱而免乎?
이치를 거스르면 하늘에 죄를 얻게 되니, 어찌 아랫목 神과 부엌 神에게 아첨하여 빌어서 죄를 면할 수 있겠는가?
言
但當順理,非特不當媚灶,亦不可媚於奧也。
다만 마땅히 이치를 따라야 하니, 부엌 神에게 아첨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또한 아랫목 神에게 아첨하지 않아야 함을 말씀하셨다.
謝氏曰:
「聖人之言,遜而不迫。
使王孫賈而知此意,不為無益;使其不知,亦非所以取禍。」
謝氏가 말하였다.
“聖人의 말씀이 겸손하고 박절하지 않다.
가령 王孫賈가 이 뜻을 알았다면 일을 하지 않을 것이요, 가령 그가 알지 못하더라도 孔子 자신이 화를 취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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