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後集81-縱囚論(종수론)-歐陽修(구양수)

耽古樓主 2024. 4. 4.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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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文眞寶(고문진보)

縱囚論(종수론)-歐陽修(구양수)

 



信義行於君子, 而刑戮施於小人.
信義는 君子에게 행하여지고, 형벌은 小人에게 적용된다.

刑入于死者, 乃罪大惡極, 此又小人之尤甚者也.
형벌이 사형에 해당하는 자의 죄는 중대하고 극악한데, 이는 소인 중에서도 특히 심한 자이다.

寧以義死, 不苟幸生, 而視死如歸, 此又君子之尤難者也.
차라리 의롭게 죽을지언정 구차하게 요행으로 살지 않으며, 죽음을 歸鄕으로 여김은 군자로서도 더욱 어려운 것이다.

方唐太宗之六年, 錄大辟囚三百餘人, 縱使還家, 約其自歸以就死, 是以君子之難能, 期小人之尤者以必能也.
唐太宗 6년에는 명부에 기록된 사형수 3백여 명을 놓아주어 귀가하게 하고, 스스로 돌아와서 사형에 응하기를 약속하였으니, 이는 군자도 하기 어려운 일을 소인 중에서도 특히 심한 소인배가 틀림없이 해내리라 기대한 것이었다.
太宗六年 : 貞觀 6(632)
大辟 : 周代五刑 중 가장 무거운 형벌인 사형. 오형은 (: 刺文) (:코를 자름)( : 발꿈치를 자름) ( : 去勢) 대벽이다.
: 석방함.

其囚及期而卒自歸, 無後者, 是君子之所難, 而小人之所易也, 此豈近於人情?
그 사형수들은 기일이 되자 모두 스스로 돌아왔으며, 기일에 늦은 자가 없었으니, 이는 군자도 하기 어려운 일을 소인들이 쉽게 행함이니, 이것이 어찌 人之常情에 가깝겠는가?
無後者 : 기일이 지난 후 도착한 사람이 없음.

或曰:
“罪大惡極, 誠小人矣, 及施恩德以臨之, 可使變而爲君子, 蓋恩德入人之深而移人之速, 有如是者矣.”
혹자가 말하였다.
“죄가 크고 극악한 것은 분명 소인들이다. 그러나, 은덕을 베풀면서 그들을 대하면 변화시켜 군자가 되게 할 수 있나니, 은덕이 인심에 깊이 영향을 끼치고 사람을 변화시킴의 빠르기가 이와 같다.”
: 변하게 함. 변화시킴.

曰:
“太宗之爲此, 所以求此名也.
나는 이렇게 말하겠다.
"태종이 그렇게 행함은 이런 名分을 얻기 위함이었다.
此名 : 이러한 명예, 곧 은덕을 베풀었다는 美名.

然安知夫縱之去也, 不意其必來以冀免, 所以縱之乎.
그러나 어찌 알겠는가? 그들을 놓아 보내면서, 틀림없이 돌아와서 사면을 바랄 터이므로 놓아주려는 생각을 품지 않았다고.

又安知夫被縱而去也, 不意其自歸而必獲免, 所以復來乎.
또 어찌 알겠는가? 석방되어 귀가하면서, 자진하여 돌아오면 틀림없이 사면될 터이므로 다시 오려는 생각을 품지 않았다고.

夫意其必來而縱之, 是上賊下之情也, 意其必免而復來, 是下賊上之心也, 吾見上下交相賊, 以成此名也, 烏有所謂施恩德與夫知信義者哉.
무릇 꼭 돌아오리라 예상하여 풀어줌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의 심정을 꿰뚫어 보았기 때문이며, 꼭 사면되리라고 예상하여 돌아옴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심중을 꿰뚫어 보았기 때문이매, 내가 보건대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서로의 심중을 헤아렸기에 이런 美名을 이룩한 것이지, 무슨 이른바 은덕을 베풂과 신의를 앎이 있었겠는가?
: 탐색함, 헤아림. 즉 도둑처럼 다른 사람이 가진 바를 유심히 살펴본다에서 유래한 뜻.
烏有 : 어찌 ………이 있겠는가?

不然太宗施德於天下, 於玆六年矣. 不能使小人不爲極惡大罪, 而一日之恩, 能使視死如歸而存信義, 此又不通之論也.”
만약 그렇지 않고, 태종이 천하에 은덕을 베풀기 당시까지 6년인데도 소인이 극악한 대죄를 짓지 않게 하지 못하다가, 하루아침의 은덕으로 죽음을 마치 귀향처럼 느끼게 하고 신의를 보존하였다 하면, 이 또한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다.”
於玆六年 : 당태종은 정관 원년(627)에 즉위하였고 사형수를 석방한 것은 정관 6년이므로 6년의 세월 흘렀음.

“然則何爲而可?”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되겠는가?”

曰:
“縱而來歸, 殺之無赦, 而又縱之而又來, 則可知爲恩德之致爾.
“풀어주었다가 돌아오면 사면 없이 사형을 집행하고, 다시 놓아주어도 또 돌아온다면 은덕의 시행이 지극함을 알았다고 할 만하다.

然此必無之事也. 若夫縱而來, 歸而赦之, 可偶一爲之爾, 若屢爲之, 則殺人者皆不死, 是可爲天下之常法乎.
그러나 이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풀어주었다가 돌아오매 사면함은 어쩌다 한 번으로 그쳐야 하니, 만약 자꾸 그렇게 한다면, 살인범은 모두 죽지 않을 터이니, 이래서야 어찌 천하의 떳떳한 法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不可爲常者, 其聖人之法乎.
불변의 법률이 되지 못하는데, 어찌 성인의 법이겠는가?

是以, 堯舜三王之治, 必本於人情, 不立異以爲高, 不逆情以干譽.”
이 때문에 堯舜과 三王의 정치는 반드시 인정에 근본을 둘 뿐, 異常을 내세워 고상하다고 여기지 않았고, 인정을 거슬러 명예를 구하지 않았다.
三王 : ··3대 초기의 임금들.
: ‘'과 반대되는 의미로 일정치 못한 제멋대로의 조치.
: 명예를 구함.

 

 

 

 해설


당태종은 정관 6년에 사형수들을 친히 살펴본 뒤불쌍히 여겨 다음해 가을인 9월에 돌아와 사형집행에 임하라고 약속하고 그들을 석방하였다정관 7년 9월이 되자과연 석방되었던 사형수 390명 모두가 제시간에 맞추어 돌아왔으며이에 태종은 그들을 사면하였다.

구양수는 이러한 사실에 대해 論辨體의 글로 시비를 가린 것인데사형수들을 사면한 조치 자체는 시험적인 사실로 인정한 반면그러한 조치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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