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와 漢文

後赤壁賦(후적벽부)-蘇軾(소식)

구글서생 2023. 3. 29. 01:31

後赤壁賦(후적벽부)-蘇軾(소식)

蘇軾(東坡)가 1082년 겨울에 지은 글이다

  소식(蘇軾)은 오히려 자신의 호인 동파(蘇東坡)로 불리는데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적벽부는 왕안석의 신법이 실시되어 구법당이 득세할 때 자유로운 것을 좋아하였던 그는 이에 반대하다 황주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1082년(원풍 2년) 7월 그가 47세 당시에 적벽부(前赤壁賦)’를 짓고 2개월 후에 다시 두 사람이 적벽강(赤璧江)에서 노닐며 그 풍물의 변화와 겨울 달밤의 쓸쓸한 정감을 노래한 것이 ‘후적벽부(後赤壁賦)’이다. 이는 겨울밤에 물이 줄어든 적벽강의 쓸쓸함을 읊은 한시이다.

 

그는 천성적으로 구속을 싫어하여 “독서가 만 권에 달하여도 율(律)은 읽지 않는다” 하였다. 이 말로 44살에 필화사건을 당해 서울로 호송되어 어사대(御史臺)에 투옥되었다가 후베이성(湖北省)의 황주(黃州)에 유배되었다, 50세에 철종(哲宗)이 즉위하자 구법당이 득세하여 예부상서(禮部尙書) 등의 대관(大官)을 역임하였다.

그러나 황태후가 죽으며 신법당이 재집권하자 하이난섬[海南島]으로 유배되었다. 그곳에서 7년 동안 귀양살이를 하던 중, 휘종(徽宗)이 즉위하면서 해배되어 돌아오다가 장쑤성(蘇省)의 상주에서 사망하였다.

是歲十月之望, 步自雪堂, 將歸於臨皐, 二客從予.
그해 시월(十月) 보름날에, 설당(雪堂)에서 걸어나와 임고정(臨皐亭)으로 돌아가려는데, 두 손님이 나를 따라왔다.

 

過黃泥之坂, 霜露旣降, 木葉盡脫, 人影在地, 仰見明月. 顧而樂之, 行歌相答.

황니(黃泥)고개를 함께 넘어가니, 벌써 서리와 이슬이 내려앉아 나뭇잎은 모두 졌는데, 사람의 그림자가 땅 위에 어른거려 고개 들어 밝은 달을 쳐다보고 주위(周圍)를 돌아보다 즐거운 마음에 걸어가면서 노래하니 손님들도 함께 따라 불렀다.

 

已而歎曰:
“有客無酒, 有酒無肴, 月白風淸, 如此良夜何?”

노래가 끝나고 내가 탄식(歎息)하기를,

「손님이 있는데 마실 술이 없고 술이 있다 한들 안주(按酒)조차 없으니,

달 밝고 바람 맑은데 이처럼 좋은 밤을 어찌 보내야 하나?」 하니,

 

客曰:
“今者薄暮, 擧網得魚, 巨口細鱗, 狀似松江之鱸. 顧安所得酒乎?”

한 손님이 말하기를,

「오늘 해질 무렵에 그물을 올려 고기를 잡았는데, 입이 크고 비늘이 가는 것이 꼭 송강(松江)의 농어같소. 그런데 어디 술 얻을 곳은 없겠소?」 하였다.

薄暮 땅거미 질 무렵

松江之鱸 : 강소성 송강(吳淞江)에서 나는 농어로 유명하다.

 

歸而謀諸婦, 婦曰:

“我有斗酒, 藏之久矣. 以待子不時之需.

집에 돌아와 아내와 상의(相議)했더니 아내가 말하기를,

「제게 술 한 말이 있는데, 저장(貯藏)한 지 오래되었습니다. 당신(當身)이 갑자기 찾을 것에 대비(對備)한 것이지요.」하였다.

 

於是携酒與魚, 復遊於赤壁之下, 江流有聲, 斷岸千尺.

이리하여 술과 물고기를 가지고 다시 적벽(赤壁) 아래로 가서 노니, 강물은 흘러 소리를 내고 깎아지른 절벽(絶壁)은 천 길이나 되었다.

 

山高月小, 水落石出, 曾日月之幾何, 而江山不可復識矣.

산(山)이 높아 달은 작게 보이고 강물은 줄어들어 바위가 드러났는데,

그새 세월(歲月)이 얼마나 지났다고 강산(江山)을 다시 알아볼 수 없다더냐.

 

予乃攝衣而上, 履巉巖披蒙茸, 踞虎豹, 登虯龍, 攀棲鶻之危巢, 俯馮夷之幽宮, 蓋二客之不能從焉.

나는 이내 옷소매를 걷고 깎아지른 험(險)한 바위 위로 밟고 올라가서 무성(茂盛)한 수풀을 헤치고 호랑이와 표범 모양(模樣)의 바위에 걸터 앉기도 하고, 규룡(虯龍) 모양(模樣)의 나무 등걸에 오르기도 하면서, 높은 곳에 깃드는 송골매의 둥지까지 올라가서 풍이(馮夷)의 궁전(宮殿)이 있는 깊은 물 속도 굽어 보았는데, 두 손님은 나를 따르지 못하였다.

巉巖 깎아지른 듯한 험한 절벽

蒙茸 풀이 어지러이 난 무성한 모양

虯龍 용의 새끼로서 빛이 있고 뿔이 있다는 전선상의 동물여기서는 용모양을 한 고목을 말함

 

劃然長嘯, 草木震動, 山鳴谷應, 風起水涌.

갑자기 큰 소리를 내질렀더니 초목(草木)이 부르르 떨고, 메아리가 골짜기에 울려 퍼져 맴돌더니, 홀연(忽然)히 바람이 일어나고 물결이 솟구치었다.

 

予亦悄然而悲, 肅然而恐, 凜乎其不可留也.

나 또한 시름에 겨워 슬퍼지고 숙연(肅然)하여 두려운 느낌마져 들었는데, 서늘하고 오싹한 느낌에 더 이상 머물 수가 없었다.

凜乎 위태로워 두려운 모양

 

反而登舟, 放乎中流, 聽其所止而休焉.

돌아와 다시 배에 올라 강 가운데로 배를 띄워 배가 멈추기를 물결에 내맡겨 두고 쉬었다.

 

時夜將半, 四顧寂寥, 適有孤鶴, 橫江東來, 翅如車輪, 玄裳縞衣, 戞然長鳴, 掠予舟而西也.

바야흐로 한밤중이라 사방(四方)이 고요한데, 때마침 외로운 학(鶴) 한마리가 강을 가로질러 동녘에서 날아와서, 날개는 수레바퀴처럼 크고 검정 치마에 흰 저고리를 입은 듯 한데, 길게 소리내어 울며 내가 탄 배를 스쳐 지나 서쪽으로 날아갔다.

 

須臾客去, 予亦就睡, 夢一道士羽衣翩僊, 過臨皐之下, 揖予而言曰: ‘赤壁之遊樂乎?’

잠시(暫時) 후에 손님들은 가고 나도 잠이 들었는데, 꿈에 한 도사(道士)가 깃털로 만든 도복(道服 : 羽衣 우의)을 펄럭이며, 임고정(臨皐亭) 아래를 지나와서 읍(揖)을 하며 말하기를,

「적벽(赤壁)에서의 유람(遊覽)은 즐거우셨소이까?」하였다.

須臾 잠깐 사이

羽衣翩僊 羽衣는 새깃으로 만든 옷으로 선인(仙人)이 입고 날아다닌다는 옷

 

問其姓名, 俛而不答. ‘嗚呼噫嘻! 我知之矣. 疇昔之夜, 飛鳴而過我者, 非子也耶?’

이름을 물었더니 머리를 숙이고 대답(對答)하지 않는데,

「오호(嗚呼)라! 그렇구료! 알겠소이다! 지난 밤에 울면서 나를 스쳐 날아간 학(鶴)이 바로 그대가 아니시오?」 하니,

疇昔之夜 어젯밤

 

道士顧笑, 予亦驚悟, 開戶視之, 不見其處.

도사(道士)가 고개 돌려 빙그레 웃었고 나는 놀라서 잠에서 깨었는데, 쪽문을 열고 내다 보았으나 그가 있는 곳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적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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