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와 漢文

乍晴乍雨(사청사우) - 金時習(김시습)

구글서생 2023. 4. 17. 03:03

乍晴乍雨(사청사우) - 金時習(김시습)

乍晴乍雨雨還晴 天道猶然況世情(사청사우우환청 천도유연황세정)
譽我便是還毁我 逃名却自爲求名(예아변시환훼아 도명각자위구명)
花開花謝春何管 雲去雲來山不爭(화개화사춘하관 운거운래산부쟁)
寄語世人須記認 取歡無處得平生(기어세인수기인 취환무처득평생)

​개었다 비 내리고 내렸다 도로 개이네. 하늘의 이치마저 이러한데 하물며 세상 인심이야 .

나를 칭찬하다 도리어 나를 헐뜯고, 명예를 마다더니 도리어 명예를 구하네.

꽃 피고 꽃 지는 것을 봄이 어찌 하리오, 구름 오고 구름 가는 것을 산은 다투질 않네.

세상 사람에게 말하노니 반드시 알아두소, 기쁨을 취하되 평생 누릴 곳은 없다는 것을 .

 

해설

이 시는 잠깐 갔다가 잠깐 비가 오는 날씨를 보고 지은 것으로, 자연 현상에 비추어 인정(人情) 세태(世態)가 변함을 풍자한 시이다.

 

비가 잠깐 내렸다가 다시 개고 개는 듯싶더니 다시 비가 온다. 이처럼 하늘의 道도 변화가 많은데, 하물며 인정(人情)에 있어서는 더 많은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나를 칭찬하는가 했더니 어느새 나를 비방하고 있고, 명성을 피한다고 하더니 어느덧 명성을 구하고 있다. 하지만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봄은 상관하지 않고 구름이 가고 오는 것을 산은 다투지 않는다. 그러니 어디서든 즐거울 수 있다면 그것이 평생의 득이 될 것이다.

 

이렇듯 김시습(金時習)은 세상의 그릇됨을 달관의 경지에서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년, 11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