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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한문 공부 253

판단 작용을 겸하는 부사 : 卽, 乃, 則, 必, 誠, 實, 亦

醉來臥空山,天地卽衾枕.(이백 우인회숙)술에 취해 빈 산에 누우니 하늘땅이 이불과 베개로구나.-來: 어세를 강조하는 조사.    판단 작용을 겸하는 부사 : 卽, 乃, 則, 必, 誠, 實, 亦 卽은 부사어로 쓰일 때 '곧', '바로'라는 뜻을 지니는 한자입니다. 보통은 동사, 형용사로 이루어진 서술어나 문장 전체를 수식하지만 간혹 명사 앞에 놓여 판단 작용을 겸할 때가 있습니다. 이 경우 명사에 '~이다'를 붙여 풀이하고, 문맥에 따라 부사적 의미를 생략하고 해석합니다. 天地卽衾에서 卽이 그렇게 쓰인 예이지요. 이 卽이 爲나 是처럼 우리말 '~이다'에 대응하는 뜻을 내포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한문에서 명사는 서술어 자리에 놓이는 것만으로 서술어로 쓰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卽의 부사적 ..

A(惟,唯) B

爾惟風, 下民惟草.(서경 군진)너는 바람이고 아래 백성은 풀이다.『尙書』라고도 하는 『書經』은 고대 중국의 역사서입니다. 요순시대부터 하나라, 상나라, 주나라까지 왕이나 신하들의 어록이나 포고, 훈계, 대화 등을 모아 놓은 기록물이지요. 기원전 600년경에 쓰인 상당히 이른 시기의 한문 자료입니다.그러나 내용의 상당 부분이 후대의 위작으로 평가받는 터라 역사자료로서 갖는 가치는 떨어집니다. 사건의 진실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서경』은 사실보다 내용에 깃들인 이념적, 문학적 가치 때문에 중요하게 다루어졌던 책입니다.   A(惟,唯) B  惟는 보통 '생각하다'라는 뜻으로 새기는 한자입니다. 思惟라는 단어에 그런 뜻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그렇지만 부사어로 쓰면 '오직', '단지', ..

AB, A是B

萬物為道一偏, 一物為萬物一偏.( 순자 천론)만물은 도의 일부분이고 한 사물은 만물의 일부분이다.   AB, A是B 앞서 보았던 AB也는 A爲B, A是B 형식으로도 쓸 수 있습니다. 爲나 是가 우리말의 '~이다'에 대응하는 형식이지요. 이때 서술어 자리에 놓인 爲, 是를 일컫는 문법 용어가 정돈되어 있지 않습니다. 앞뒤 어구를 연계시킨다고 해서 계사라고도 하고, 판단의 작용을 한다고 해서 판단사라고도 합니다. 우리말에서도 '~이다'는 서술격 조사라 해서 조사로 분류되지만 다른 조사와 달리 어미가 활용되어 동사나 형용사처럼 쓰입니다. 爲는 용법이 무척 다양한 한자입니다. 대형 한자사전을 찾아보면 뜻갈래만 서른 개가 넘습니다. 뜻이 다양할뿐더러 조사, 동사, 전치사 등 품사 활용도 전방위적이지요. 이 가운데 ..

7. 者의 용법

自知者不怨人, 知命者不怨天, 怨人者窮, 怨天者無志(순자 영욕)-자신을 아는 사람은 남을 탓하지 않고, 운명을 아는 사람은 하늘을 탓하지 않는다. 남을 탓하는 사람은 곤궁하고, 하늘을 탓하는 사람은 어리석다.-無志 없을 무, 뜻 지. 無知와 통한다.-순자 사상의 전제 가운데 하나가 天人之分, 다시 말해 하늘과 사람의 직분을 구분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에서 하늘은 천지, 오늘날의 자연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고 봐야겠지요. 이 하늘은 변함없는 도에 따라 운행될 뿐 사람을 다스리지 않습니다. 하늘의 운행에 따라 계절이 변하고 만물이 생성되고 양육되지만 하늘이 사람의 행위에 간섭해서 복이나 화를 주지는 않지요. 만물이 자라나는 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순자는 이를, 하늘은 사람들이 추위를 싫어한다고 겨울을 없애 주지..

6. A者B也

題目者, 敵國也. 掌故者, 戰場墟壘也.제목은 적국이요, 과거의 고사는 전쟁터의 보루이다.-掌故 손바닥/맡을장, 연고/예고. 과거의 제도나 관례, 고사.-墟언덕터 허 壘진/보루루.  A者B也  ‘~者 ~也’는 어떤 사건이나 사실의 판단을 나타낼 때 자주 쓰던 고정 형식입니다.'명사(명사구)+者+명사(명사구)+也'의 형태로 쓰였고, '~는(은) ~이다', '~라는 것은 ~이다' 정도로 번역합니다. 題目者敵國也 = 題目敵國= 題目敵國也 우리말에서는 흔히 '사람/놈자'로 새깁니다. 富者는 부유한 사람이고 賢者는 현명한 사람입니다.그러나 'A者B也' 형식에서는 한 호흡 쉬면서 앞 구절을 제시하고 다음 문장을 이끄는 구실만 합니다. 也도 잠깐 멈춰서 글을 정돈하고, 긍정적인 판단의 느낌을 표현하지요. 둘 다 허사인..

5.한문은 단음절어이다

兼相愛, 交相利(묵자 겸애 중편)다 같이 서로 사랑하고 서로 이롭게 한다.交: 서로  한문은 단음절어이다  한문은 한자 하나하나가 관념과 의미를 갖고 있어서 단어를 늘리거나 줄이기가 자유롭습니다. 문장에서 한자를 따와서 개념을 만들어내기가 쉽지요. 흔히 쓰는 고사성어도 한문의 이런 특징이 만들어 낸 언어 현상입니다. 한문은 단음절어입니다. 한 단어가 1음절 한자로 이루어진 언어라는 뜻입니다. 우리말에 곰, 솜, 몸, 숨, 소 따위의 단어밖에 없는 상황을 상상해 보세요. 한문은 그게 상상이 아니라 실제인 언어입니다. '공자'나 ‘묵자’처럼 인명이나 지명 같은 고유명사는 2음절 이상인 경우도 있으나 비중이 낮지요. 현대 중국어도 2음절 단어 비중이 80퍼센트에 달한다고 하니 단음절어는 고대 한문의 독특한 특..

4. 한문은 성조 언어이다

知之為知之 不知為不知 是知也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아는 것이다.   한문은 성조 언어이다  한문은 우리말과 다르게 한자마다 음의 높낮이 변화에 따른 성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조를 살려서 한문을 읽으면 한문 특유의 리듬감이 생겨납니다. 혹시 종묘 제례 같은 큰 제사에서 축문 읽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나요? 마치 힙합 음악의 랩을 서너 배 저속으로 읊는 것 같은 낭랑한 소리, 그 소리에서 느껴지는 리듬감이 바로 성조가 빚어내는 효과입니다. 한문을 평탄하게 읽어선 그 느낌을 알기 어렵지요. 한문에서 허사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전통적인 성조는 1400~1000여 년 전의 수당 시대 중국어를 수용하면서 형성됐다고 추정된다. 현대 중국어의 사성 체..

3. 한문은 고립어이다

信信信也, 疑疑亦信(순자 비십이자)믿을 것은 믿는 것이 믿음이다. 의심할 것은 의심하는 것도 믿음이다.   한문은 고립어이다  한문은 고립어입니다. 개개 낱말이 저마다 고립되어 있어서 다른 낱말의 영향으로 형태가 변하지 않지요. 이를테면 '我'는 주어로 쓰이건 목적어로 쓰이건 서술어로 쓰이건 전부 我로 씁니다. 이에 반해 우리말은 교착어입니다. 조사나 어미 따위를 단어의 기본형에 교착해서(붙여서) 써야 온전하게 말이 되는 언어이지요. 그래서 같은 낱말이라도 '나는', '나를', '나의'처럼 조사를 다르게 붙이거나 '먹다', '먹으면', '먹는'처럼 어미를 활용해서 문법적 관계와 의미 차이를 나타냅니다. 우리말과 한문은 비교 언어학에서 말하는 언어 유형이 완전히 다른 언어입니다. 그렇다면 한문은, 우리말이..

2. 한문의 어순은 주어+서술어+목적어/보어

人法地, 地法天, 天法道, 道法自然   한문의 어순은 주어+서술어+목적어/보어 한문의 어순을 간단하게 세 가지 원칙으로 요약할 때‘주어는 서술어 앞에 온다.’‘수식언은 피수식언 앞에 온다.’라는 두 원칙은 우리말이나 한문이 같으나,‘목적어나 보이는 서술어 뒤에 온다.’라는 원칙은 한문에만 적용됩니다. 우리말은 목적어나 보어가 서술어 앞에 오니까요. 한문을 해석할 때는 아무래도 우리말과 다른 어순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런데 목적어니 보어니 하는 말은 국어 문법에서 가져온 용어라 사실 한문에 맞춤한 옷이 아닙니다. 이를테면 우리말에선 타동사 앞에서 ‘을/를’로 끝나는 어절이 목적입니다. 그리고 ‘아니다’, ‘되다’의 앞에서 ‘이/가’로 끝나는 어절이 보이지요. 둘의 구분이 확실합니다. 그러나 ..

1. 한문의 기본 구조는 주어 + 서술어

天地玄黃, 宇宙洪荒, 日月盈昃, 辰宿列張    어법 우리말도 마찬가지이지만 한문의 기본 문장 구조는 '주어+서술어'입니다. 주어 자리에 명사(또는 명사구)가 오고, 서술어 자리에 동사(동사구)나 형용사(형용사)가 오는 구조이지요. 天地玄黃 日月盈昃天地玄黃에서 天地는 주어, 玄黃은 서술어인데 天地가 명사, 玄과 黃은 형용사입니다.日月盈昃에서 日月이 주어, 盈昃이 서술어인데 日月이 명사, 盈과 昃이 동사입니다. 아무리 복잡한 한문도 이런 기본 구조에 동사의 대상인 목적어나 동사를 보충하는 말인 보어, 꾸미는 말인 관형어와 부사어가 추가돼서 만들어집니다.   연습 ▶天長地久(노자 7장).한문에서 주어는 영어처럼 동작이나 상태의 주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주어가 중심 화제나 주제 즉 설명 대상을 나타내고 서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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