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한문 공부/한번은 한문공부

7. 者의 용법

耽古樓主 2024. 4. 29. 02:44

自知者不怨人, 知命者不怨天, 怨人者窮, 怨天者無志(순자 영욕)

-자신을 아는 사람은 남을 탓하지 않고, 운명을 아는 사람은 하늘을 탓하지 않는다. 남을 탓하는 사람은 곤궁하고, 하늘을 탓하는 사람은 어리석다.

-無志 없을 무, 뜻 지. 無知와 통한다.

-순자 사상의 전제 가운데 하나가 天人之分, 다시 말해 하늘과 사람의 직분을 구분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에서 하늘은 천지, 오늘날의 자연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고 봐야겠지요. 이 하늘은 변함없는 도에 따라 운행될 뿐 사람을 다스리지 않습니다. 하늘의 운행에 따라 계절이 변하고 만물이 생성되고 양육되지만 하늘이 사람의 행위에 간섭해서 복이나 화를 주지는 않지요. 만물이 자라나는 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순자는 이를, 하늘은 사람들이 추위를 싫어한다고 겨울을 없애 주지 않고 땅은 사람들이 먼 곳을 싫어한다고 넓이를 줄여 주지 않는다는 비유를 들어 설명합니다. 가난이나 질병, 재앙과 같은 재난은 사람이 벌인 행위의 결과일 뿐입니다. 근본에 힘쓰지 않고 사치하면 가난하고, 몸을 기르며 제때 운동하지 않으면 병이 오고, 합당한 길을 어기고 함부로 행동하면 재난이 닥칩니다.

순자는 유학자들 가운데 인간 행위의 가치를 가장 높이 평가했던 사상가일 것입니다. 공자나 맹자만 해도 인격화된 하늘을 사유한 것은 아니지만 하늘의 뜻이나 하늘의 명에 대한 존중과 믿음을 가지고 있었지요. 순자에게 하늘은 도의 형태로 뒤로 물러나 있습니다. 사람은 그것을 이용하여 사람의 일, 자신의 일을 해야 합니다.

 

 

者의 용법

 

者의 용법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뉩니다.

 

먼저 者는 독립성이 없는 대명사로서 명사구의 표지 역할을 합니다.

'동사(동사구)+者' 또는 '형용사+者'의 형태로 명사구를 이루어 목적어, 관형어, 서술어로 두루 쓰이지요. 이때는 '~하는 것' 또는 '~하는 이(사람)'란 뜻으로 해석합니다. 여기서 者를 사람으로 볼지 사물로 볼지는 문맥에 따릅니다.

'것'은 곳, 때, 일 등의 뜻을 함축합니다. 自知者나 知者의 者는 사람을 지칭하는 예입니다. 여기에서 者는 '之+명사(사물, 사람)'의 축약형으로 기능합니다.

우리말 풀이로만 따지면 의존명사에 가까운데 중국학자들은 앞 구절을 대신 가리키는 것으로 봐서 대명사로 보지요. 

독립성이 없는 점에 주목해서 조사의 일종으로 보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者는 어조사로서 화제를 제시하고 강조하는 구실을 합니다. 앞서 다룬 A者 B也 형식이 이런 기능에서 생겨난 관용 형식이지요. 보통 '명사+者'의 형태로 명사구를 이루어 판단의 의미를 나타낼 때가 많습니다.

'라는 것' 또는 '~라는 이(사람)'로 풀이하거나 해석하지 않고 '은/는'만 붙여서 풀이합니다. 今者나 昔者에서도 따로 者를 해석하지 않고 '지금은', '옛날에는' 정도로 해석합니다.

 

마지막으로 者는 문장과 문장 사이에서 접속사로 쓰여서 가정 관계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때는 '~한다면'으로 해석합니다. 그렇지만 이 가정의 의미는 판단하기에 분명하게 갈라내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어쩌면 우리말로 번역하면서 생겨나는 의미 차이일 수도 있어서 者가 가정의 의미를 나타내는 조건은 연구가 더 필요합니다.

예) 秋霜降者草花落(사기 이사열전)

가을 서리가 내리면 풀과 꽃이 떨어진다.

 

 

 

 연습

 

▶兵戰其心者勝(한비자 심도)

-꼭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전쟁하는 자가 승리한다.

-위 구절 앞에 "군대를 쓰는 이는 백성의 마음에서부터 전쟁을 수행한다[用兵者, 服戰於民心]”라는 대목이 있다. 兵戰其心者勝은 이 앞 구절의 변주이다.

 

▶善戰者勝, 勝易勝者也(손자 형편)

싸움을 잘하는 이의 승리는 이기기 쉬운 적에게 이기는 것이다. (이기기 쉬운 상황을 조성해서 이기기 쉬운 적에게 승리한다.)

-勝易勝者也 = 勝於易勝者也.

 

▶水廣者漁大, 山高者木脩.(회남자 설산)

물이 넓으면 물고기가 크고 산이 높으면 나무가 크다.

 

▶圖大於細者興, 忘難於易者亡(주세붕 무릉잡고 이상잠)

작은 데에서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흥하고 쉬운 데에서 어려움을 잊는 사람은 망한다.

 

▶好而知其惡, 惡而知其美者 天下鮮矣(대학 전8장)

-좋아하면서 그의 나쁜 면을 알고 미워하면서 그의 아름다운 면을 아는 이가 천하에 드물다.

 

▶故明主舉實事去無用, 不道仁義者故, 不聽學者之言(한비자 현학)

-그러므로 현명한 군주는 실제 사실을 들어 쓸모없는 것을 버리고, 仁이니 義니 하는 것의 이유를 따져 말하지 않으며, 학자의 말을 듣지 않는다.

-不道仁義者故의 者가 같은 문장 구조인 不聽學者之言의 자리에 쓰였다는 점에 주의한다. '之+ 명사'의 기능을 하는 者는 명사 의미가 생략되면 之처럼 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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