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석산의 달을 노래하여 곽공보에게 드림(采石月贈郭功甫)-매요신(梅堯臣)
▶ 采石月贈郭功甫 : 采石山의 달을 노래하여 郭功甫에게 드림. 채석산은 安徽省 當塗縣에 있다. 채석산 아래 采石磯에서 이백이 술 취하여 뱃놀이하다가, 물에 비친 달을 건지려고 물에 빠져 죽었다는 전설이 있다. 그러나 劉全白의 〈唐翰林李君碣記〉에 의하면 이백은 병으로 죽었다 하였으니, 그것은 이백이 술과 달을 사랑한 나머지 생겨난 전설일 터이다. 郭功甫는 이름이 祥正, 자가 攻父, 當塗 사람이다. 그의 어머니가 꿈에 이백을 보고 그를 낳았다 한다. 곽상정이 어려서부터 시를 잘 지으매 梅堯臣은 천재가 이와 같으니 정말로 이백의 後身일 것이라 하였다. 王安石도 그의 시를 탄미하였다 한다 [《東都事略》文藝傳].
采石月下訪謫仙, 夜披錦袍坐釣船.
채석산 달빛 아래 귀양온 신선을 찾아가니, 밤에 비단 장포(長袖) 입고 낚싯배에 앉아 있네.
▶ 訪謫仙 : 세상에 귀양온 신선이라는 이백의 유적을 찾는다.
▶ 夜披錦袍坐釣船 : 이백은 采石에서 ‘밤에 長袍를 걸치고 낚싯배에 앉아’ 뱃놀이를 하다 물에 빠졌다고 전한다.
醉中愛月江底懸, 以手弄月身翻然.
취중에 강바닥에 걸린 달을 사랑하여, 손으로 달을 만지려다 몸이 풍덩 빠졌다네.
▶ 懸 : 매달리다.
▶ 翻然(번연) : 풍덩 물에 빠지는 모양.
不應暴落飢蛟涎, 便當騎鯨上靑天.
함부로 떨어져 굶주린 이무기가 침을 흘리게 하지 않았으니, 곧 고래를 타고 푸른 하늘로 올라갔을 터이네.
▶ 不應暴落 : 이백은 仙人이니 ‘응당 함부로 떨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뜻.
▶ 飢 : 굶다.
▶ 蛟 : 이무기. 용의 일종.
▶ 涎(연) : 침. 침을 흘리다. 침을 흘리게 함.
▶ 騎鯨上靑天 : 이백은 물에 빠진 뒤 '고래를 타고 푸른 하늘로 올라갔다'라고 전해진다.
青山有冢人謾傳, 却來人間知幾年?
청산에 무덤이 있어 사람들이 함부로 전하지만, 다시 인간 세상에 와있은 지 몇 년인 줄 아는가?
▶ 靑山 : 安徽省 當塗縣에 있는 齊나라 謝脁가 사랑하던 산 이름. 이백은 사조를 좋아하였고, 그 산에 이백의 무덤이 있다 한다.
▶ 家(총) : 무덤, 묘
▶ 人謾傳(인만전) : 사람들은 거짓말로 이백의 무덤이라 전하고 있다는 뜻.
▶ 却來人間 : 인간 세상으로 이백의 혼이 되돌아옴.
▶ 知幾年 : 몇년이나 되었는지 아는가? 이백은 지금 곽상정으로 화신하여 세상에 되돌아와 있는 신선인데 어찌 무덤이 있겠느냐?
在昔孰識汾陽王? 納官貰死義難忘.
옛날 郭子儀를 누가 알아보았던가? 벼슬을 바치며 이백의 죽음을 사려 했으니 의리를 잊기 어려워서였네.
▶ 孰 : 누구.
▶ 汾陽王(분양왕) : 郭子儀. 옛날 그가 장군이 되기 전에 졸병으로 대열 속에 있었는데 이백이 그의 재능을 알고 등용하게 하였다. '옛날 곽자의를 누가 알아봤느냐?'란 이백이 곽자의를 알아보고 출세하도록 해주었다는 뜻이다.
▶ 納官貰死 : 이백이 永王 璘의 반란에 연루되자 곽자의는 功臣의 자리에 있었으나 벼슬을 반납함으로써 이백을 속죄하려 하였다. 그 결과 사형을 면하였다.
今觀郭裔奇俊郎, 眉目真似攻文章.
지금 곽씨의 후손으로 뛰어난 그대를 보니, 이목구비가 정말로 글 잘 지을 듯하네.
▶ 義難忘 : 의리를 잊기 어려웠기에 곽자의가 그렇게 하였다는 뜻이다.
▶ 郭裔 : 곽자의의 후손.
▶ 奇俊郎 : 奇特히 뛰어난 사람. 곽상정을 가리킨다.
▶ 眉目 : 눈썹과 눈. 여기서는 耳目口鼻를 뜻한다.
▶ 攻文章 : 글을 잘 지음.
死生往復猶康莊, 樹穴探環知姓羊.
死生이 왕복함이 한길 같으니, 羊祜처럼 그대는 이백이 다시 태어난 것일 걸세.
▶ 康莊 : 《爾雅》 釋宮에 ‘五達하는 길 康이라 하고, 六達하는 길을 莊이라 한다,’라고 하였다. 곧 四通八達하는 大路를 뜻한다.
▶ 樹穴探環知姓羊 : 《搜神記》에 일렀다.
'羊祜가 나이 다섯 살 때 乳母가 보니 金環을 들고 놀고 있었다. 유모가 너는 전에 이런 것이 없었는데 어디서 났느냐 물었다. 양호는 이웃 李氏 집 동쪽 담 옆의 뽕나무 굴속에서 이것을 얻었다 했다. 이씨 집에서는 놀라 이것은 우리 죽은 아이가 잃었던 것인데 어떻게 네가 가져갔느냐고 하였다. 유모가 이 얘기를 하자 이씨는 슬퍼하였고 세상 사람들은 이를 이상하게 여겼다'
《晉書》 列傳에 일렀다.
'양호는 자가 叔子, 泰山 南城人이다. 세세로 2천 석의 벼슬을 하여 양호에 이르기까지 9대가 청렴으로 유명했다. (……) 武帝 때 尙書左僕射를 지내고 荊州 軍事都督으로서 襄陽에 鎭했다. 뒤에 吳나리를 칠 계략을 아뢰고 杜預를 자기 대신 천거하였다.'
양호가 다섯 살 때 이웃 이씨네 뽕나무 구멍을 뒤져 金環을 얻었음으로 보아 이씨의 아들이 양호의 前身임을 알았다는 것이다. 그처럼 이백도 지금 곽상정으로 宋代에 환생하였다는 뜻이다.
해설
이 시는 채석산에서 작자 梅堯臣(1002~1060)이 밝은 달을 바라보며, 詩仙이라 불린 이백의 죽음에 관한 전설을 생각하고, 風骨이 이백을 닮은 郭祥正은 이백이 환생한 듯하다고 여김을 시로 읊은 것이다. 이백과 郭子儀의 관계를 郭功甫에까지 연장함은 기발한 착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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