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랑으로 유배가며 신판관에게 드림(流夜郎贈辛判官)-이백(李白)
▶ 流夜郎贈辛判官 : 夜郞으로 유배가며 신판관에게 드림, 야랑은 지금의 貴州省 서쪽 변두리에 있던 縣 이름. 이백은 永王 葬의 반란에 連累되어 乾元 원년(758) 야랑으로 귀양갔다. 본시 죄가 없었으므로 도중에 사면되어 돌아오기는 하였으나, 이 시는 귀양길에 오르며 신판관에게 준 시이다.
신판관이 누구인지 모르며, 판관은 節度使나 觀察使의 속관이었다. 《이백시집》 권11에 이 시가 실려 있다.
昔在長安醉花柳, 五侯七貴同盃酒.
옛날 장안에서 꽃과 버들에 취해 놀며, 고관 귀족들과 술잔을 같이했었지.
▶ 花柳 : 호화로운 유흥가를 말한다.
▶ 五侯 : 漢나라 河平 원년(227) 6월에 成帝는 異姓의 제후들을 봉하였는데, 譚은 平阿侯, 商은 成都侯, 立은 紅陽侯, 根은 曲陽侯, 逢時는 高平侯였다. 이 다섯 사람을 같은 날 봉하였으므로 세상에선 오후라 불렀다 한다[《漢書》元后傳]. 그밖에도 東漢 光武帝는 王興의 五子를 오후로 봉하였다. 여하튼 오후는 높은 귀족을 가리킨다.
▶ 七貴 : 《文選》 권10 潘岳의 西征賦 〈窺七貴於漢庭〉의 李善 註에 의하면 '呂·霍·上官·趙·丁·傅·王’의 칠족으로 漢代 西京의 귀족들이었다. 여기서는 오후와 함께 장안의 귀족을 가리킨다.
氣岸遙凌豪士前, 風流肯落他人後?
의기는 높아 호걸들을 훨씬 능가하였으니, 풍류에 남보다 뒤떨어지려 하였겠나?
▶ 岸 : 언덕. 언덕처럼 높음을 뜻한다.
▶ 遙凌 : 훨씬 능가하다.
夫子紅顏我少年, 章臺走馬著金鞭.
당신은 홍안 소년이고 나도 젊은이여서, 章臺街에 말 달리며 금채찍을 휘둘렀었지.
▶ 夫子 : 선생, 당신.
▶ 紅顔 : 少年. 얼굴에 핏기가 많은 젊은이.
▶ 章臺 : 본시는 장안 서남쪽에 있던 戰國시대 秦宮 안의 臺. 그러나 여기서 이름을 따서 궁전 앞의 호화로운 거리를 章臺街라 불렀다. 여기서는 장안의 장대가를 뜻한다.
▶ 著金鞭 : 금채찍으로 말을 치며 달림.
文章獻納麒麟殿, 歌舞淹留玳瑁筵.
글을 써서 기린전의 천자님께 바쳤고, 노래와 춤으로 대모로 장식한 잔칫자리에서 오래도록 즐겼었지.
▶ 麒麟殿 : 천자가 있던 궁전 이름.
▶ 淹留 : 오래 머물다.
▶ 玳瑁筵 : 玳瑁로 장식한 호화로운 잔칫자리, 玳瑁는 瑇瑁로도 쓴다.
與君相謂長如此, 寧知草動風塵起?
그대와 함께 오래도록 이러하리라 여겼는데, 풀이 움직이며 풍진이 일어날 줄 어찌 알았으랴?
▶ 草動 : 풀이 움직인다. 반란이 일어남을 뜻함.
▶ 風塵起 : 전쟁이 벌어짐을 뜻함.
函谷忽驚胡馬來, 奏宮桃李向誰開?
함곡관 쪽에서 갑자기 놀랍게도 오랑캐의 군마가 쳐들어오니, 장안의 桃李가 누구를 보고 피겠는가?
▶ 函谷 : 關 이름. 河南省 靈寶縣에 있었으며 장안을 지킴에 요충임.
▶ 胡馬來 : 오랑캐 출신인 안녹산이 난을 일으키어 쳐들어왔음을 뜻한다.
▶ 秦宮 : 장안의 궁전.
▶ 向誰開 : 누구를 향하여 피는가? 임금이나 궁전에 살던 궁녀들은 모두 피란갔음을 뜻한다.
我愁遠謫夜郎去, 何日金雞放赦回?
내 근심은 멀리 야랑 땅으로 귀양감이니, 어느 날이면 金雞 아래 사면되어 돌아올런지?
▶ 金雞 : 《唐書》 百官志에 의하면 中書令이 죄인을 방면하는 날엔 그 자리에 긴 장대 위에 금빛 닭을 만들어 세워놓았었다.
▶ 放赦回 : 죄를 용서받고 방면되어 돌아옴.
해설
귀양을 떠나는 기막힌 처지에 생각나는 건 옛날의 화려했던 시절이다. 호기좋게 술 마시고 글 지으며 장안을 활개치던 때가 어제만 같은데, 지금은 멀리 夜郎으로 귀양가는 몸이 되었으니 슬프다는 말조차 나오지 않는다. 이것은 모두 安祿山의 난 때문에 세상이 어지러워져 永王 璘이 반란을 일으킬 때 약간의 관계를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저 언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염려함이 그의 관심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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