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을 들고 달에게 묻다(把酒問月)-이백(李白)
▶ 把酒問月 : 술을 들며 달에게 물어본다. 〈이태백시집〉 권20에 실려 있다.
靑天有月來幾時? 我今停盃一問之.
푸른 하늘에 달이 있은 지 얼마나 되었는고? 나는 지금 술잔을 멈추고 한번 물어본다.
▶ 來幾時 : 얼마나 되었는가? 얼마나 시간이 지났나?
人攀明月不可得, 月行却與人相隨.
사람이 밝은 달로 기어오를 수 없으나, 달은 오히려 사람을 따라다니고 있다.
▶ 攀 : 휘어잡다. 더위잡고 올라감.
皎如飛鏡臨丹闕, 綠煙滅盡淸輝發.
희기는 나는 거울 같아 붉은 문에 비치고, 푸른 안개 다 없애고 맑은 빛을 발한다.
▶ 皎 : 희다. 밝다.
▶ 丹闕 : 붉은 門. 궁전이나 호화로운 집 문.
▶ 綠煙 : 녹색의 안개.
但見宵從海上來, 寧知曉向雲間沒?
밤이면 바다로부터 떠오름을 볼 뿐이니, 새벽에 구름 사이로 지는 줄 어찌 알리?
▶ 宵 : 밤.
玉兎擣藥秋復春, 姮娥孤栖與誰隣?
옥토끼는 不死藥을 가을이고 봄이고 찧고 있는데, 항아는 외로이 살며 누구와 이웃하고 있을까?
▶ 玉兎擣藥 : 중국 고대엔 달에 옥토끼가 不死藥을 찧고 있다는 전설이 있었다. 傅玄의 〈擬天問〉 시에도 ‘月中何有? 玉兎濤藥’이라 하였다.
▶ 姮娥 : 嫦娥라고도 쓴다. 《淮南子》 覽冥訓에 ‘羿가 西王母에게 불사약을 얻었는데 항아가 훔쳐가지고 月宮으로 달아났다’라고 하였다. 항아는 본시 예의 처였다.
▶ 孤栖 : 외로이 삶.
今人不見古時月, 今月曾經照古人.
지금 사람은 옛적의 달을 보지 못하지만, 지금의 달은 전에도 옛사람들을 비췄으리라.
古人今人若流水, 共看明月皆如此.
옛사람이나 지금 사람이나 흐르는 물과 같으니, 다같이 밝은 달을 보고 모두 이렇게 느꼈으리라.
惟願當歌對酒時, 月光長照金樽裏.
오직 노래하며 술마시고 있을 때만은, 달빛이 언제나 金樽 속을 비추고 있기를.
▶ 當歌 : 노래를 하고 있을 때.
▶ 樽(준) : 술통.
해설
이백은 술을 좋아하기로 유명하다. 그러나 그 술에는 낭만과 분방한 감정뿐만 아니라 세상에 대한 憤慲과 인생에 대한 감개가 숨겨져 있다. 술잔을 기울이며 또 자기가 좋아하는 밝은 달을 바라보니, 자연 흥취뿐만 아니라 무상한 인생에 대한 감회가 그의 가슴을 착잡하게 했을 터이다. 저 달은 옛날부터 오늘까지 변함없이 사람들 머리 위에 빛나고 있지만, 사람들은 잠시도 쉴새 없이 流變되어갔다. 언제나 자기 앞에는 술잔이 있고 하늘 위에는 달이 있기를 바라지만 즐거움이 순간적이듯 사람도 순간적으로 변해 가는 것이 아니냐는 한이 가슴에 사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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