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꾸짖음(責子)-도연명(陶淵明)
▶ 責子(책자) : 자식들을 책하는 시. 《陶靖節集》 권3에 실려있다.
白髮被兩鬢, 肌膚不復實.
백발이 양편 귀밑머리를 덮으니, 살갗도 이제는 팽팽치 않네.
▶ 鬢(빈) : 머리. 귀밑머리.
▶ 肌膚(기부) : 살갗. 피부.
▶ 不復實(불부실) : 예처럼 충실치 않다. 곧 주름이 져서 예전처럼 팽팽하지 않다는 뜻.
雖有五男兒, 總不好紙筆.
비록 다섯 아들이 있기는 하나. 모두 紙筆은 좋아하지 않네.
▶ 五男兒(오남아) : 도연명에게는 儼·俟·份·佚·佟의 다섯 아들이 있었는데 幼名을 舒·宣·雍·端·通이라 각각 불렀다.
▶ 阿(아) : 친애를 나타내는 뜻으로 붙인 것. 이름 외에도 阿母·阿兄처럼도 쓴다.
阿舒已二八, 懶惰故無匹.
舒는 이미 열여섯살인데도 게으르기 다시 짝이 없고,
▶ 二八(이팔) : 16세. 十六으로 된 판본도 있다.
▶ 懶惰(나타) : 게으르다.
阿宣行志學, 而不愛文術.
宣은 열다섯이 되어가는데, 공부하기를 좋아하지 않고,
▶ 行志學 : 열다섯살이 되어간다. 《論語》 爲政편에 ‘나는 열다섯살에 배움[學]에 뜻志]을 두었다.'라고 하였다. 이에서 인용하여 志學을 열다섯살의 뜻으로 쓴다.
▶ 文術(문술) : 학술·학문·공부.
雍端年十三, 不識六與七.
雍과 端은 함께 열세살인데, 여섯과 일곱도 분간 못하고,
通子垂九齡, 但覓梨與栗.
通이란 놈은 아홉살이 다 되었는데도 배와 밤만 찾고 있네.
▶ 垂(수) : ‘되어간다.’라는 뜻.
▶ 覓(멱) : 찾다. 念(: 생각한다)으로 된 판본도 있다.
天運苟如此, 且進盃中物.
하늘의 운수가 진실로 이러하니, 또한 술잔이나 기울일 수밖에.
▶ 苟(구) : 진실로. 구차하다는 뜻으로 보아도 통한다.
▶ 盃中物(배중물) : 잔 속의 물건. 곧 술을 가리킨다.
해설
자기 자식의 못났음을 책하는 시이다. 천재적인 시인 淵明도 게으르고 우둔한 자기 자식은 어쩌는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사람이 늙으면 의지할 곳이란 자식뿐인데, 자식들이 이처럼 못났으니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이것도 운수인 모양이라고 체념하며 연명은 술잔을 들어 덮쳐오는 번민을 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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