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2五言古風短篇-66和陶淵明擬古(화도연명의고)

耽古樓主 2024. 2. 4. 11:04

古文眞寶(고문진보)

도연명의 의고 시에 화작함(和陶淵明擬古)-소식(蘇軾)

▶ 和陶淵明擬古 : <陶靖節集4엔 <擬古시가 9수가 있는데 이것은 그 중의 제1수에 한 것이다이 시는 東坡詩集》 31에 실려 있다.

 

有容扣我門繫馬門前柳.
어떤 손이 우리집 문을 두드리고문앞 버드나무에 말을 매니,
▶ () : 두드리다.
▶ () : 잡아매다.

庭空烏雀喿門閉客立久.
빈 뜰에는 참새들만 지저귀고문은 닫혀 있어 손은 오랫동안 서 있는다.
▶ () : 참새.
▶ () : 많은 새들이 지저귀는 것.

主人枕書臥夢我平生友.
주인은 책을 베고 누워평생의 벗을 꿈꾸다가,

忽聞剝啄聲驚散一盃酒.
갑자기 문 두드리는 소리 듣고한 잔에 취한 술도 놀라 깨어 버린다.
▶ 剝啄(박탁) : 韓文》 剝啄行에 剝剝啄啄어떤 손이 문에 왔다.’라고 했는데題注에 박탁은 문을 두드리는 소리'라 하였다곧 '톡톡또는 '탁탁', 문을 두드리는 소리.
▶ 驚散(경산) : 놀라서 술기가 달아나는 것.
▶ 一盃酒(일배주) : 한 잔의 술을 마신 醉氣를 가리킨다.

倒裳起謝客夢覺兩愧負.
바지를 거꾸로 입고 일어나 손에게 인사하니꿈에서나 깨어서나 우정을 멀리했음을 부끄러워한다.
▶ 倒裳(도상) : 치마나 바지를 거꾸로 입는 것곧 당황한 모양을 나타낸다.
▶ 謝客(사객) : 손님에게 인사함.
▶ 夢覺(몽각) : 꿈꿀 때와 깨었을 때.
▶ 兩愧負(양괴부) : 은 夢覺의 둘을 말하며 '꿈에서나 깨어서나 모두 우정을 저버렸음을 부끄러이 여긴다.'라는 뜻.

坐談雜今古不答顏愈厚.
좌담함에 古今이 뒤섞이니대답하지 못하매 얼굴은 더욱 뜨거워진다.
▶ 坐談雜今古 來客이 古今에 통달한 博學임을 나타내는 말임.
▶ 顔愈厚 얼굴이 더욱 두터워진다곧 얼굴이 더욱 뜨거워진다는 뜻.

問我何處來我來無何有.
내가 어느 곳에서 왔는지 물으나나는 無何有의 고장에서 왔노라 대답했다.
▶ 無何有(무하유) : 莊子》 逍遙遊편에 '지금 그대는 큰 나무가 있는데 그 쓸 곳 없음을 걱정하고 있다어찌 그것을 無何有의 고을 광막한 들에 심고 그 옆에 하는 일 없이 왔다 갔다 逍遙하다 그 밑에 누워 자지 않는가?'라고 하였다따라서 무하유란 無何有之鄕아무것도 거리낌이나 할 일이 없는 허무·무위·자연의 고장을 말한다여기서 東坡가 자기는 무하유에서 왔노라고 말함은 의식이나 욕망을 떠난 고장에서 왔다는 뜻임.

 

 

 해설


東坡가 和한 淵明의 〈擬古詩〉 9수 중의 제1수는 다음과 같다.

싱싱하게 창 밑엔 난초가 자라 있고, 휘영청 집 앞엔 버드나무 늘어져 있는데,
榮榮窗下蘭, 密密堂前柳.

옛날 그대와 이별할 적엔, 떠나가 오래 있지 않으리라 하였네.
初與君別時, 不謂行當久.

집을 나서 만 리 가는 나그네가, 도중에 좋은 벗을 만나,
出門萬里客, 中道逢嘉友.

말도 건네기 전에 마음이 취하여, 술잔은 주고받을 필요도 없었네.
味言心先醉, 不在接杯酒.

그러나 난초 마르고 버드나무도 시드니, 마침내 떠날 적의 말은 어기고 말았네.
蘭枯柳亦衰, 遂令此言負.

젊은이들에게 고하나니, 교우를 충후히 하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多謝諸少年, 相知不忠厚.

意氣로 목숨도 바치는데, 멀리 떨어져 있은들 또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意氣傾人命, 離隔復何有?

이 시는 친우와 오랫동안 떨어져 있음을 생각하며 오랜 이별의 뜻을 노래한 것이다. 소동파도 이 시에 화하여 넘치는 高雅한 우정을 노래하였다. 오랫동안 헤어진 뜻맞는 친구를 낮잠 속에서 만나고 있었는데 정말로 그 친우가 찾아온 기쁨을 읊은 것이다. 우정 이외에도 작자의 초탈한 생활관과 친구의 고매한 사람됨이 잘 나타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