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2五言古風短篇-68田家(전가)

구글서생 2024. 2. 4. 11:09

古文眞寶(고문진보)

농가(田家)-유종원(柳宗元)

▶ 田家(전가) : 농가唐柳先生集》 43의 <田家詩> 3수 가운데 제3수가 이 시이다.

 

古道饒蒺藜縈廻古城曲.
오래된 길섶엔 찔레덩굴이 우거져옛 성 모퉁이에 휘감겨 있네.
▶ () : 풍부하다많다.
▶ 蒺藜(질려) : 가시가 달린 蔓生의 식물로서 남가새.
▶ 縈廻(영회) : 칭칭 감기어 있는 것.
▶ 古城曲(고성곡) : 낡은 성벽의 모퉁이.

蓼花被隄岸陂水寒更綠.
여뀌꽃은 방죽 위를 뒤덮었고연못 물은 차갑고도 푸르네.
▶ () : 여뀌풀이름.
▶ () : 덮다.
▶ () : 방죽와 같은 자.
▶ () : 물가의 언덕.
▶ 陂水(파수) : 방죽 속의 물곧 貯水池의 물.
▶ () : 당류선생집엔 祿(: 물 맑다)으로 되어 있다.

是時收穫竟落日多樵牧.
이젠 수확도 다 끝나서해 저물자 나무꾼과 목동이 많네.
▶ () : 끝나다.
▶ () : 초부(樵夫). 곧 나무꾼.
▶ () : 목동(牧童).

風高楡柳疎霜重梨棗熟.
바람이 높아 느릅나무와 버드나무가 성글고짙은 서리에 배와 대추가 익네.
▶ () : 느릅나무
▶ () : 낙엽이 져서 가지들이 성글게 보임.
▶ () : .
▶ () : 대추.
▶ () : 익다.

行人迷去徑野烏競棲宿.
길 가는 사람은 갈 길을 분간 못하고들새는 다투어 잠자리로 깃드네.
▶ 行人(행인) : 길 가는 나그네작자 자신을 말한다.
▶ 迷去徑(미거경) : 날이 어두워져 갈 길을 분간 못함당류선생집엔 迷去住
로 되어 있는데 그편이 문맥은 더 잘 통한다.
▶ 棲宿(서숙) : 새가 저녁에 자려고 깃듦.

田翁笑相念昏黑慎原陸.
농사짓는 늙은이는 웃으며 염려하여어두움에 들길을 조심하라 하네.
▶ 田翁(전옹) : 늙은 농부.
▶ 相念(상념) : 나그네가 갈 길과 머물 곳을 걱정해 주는 것.
▶ () : 삼가다.
▶ 原陸(원륙) : 들길을 말한다.

今年幸少豊無惡饘與粥.
올해는 다행히 얼마간 풍년이 든 셈이니범벅이든 죽이든 싫다 말고 먹으라네.
▶ 無惡(무오) : 싫어하지 말라나빠하지 말라.
▶ () : 범벅.
▶ () : .

 

 

 

 

 

 

 해설


이 시는 작자 유종원(柳宗元, 773~819. 字는 子厚)이 나그네의 입장에서 농촌의 가을 풍경과 質朴한 농민의 인심을 노래한 것이다. 유종원을 韓愈와 함께 古文의 大家로 치지만, 시에 있어서는 陶淵明의 유파에 속하는 청려한 자연시를 많이 썼다.

앞 여덟 구는 잡초가 우거진 옛 성 옆의 낡은 길과 연못을 배경으로, 지는 해를 등지고 돌아오는 나무꾼과 목동들이 있는 농촌 풍경을 묘사했다. 때는 가을이라 드높은 바람에 낙엽 진 나뭇가지들이 앙상하고, 된서리에 푹 익은 배와 대추가 나무에 달려 있다.

나머지 여섯 구는 흐뭇한 농촌의 인정을 그린 것이다. 날이 어두워 나그네는 갈 길을 분간 못하게 되었는데, 늙은 농부는 날이 저물었으니 길가기 어려울 터이니, 사양하지 말고 우리와 죽이라도 한 그릇 나누며 하룻밤 쉬어 가라고 웃으며 권한다. 소박하고도 따뜻한 농부의 정이 읽는 이들 피부에도 느껴질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