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잔치(公讌)-조식(曹植)
▶ 讌(연) : 연(醼)·연(燕)·연(宴)과 통하는 글자, 공연은 '公家의 연회' 또는 '公子의 연회'의 뜻. 이 시는 조식(曹植, 字子建)이 업궁(鄴宮, 河南省 彰德府)에서 형 조비(曹丕, 文帝)와 讌飮할 때 지은 시이다. 조비와 조식은 曹操의 아들로 이들 3부자는 三曹라 칭하였고 建安文學의 중심인물들이었다. 《文選》 권20과 《曹子建集》 권4에도 실려 있는데 그곳엔 公宴이라 題하고 있다.
公子愛敬客, 終宴不知疲.
공자께선 객을 좋아하고 공경하여, 잔치 끝나도록 지칠 줄을 모르네.
▶ 公子 : 國君의 子. 여기서는 조비를 가리키며 이때 그는 五官中郞將이란 벼슬에 있었다. 그는 뒤에 文帝가 되었으나 조조의 在世時이기 때문에 公子라 한 것이다.
▶ 愛敬(애경) : 《문선》에는 敬愛로 되어 있다.
淸夜遊西園, 飛盖相追隨.
맑은 밤 西園에 노니니, 수레 덮개 날리며 줄지어 달리네.
▶ 飛盖(비개) : 수레 위에 걸친 견산(絹傘)이 수레가 달리면 날린다. 여기서는 수레가 빨리 달림을 형용하였다.
明月澄淸影, 列宿正參差.
밝은 달은 맑은 빛으로 비쳐주고, 성좌들은 모래알을 뿌려놓은 듯 반짝이네.
▶ 澄(징) : 맑다.
▶ 淸影(청영) : 맑은 그림자 또는 빛. 《문선》과 《曹集》엔 淸景으로 되어 있다. 《說文》에 ‘景은 光의 뜻이라 하였으니, '청경'을 맑은 빛이라 보아도 된다.
▶ 列宿(열수) : 하늘에 벌여 있는 성수(星宿)·성좌(星座)를 가리킨다.
▶ 參差(참치) : 들쭉날쭉한 것. 여기저기 크고 작게 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음.
秋蘭被長坂, 朱華冒綠池.
가을 난초는 긴 언덕을 덮었고, 붉은 연꽃은 푸른 연못을 덮고 있네.
▶ 秋蘭(추란) : 가을 난초
▶ 被(피) : 덮다.
▶ 坂(판) : 언덕. 산비탈.
▶ 朱華(주화) : 《문선》 이선(李善) 주(注)에 '부용(芙蓉)을 말한다.'라 하였으니, ‘붉은 연꽃’.
▶ 冒(모) : 덮혔다는 뜻.
潛魚躍淸波, 好鳥鳴高枝.
물속의 고기는 맑은 물결 속을 뛰어오르고, 아름다운 새가 높은 가지에서 울고 있네.
▶ 潛魚 : 물속에 잠겨 있는 고기. 《문선》의 이주한(李周翰) 주(注)에선 '潛魚와 뒤의 好鳥는 자기에게 비유한 것이고, 청파(淸波)와 고지(高枝)는 공자(公子)에 비긴 것이다. 곧 공자 곁에서 뛰고 놀음을 말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神飇接丹轂, 輕輦隨風移.
신묘한 회오리바람은 붉은 수레바퀴통을 떠밀고, 가벼운 수레는 바람을 따라 옮아가네.
▶ 飇(표) : 회오리바람. 神飇는 신묘한 회오리바람.
▶ 丹轂(단곡) : 붉은 칠한 수레바퀴통. 곧 화려한 수레를 뜻한다. 접단곡(接丹巖)은 ‘단곡(丹穀)에 접한다' 곧 단곡을 떠밀고 가는 듯하다.
▶ 輦(련) : 수레. 가벼운 수레.
飄颻放志意, 千秋長若斯.
바람에 휘날리듯 마음을 풀어놓으니, 천년이고 만년이고 길이 이러하고 싶네.
▶ 飄颻(표요) : 기분이 가볍게 들떠 바람에 날리듯 움직이는 것.
▶ 放志意(방지의) : 뜻을 멋대로 풀어놓다.
▶ 千秋(천추) : 천년. 언제까지나
▶ 斯(사) : 이것.
해설
이것은 魏나라의 鄴都 西園에서 자기 형 曹丕와 즐기던 연회 때의 모습을 노래한 것이다. 주인인 자기 형은 손들을 敬愛하였고 서원의 풍경은 말할 수도 없이 아름다웠다. 이때 조식(曹植, 192~232)은 언제나 이처럼 즐겁고 아름다운 나날이 계속되기를 빌어 千秋長若斯라 하였다. 그러나 얼마 못 가서 이들 형제는 사이가 벌어져 앞에 나왔던 〈七步詩〉 같은 작품까지 나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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