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에 노닐며(遊東園)-사조(謝脁)
▶ 遊東園(유동원) : 《文選》 권22에는 遊東田이라 제(題)하고 있는데, 이선(李善)은 '사조(謝脁)에겐 鍾山에 별장이 있었는데, 그곳에 동유(東遊)하고 돌아와 지은 것이다.'라고 하였다.
여관영(余冠英)의 《漢魏六朝詩選》 注에는 ‘齊나라의 惠文太子가 樓館을 종산 아래 세우고 東田이라 이름을 붙였다.'라고 하였다. 東園 또는 東田은 종산 아래 사조의 별장을 가리킨다.
戚戚苦無悰, 携手共行樂.
시름으로 즐거움 없음이 괴로워, 손 잡고 함께 나가 즐긴다.
▶ 戚戚(척척) : 슬픈 모양. 마음에 시름이 많은 모양. 慼慼이라 된 판본도 있다.
▶ 悰(종) : 즐겁다.
▶ 携手(휴수) : 손을 끌고. 손을 잡고
尋雲陟累榭, 隨山望菌閣.
구름 찾아 여러 층의 누대에 오르고, 산을 따라 올라가 향기로운 누각을 바라본다.
▶ 尋雲(심운) : 구름을 찾아. 높은 곳에 올라감을 형용한 것.
▶ 陟(척) : 오르다.
▶ 累榭(누사) : 여러 층으로 된 높은 누각. 《楚辭》 招魂에 ‘層臺累榭가 高山에 임하고 있다.'라고 하였는데, 王逸은 ‘層과 累는 모두 겹의 뜻'이라 注하고 있다.
▶ 隨山 : 산을 따라 가다. 곧 산길을 가다.
▶ 菌閣 : 《楚辭)》 九懷에 菌閣蕙樓라 하였는데 ‘菌과 蕙'는 모두 香草. 여관영의 주(注)에는 ‘고각(高閣)의 모양이 지균(芝菌)과 같다.’라고 하였다. 곧 여러 겹의 버섯 모양이라 하는 듯하다. 그러나 혜루(蕙樓)나 마찬가지로 균도 그 향기로움, 또는 아름다움을 형용한 것으로 봄이 옳다.
遠樹曖芊芊, 生烟紛漠漠.
멀리 나무들은 자욱히 무성해 있고, 피어나는 안개는 널리 뒤엉키네.
▶ 曖(애) : 어둠침침한 것.
▶ 芊芊(천천) : 초목이 무성한 모양.
▶ 烟(연) : 연기, 연(煙)과 같은 자. 생연(生烟)은 안개가 피어오르다.
▶ 紛(분) : 어지럽다.
▶ 漠漠(막막) : 넓은 모양, 널리 퍼지는 모양.
魚戲新荷動, 鳥散餘花落.
고기가 노니 새 연잎이 움직이고, 새가 흩어져 나니 남은 꽃잎이 떨어지네.
▶ 新荷(신하) : 새로 난 깨끗한 연(蓮)잎. 한대(漢代)의 악부 相和歌 江南편의 '魚戱蓮葉間'에서 취한 구절이다.
不對芳春酒, 還望靑山郭.
향기로운 봄술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푸른 산의 성곽을 바라보네.
▶ 芳(방) : 향기.
▶ 還(환) : ‘또한’의 뜻[助詞]으로 보아도 되고 '돌이킨다.'라는 뜻으로 보아도 된다. 환망(還望)은 ‘돌려 바라본다’ 또는 '또한 바라본다’의 뜻.
▶ 郭(곽) : 외성(外城),
해설
이 시의 주제도 맨 끝의 두 구에 강조되고 있다. 자기 마음속의 시름을 달래려고 몇몇 친구들과 자기의 鍾山 별장으로 놀러 나갔다. 철은 늦은 봄에서 첫여름에 걸친 때, 아름다운 누각 속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대하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술마시며 즐길 흥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멀거니 저쪽 푸른 산의 성곽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때 작자의 가슴속에는 북쪽 오랑캐들을 막지 못해 금릉(金陵)으로 쫓겨 와 있는 민족적인 비분(悲憤)과, 북쪽 중원(中原) 땅에의 향수가 오갔을 터이다.
淸新한 初夏의 풍물과 작자의 마음의 움직임이 잘 표현된 시이다. 전체적으로 齊詩는 섬세한 기교에 특징이 있다지만 이 사조의 시만은 淸遠한 깊음이 있는 경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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