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조의 시에 화작함(和徐都曹)-사조(謝脁)
▶ 徐都曹(서도조) : 서면(徐勉). 중도조(中都曹)의 벼슬을 하였기 때문에 서도조라 하였다. 서면의 <昧旦에 新亭의 물가로 나가다>라는 시에 화(和)한 것으로, 왕도(王都) 금릉(金陵) 교외의 풍광을 읊은 것이다. 《文選》권30에 이 시가 실려 있으며 《謝脁集》엔 <和徐都曹出新亭渚〉라 제(題)하고 있다. 신정은 앞권의 말미 <金陵新亭> 시에서 설명하였다.
宛洛佳遨遊, 春色滿皇州.
완 땅이나 낙양은 놀기 좋은 곳이라지만, 이곳 왕도에도 봄빛이 가득 찼네.
▶ 宛(완) : 남성(河南省) 남양현(南陽縣). 한(漢) 光武帝가 태어난 곳으로 한나라의 중흥 공신이 이곳에서 많이 나와 번성하였다.
▶ 洛(락) : 지금의 하남부(河南府)인 낙양(洛陽). 한대(漢代)의 동도(東都)였다. 사조는 한대의 동도를 끌어다 금릉에 견준 것이다.
▶ 遨(오) : 노닐다. 고시19수의 제3수에 ‘완락(宛洛)에 유희한다.'라는 말이 있으니 이를 인용한 듯하다.
▶ 皇州(황주) : 황도(皇都). 제(齊)나라의 도성(都城)이었던 금릉.
結軫靑郊路, 逈瞰蒼江流.
수레를 푸른 교외 길로 달리며, 멀리 파란 장강의 흐름을 바라보네.
▶ 結軫(결진) : 수레를 달려 돌아다니는 것. 《楚辭》 九歎 원유(遠遊)편에 '나는 軫을 서쪽으로 결(結)한다'고 하였는데, 왕일(王逸)은 결(結)을 ‘돌 선(旋)’의 뜻이라 주(注)하였다. 진(軫)은 수레의 횡목(橫木)이 본뜻이나 전하여 수레를 가리킨다.
▶ 靑郊路(청교로) : 푸른 교외의 길. 오행설(五行說)에 봄은 동쪽, 그 빛은 청색(靑色)으로, 봄의 동쪽 교외의 길임도 암시한다.
▶ 逈(형) : 멀다. '회(回)' 또는 '회(廻)'로 된 판본도 있다.
▶ 瞰(감) : 굽어보다.
▶ 蒼(창) : 푸르다.
▶ 江(강) : 장강(長江).
日華川上動, 風光草際浮.
햇살은 강물 위에서 움직이고, 풍광은 풀밭 위에 떠 있네.
▶ 日華(일화) : 태양의 광채, 햇살.
▶ 川上動(천상동) : 강물 위에 비치어 물이 흐르므로 동요하는 것.
▶ 風光 : 바람의 빛, 바람엔 빛이 없으나 바람에 나부끼며 풀잎이 반사되는 것을 풍광이라 한 것이다.
桃李成蹊徑, 桑楡蔭道周.
桃李는 사람을 이끌어 길을 이루게 하고, 뽕나무와 느릅나무는 길 모퉁이를 그늘로 덮고 있네.
▶ 桃李成蹊徑 : 《漢書》 李廣傳의 찬(贊)에 ‘속담에 말하였다. "복숭아와 오얏은 말하지 못 하지만 그 밑에 스스로 좁은 길이 나게 한다."'라고 하였다. 桃李는 꽃이 아름다워 사람들을 유인하므로 그 밑에 자연히 오솔길이 만들어진다는 말이다. 혜경(蹊徑)은 지름길, 좁은 길.
▶ 柔(상) : 뽕나무.
▶ 楡(유) : 느릅나무.
▶ 蔭(음) : 그늘지다.
▶ 道周(도주) : 길이 구부러진 모퉁이
東都已俶張載, 言歸望綠疇.
이 동쪽 왕도에도 농사일이 시작됐으니, 이제 돌아가 푸른 밭을 바라보아야지.
▶ 東都(동도) : 금릉(金陵)을 가리킴. 금릉은 동쪽에 있다.
▶ 俶載(숙재) : 농사일을 봄에 시작하다. 《시경》 소아(小雅) 대전(大田)편에 ‘南畝에서 俶載한다.'라고 하였다.
▶ 言(언) : 조사(助詞).
▶ 疇(주) : 밭.
해설
사조(謝脁, 464~499)는 매우 섬세한 감각의 묘사에 뛰어나 청신(淸新)한 시들을 지었다. 당대(唐代)의 시선(詩仙)이라 불리던 이백(李白)도 그 점에서 사조를 매우 좋아하였다. 이 시는 앞 시나 마찬가지로 금릉(金陵)의 풍물을 읊은 것이지만 '日華川上動 風光草際浮’라 함은 그 보기라 할 것이다. 금릉의 교외 봄빛에 희열을 느끼는 작자의 마음이 잘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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