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二十七回
美髯公千里走單騎 漢壽侯五關斬六將.
제27회
美髯公이 千里를 單騎로 달리고, 漢壽侯가 五關에서 六將을 베다.
卻說,
曹操部下諸將中,自張遼而外,只有徐晃與雲長交厚,其餘亦皆敬服;
한편,
조조의 부하 장수들 가운데 장요를 빼고도 서황이 운장과 교분이 두텁고, 나머지 모두가 敬服하였다.
獨蔡陽不服關公,故今日聞其去,欲往追之。
유독 蔡陽이 관공에게 心腹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날 그가 떠났음을 알자 추격하려 한 것이었다.
操曰:
「不忘故主,來去明白,真丈夫也。
汝等皆當效之。」
조조가 말하였다.
“옛 주공을 못 잊고 오고 감이 명백하니 참으로 대장부요.
그대들 모두 본받아야 하오.”
遂叱退蔡陽,不令去趕.
이어 채양을 꾸짖어 물러가게 하고, 추격하라고 명령하지 않았다.
程昱曰:
「丞相待關某甚厚,今彼不辭而去,亂言片楮,冒瀆鈞威,其罪大矣。
若縱之使歸袁紹,是與虎添翼也。
不若追而殺之,以絕後患。」
정욱이 말하였다.
“승상께서 관아무개를 매우 두텁게 대우했는데, 이제 작별 인사도 없이 가면서 함부로 말한 편지로써 높으신 위엄을 모독하니 그 죄가 큽니다.
만약 그를 내버려 두어 원소에게 귀순하게 하면, 범에게 날개를 달아줌입니다.
뒤쫓아서 그를 죽이고 후환을 근절함이 좋습니다.”
操曰:
「吾昔已許之,豈可失信?
彼各為其主,勿追也。」
조조가 말하였다.
“내가 예전에 허락하였으니 어찌 失信하겠소?
그도 나름대로 그 주공을 위함이니 추격하지 마시오.”
因謂張遼曰:
「雲長封金挂印,財賄不足以動其心,爵祿不足以移其志,此等人吾深敬之。
想他去此不遠,我一發結識他做個人情。
汝可先去請住他, 待我與他送行.
更以路費征袍贈之,使為後日記念。」
그리하여 장요에게 말하였다.
“운장이 금은을 봉하고 관인을 걸어 놓았다 하니, 재물로 그 마음을 움직이는데 부족하고 벼슬로 그 뜻을 바꾸기에 부족했소. 이런 사람을 나는 깊이 존경하오.
생각건대 그가 멀리 가지 않았을 테니, 내가 그를 사귀었던 친분을 나타내어 개인적인 정을 베풀고 싶소.
그대가 먼저 가서 그에게 청하여 멈추라 하고, 내가 그와 送行하도록 기다리게 하시오.
다시 노잣돈과 전포를 줘서 뒷날 기념으로 삼겠소.”
張遼領命,單騎先往。
장요가 명을 받고 단기로 먼저 갔다.
曹操引數十騎 隨後而來。
조조가 수십 기를 이끌고 뒤따라갔다.
卻說
雲長所騎赤兔馬,日行千里,本是趕不上;因欲護送車仗,不敢縱馬,按轡徐行。
한편, 운장이 탄 적토마가 하루에 천 리를 달리니 원래 따라잡을 수 없지만, 수레를 호송하느라 맘껏 내달리지 못하고 고삐를 당겨서 천천히 가고 있었다.
忽聽背後有人大叫:
「雲長且慢行!」
문득 배후에서 누군가 크게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운장은 잠깐 걸음을 늦추시오!”
回頭視之,見張遼拍馬而至。
머리를 돌려 바라보니 장요가 말에 박차를 가해 달려왔다.
關公教車仗從人,只管望大路緊行;自己勒住赤兔馬,按定青龍刀,問曰:
「文遠莫非欲追我回乎?」
관공이 수레를 모는 하인에게 주저하지 말고 큰길을 향해 달리도록 지시하고, 자기는 적토마를 멈추고 청룡도를 움켜쥐고 물었다.
“문원이 나를 뒤돌아 가게 하려고 뒤쫓아 온 것이겠구려?”
遼曰:
「非也。
丞相知兄遠行,欲來相送,特先使我請住臺駕,別無他意。」
장요가 말하였다.
“아닙니다.
승상께서 형이 멀리 떠난 줄 알자 배웅하려고, 특별히 저를 먼저 보내서 귀하신 분을 멈추게 하였을 뿐 다른 뜻은 없습니다.”
關公曰:
「便是丞相鐵騎來,吾願決一死戰!」
관공이 말하였다.
“승상의 철기들이 온다고 해도 나는 한바탕 죽기로 싸우겠소!”
遂立馬於橋上望之。
곧 다리 위에 말을 세우고 바라보았다.
見曹操引數十騎,飛奔前來;背後乃是許褚、徐晃、于禁、李典之輩。
조조가 수십 기를 이끌고 나는 듯이 앞으로 달려옴이 보이고, 뒤에 오는 사람은 허저, 서황, 우금, 이전의 무리였다.
操見關公橫刀立馬於橋上,令諸將勒住馬匹,左右排開。
조조는 관공이 칼을 비껴들고 다리 위에 말을 세우고 서 있음을 보자, 장수들에게 말을 멈춰 좌우로 늘어서게 하였다.
關公見眾人手中皆無軍器,方始放心。
관공은 사람들의 수중에 아무도 무기가 없음을 보고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
조조가 말하였다.
操曰:
「雲長行何太速?」
“운장은 왜 이리 급히 가시오?”
關公於馬上欠身答曰:
「關某前曾稟過丞相。
今故主在河北,不由某不急去。
累次造府,不得參見, 故拜書告辭,封金挂印,納還丞相。
望丞相勿忘昔日之言。」
관공이 말 위에서 몸을 굽히며 대답하였다.
“제가 일찍이 승상께 아뢰었습니다.
지금 옛 주공께서 하북에 계시는데 서둘러 가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누차 찾아갔으나 뵐 수 없어서 글을 올려 작별을 고하고 금을 봉하고 관인을 걸어두어 승상께 돌려드렸습니다.
승상께서 지난날의 말씀을 잊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操曰:
「吾欲取信於天下,安肯有負前言?
恐將軍途中乏用,特具路資相送。」
조조가 말하였다.
“내가 천하에 신망을 얻고자 하거늘, 어찌 앞에 한 말을 저버리겠소?
장군이 도중에 쓸 물건이 모자랄까 걱정되어 특별히 노잣돈을 가지고 송별하려 하오.”
一將便從馬上托過黃金一盤.
한 장수가 말 위에서 황금 한 쟁반을 받쳐 들고 다가왔다.
關公曰:
「累蒙恩賜, 尚有餘資.
留此黃金以賞將士.」
관공이 말하였다.
“누차에 걸쳐 은사를 받았기 때문에 아직 남은 재물이 있습니다.
이 황금은 남겨 두었다가 장군과 사병들에게 상으로 주십시오.”
操曰:
「特以少酬大功於萬一,何必推辭?」
조조가 말하였다.
“특별히 조그만 것으로 큰 공의 만분의 일이라도 갚으려 하는데, 어찌 굳이 거절하시오?”
關公曰:
「區區微勞,何足挂齒?」
관공이 말하였다.
“보잘것없는 노고를 어찌 입에 걸겠습니까?”
操笑曰:
「雲長天下義士,恨吾福薄,不得相留。
錦袍一領,略表寸心。」
조조가 웃으며 말하였다.
“운장은 천하의 의로운 사람인데 내 박복하여 잡아두지 못함이 한스럽소.
비단 전포 한 벌로 대강 작은 성의를 표하오.”
令一將下馬,雙手捧袍過來。
장수 하나를 말에서 내리게 하여 두 손으로 전포를 바치게 하였다.
雲長恐有他變,不敢下馬,用青龍刀尖挑錦袍披於身上,勒馬回頭稱謝曰:
「蒙丞相賜袍,
異日更得相會。」
운장이 다른 변고가 있을까 염려되어, 감히 말에서 내리지 않고 청룡도 끝으로 비단 전포를 들어 올려 몸에 걸치더니 말머리를 돌리며 사례하며 말하였다.
“승상께서 전포를 하사하시는 은혜를 입었습니다.
훗날 다시 만나 뵙겠습니다.”
遂下橋望北而去。
그러고는 다리를 내려와 북쪽으로 떠났다.
許褚曰:
「此人無禮太甚,何不擒之?」
허저가 말하였다.
“저 사람의 무례가 너무 심합니다. 어찌 붙잡지 않으십니까?”
操曰:
「彼一人一騎,吾數十餘人,安得不疑?
吾言既出,不可追也。」
조조가 말하였다.
“그는 사람도 하나 말도 하나이고, 우리는 수십여 인인데 어찌 의심하지 않겠소?
내가 이미 말했듯이 뒤쫓아선 안 되오.”
曹操自引眾將回城,於路歎想雲長不已。
조조가 장수들을 이끌고 성으로 되돌아가는 길에 운장을 생각하며 탄식해 마지않았다.
不說曹操自回。
조조가 스스로 돌아간 것이야 말하지 않겠다.
且說
關公來追車仗,約行三十里,卻只不見。
각설하고,
관공은 수레를 따라잡으려고 약 30리를 가도 수레가 보이지 않았다.
雲長心慌,縱馬四下尋之。
운장이 당황하여 말을 달려 사방으로 찾았다.
忽見山頭一人,高叫:
「關將軍且住!」
문득 산 위에서 한 사람이 나타나 소리 높이 외쳤다,
“관장군은 잠시 멈추십시오!”
雲長舉目視之,只見一少年,黃巾錦衣,持鎗跨馬,馬項下懸著首級一顆,引百餘步卒,飛奔前來。
운장이 고개를 들고 바라보니, 다만 한 소년이 누런 두건에 비단옷을 입고, 창을 들고 말을 탔는데 말의 목 아래에 수급을 하나 매달고 백여 명의 보졸을 거느리고 앞으로 달려왔다.
公問曰:
「汝何人也?」
관공이 물었다.
“자네는 누군가?”
少年棄鎗下馬,拜伏於地。
그 소년이 창을 놓고 말에서 내려 땅에 엎드려 절을 하였다.
雲長恐是詐,勒馬持刀問曰:
「壯士,願通姓名。」
운장은 이것이 속임수일까 염려되어 말고삐를 당기며 칼을 잡고 물었다.
“장사! 통성명을 원하오.”
答曰:
「吾本襄陽人;姓廖,名化,字元儉。
因世亂流落江湖,聚眾五百餘人,劫掠為生。恰纔同伴杜遠,下山巡哨,
誤將兩夫人劫掠上山。
吾問從者,知是大漢劉皇叔夫人。
且聞將軍護送在此,吾即欲送下山來。
杜遠出言不遜,被某殺死。
今獻頭與將軍請罪。」
대답하였다.
“저는 본디 襄陽사람으로 성은 廖이고 이름은 化이며 자는 元儉입니다.
세상이 어지러워서 강호를 떠돌며 무리 오백여 인을 모아서 노략질로 살아왔습니다.
방금 동료인 杜遠이란 자가 하산하여 순찰하다가 두 부인을 몰라뵙고 산으로 끌고 왔습니다.
제가 종자들에게 물어보고 大漢 유황숙의 부인이신 줄 알았습니다.
또한 장군께서 호송하시어 여기에 오셨다 하므로, 제가 즉시 보내서 하산하게 하려 했습니다.
두원이 불손한 말을 내뱉어서 제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지금 그의 머리를 장군께 바쳐 죄를 청합니다.”
關公曰:
「二夫人何在?」
관공이 말하였다.
“두 부인께서 어디 계신가?”
化曰:
「現在山中。」
요화가 말하였다.
“지금 산중에 계십니다.”
關公教急取下山。
관공이 어서 산 밑으로 모셔 오게 하였다.
不移時,百餘人簇擁車仗前來。
한 시진이 되지 않아서 백여 명이 수레를 빽빽이 호위해 왔다.
關公下馬停刀,叉手於車前問候曰:
「二嫂受驚否?」
관공은 말에서 내려 칼을 내려놓고 수레 앞에서 두 손을 공수하고 문후를 여쭈었다.
“두 분 형수께서 놀라지 않으셨습니까?”
二夫人曰:
「若非廖將軍保全,已被杜遠所辱。」
두 부인이 말하였다.
“만약 요장군이 보호해주지 않았으면 두원에게 욕을 보았을 터입니다.”
關公問左右曰:
「廖化怎生救夫人?」
관공이 좌우에게 물었다.
“요화는 어떻게 부인들을 구하였느냐?”
左右曰:
「杜遠劫上山去,就要與廖化各分一人為妻。
廖化問起根由,好生拜敬;
杜遠不從,已被廖化殺了。」
좌우가 대답하였다.
“두원이 산으로 잡아가서 요화와 함께 각각 한 사람씩 나누어 첩으로 삼으려 했습니다.
요화가 자초지종을 묻고는 무척 존경하여 인사를 올렸습니다.
두원이 따르지 않다가 요화에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關公聽言,乃拜謝廖化。
관공이 말을 듣고 요화에게 拜謝하였다.
廖化欲以部下人送關公。
요화는 부하를 시켜 관공 일행을 호송해 주려고 하였다.
關公尋思此人終是黃巾餘黨,未可作伴,乃謝卻之。
관공이 깊이 생각하더니 그가 결국 황건의 잔당이라 아직 같이 갈 수 없어 謝絶하였다.
廖化又拜送金帛,關公亦不受。
요화가 다시 돈과 비단을 바치려 하지만 관공은 역시 받지 않았다.
廖化拜別,自引人伴投山谷中去了。
요화가 작별 인사를 올리고 스스로 무리를 이끌고 산중으로 돌아갔다.
雲長將曹操贈袍事,告知二嫂,催促車仗前行。
운장은 조조가 비단 전포를 준 일을 두 형수에게 고하고 수레를 재촉하여 앞으로 나아갔다.
至天晚,投一村莊安歇。
날이 저물어서, 묵으려고 어느 시골집에 들어갔다.
莊主出迎,鬚髮皆白,問曰:
「將軍姓甚名誰?」
집주인이 나와서 맞이하는데 머리카락과 수염이 하얬는데 그가 물었다.
“장군의 성은 무엇이고 이름은 어찌 되시오?”
關公施禮曰:
「吾乃劉玄德之弟關某也。」
관공이 예를 표하고 말하였다.
“저는 유현덕의 아우 관우입니다.”
老人曰:
「莫非斬顏良、文醜的關公否?」
그 노인이 말하였다.
“안량과 문추의 목을 벤 관공이십니까?”
公曰:
「便是。」
관공이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老人大喜,便請入莊。
노인이 크게 기뻐하고, 집 안으로 들어오게 청하였다.
關公曰:
「車上還有二位夫人。」
관공이 말하였다.
“수레에 아직 두 분 부인께서 계십니다.”
老人便喚妻女出迎。
노인이 곧 아내와 딸을 불러서 나가 맞이하게 하였다.
二夫人至草堂上,關公叉手立於二夫人之側。
두 부인이 초당 위에 오르자 관공이 두 부인 옆에 두 손 모으고 섰다.
老人請公坐,公曰:
「尊嫂在上,安敢就坐?」
노인이 관공에게 앉기를 청하자 관공이 말하였다.
“존귀하신 형수들께서 위에 계시는데 어찌 감히 앉겠습니까?”
老人乃令妻女請二夫人入內室款待,自於草堂款待關公。
노인이 아내와 딸에게 두 부인을 내실로 모셔서 정성껏 대접하게 하고, 자신은 초당에서 관공을 환대하였다.
關公問老人姓名。
관공이 노인의 성명을 물었다.
老人曰:
「吾姓胡,名華。
桓帝時曾為議郎,致仕歸鄉。
今有小兒胡班,在滎陽太守王植部下為從事。
將軍若從此處經過,某有一書寄與小兒。」
노인이 말하였다.
“제 성은 胡이고 이름은 華입니다.
환제 시절에 의랑을 지내다 사직하고 귀향했습니다.
지금 제 아들 호반은 영양태수 왕식의 부하로서 종사로 있습니다.
장군께서 여기에서 그곳을 지나게 되면 제가 서찰 하나를 아들에게 보내겠습니다.”
關公允諾。
관공이 응낙하였다.
次日早膳畢,請二嫂上車,取了胡華書信,相別而行,取路投洛陽來。
이튿날 아침 식사를 마치고 두 형수를 수레에 오르도록 청하고 호화의 서찰을 받아서 작별하고 낙양을 향해 길을 잡아 떠났다.
前至一關,名東嶺關。
어느 관문 앞에 이르렀는데 이름이 東嶺關이다.
把關將姓孔名秀,引五百軍兵在嶺上把守。
관문을 지키는 장수는 성은 孔이고 이름이 秀로, 5백 군사를 이끌고 고갯마루에서 지키고 있었다.
當日關公押車仗上嶺,軍士報知孔秀,秀出關來迎。
그날 관공이 수레를 호위해 고개를 오르자 군사들이 공수에게 알려 공수가 관문을 나와 맞이하였다.
關公下馬,與孔秀施禮。
관공이 말에서 내려 공수와 인사를 나누었다.
秀曰:
「將軍何往?」
공수가 말하였다.
“장군은 어디로 가시오?”
公曰:
「某辭丞相,特往河北尋兄。」
관공이 말하였다.
“승상께 작별하고 하북의 형님을 찾아가오.”
秀曰:
「河北袁紹,正是丞相對頭;
將軍此去,必有丞相文憑。」
공수가 말하였다.
“하북의 원소는 바로 승상의 원수이오. 장군께서 이렇게 가시려면 승상의 증빙서가 있어야 하오.”
公曰:
「因行期慌迫,不曾討得。」
관공이 말하였다.
“출발날짜가 촉박하여 미리 얻지 못했소.”
秀曰:
「既無文憑,待我差人稟過丞相,方可放行。」
공수가 말하였다.
“증빙서가 없으면, 제가 사람을 보내 승상께 여쭈어 통과되기를 기다린 후에야 비로소 가도록 해드릴 수 있소.”
關公曰:
「待去稟時,須誤了我行程。」
관공이 말하였다.
“稟議하러 가기를 기다리다가는 틀림없이 내 일정을 그르치겠소.”
秀曰:
「法度所拘,不得不如此。」
공수가 말하였다.
“법도가 제약하니 그럴 수밖에 없소.”
關公曰:
「汝不容我過關乎?」
관공이 말하였다.
“너는 내가 過關함을 용납하지 않으려느냐?”
秀曰:
「汝要過去,留下老小為質。」
공수가 말하였다.
“네가 꼭 통과하겠다면 식구들을 남겨 인질로 하라.”
關公大怒,舉刀就殺孔秀。
관공이 크게 노하여 칼을 들어 공수를 죽이려 하였다.
秀退入關去,鳴鼓聚軍,披挂上馬,殺下關來,大喝曰:
「汝敢過去麼!」
공수가 물러나 관문 안으로 들어가더니 북을 울려 군사들을 소집하고 갑옷을 걸쳐 입고 말에 올라 관문 밖으로 쇄도하며 큰소리로 외쳤다.
“네놈이 감히 통과하겠느냐!”
關公約退車仗,縱馬提刀,竟不打話,直取孔秀。
관공이 수레를 약간 물리고 칼을 움켜쥐고 말을 내달려 아무 말 없이 곧장 공수에게 달려들었다.
秀挺鎗來迎。
공수가 창을 꼬나쥐고 맞섰다.
兩馬相交,只一合,鋼刀起處,孔秀屍橫馬下。
두 마리의 말이 서로 교차한 지 단 1합에 강철 칼이 일어나는 곳에서 공수의 시체가 말 아래로 비스듬히 떨어졌다.
眾軍便走。
군사들이 달아났다.
關公曰:
「軍士休走。吾殺孔秀,不得已也,與汝等無干。借汝眾軍之口,傳語曹丞相,言孔秀欲害我,我故殺之。」
관공이 말하였다.
“군사들은 멈추어라!
내가 공수를 죽였지만 부득이한 것이고 너희에게는 상관이 없다.
너희 군사들의 입을 빌려 조승상께 말을 전하겠으니, 공수가 나를 해치려 해서 내가 그를 죽였다고 말하라.”
眾軍俱拜於馬前。
군사들이 말 앞에서 모두 절을 하였다.
關公即請二夫人車仗出關,望洛陽進發。
관공이 즉시 두 부인께 수레를 타고 출관하자고 청하고 낙양을 향해 출발하였다.
早有軍士報知洛陽太守韓福。
어느새 군사가 洛陽太守 韓福에게 보고하였다.
韓福急聚眾將商議。
한복이 급히 장수들을 모아 상의하였다.
牙將孟坦曰:
「既無丞相文憑,即係私行;若不阻擋,必有罪責。」
牙將 孟坦이 말하였다.
“승상의 증빙서가 없으니 곧 사사로이 통행함에 걸립니다.
막지 않으면 반드시 죄책이 있을 것입니다.”
韓福曰:
「關公猛勇,顏良文醜俱爲所殺. 今不可力敵,只須設計擒之。」
한복이 말하였다.
“관공은 용맹하여 안량과 문추가 모두 죽임을 당했소.
지금 힘으로 맞설 수 없으니 모름지기 계책을 써서 사로잡는 수밖에 없소.”
孟坦曰:
「吾有一計:
先將鹿角攔定關口,待他到時,小將引兵和他交鋒,佯敗誘他來追,公可用暗箭射之。
若關某墜馬,即擒解許都,必得重賞。」
맹탄이 말하였다.
“제게 한 계책이 있습니다.
먼저 鹿角으로 관문 입구를 막고 그가 오기를 기다려, 제가 병력을 이끌고 그와 교전하다가 패한 척하며 그를 유인해서 추격해 오도록 할 테니, 공께서는 暗箭으로 그를 쏘십시오.
만약 관아무개가 낙마하면 즉시 사로잡아서 허도에 압송하면 반드시 큰 상을 받을 것입니다.”
商議停當,人報關公車仗已到。
상의를 마치자 관공의 수레가 도착하였다는 보고가 왔다.
韓福彎弓插箭,引一千人馬,排列關口,問:
「來者何人?」
한복이 활시위를 당기고 화살을 꽂고, 1천 인마를 이끌어 관문 입구에 벌려 세우고 물었다.
“오는 사람은 누구요?”
關公馬上欠身言曰:
「吾漢壽亭侯關某,敢借過路。」
관공이 말 위에서 몸을 굽혀 말하였다.
“나는 한수정후 관우요. 길을 얻어서 지나고자 하오.”
韓福曰:
「有曹丞相文憑否?」
한복이 말하였다.
“조승상의 증빙서는 있소?”
關公曰 :
「事冗不曾討得。」
관공이 말하였다.
“일이 번잡하여 미리 얻지 못했소.”
韓福曰:
「吾奉丞相鈞命,鎮守此地,專一盤詰往來奸細。
若無文憑,即係逃竄。」
한복이 말하였다.
“내가 승상의 명을 받들어 여기를 지키면서, 왕래하는 세작이 있을까 자세히 검문하는 일에 전념하고 있소.
증빙서가 없으면 도망치는 죄에 걸리오.”
關公怒曰:
「東嶺孔秀,已被吾殺。
汝亦欲尋死耶?」
관공이 노하여 말하였다.
“동령관의 공수를 이미 내가 죽였다.
너도 또한 죽고 싶으냐?”
韓福曰:
「誰人與我擒之?」
한복이 말하였다.
“누가 나에게 저놈을 사로잡아 오겠느냐?”
孟坦出馬,輪雙刀來取關公。
맹탄이 말을 타고 나와 쌍칼을 휘두르며 관공에게 달려들었다.
關公約退車仗,拍馬來迎。
관공이 수레를 약간 물리고 말에 박차를 가해 맞이하였다.
孟坦戰不三合,撥回馬便走。
맹탄이 싸우고 3합도 안 되어 말머리를 돌려 달아났다.
關公趕來。
관공이 뒤쫓았다.
孟坦只指望引誘關公,不想關公馬快,早已趕上,只一刀砍為兩段。
맹탄은 관공을 유인할 생각뿐이어서, 관공의 말이 빠른 줄은 생각지 못하여 이내 따라잡혔고, 단 한칼에 두 동강으로 베어졌다.
關公勒馬回來,韓福閃在門首,盡力放了一箭,正射中關公左臂。
관공이 말고삐를 당겨 돌아오는데, 한복이 순간 문 앞에서 힘껏 화살 하나를 쏘았고, 관공의 왼팔에 적중하였다.
公用口拔出箭,血流不住,飛馬逕奔韓福,衝散眾軍。
관공이 입으로 화살을 뽑고 피가 흘러 멈추지 않는데 나는 듯이 한복에게 짓쳐 들며 군사들을 쫓아버렸다.
韓福急閃不及,關公手起刀落,帶頭連肩,斬於馬下;
殺散眾軍,保護車仗。
한복이 미처 피하기 전에 관공의 손이 들리고 칼이 떨어지더니 머리부터 어깨까지 베어져 말 아래로 떨어졌다. 군사들을 무찔러 흩어버리고 수레를 보호하였다.
關公割帛束住箭傷,於路恐人暗算,不敢久住,連夜投沂水關來。
관공이 비단을 찢어 화살에 맞은 상처를 싸매고 도중에 暗算이 있을까 걱정하여 오래 머물지 못하고 그날 밤에 沂水關으로 갔다.
把關將乃并州人氏,姓卞,名喜,善使流星鎚。
관을 지키는 장수는 병주 출신으로 성은 卞이고 이름은 喜로 流星鎚(줄에 쇳덩이를 달아 던지는 무기)를 잘 다루었다.
原是黃巾餘黨,後投曹操,撥來守關。
원래 황건적의 잔당으로, 뒤에 조조에게 투항해서 관문 수비를 맡았다.
當下聞知關公將到,尋思一計:
就關前鎮國寺中,埋伏下刀斧手二百餘人,誘關公至寺,約擊盞為號,欲圖相害。
그때 관공이 도착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계책을 깊이 생각하였다. 관문 앞의 鎮國寺에 도부수 2백여 인을 매복하고 관공을 절로 유인해서 술잔을 던짐을 신호로 죽이기로 계획하였다.
安排已定,出關迎接關公。
배치가 정하고 관문을 나와 관공을 영접하였다.
公見卞喜來迎,便下馬相見。
관공은 변희가 마중 나옴을 보고 말에서 내려 서로 인사하였다.
喜曰:
「將軍名震天下,誰不敬仰!
今歸皇叔,足見忠義 !」
변희가 말하였다.
“장군의 이름이 천하에 진동하니 누군들 우러르지 않겠습니까!
이제 황숙에게 돌아가신다니 충의를 충분히 알겠습니다.”
關公訴說斬孔秀、韓福之事。
관공이 공수와 한복을 죽이게 된 사정을 설명하였다.
卞喜曰:
「將軍殺之是也。某見丞相,代稟衷曲。」
변희가 말하였다.
“장군께서 그들을 죽여 마땅합니다.
제가 승상을 뵙고 대신 속사정을 아뢰겠습니다.”
關公甚喜,同上馬過了沂水關,到鎮國寺前下馬。
관공이 아주 기뻐하고 함께 말을 타고 기수관을 지나서 진국사 앞에 도착하여 말에서 내렸다.
眾僧鳴鐘出迎。
중들이 종을 울리고 나와서 맞이하였다.
原來那鎮國寺乃漢明帝御前香火院,本寺有僧三十餘人。
원래 이곳 진국사는 한나라 명제의 개인 사찰인데, 이 절에 승려가 3십여 인이 있었다.
內有一僧,卻是關公同鄉人,法名普淨。
그 가운데 한 중이 관공과 같은 同鄉人으로 법명이 普淨이었다.
當下普淨已知其意,向前與關公問訊,曰:
「將軍離蒲東幾年矣?」
그때 보정이 이미 그 뜻을 알고 나와서 관공에게 合掌하고 말하였다
“장군께서 蒲東을 떠나신 지 몇 년이나 되었습니까?”
關公曰:
「將及二十年矣。」
관공이 말하였다.
“곧 20년이 되오.”
普淨曰:
「還認得貧僧否?」
보정이 말하였다.
“아직도 저를 알아보시겠습니까?”
公曰:
「離鄉多年,不能相識。」
관공이 말하였다.
“고향을 떠난 지 여러 해 되어 못 알아보겠소.”
普淨曰:
「貧僧家與將軍家只隔一條河。」
보정이 말하였다.
“저의 집과 장군의 집은 겨우 냇물 하나 떨어져 있었습니다.”
卞喜見普淨敘出鄉里之情,恐有走洩,乃叱之曰:
「吾欲請將軍赴宴,汝僧人何得多言!」
변희는 보정이 고향의 정을 말함을 보고 누설이 있을까 염려하여 꾸짖어 말하였다.
“내가 장군을 연회에 청하려는데 너 같은 중놈이 어찌 말이 많으냐!”
關公曰:
「不然。鄉人相遇,安得不敘舊情耶?」
관공이 말하였다.
“그렇지 않소.
고향 사람끼리 서로 만났으니 어찌 옛정을 나누지 않겠소?”
普淨請關公方丈待茶。
보정이 관공을 방장의 거처로 청해서 차를 대접하려 하였다.
關公曰:
「二位夫人在車上,可先獻茶。」
관공이 말하였다.
“두 분 부인께서 수레에 계시니 먼저 차를 바쳐야겠소.”
普淨教取茶先奉夫人, 然後請關公入方丈。
보정이 먼저 부인들에게 차를 드리도록 한 뒤에, 관공을 방장으로 들어오게 청하였다.
普淨以手舉所佩戒刀,以目視關公。
보정이 차고 있던 戒刀를 손에 들고 눈으로는 관공을 바라보았다.
公會意,命左右持刀緊隨。
관공이 알아차리고 좌우에 명하여 칼을 가지고 바짝 붙으라고 하였다.
卞喜請關公於法堂筵席。
변희가 법당에 마련한 술자리로 관공을 청하였다.
關公曰:
「卞君請關某,是好意? 還是歹意?」
관공이 말하였다.
“卞君이 관우를 청함이 좋은 뜻이오? 아니면 나쁜 뜻이오?”
卞喜未及回言,關公早望見壁衣中有刀斧手,乃大喝卞喜曰:
「吾以汝為好人,安敢如此!」
변희가 미처 답하지 못하는데, 관공이 벌써 壁衣 안에 도부수들이 있음을 발견하고 변희에게 큰 소리로 호통쳤다.
“나는 너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찌 감히 이러느냐!”
卞喜知事洩,大叫:
「左右下手!」
변희가 일이 綻露되었음을 알고 크게 외쳤다.
“처치하라!”
左右方欲動手,皆被關公拔劍砍之。
좌우가 바야흐로 손쓰려 하는데, 관공이 검을 뽑아 모두 베어 죽였다.
卞喜下堂遶廊而走,關公棄劍執大刀來趕。
변희가 마루에서 내려가 행랑을 돌아서 달아나자 관공이 검을 버리고 큰 칼(청룡도)을 쥐고 뒤쫓았다.
卞喜暗取飛鎚擲打關公。
변희가 몰래 관공에게 유성추를 날렸다.
關公用刀隔開鎚,趕將入去,一刀劈卞喜為兩段,隨即回身來看二嫂。
관공이 칼로 유성추를 쳐서 떨어뜨리고 쫓아 들어가 한칼에 변희를 두 동강으로 내었다. 곧 몸을 돌려 두 형수를 찾아갔다.
早有軍人圍住,見關公來,四下奔走。
군사들이 일찍이 수레를 에워싸고 있다가 관공이 옴을 보고 사방으로 달아났다.
關公趕散,謝普淨曰:
「若非吾師,已被此賊害矣。」
관공이 그들을 쫓아서 흩어버리고 보정에게 사례하며 말하였다.
“법사가 아니었으면 이미 도적놈에게 해를 입었을 것이오.”
普淨曰:
「貧僧此處難容,收拾衣缽,亦往他處雲遊也。
後會有期,將軍保重。」
보정이 말하였다.
“저는 여기에서 용납되기 어려우니, 옷과 바리를 수습해서 또한 다른 곳으로 가서 구름처럼 떠돌겠습니다.
다시 만날 날이 있을 것이니, 장군께서는 부디 몸조심하십시오.”
關公稱謝,護送車仗,望滎陽進發。
관공이 사례하고 수레를 호송해서 영양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滎陽太守王植,卻與韓福是兩親家;聞得關公殺了韓福,商議欲暗害關公,乃使人守住關口。
滎陽太守 王植은 한복과 사돈 사이였다. 관공이 한복을 죽였음을 듣고 관공을 몰래 죽이기로 상의하여 사람들에게 관문 입구를 지키게 하였다.
待關公到時,王植出關,喜笑相迎。
관공의 도착을 기다려 왕식이 관문을 나가서 기뻐하고 웃으며 맞이하였다.
關公訴說尋兄之事。
관공이 형을 찾아가는 일을 자세히 설명하였다.
植曰:
「將軍於路驅馳,夫人車上勞困,且請入城,館驛中暫歇一宵,來日登途未遲。」
왕식이 말하였다.
“장군께서 길에서 말을 달리고 부인들께서도 수레에서 노곤하실 테니 우선 입성하셔서 여관에서 하룻밤 쉬시고 내일 길을 나서도 늦지 않을 것이오.”
關公見王植意甚慇懃,遂請二嫂入城。
관공은 왕식의 뜻이 매우 은근함을 보고 마침내 두 형수에게 입성하기를 청하였다.
館驛中皆鋪陳了當。
역관에는 침구가 이미 깔려 있었다.
王植請公赴宴,公辭不往;植使人送筵席至館驛。
왕식이 관공을 연회에 청하지만 관공이 사양하고 가지 않았더니 왕식이 사람을 시켜 역관에 잔치 음식을 보냈다.
關公因於路辛苦,請二嫂晚膳畢,就正房歇定;
令從者各自安歇,飽喂馬匹,關公亦解甲憩息。
관공이 오는 길에서의 辛苦로 인하여 두 형수에게 청하여 저녁식사를 마치고 큰 방에서 쉬도록 하였다. 종자들을 쉬게 하고 말에게도 먹였다. 관공도 역시 갑옷을 벗고 휴식하였다.
卻說
王植密喚從事胡班聽令曰:
「關某背丞相而逃,又於路殺太守並守關將校,死罪不輕!
此人勇武難敵。
汝今晚點一千軍圍住館驛,一人一個火把,待三更時分,一齊放火;
不問是誰,盡皆燒死!
吾亦自引軍接應。」
한편,
왕식이 몰래 從事 胡班을 불러 명령하였다.
“관아무개가 승상을 배반하고 달아나서, 또한 도중에 태수와 관문 수비 장교들을 죽였으니 죽을죄라 가볍지 않다!
그자의 무예와 용맹은 대적하기 어렵다.
자네는 저녁에 1천 군사를 뽑아 驛館을 에워싸고 병사 한 사람마다 횃불 하나씩 들고 3경까지 기다렸다가 일제히 방화하라.
누구든 가리지 말고 모조리 불태워 죽여라!
나도 역시 스스로 군사를 이끌고 접응하겠다.”
胡班領命,便點起軍士,密將乾柴引火之物,搬於館驛門首,約時舉事。
호반이 명령대로 군사를 뽑아서 몰래 장작 등 인화물질을 역관 문 앞에 쌓아놓고 거사할 시간을 약속하였다.
胡班尋思:
「我久聞關雲長之名,不識如何模樣,試往窺之。」
호반이 곰곰이 생각하였다.
‘내가 관운장의 명성을 들은 지 오래이나 어떤 모습인지 모르니 시험 삼아 가서 봐야겠다.’
乃至驛中,問驛吏曰:
「關將軍在何處?」
이에 역관에 들어가서 역리에게 물었다.
“관장군께서 어디 계시오?”
答曰:
「正廳上觀書者是也。」
대답하였다.
“대청 위에서 책을 보시는 분이오.”
胡班潛至廳前,見關公左手綽髯,於燈下憑几看書。
호반이 몰래 대청 앞에 가서 보니, 관공이 왼손으로 수염을 쓰다듬으며 등불 아래 탁자에 기대어 책을 읽고 있었다.
班見了,失聲歎曰:
「真天人也!」
호반이 보고 저도 모르게 소리를 내어 탄식하였다.
“참으로 천인이시구나!”
公問何人。胡班入拜曰:
「滎陽太守部下從事胡班。」
관공이 누구냐 물으니, 호반이 들어가 절하며 말하였다.
“영양태수의 부하인 종사 호반입니다.”
關公曰:
「莫非許都城外胡華之子否?」
관공이 말하였다.
“허도성 밖에 사시는 호화의 아들이오?”
班曰:
「然也。」
호반이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公喚從者於行李中取書付班。
관공이 從者를 불러 짐 속에서 서찰을 꺼내서 호반에게 주게 하였다.
班看畢,歎曰:
「險些誤殺忠良!」
호반이 읽고 나서 탄식하였다.
“하마터면 충성스럽고 선량하신 분을 몰라뵙고 죽일 뻔했습니다.”
遂密告曰:
「王植心懷不仁,欲害將軍,暗令人四面圍住館驛,約於三更放火。
今某當先去開了城門,將軍急收拾出城。」
이어서 밀고하였다.
“왕식이 모진 마음을 품고 장군을 해치려고 몰래 군사들로 여관의 사방을 포위하여 3경 무렵에 방화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지금 제가 먼저 가서 성문을 열어놓을 테니 장군께서는 빨리 챙겨서 성을 나가십시오.”
關公大驚,忙披挂提刀上馬,請二嫂上車,盡出館驛,果見軍士各執火把聽候。
관공이 깜짝 놀라 서둘러 갑옷을 걸치고 칼을 쥐고 말에 올라 두 형수를 수레에 오르게 하였다. 모두가 역관을 나오니 과연 군사들이 각각 횃불을 들고 대기하고 있었다.
關公急來到城邊,只見城門已開。
관공이 급히 성 주변으로 가니, 벌써 성문이 열려 있었다.
關公催車仗急急出城。
관공이 수레를 재촉해서 황급히 성을 나왔다.
胡班還去放火。
호반은 방화하러 되돌아갔다.
關公行不到數里,背後火把照耀,人馬趕來。
관공의 행렬이 몇 리를 안 가서, 뒤에서 횃불을 비추며 인마가 뒤쫓아왔다.
當先王植大叫:
「關某休走!」
선두의 왕식이 크게 외쳤다.
“관아무개는 달아나지 말라!”
關公勒馬,大罵:
「匹夫!
我與你無讎,如何令人放火燒我?」
관공이 말고삐를 당기고 큰 소리로 꾸짖었다.
“필부놈아!
나는 너와 원수진 일이 없는데, 어째서 사람들에게 불을 지르게 하여 나를 태워 죽이려 하느냐?”
王植拍馬挺鎗,逕奔關公;被關公攔腰一刀,砍為兩段。
왕식이 말에 박차를 가하고 창을 꼬나잡고 관공에게 달려들었지만 관공에게 한칼에 허리를 베여 두 토막이 났다.
人馬都趕散。
인마가 모두 달아나 흩어졌다.
關公催車仗速行,於路感胡班不已。
관공이 수레를 재촉해서 빨리 몰아가며, 도중에 호반에게 감사해 마지않았다.
行至滑州界首,有人報與劉延。
일행이 활주의 경계에 이르자 누군가 劉延에게 보고하였다.
延引數十騎,出郭而迎。
유연이 수십 기를 이끌고 성곽을 나와 영접하였다.
關公馬上欠身而言曰:
「太守別來無恙?」
관공이 말 위에서 몸을 숙여 말하였다.
“태수께서 그간 無恙하셨소?”
延曰:
「公今欲何往?」
유연이 말하였다.
“공께서 지금 어디로 가십니까?”
公曰:
「辭了丞相,去尋家兄。」
관공이 말하였다.
“승상께 작별하고 형님을 찾아갑니다.”
延曰:
「玄德在袁紹處。紹乃丞相讎人,如何容公去?」
유연이 말하였다.
“현덕은 원소 진영에 있소.
원소는 곧 승상의 원수인데 어찌 공이 가도록 용납하셨겠소?”
公曰:
「昔日曾言定來。」
관공이 말하였다.
“지난날에 약속해 두었소.”
延曰:
「今黃河渡口關隘,夏侯惇部將秦琪據守。
恐不容將軍過渡。」
유연이 말하였다.
“지금 황하의 나루터 요충지를 하후돈의 부장인 秦琪가 지키고 있소.
아마도 장군이 건너감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오.”
公曰:
「太守應付船隻,若何?」
관공이 말하였다.
“태수께서 배를 한 척 내어주시면 어떻겠소?”
延曰:
「船隻雖有,不敢應付。」
유연이 말하였다.
“배가 비록 있지만, 감히 내어드리지는 못하오.”
公曰:
「我前者誅顏良、文醜,亦曾與足下解厄。
今日求一渡船而不與,何也 ?」
관공이 말하였다.
“내가 전에 안량과 문추를 죽이고 또한 그대를 위기를 벗어나게 한 적이 있소.
오늘 건너갈 배 한 척을 구하는데 주지 않겠다니 무슨 까닭이오?”
延曰:
「只恐夏侯惇知之,必然罪我。」
유연이 답하였다.
“아마도 하후돈이 그것을 알게 되어 틀림없이 나에게 죄를 물을 것이오.”
關公知劉延無用之人,遂自催車仗前進。
관공은 유연이 쓸모없는 인간임을 알고 스스로 수레를 재촉해 전진하였다.
到黃河渡口,秦琪引軍出問:
「來者何人?」
황하 나루터에 이르자 진기가 군사를 이끌고 와서 물었다.
“오는 사람은 누구요?”
關公曰:
「漢壽亭侯關某也。」
관공이 말하였다.
“한나라 수정후 관우요.”
琪曰:
「今欲何往?」
진기가 말하였다.
“지금 어디로 가고자 하시오?”
關公曰:
「欲投河北去尋兄長劉玄德,故來借渡。」
관공이 말하였다.
“하북으로 가서 형님이신 유현덕을 찾으려 하니, 아무쪼록 건너게 해 주시오.”
琪曰:
「丞相公文何在?」
진기가 말하였다.
“승상의 공문은 어디에 있소?”
公曰:
「吾不受丞相節制,有甚公文?」
관공이 말하였다.
“나는 승상의 통제를 받지 않는데 무슨 공문이 있겠소?”
琪曰:
「吾奉夏侯將軍將令,把守關隘.
你便插翅,也飛不過去!」
진기가 말하였다.
“내가 하후돈 장군의 군령을 받들어 요충지를 지키고 있다.
네가 날개를 달았을지라도 날아서 통과하지 못한다!”
關公大怒曰:
「你知我於路斬戮攔截者乎?」
관공이 크게 노하여 말하였다.
“너는 내가 도중에 가로막는 자들을 베었음을 알고 있느냐?”
琪曰:
「你只殺得無名下將,敢殺我麼?」
진기가 말하였다.
“네가 이름 없는 하급 장수들을 죽였다고 감히 나를 죽이겠느냐?”
關公怒曰:
「汝比顏良、文醜若何?」
관공이 성을 내어 말하였다.
“네가 안량, 문추에 비하면 어떠하냐?”
秦琪大怒,縱馬提刀,直取關公。
진기가 크게 노해서 말을 내달려 칼을 쥐고 관공에게 곧장 덤벼들었다.
二馬相交,只一合,關公刀起,秦琪頭落。
두 말이 교차하여 단 1합에 관공의 칼이 솟구치자 진기의 머리가 떨어졌다.
關公曰:
「當吾者已死,餘人不必驚走。
速備船隻,送我渡河。」
관공이 말하였다.
“내게 맞선 자가 죽었으니 나머지 사람은 놀라 달아날 필요가 없다.
어서 배 한 척을 준비해서 내가 건너가게 하라.”
軍士急撐舟傍岸。
군사들이 급히 배를 저어 강가에 대었다.
關公請二嫂上船渡河。
관공이 두 형수에게 청하여 배에 오르게 하고 황하를 건넜다.
渡過黃河,便是袁紹地方。
황하를 건너자 바로 원소의 땅이다.
關公所歷關隘五處,斬將六員。
관공은 지나온 關隘 다섯 곳에서 여섯 장수를 베었다.
後人有詩歎曰:
후인이 시를 지어 탄식하였다.
<掛印封金辭漢相, 尋兄遙望遠途還。
馬騎赤兔行千里, 刀偃青龍出五關。
忠義慨然沖宇宙, 英雄從此震江山。
獨行斬將應無敵, 今古留題翰墨間。 >
<인장과 보화는 그대로 남겨둔 채 조조를 하직하고, 저 멀리 바라보며 형을 찾아 길을 가네.
하루에 천리 가는 적토마를 타고, 청룡언월도로 다섯 관을 돌파했네.
충의심은 시원스레 하늘을 높이 날아, 영웅은 그때부터 강산을 뒤흔들었네.
홀로 나가 적장을 베니 당해낼 적이 없어, 고금의 서화가들에게 제목으로 남았네.>
關公於馬上自歎曰:
「吾非欲沿途殺人,奈事不得已也。
曹公知之,必以我為負恩之人矣。」
관공이 말 위에서 자탄하였다.
“내가 지나는 길에서 사람들을 죽이려 하지는 않았는데 사정이 부득이하였다.
조공이 알면 반드시 나를 배은망덕한 사람이라 여기겠구나.”
正行間,忽見一騎自北而來,大叫:
「雲長少住!」
가고 있는데 갑자기 북쪽에서 一騎가 달려오며 크게 외쳤다.
“운장은 잠깐 멈추시오!”
關公勒馬視之,乃孫乾也。
관공이 말고삐를 당기고 바라보니 바로 손건이었다.
關公曰:
「自汝南相別,一向消息若何?」
관공이 말하였다.
“여남에서 헤어진 후에 여태 소식이 어떠합니까?”
乾曰:
「劉辟、龔都,自將軍回兵之後,復奪了汝南;
遣某往河北結好袁紹,請玄德同謀破曹之計。
不想河北將士,各相妒忌。
田豐尚囚獄中;沮授黜退不用;審配、郭圖各自爭權;
袁紹多疑,主持不定。
某與劉皇叔商議,先求脫身之計。
今皇叔已往汝南會合劉辟去了。
恐將軍不知,反到袁紹處,或為所害,特遣某於路迎接將來。
幸於此得見。
將軍可速往汝南與皇叔相會。」
손건이 말하였다.
“유벽과 공도가 장군께서 회군하신 뒤에 다시 여남을 빼앗았습니다.
저를 하북으로 보내 원소와 우호를 맺고 현덕을 청하여 조조를 깰 계책을 함께 의논하였습니다.
뜻밖에 하북의 장수와 선비들이 각기 질투하고 시기하게 되었습니다.
전풍은 아직 옥중에 있고, 저수는 쫓겨나서 쓰이지 않으며, 심배와 곽도는 각자 권력을 다툽니다.
원소는 의심이 많고 주장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제가 유황숙과 상의하여 먼저 탈출할 계책을 구했습니다.
지금 황숙께서 벌써 여남으로 가서 유벽과 회합하려고 떠나셨습니다.
장군께서 모르고 오히려 원소에게 갔다가 해를 입으실까 걱정하여, 특별히 저를 보내 중도에서 장군을 영접하게 하셨습니다.
다행히 여기에서 뵙게 되었습니다.
장군께서 어서 여남으로 가셔서 황숙을 만나십시오.”
關公教孫乾見夫人。
관공이 손건에게 두 부인을 뵙게 하였다.
夫人問其動靜。
부인들이 그간의 동정을 물었다.
孫乾備說:
「袁紹二次欲斬皇叔,今幸脫身往汝南去了。夫人可與皇叔此處相會。」
손건이 자세히 설명하였다.
“원소가 두 번이나 황숙을 베려 했으나 이제는 다행히 몸을 뽑아 여남으로 떠났습니다.
부인께서는 거기에서 황숙을 만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
二夫人皆掩面垂淚。
두 부인이 모두 얼굴을 가리고 눈물 흘렸다.
關公依言,不投河北去,逕取汝南來。
관공이 말을 따라, 하북으로 가지 않고 곧장 여남으로 갔다.
正行之間,背後塵埃起處,一彪人馬趕來。
가는 중에 뒤에서 먼지가 일어나는 곳에 한 무리 인마가 뒤쫓아왔다.
當先夏侯惇,大叫:
「關某休走!」
선두의 하후돈이 크게 외쳤다.
“관아무개는 달아나지 말라!”
正是:
六將阻關徒受死,一軍攔路復爭鋒。
이야말로
<여섯 장수가 관공을 막아서다가 헛되이 죽었는데, 한 무리 군사들이 길을 막고 다시 싸우려 하네.>라는 상황이다
畢竟關公怎生脫身,且聽下文分解。
결국 관공는 어떻게 벗어날까? 다음 回의 이야기를 또 들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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