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연의

三國演義(삼국연의)29회-小霸王과 碧眼兒

耽古樓主 2023. 2. 11. 04:34

第二十九回
小霸王怒斬于吉 碧眼兒坐領江東
제29회
小霸王이 노하여 우길을 참하고, 碧眼兒가 앉아서 강동을 받는다.


卻說
孫策自霸江東兵精糧足
각설,
손책이 자력으로 강동을 제패하니 병사는 정예하고 식량이 넉넉하였다.

建安四年襲取廬江敗劉勳使虞翻馳檄豫章豫章太守華歆投降
건안 4년에 여강을 습격하여 유훈을 패퇴시켰고, 우번을 시켜 예장에 격문을 보내니 豫章太守 華歆 이 투항하였다.

自此聲勢大振乃遣張紘往許昌上表獻捷
이때부터 聲勢를 크게 떨쳐서 張紘을 허창으로 보내어 표를 올려 獻捷하였다.

曹操知孫策強盛歎曰
獅兒難與爭鋒也!」
조조는 손책이 강성함을 알고 탄식하였다.
“사자 같은 아이와 싸우기 어렵겠구나!”

遂以曹仁之女許配孫策幼弟孫匡兩家結婚
마침내 조인의 딸을 孫策幼弟 孫匡에게 시집보내어 두 집안이 결혼하였다.

留張紘在許昌
장굉을 허창에 머물러 있게 하였다.

孫策求為大司馬曹操不許
손책이 대사마 벼슬을 요청했으나 조조가 허락하지 않았다.

策恨之常有襲許都之心
손책이 그것을 한스럽게 여겨, 늘 허도를 습격하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於是吳郡太守許貢乃暗遣使赴許都上書于曹操
이에 吳郡太守 許貢이 몰래 허도에 사자를 보내어 조조에게 글을 바쳤다.

其略曰
<孫策驍勇與項籍相似
朝廷宜外示榮寵召還京師
不可使居外鎮以為後患>
그 대략은 이렇다.
<손책은 용맹하여 項籍과 닮았습니다.
조정에서 마땅히 은총을 겉으로 나타내어 서울로 불러들여야 합니다.
外鎮에 머물게 하여 후환이 되게 해서는 안 됩니다.>

使者齎書渡江被防江將士所獲解赴孫策處
사자가 글을 가지고 강을 건너다가, 防江將士에게 잡혔고, (防江將士는) 손책의 처소로 압송하였다.

策觀書大怒斬其使遣人假意請許貢議事
손책이 글을 읽어보고 크게 노하여 사자를 참하고, 사람을 보내어 거짓으로 허공에게 일을 의논하자며 오기를 청하였다.

貢至策出書示之叱曰
汝欲送我於死地耶!」
허공이 도착하니 손책이 出書示之하고 꾸짖었다.
“네가 나를 죽을 곳으로 보내려 하느냐!”

命武士絞殺之
무사들에게 명하여 목 졸라 죽였다.

貢家屬皆逃散
허공의 家屬이 모두 달아나 흩어졌다.

有家客三人欲為許貢報讎恨無其便
허공의 식객 세 사람이 허공을 위하여 복수를 꾀하나 기회가 없어 한스럽게 여겼다.

一日孫策引軍會獵於丹徒之西山趕起一大鹿
하루는 손책이 군사들을 이끌고 丹徒之西山에 모여서 사냥을 하는데, 큰 사슴 한 마리를 산 위로 몰아갔다.

策縱馬上山逐之
손책이 말을 달려 산을 오르며 뒤쫓았다.

正趕之間只見樹林之內有三個人持鎗帶弓而立
뒤쫓고 있는데 숲속에 세 사람이 持鎗帶弓하고 서 있음을 보았다.

策勒馬問曰
汝等何人?」
손책이 말고삐를 당기며 물었다.
“너희는 누구냐?”

答曰
乃韓當軍士也
在此射鹿。」
대답하였다.
“한당의 군사들입니다. 여기서 사슴을 쏘겠습니다.”

策方舉轡欲行一人拈鎗望策左腿便刺
손책이 바야흐로 말을 몰고 가려 하는데, 한 사람이 창을 들고 손책의 왼쪽 허벅지를 향해 찔렀다.

策大驚急取佩劍從馬上砍去劍刃忽墜止存劍靶在手
손책이 깜짝 놀라 급히 佩劍을 뽑아 말 위에서 베려 했으나 칼날이 갑자기 떨어져 버리고 겨우 칼자루만 손에 남아 있었다.

一人早拈弓搭箭射來正中孫策面頰
한 사람이 재빨리 拈弓搭箭하여 쏘아 손책의 뺨을 명중시켰다.

策就拔面上箭取弓回射放箭之人應弦而倒
손책이 면상의 화살을 뽑고, 활을 취하여 되쏘니 放箭之人이 시위 소리와 함께 쓰러졌다.

那二人舉鎗向孫策亂搠大叫曰
我等是許貢家客, 特來爲主人報讎!
다른 두 사람이 창을 치켜들어 손책을 마구 찔러오며 크게 외쳤다.
“우리는 허공의 식객으로 주인을 위하여 복수하러 일부러 왔다!”

策別無器械, 只以弓拒之, 且拒且走.
손책이 별다른 무기가 없어 오로지 활로 막으며, 한편으로 막고 한편으로 달아났다.

二人死戰不退
두 사람이 죽기로 싸우며 물러나지 않았다.

策身被數鎗馬亦帶傷
손책의 몸은 몇 군데 창에 찔리고 말도 負傷하였다.

正危急之時程普引數人至
위급한 때에 정보가 몇 사람을 이끌고 이르렀다.

孫策大叫
殺賊!」
손책이 크게 외쳤다.
“도적들을 죽여라!”

程普引眾齊上將許貢家客砍為肉泥
정보가 사람들을 이끌고 일제히 올라와 허공의 식객들을 베어 다짐육을 만들었다.

看孫策時血流滿面被傷至重乃以刀割袍裹其傷處救回吳會養病
손책을 살펴보니 온 얼굴에 피가 흘렀고, 입은 상처가 지극히 위중하였다. 칼로 전포를 도려내어 상처를 싸매고, 구하여 오회로 돌아가 養病하였다.


後人有詩讚許家三客曰
< 孫郎智勇冠江湄射獵山中受困危
許客三人能死義殺身豫讓未為奇>
후인이 시를 지어 허공의 세 식객을 찬양하였다.
<손랑의 지혜와 용맹은 강가에 제일이나, 산속에서 사냥하다가 위기를 만났구나.
허공의 세 식객이 의리에 죽으니, 옛날 예양의 殺身도 기이하지 않도다.>


卻說
孫策受傷而回使人尋請華佗醫治
각설,
손책이 부상하고 돌아와서 사람을 보내 화타에게 치료하러 오기를 청하였다.

不想華佗已往中原去了止有徒弟在吳命其治療
뜻밖에 화타는 중원으로 가고 없고, 다만 제자가 오 땅에 있어서 그에게 치료를 명하였다.

其徒曰
箭頭有藥毒已入骨
須靜養百日方可無虞
若怒氣衝激其瘡難治。」
그 제자가 말하였다.
“화살 끝에 독이 발라져 있어서 뼛속까지 파고들었습니다.
반드시 백 일간 靜養해야 걱정이 없겠습니다.
노기가 치솟으면 상처가 낫기 어렵습니다.”

孫策為人最是性急恨不得即日便愈
손책의 사람됨이 성급하기 제일이어서 그날 당장 낫지 않음을 한스러워하였다.

將息到二十餘日忽聞張紘有使者自許昌回策喚問之
스무날 남짓 쉬었는데, 문득 장굉이 허창에서 사자를 돌려보냈음을 듣고, 손책이 불러 물었다.

使者曰
曹操甚懼主公其帳下謀士亦俱敬服惟有郭嘉不服。」
사자가 말하였다.
“조조가 주공을 몹시 두려워하고 부하 모사들 역시 존경합니다. 다만 곽가가 굽히지 않습니다.”

策曰
郭嘉曾有何說?」
손책이 말하였다.
“곽가가 무슨 말을 했는가?”

使者不敢言
사자가 감히 말하지 못하였다.

策怒固問之
손책이 노하여 다그쳤다.

使者只得從實告曰
郭嘉曾對曹操言
主公不足懼也.
輕而無備性急少謀乃匹夫之勇耳
他日必死於小人之手。」
사자가 어쩔 수 없이 사실대로 고하였다.
“곽가가 조조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주공께서 두려워할 게 못 됩니다,
가벼워 대비가 없고 성급하며 꾀가 모자라니 匹夫之勇일 뿐입니다.
훗날 반드시 小人之手에 죽을 것입니다.’”

策聞言大怒曰
匹夫安敢料吾
吾誓取許昌!」
손책이 그 말을 듣고 크게 노하여 말하였다.
“필부가 어찌 감히 나를 헤아리겠느냐!
내 맹세코 허창을 취하겠다!”

遂不待瘡愈便欲商議出兵
그리하여 상처가 낫기를 기다리지 않고 출병을 상의하려고 하였다.

張昭諫曰
醫者戒主公百日休動今何因一時之忿自輕千金之軀?」
장소가 간하였다.
“의사가 주공에게 백 일간 움직이지 말라고 경계했는데, 지금 어찌하여 一時之忿으로 千金之軀를 스스로 가볍게 여기십니까?”

正話間忽報袁紹遣使陳震至
이야기하는 중에 문득 원소가 보낸 사자 陳震이 도착하였다고 보고하였다.

策喚入問之
손책이 불러들여 물었다.

震具言袁紹欲結東吳為外應共攻曹操
진진이 자세히 말하기를, 원소는 동오와 우호를 맺어서 바깥에서 응원하게 하고, 함께 조조를 치려고 한다고 하였다.

策大喜即日會諸將於城樓上設宴款待陳震
손책이 크게 기뻐하며 그날 즉시 장수들을 성루에 모아 연회를 베풀고 진진을 환대하였다.

飲酒之間忽見諸將互相偶語, 紛紛下樓.
술을 마시고 있는데, 문득 장수들이 끼리끼리 말을 하며 분분히 성루를 내려감을 보았다.

策怪問何故
손책이 괴이하게 여겨 무슨 까닭인지 물었다.

左右曰
有于神仙者今從樓下過諸將欲往拜之耳。」
좌우에서 말하였다.
“于神仙이란 분이 지금 성루 아래로 지나가니 장수들이 가서 절하려 할 뿐입니다.”

策起身憑欄觀之見一道人身披鶴氅手攜藜杖立於當道百姓俱焚香伏道而拜
손책이 일어나서 난간에 기대어 바라보았다. 어떤 도인이 학창(학의 깃털로 만든 옷)을 입고 손에 명아주 지팡이를 짚고 길에 서 있고, 백성들이 모두 향을 사르고 길에 엎드려 절하고 있었다.

策怒曰
是何妖人
快與我擒來!」
손책이 노하여 말하였다.
“이놈이 어떤 妖人인가?
어서 내게 잡아 오너라!”

左右告曰
此人姓于名吉
寓居東方往來吳會
普施符水救人萬病無有不驗
當世呼為神仙未可輕瀆。」
좌우가 고하였다.
“이분의 성은 于이고 이름은 吉입니다.
동쪽에 사는데 오회 땅을 왕래합니다.
널리 부적 태운 물을 베풀어 사람들의 온갖 병을 치료하는데 징험하지 않음이 없습니다.
세상에서 신선이라 부르니 함부로 모독하면 안 됩니다.”

策愈怒喝令:
速速擒來
違者斬!」
손책이 더욱 노하여 고함쳐서 명령하였다.
“어서 잡아 오느라!
어기는 자는 참하겠다!”

左右不得已只得下樓擁于吉至樓上
좌우가 어쩌지 못하여 성루를 내려가서, 于吉을 에워싸고 성루로 올 수밖에 없었다.

策叱曰
狂道怎敢煽惑人心! 」
손책이 꾸짖었다.
“미친 도사가 어찌 감히 인심을 현혹하느냐!”

于吉曰
貧道乃琅琊宮道士
順帝時曾入山採藥得神書於曲陽泉水上號曰太平青領書
凡百餘卷皆治人疾病方術
貧道得之惟務代天宣化普救萬人
未曾取人毫釐之物安得煽惑人心?」
우길이 말하였다.
“貧道는 낭야궁의 도사입니다.
順帝 시절에 일찍이 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다가 曲陽泉 물가에서 神書를 얻었는데 이름은 <太平青領書>입니다.
모두 백여 권인데, 모두 사람들의 질병을 치료하는 方術이었습니다.
貧道가 그 책을 얻고 나서, 하늘을 대신하여 교화하고 萬人을 널리 구제하기를 오로지 힘썼습니다.
남에게서 털끝만치의 재물도 취하지 않았는데 어찌 인심을 현혹할 수 있겠습니까?”

策曰
汝毫不取人衣服飲食從何而得
汝即黃巾張角之流
今若不誅必為後患!」
손책이 말하였다.
“네가 털끝도 남에게서 취하지 않았으면 옷이며 음식을 어디에서 얻었느냐?
네놈이 바로 황건적 장각의 부류이구나.
지금 죽이지 않으면 틀림없이 後患이 되겠다!”

叱左右斬之
좌우에게 소리쳐 참하라 하였다.

張昭諫曰
于道人在江東數十年並無過犯不可殺害。」
장소가 간하였다.
“우도인은 강동에 수십 년 있었으나 아무 잘못이 없으니 죽이면 안 됩니다.”

策曰
此等妖人吾殺之何異屠豬狗!」
손책이 말하였다.
“이런 요사한 놈을 내가 죽음이 개돼지를 죽임과 뭣이 다르겠는가!”

眾官皆苦諫陳震亦勸
관리들이 모두 애써 간언하고 진진도 역시 권하였다.

策怒未息命且囚於獄中
손책은 노여움이 삭지 않아서 우선 옥에 가두라고 명령하였다.

眾官俱散
관리들이 모두 흩어졌다.

陳震自歸館驛安歇
진진도 객사에 돌아가 쉬었다.

孫策歸府早有內侍傳說此事與策母吳太夫人知道
손책이 부중으로 돌아가자, 어느새 내시가 이 일을 손책의 어머니 오태부인에게 전하여 부인이 알게 되었다.

夫人喚孫策入後堂謂曰
吾聞汝將于神仙下於縲絏
此人多曾醫人疾病軍民敬仰不可加害。」
오태부인이 손책을 後堂으로 불러들여 말하였다.
“내가 듣자니 네가 우신선을 하옥했더구나.
이 사람은 사람들의 질병을 많이 고쳐 주었고 軍民이 敬仰하니 해쳐서는 안 된다.”

策曰
此乃妖人能以妖術惑眾不可不除!」
손책이 말하였다.
“그는 요망한 사람입니다. 妖術로 사람들을 현혹할 수 있으니 없애지 않을 수 없습니다.”

夫人再三勸解
오태부인이 재삼 풀어주라고 권하였다.

策曰
母親勿聽外人妄言
兒自有區處。」
손책이 말하였다.
“어머니께서는 외부인의 망언을 듣지 마십시오.
제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乃出喚獄吏取于吉來問
그리고 나가서 獄吏를 불러 우길을 문초하고자 데려오게 하였다.

原來獄吏皆敬信于吉吉在獄中時盡去其枷鎖及策喚取方帶枷鎖而出
알고 보니 옥리들은 모두 우길을 존경하고 믿어서 우길이 옥중에 있을 때 칼과 족쇄를 모두 풀어놓고 있다가, 손책이 불러서야 비로소 (우길은) 칼과 자물쇠를 차고 나왔다.

策訪知大怒痛責獄吏仍將于吉械繫下獄
손책이 살펴보아 알고, 크게 노하여 옥리를 호되게 질책하고 다시 우길에게 형구를 채워 하옥하였다.

張昭等數十人連名作狀拜求孫策乞保于神仙
장소 등 수십 인이 연명장을 작성하여 손책을 배알하고 우신선을 살려 주기를 애걸하였다.

策曰
公等皆讀書人何不達理
昔交州刺史張津聽信邪教鼓瑟焚香常以紅帕裹頭自稱可助出軍之威後竟為敵軍所殺
此等事甚無益諸君自未悟耳
吾欲殺于吉正思禁邪覺迷也。」
손책이 말하였다.
“그대들 모두 공부한 사람들인데 어찌 이치를 모르오?
예전에 交州刺史 張津이 사교를 믿어 비파를 연주하고 향을 사르며 늘 붉은 띠로 머리를 싸매고 스스로 칭하기를, 출전하는 군사의 위세를 돋운다고 하더니, 그 뒤 결국 적군들에게 죽임을 당했소.
이런 일은 심히 무익한데 여러분들이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오.
내가 우길을 죽이려 함은, 생각을 바르게 하고 사특함을 금하고 미신에서 깨어나게 하려 함이오.”

呂範曰
某素知于道人能祈風禱雨
方今天旱何不令其祈雨以贖罪?」
여범이 말하였다.
“제가 평소 알기에 우도인은 祈風禱雨할 수 있습니다.
지금 날이 가문데, 어찌하여 그에게 비를 빌게 하여 속죄하게 하지 않습니까?”

策曰
吾且看此妖人若何。」
손책이 말하였다.
“내 우선 그 妖人이 어찌하는지 보겠소.”

遂命於獄中取出于吉開其枷鎖令登壇求雨
이어 명령하기를, 옥중에서 우길을 데려와서 칼과 족쇄를 풀고 단에 올라 비를 빌게 하였다.

吉領命即沐浴更衣取繩自縛於烈日之中
우길이 명을 받고 즉시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고는 뜨거운 햇볕에서 밧줄로 자신을 결박하였다.

百姓觀者填街塞巷
구경하는 백성이 거리를 메우고 골목도 막았다.

于吉謂眾人曰
吾求三尺甘霖以救萬民然我終不免一死。」
우길이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3척의 단비를 빌어서 만백성을 구원하겠지만 나는 끝내 죽음을 면하지 못할 것이오.”

眾人曰
若有靈驗主公必然敬服。」
사람들이 말하였다.
“만약 영험이 있으면 주공께서도 틀림없이 敬服할 터입니다.”

于吉曰
氣數至此恐不能逃。」
우길이 말하였다.
“운수가 여기에 이르렀으니 아마 벗어날 수 없을 것이오.”

少頃孫策親至壇中下令
若午時無雨即焚死于吉。」
잠시 후 손책이 몸소 제단에 이르러 명령하였다.
“만약 오시가 되도록 비가 내리지 않으면 우길을 불태워 죽여라.”

先令人堆積乾柴伺候
먼저 사람들에게 마른 장작을 쌓아놓고 명령을 기다리게 하였다.

將及午時狂風驟起
오시가 되려고 하니 광풍이 갑자기 일어났다.

風過處四下陰雲漸合.
바람이 지나가자 사방에서 먹구름이 몰려들었다.

策曰
時已近午空有陰雲而無甘雨正是妖人!」
손책이 말하였다.
“시간이 벌써 오시에 가까운데 하늘에 먹구름만 끼고 단비는 오지 않으니 정말로 妖人이다!”

叱左右將于吉扛上柴堆四下舉火隨風起
좌우를 꾸짖어 우길을 장작더미 위로 들어 올리게 하고 사방에 불을 지르니, 불꽃이 바람을 따라 치솟았다.

忽見黑煙一道沖上空中一聲響亮雷電齊發大雨如注
갑자기 한줄기 검은 연기가 공중에 솟구쳐 오르더니, 크게 소리가 나며 천둥 번개가 일제히 치고 큰비가 쏟아진다.

頃刻之間街市成河溪澗皆滿足有三尺甘雨
순식간에 거리가 강을 이루고 냇물들이 모두 가득 차서 족히 3척 단비가 되었다.

于吉仰臥於柴堆之上大喝一聲雲收雨住復見太陽
우길이 장작더미 위에 하늘을 보고 누워서 크게 소리 지르자 구름이 걷히고 비가 멎고 다시 해가 나타났다.

於是眾官及百姓共將于吉扶下柴堆解去繩索再拜稱謝
이에 관리와 백성들이 함께 우길을 장작더미 아래로 부축해 내려 결박을 풀고 再拜하며 사례하였다.

孫策見官民俱羅拜於水中不顧衣服乃勃然大怒叱曰
晴雨乃天地之定數妖人偶乘其便你等何得如此惑亂!」
손책은 官民이 모두 물속에 둘러서서 절하며 옷을 돌보지 않음을 보고, 발끈 노하여 꾸짖었다.
“날이 개고 비가 옴은 천지의 정해진 운수이고 妖人이 우연히 그것을 편승하였는데 너희는 어찌 이다지도 혹하여 난리이냐!”

掣寶劍令左右速斬于吉
보검을 뽑아 좌우에게 명하여 우길을 속히 참하라고 하였다.

眾官力諫
관리들이 힘껏 간하였다.

策怒曰
爾等皆欲從于吉造反耶?」
손책이 노해서 말하였다.
“너희들이 모두 우길을 따라 造反하려느냐?”

眾官乃不敢復言
관리들이 이에 감히 다시 말하지 못하였다.

策叱武士將于吉一刀斬頭落地
손책이 꾸짖자 무사가 우길을 한칼에 머리를 베어 땅에 떨어뜨렸다.

只見一道青氣投東北去了
한줄기 푸른 기운이 동북쪽으로 감이 보였다.

策命將其屍號令於市以正妖妄之罪
손책이 명하여 그 시체를 저잣거리에서 호령하여, 요망한 죄를 바로잡고자 하였다.

是夜風雨交作及曉不見了于吉屍首
그날 밤 비바람이 번갈아 일고 새벽이 되자 우길의 시체가 보이지 않았다.

守屍軍士報知孫策
시체를 지키던 군사가 손책에게 보고하였다.

策怒欲殺守屍軍士
손책이 노하여 守屍軍士를 죽이려 하였다.

忽見一人從堂前徐步而來
갑자기 어떤 사람이 나타나 당 앞에서부터 천천히 걸어왔다.

視之卻是于吉
보니 바로 우길이었다.

策大怒正欲拔劍砍之忽然昏倒於地
손책이 크게 노하여 칼을 뽑아 베려다가 문득 혼절해 바닥에 쓰러졌다.

左右急救入臥內半晌方甦
좌우에서 급히 구하여 안으로 들여 눕혔더니 한나절이 지나서야 깨어났다.

吳太夫人來視疾謂策曰
吾兒屈殺神仙故召此禍。」
오태부인이 와서 병세를 살펴보고 손책에게 말하였다.
“우리 아들이 억지로 신선을 죽여 이런 재앙을 불렀구나.”

策笑曰
兒自幼隨父出征殺人如麻何曾有為禍之理
今殺妖人正絕大禍安得反為我禍?」
손책이 웃으며 말하였다.
“제가 어려서부터 아버지를 따라 출정해서 사람 죽이기를 삼 자르듯 하였지만, 언제 재앙의 원인이 된 적이 있었습니까?
지금 妖人을 죽여 바로 큰 재앙을 끊었는데 어찌 도리어 제게 재앙이 되겠습니까?”

夫人曰
因汝不信以致如此今可作好事以禳之。」
오태부인이 말하였다.
“네가 믿지 않아 이렇게 된 것이다. 이제 좋은 일을 지어 빌어야 하겠다.”

策曰
吾命在天妖人決不能為禍何必禳耶!」
손책이 말하였다.
“제 목숨은 하늘에 달려있어서 妖人이 결코 화를 끼치지 못하는데 하필 액막이 기도라니요?”

夫人料勸不信乃自令左右暗修善事禳解
오태부인이 권해도 믿지 않을 줄 알고 직접 좌우에게 명령하여, 몰래 공양하며 재앙을 풀어달라고 빌었다.

是夜三更策臥於內宅忽然陰風驟起燈滅而復明
이날 밤 3경에 손책이 안방에 누워 있는데 갑자기 음산한 바람이 몰아쳐서 등불이 커졌다가 다시 밝아졌다.

燈影之下見于吉立於床前
등불이 닿지 않는 어두운 곳에 우길이 침상 앞에 서 있음이 보였다.

策大喝曰
吾平生誓誅妖妄以靖天下
汝既為陰鬼何敢近我!」
손책이 크게 고함쳤다.
“내가 평생 요망한 것들을 죽여 천하를 안정시키리라 맹세하였다!
네가 음귀가 되고도 어찌 감히 내게 접근하느냐!”

取床頭劍擲之忽然不見
침대 머리의 칼을 집어 던지자 갑자기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吳太夫人聞之轉生憂悶
오태부인이 그 일을 듣고 또다시 근심이 생겼다.

策乃扶病強行以寬母心
이에 손책이 병든 몸을 무릅쓰고 억지로 가서 어머니가 마음을 놓도록 하였다.

母謂 策曰
聖人云
鬼神之為德其盛矣乎!』
又云
禱爾于上下神祗
鬼神之事不可不信
汝屈殺于先生豈無報應
吾已令人設醮於郡之玉清觀內汝可親往拜禱自然安妥。」
어머니가 손책에게 말하였다.
“성인께서 말하기를, ‘귀신이 가진 덕은 참으로 성하구나!’라고 하였고
또 말하기를, ‘하늘과 땅의 신에게 빌 뿐이다.’라고 하였다.
귀신의 일은 믿지 않을 수 없다.
네가 우 선생을 억울하게 죽였는데 어찌 報應이 없겠느냐?
내가 사람을 시켜서 고을의 옥청관에 제단을 쌓았으니, 네가 직접 가서 기도하면 절로 평온해질 것이다.”

策不敢違母命只得勉強乘轎至玉清觀
손책이 어머니의 명을 어길 수 없어서 부득이 가마를 타고 玉清觀에 이르렀다.

道士接入請策焚香策焚香而不謝
도사가 맞아들여 손책에게 분향을 청하자 손책이 분향은 했지만 사죄하지는 않았다.

忽香爐中煙起不散結成一座華蓋上面端坐著于吉
갑자기 향로에서 연기가 피어올라 흩어지지 않고 華蓋를 이루더니 그 위에 우길이 단정히 앉아 있었다.

策怒唾罵走離殿宇又見于吉立於殿門首怒目視策
손책이 노하여 모질게 욕을 하였다. 그 건물을 급히 나오니 또 우길이 전각의 문 앞에 서서 성난 눈으로 손책을 노려보았다.

策顧左右曰
汝等見妖鬼否?」
손책이 좌우를 돌아보며 말하였다.
“너희에게도 요귀가 보이느냐? ”

左右皆云
未見。」
좌우의 사람들이 말하였다.
“보이지 않습니다.”

策愈怒拔佩劍望于吉擲去一人中劍而倒
손책이 더욱 노하여 차고 있던 칼을 뽑아 우길을 향하여 던졌는데 한 사람이 칼에 맞아 쓰러졌다.

眾視之乃前日動手殺于吉之小卒被劍斫入腦袋七竅流血而死
사람들이 보니 전날에 우길을 처형한 병졸이었는데, 칼이 뇌를 베고 들어가 일곱 구멍에서 피를 흘리고 죽었다.

策命扛出葬之
손책이 명하여 메고 나가서 장사지내게 하였다.

比及出觀又見于吉走入觀門來
옥청관을 나서려 할 때 또 우길이 옥청관 문으로 달려 들어옴이 보였다.

策曰
此觀亦藏妖之所也!」
손책이 말하였다.
“이 옥청관 역시 요귀를 감추어 둔 장소구나!”

遂坐於觀前命武士五百人拆毀
마침내 옥청관 앞에 앉아서 무사 오백 명에게 그곳을 부숴버리라고 명하였다.

武士方上屋揭瓦卻見于吉立於屋上飛瓦擲地
무사들이 기왓장을 뜯어내려고 지붕에 올라가는데 우길이 지붕 위에 나타나서 기왓장을 땅으로 던졌다.

策大怒傳令逐出本觀道士放火燒毀殿宇
손책이 크게 노해 옥청관 도사들을 내쫓고 건물을 불살라 없애게 하였다.

火起處又見于吉立於火光之中
불길이 치솟는 곳에 다시 우길이 불꽃 속에 서 있었다.

策怒歸府又見于吉立於府門前
손책이 노하여 歸府하였는데, 우길이 또 府門 앞에 서 있었다.

策乃不入府隨點起三軍出城外下寨傳喚眾將商議欲起兵助袁紹夾攻曹操
이에 손책이 入府하지 않고 3군을 점호해 일으켜 성 밖에 나가 주둔하고, 장수들을 불러 상의하기를, 출병하여 원소를 도와 조조를 협공하고자 하였다.

眾將俱曰
主公玉體違和未可輕動
且待平愈出兵未遲。」
장수들이 다 함께 말하였다.
“주공의 옥체가 편치 않으니 아직 함부로 출병할 수 없습니다.
우선 낫기를 기다려서 출병해도 늦지 않습니다.”

是夜孫策宿於寨內又見于吉披髮而來
그날 밤 손책이 영채 안에서 자는데 또 우길이 머리를 풀어 헤치고 다가왔다.

策於帳中叱喝不絕
손책이 장막 안에서 호통치기를 멈추지 않았다.

次日吳太夫人傳命召策回府
이튿날 오태부인이 명령을 전하기를, 손책이 回府하도록 부르라고 하였다.

策乃歸見其母
손책이 돌아가 어머니를 뵈었다.

夫人見策形容憔悴泣曰
兒失形矣!」
오태부인이 손책의 형색이 초췌함을 보고, 울며 말하였다.
“네 모습이 많이 상하였구나!”

策即引鏡自照果見形容十分瘦損不覺失驚顧左右曰
吾奈何憔悴至此耶!」
손책이 즉시 거울을 가져다 비춰보니, 과연 形容이 매우 수척해서 저도 모르게 놀라 좌우를 돌아보며 말하였다.
“내가 어쩌다가 이다지도 초췌해졌는가?”

言未已忽見于吉立於鏡中
말이 끝나기 전에 우길이 거울 안에 서 있음을 보았다.

策拍鏡大叫一聲金瘡迸裂昏絕於地
손책이 거울을 부수고 크게 비명을 지르더니, 금창이 한꺼번에 터져 혼절해 바닥에 쓰러졌다.

夫人令扶入臥內
오태부인이 손책을 안으로 들여 눕히게 하였다.

須臾甦醒自歎曰
吾不能復生矣!」
잠시 후 깨어나 자탄하였다.
“나는 되살아날 수 없겠구나!”

隨召張昭等諸人及弟孫權至臥榻囑付曰
天下方亂以吳越之眾三江之固大可有為
子布等幸善相吾弟。」
이어서 장소 등 사람들과 아우 손권을 침상으로 불러 부탁하였다.
“천하가 바야흐로 어지러우니, 吳越之眾과 三江之固로 대업을 이룰 만하오.
자포 등 여러분은 부디 제 아우를 잘 보필하시기 바라오.”

乃取印綬與孫權曰
若舉江東之眾決機於兩陣之間與天下爭衡卿不如我
舉賢任能使各盡力以保江東我不如卿
卿宜念父兄創業之艱難善自圖之!」
인수를 가져다 손권에게 주며 말하였다.
“강동의 군사를 일으켜 兩陣의 사이에서 기회를 결단하며 天下人과 더불어 우열을 다툼은 네가 나보다 못하다.
舉賢任能하고 각각 힘을 다하게 하여 강동을 지킴은 내가 너보다 못하다.
너 마땅히 父兄創業之艱難을 생각하여 스스로 잘 도모하라.”

權大哭拜受印綬
손권이 큰 소리로 울면서 인수를 拜受하였다.

策告母曰
兒天年已盡不能奉慈母
今將印綬付弟望母朝夕訓之
父兄舊人慎勿輕怠。」
손책이 어머니에게 고하였다.
“저의 천명이 다했으니 어머니를 모실 수 없습니다.
이제 인수를 아우에게 주었으니 어머니께서 아침저녁으로 가르치시길 바랍니다.
부형이 예부터 알고 지낸 사람들을 절대로 가볍게 여기거나 소홀히 대하지 마십시오.”

母哭曰
恐汝弟年幼不能任大事當復如何?」
어머니가 울며 말하였다.
“네 아우가 나이가 어려서 아마도 대사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인데 어떻게 해야겠느냐?”

策曰
弟才勝兒十倍足當大任
倘內事不決可問張昭外事不決可問周瑜
恨周瑜不在此不得面囑之也!」
손책이 말하였다.
“아우의 재주가 저보다 열 배나 나아서 대임을 맡을 만합니다.
만약 내부의 일을 결정할 수 없으면 장소에게 묻고, 외부의 일을 결정할 수 없으면 주유에게 물어야 합니다.
주유가 여기에 없어 對面하여 부탁하지 못하니 한스럽습니다!”

又喚諸弟囑曰
吾死之後汝等並輔仲謀
宗族中敢有生異心者眾共誅之
骨肉為逆不得入祖墳安葬。」
또 아우들을 불러 부탁하였다.
“내가 죽은 뒤에 너희들은 함께 중모를 보필해야 한다.
종족 가운데 감히 다른 마음을 가지는 자가 있으면, 여럿이 함께 그를 죽여라.
골육이라도 반역하면 조상의 무덤에 안장할 수 없다.”

諸弟泣受命
아우들이 울며 명을 받았다.

又喚妻喬夫人謂曰
吾與汝不幸中途相分汝須孝養尊姑
早晚汝妹入見可囑其轉致周郎盡心輔佐吾弟休負我平日相知之雅。」
또 아내 교부인을 불러 말하였다.
“나는 그대와 불행히 중도에서 헤어지나, 그대는 반드시 시어머니를 효도하며 奉養하여야 하오.
조만간 처제가 들어오면 주랑에게 내 말을 전하여, 마음을 다하여 내 아우를 보좌하여 나와 평소 알고 지낸 친분을 저버리지 않게 하시오.”

言訖瞑目而逝
말을 마치더니 눈을 감고 죽었다.

年止二十六歲
나이 겨우 26세이었다.

後人有詩讚曰
<獨戰東南地人稱小霸王
運籌如虎踞決策似鷹揚
威鎮三江靖名聞四海香
臨終遺大事專意屬周郎>
후인이 시를 지어 찬양하였다.
<혼자서 동남 땅에서 싸웠으니, 사람들이 小霸王이라 불렀네.
계책은 호랑이가 웅크린 듯하고, 매를 날리듯이 책략을 결단했네.
위세는 삼강 땅을 평정하고, 명성은 사해에 널리 퍼졌네.
죽음을 앞두고 대사를 남기며, 오로지 큰 뜻을 주랑에게 부탁했네.>

孫策既死孫權哭倒於床前
손책이 죽자 손권이 침상 앞에서 울다 쓰러졌다.

張昭曰
此非將軍哭時也
宜一面治喪事一面理軍國大事。」
장소가 말하였다.
“지금은 장군께서 우실 때가 아닙니다.
한편으로 喪事를 치르고 한편으로 나라와 군사의 큰일을 처리해야 합니다.”

權乃收淚
이에 손권이 눈물을 거두었다.

張昭令孫靜理會喪事請孫權出堂受眾文武謁賀
장소가 손정에게 상례를 처리하게 하고, 손권에게 청하여 밖으로 나가서 문무 관리들의 謁賀를 받게 하였다.

孫權生得方頤大口碧眼紫髯
손권은 사각 턱에 큰 입과 푸룬 눈에 자줏빛 수염을 타고났다.

昔漢使劉琬入吳見孫家諸昆仲因語人曰
吾遍觀孫氏兄弟雖各才氣秀達然皆祿祚不終
惟仲謀形貌奇偉骨格非常乃大貴之表又享高壽眾皆不及也。」
예전에 한나라 사신 劉琬이 오 땅에 들어와서 손씨 집안의 형제들을 보고 다른 사람에게 말하였다.
“내가 손씨 형제를 두루 보았는데 비록 각각 재기가 뛰어나지만 모두 祿祚를 다하지는 못하겠소.
오직 중모가 생김새가 남달리 웅위하고 골격이 비상하니 크게 귀해질 표상이고 또 장수를 누릴 것이나, 다른 형제들은 모두 미치지 못할 것이오.”


且說
當時孫權承孫策遺命掌江東之事
한편,
그때부터 손권이 손책의 유명을 받들어 江東之事를 장악하였다.

經理未定人報周瑜自巴丘提兵回吳
아직 국가의 경영과 관리가 안정되지 않았는데, 주유가 파구에서 병력을 거느리고 오 땅으로 돌아온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權曰
公瑾已回吾無憂矣。」
손권이 말하였다.
“공근이 돌아왔으니 내게 걱정이 없겠다.”

原來周瑜守禦巴丘聞知孫策中箭被傷因此回來問候將至吳郡聞策已亡故星夜來奔喪
원래 주유는 파구를 지키다가 손책이 화살을 맞아 다쳤음을 듣고 문병하러 돌아오고 있었는데, 오군에 이를 즈음 손책이 이미 죽었음을 알고 문상하러 밤을 새워 달려온 것이었다.

當下周瑜哭拜於孫策靈柩之前吳太夫人出以遺囑之語告瑜
오자마자 주유가 손책의 靈柩 앞에서 울며 절했고, 오태부인이 나와서 遺囑之語 주유에게 고하였다.

瑜拜伏於地曰
敢不效犬馬之力繼之以死。」
주유가 바닥에서 엎드려 拜伏하여 말하였다.
“감히 犬馬之力을 바치지 않으면 그를 따라 죽겠습니다!”

少頃孫權入
잠시 후 손권이 들어왔다.

周瑜拜見畢權曰
願公無忘先兄遺命。」
주유가 인사를 마치자 손권이 말하였다.
“공께서 형의 遺命을 잊지 마시기를 바라오.”

瑜頓首曰
願以肝腦塗地報知己之恩。」
주유가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였다.
“肝腦塗地함으로써 저를 알아주신 은혜를 갚겠습니다.”

權曰
今承父兄之業將何策以守之?」
손권이 말하였다.
“지금 부형의 유업을 이어받았으니 장차 무슨 계책으로 그것을 지켜야겠소?”

瑜曰
自古得人者昌失人者亡』。
為今之計須求高明遠見之人為輔然後江東可定也。」
주유가 말하였다.
“예로부터 인재를 얻는 자는 번창하고, 인재를 잃는 자는 망한다고 하였습니다.
지금을 위한 계책으로는, 마땅히 高明遠見之人을 구하여 보필하게 한 후에 강동을 평정할 수 있겠습니다.”

權曰
先兄遺言內事託子布外事全賴公瑾。」
손권이 말하였다.
“先兄께서 유언하기를, 안의 일은 자포에게 맡기고 밖의 일은 모두 공근에게 의뢰하라 하셨소.”

瑜曰
子布賢達之士足當大任
瑜不才恐負倚託之重願薦一人以輔將軍。」
주유가 말하였다.
“자포는 賢達之士이니, 大任을 맡길 만합니다.
저는 재주가 없어 맡기신 중임을 감당하지 못할까 걱정되어, 한 사람을 천거하여 장군을 보필하도록 하고 싶습니다.”

權問何人.
손권이 누구냐고 물었다.

瑜曰:
姓魯名肅字子敬
臨淮東川人也
此人胸懷韜略腹隱機謀
早年喪父事母至孝
其家極富嘗散財以濟貧乏
瑜為居巢長之時將數百人過臨淮因乏糧聞魯肅家有兩囷米各三千斛因往求助
肅即指一囷相贈其慷慨如此
平生好擊劍騎射寓居曲阿
祖母亡還葬東城
其友劉子揚欲約彼往巢湖投鄭寶肅尚躊躇未往
今主公可速召之。」
주유가 말하였다.
“성은 魯이고 이름은 肅이며 자는 子敬입니다.
臨淮 東川人입니다.
이 사람은 가슴에 육도삼략을 품고 뱃속에 사태의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는 계략을 숨기고 있습니다.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를 지극한 효성으로 섬깁니다.
그 집안이 매우 부유하여 일찍이 재산을 풀어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였습니다.
제가 거소 땅의 현령이었을 때 수백 인을 거느리고 臨淮 땅을 지나가다가 식량이 모자랐습니다. 노숙의 집에 두 곳간의 쌀이 있는데 각각 3천 곡이라 듣고, 인하여 도와달라고 찾아갔습니다.
노숙이 즉시 곳간 하나를 가리키며 증여하였습니다. 그의 기개가 이와 같았습니다.
평소에 검술과 말 타고 활쏘기를 즐기며 곡아에 살았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동성 땅으로 무덤을 옮겼습니다.
그의 벗 劉子揚이 그와 약조하여 巢湖의 鄭寶에게 의탁하려 했으나, 노숙이 아직 주저하며 가지 않았습니다.
지금 주공께서 어서 부르셔야 합니다.”

權大喜即命周瑜往聘
손권이 크게 기뻐하고 즉시 주유에게 가서 초빙하도록 명령하였다.

瑜奉命親往見肅敘禮具道孫權相慕之意
주유가 명을 받아 몸소 가서 노숙을 만나 인사를 마치고, 손권이 相慕之意를 두루 이야기하였다.

肅曰
近劉子揚約某往巢湖某將就之。」
노숙이 말하였다.
“근자에 유자양과 약조하기를 제가 소호로 가기로 하여, 제가 곧 가야 합니다.”

瑜曰
昔馬援對光武
當今之世非但君擇臣臣亦擇君。』
今吾孫將軍親賢禮士納奇錄異世所罕有
足下不須他計只同我往投東吳為是。」
주유가 말하였다.
“예전에 마원이 광무제에게 이르기를, ‘지금 세상에서는 임금이 신하를 고를 뿐만 아니라 신하 역시 임금을 고릅니다.’라고 했습니다.
지금 우리 손장군은 親賢禮士하고 納奇錄異하는데, 세상에 드문 일입니다.
그대는 다른 계책을 따를 필요 없이, 단지 나와 함께 동오로 감이 옳습니다.”

肅從其言遂同周瑜來見孫權
노숙이 그 말을 따라 마침내 주유와 함께 가서 손권을 만났다.

權甚敬之與之談論終日不倦
손권이 그를 매우 공경하며 그와 함께 담론하여 종일 지루해하지 않았다.

一日眾官皆散權留魯肅共飲至晚同榻抵足而臥
하루는 관리들이 모두 흩어지자, 손권이 노숙을 붙잡아서 함께 술을 마시다가 밤이 되니 같은 침상에서 누워 잤다.

夜半權問肅曰
方今漢室傾危四方紛擾孤承父兄餘業思為桓文之事君將何以教我?」
한밤중에 손권이 노숙에게 물었다.
“지금 漢室傾危하고 사방이 혼란하오. 나는 부형이 남긴 사업을 이어받아 환공과 문공의 일을 이루려고 생각하는데 그대는 내게 무엇을 가르쳐 주겠소?”

肅曰
昔漢高祖欲尊事義帝而不獲者以項羽為害也
今之曹操可比項羽將軍何由得為桓文乎
肅竊料漢室不可復興曹操不可卒除
為將軍計惟有鼎足江東以觀天下之釁
今乘北方多務剿除黃祖進伐劉表竟長江所極而據守之然後建號帝王以圖天下此高祖之業也。」
노숙이 말하였다.
“예전에 漢高祖께서 의제를 떠받들며 그 자리를 빼앗지 않았음은, 항우에게 해를 입을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의 조조는 항우에 견줄 만한데 장군께서 어떻게 환공이나 문공이 될 수 있겠습니까?
제가 헤아려보니 漢室은 부흥할 수도 없고, 조조를 금방 제거할 수도 없습니다.
장군을 위한 계책은 오로지 강동에서 鼎足의 형세를 취하고 천하의 분쟁을 살피는 것입니다.
지금 북방이 복잡한 틈에 황조를 제거하고 유표를 정벌하여 마침내 장강의 끝까지 점거해 지켜야 합니다. 그런 후에 제왕을 칭하여 천하를 도모하는 것, 이것이 고조의 위업입니다.”

權聞言大喜披衣起謝
손권이 듣고 크게 기뻐하여 옷을 갖춰 입고 일어나 사례하였다.

次日厚贈魯肅並將衣服幃帳等物賜肅之母
다음날 노숙에게 후하게 포상하고 아울러 의복, 휘장 등을 노숙의 어머니에게 내렸다.

肅又薦一人見孫權
노숙이 또 한 사람을 천거하여 손권을 만나게 하였다.

此人博學多才事母至孝
이 사람은 博學多才하며 어머니를 지극한 효성으로 모셨다.

覆姓諸葛名瑾字子瑜
覆姓으로 성은 諸葛이고 이름은 瑾이며 자는 子瑜다.

琅琊南陽人也
琅琊 南陽人이다.

權拜之為上賓
손권이 그를 上賓으로 삼았다.

瑾勸權勿通袁紹且順曹操然後乘便圖之
제갈근이 손권에게 원소와 통하지 말고, 우선 조조를 따른 뒤에 기회를 봐서 도모하라고 권하였다.

權依言乃遣陳震回以書絕袁紹
손권이 그 말을 따라 진진을 돌려보내며 글을 전하여 원소와 절교하였다.


卻說
曹操聞孫策已死欲起兵下江南
한편,
조조는 손책이 죽었음을 듣고 군사를 일으켜 강남으로 내려오려 하였다.

侍御史張紘諫曰
乘人之喪而伐之既非義舉
若其不克棄好成讎
不如因而善遇之。」
侍御史 張紘이 간하였다.
“남의 喪中을 틈타 정벌함은 의로운 행동이 아닙니다.
이기지 못하면 우호를 버리고 원수가 됩니다.
이 기회에 좋게 대우하는 것이 낫습니다.”

操然其說乃即奏封孫權為將軍兼領會稽太守
即令張紘為會稽都尉齎印往江東
조조가 그 말을 옳게 여겨 곧바로 상주하여 손권을 장군으로 봉하고 아울러 회계태수를 맡게 하였다.
곧 장굉을 會稽都尉로 삼아 관인을 주어 강동으로 보냈다.

孫權大喜又得張紘回吳即命與張昭同理政事
손권이 크게 기뻐하고 또 장굉이 오군으로 돌아오자, 장소와 더불어 정사를 다스리게 하였다.

張紘又薦一人於孫權
장굉이 다시 한 사람을 손권에게 천거하였다.

此人姓顧名雍字元嘆
이 사람은 성이 顧이고 이름이 雍이며 자는 元嘆이다.

乃中郎蔡邕之徒
바로 中郎 채옹의 제자였다.

其為人少言語不飲酒嚴厲正大
사람됨이 말수가 적고 술을 마시지 않으며 嚴厲正大하였다.

權以為丞行太守事
손권이 승(보좌관)으로 삼아 태수의 사무를 보게 하였다.

自是孫權威震江東深得民心
이로부터 손권의 위세가 강동 땅을 흔들었고 민심을 깊이 얻었다.

且說
陳震回見袁紹具說
孫策已亡孫權繼立
曹操封之為將軍結為外應矣。」
한편,
진진이 돌아가 원소를 만나 자세히 설명하였다.
“손책은 죽었고 손권이 이어받았습니다.
조조가 그를 장군으로 봉하고 結好하여 外應하게 하였습니다.”

袁紹大怒遂起冀并等處人馬七十餘萬復來攻取許昌
원소가 크게 노하여 마침내 기주, 청주, 유주, 병주 등지의 인마 70여 만을 일으켜 다시 허창을 공격하여 탈취하려 하였다.

正是
江南兵革方休息冀北干戈又復興
이야말로, <강남의 전쟁이 멈추자마자, 기주 북쪽에서 싸움이 다시 일어나네.>라는 것이다.

未知勝負如何且聽下文分解
승부가 어떠할까? 다음 回의 설명을 또 들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