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와 漢文

滿江紅(만강홍)

耽古樓主 2023. 3. 11. 04:31

怒髮衝冠憑欄處 瀟瀟雨歇 (노발충관빙난처 소소우헐);
성난 머리칼 冠을 뚫을 제 난간에 기대니, 쓸쓸히 내리던 비 그치네.

 

抬望眼 仰天長嘯 壯懷激烈 (대망안 앙천장소 장회격렬);

눈을 들어 하늘 바라보며 크게 소리지르니, 장사의 감회가 끓어오른다.

三十功名塵與土 (삼십공명진여토);

삼십 년 쌓은 功名 한갓 먼지와 흙이고,

八千里路雲和月 (팔천리로운화월);

팔천 리 내달렸던 길 그저 구름과 달빛이구나.

莫等閒 白了少年頭 空悲切 (막등한 백료소년두 공비절);

한가히 기다릴 수 없다. 젊었던 머리카락 어느새 세어 비장한 마음만 맴돌 뿐.

靖康恥猶未雪 (정강치유미설);

정강의 치욕 아직 씻지 못했으니.

臣子恨何時滅 (신자한하시멸);

신하로서의 한을 어느 때에 풀겠는가?

駕長車 踏破賀蘭山缺 (가장거 답파하란산결);

전차를 몰고, 하란산을 짓밟아 무너뜨리리라.

壯志饑餐胡虜肉 (장지기찬호로육);

병사의 굳은 마음, 배고프면 오랑캐의 살점으로 배를 채우며,

笑談渴飮匈奴血 (소담갈음흉노혈);

웃으며 이야기 하리, 목 마르면 흉노의 피를 마시리라.

待從頭 收拾舊山河 朝天闕 (대종두 수습구산하 조천궐);

처음으로 돌아가서 옛 산하를 되찾고, 황제를 뵈러 가리라.

 

* 만강홍; 개구리밥의 별칭. 겨울이 되면 붉은 색을 띠는 데, 강이 온통 홍색으로 가득찬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충렬단심(忠烈丹心)을 뜻한다.

부상수초 만강홍

* 중국사람 중 악비(岳飛/1103~1141 남송)의 '만강홍'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이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없을 터이다.

이 사(詞)는 실제로 악비가 쓴 것이 아니고, 명나라때 문인이 악비의 이름을 빌어 지은 위작이라는 것이 역사학계의 정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