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城高且長(동성고차장) 逶迤自相屬.(위이자상속)
동쪽 성이 높고도 기니, 길고 굽어서 서로 이어져 있네.
廻風動地起(회풍동지기) 秋草萋已綠.(추초처이록)
회오리바람은 땅에서 일어나니, 가을 풀이 무성하고 푸르네.
四時更變化(사시갱변화) 歲暮一何速.(세모일하속)
사시가 다시 변하니, 연말이 어째 이다지도 빠른고?
晨風懷苦心(신풍회고심) 蟋蟀傷局促.(실솔상국촉)
아침 바람은 괴로운 마음을 품고, 쓰르라미는 보잘것없음을 슬퍼하네.
蕩滌放情志(탕척방정지) 何爲自結束.(하위자결속)
우수를 씻고 정과 뜻을 풀어서 놀지, 무엇 때문에 스스로 구속하는가?
燕趙多佳人(연조다가인) 美者顔如玉.(미자안여옥)
연나라와 조나라에 아름다운 사람이 많으니, 아름다운 사람은 얼굴이 옥과 같도다.
被服羅裳衣(피복나상의) 當戶理淸曲.(당호이청곡)
입은 바 비단 치마이니, 문을 향하여 청상곡을 익히네.
音響一何悲(음향일하비) 絃急知柱促.(현급지주촉)
음향이 어찌 이다지도 슬픈고? 줄이 급한 소리를 내니 목주가 가까이 옮겼음을 아노라.
馳情整巾帶(치정정중대) 沈吟聊躑躅.(침음요척촉)
정이 빠르니 중대를 정돈하고, 침음하여 애오라지 걸음을 잠시 멈추네.
思爲雙飛燕(사위쌍비연) 銜泥巢君屋.(함니소군옥)
생각건대 쌍쌍이 나르는 제비가 되어, 진흙을 물어 그대 집에 둥지를 틀리라.
▶ 東城(동성) : 낙양의 동성(東城)
▶ 逶迤(위타) : 구불구불함. 迤(타): 잇닿을 타. 서로 이어져 맞닿다
▶ 晨風(신풍) : 새매. 고시 16수에 “亮無晨風翼(양무신풍익) 焉能凌風飛(언능능풍비)? 실로 매의 날개도 없거늘 어찌 바람 타고 날아갈 수 있을까?” 라는 표현이 있다.
▶ 蟋蟀(실솔) : 귀뚜라미. 《爾雅(이아)》에 이르기를 “蟋蟀(실솔:귀뚜라미)을 蛩(공)이라 한다.” 하였다.
▶ 蟋蟀傷局促(실솔상국촉) : ‘蟋蟀(실솔)’이라는 시에는 재능을 발휘하지 못한 아픈 마음을 읊고 있다.
▶ 蕩滌(탕척) : 더러운 것을 없애고 정(定)하게 함
▶ 柱促(주족) : 안족(雁足) 현악기의 줄을 받치고 있는 ㅅ모양의 받침목. 일명 주(柱).
▶ 思為雙飛燕(사위쌍비연) : 고시 제5수에는 같은 느낌의 표현이 있다.
願為雙鴻鵠(원위쌍홍곡), 奮翅起高飛(분시기고비).원컨대 한 쌍의 기러기와 고니 되어 날개를 떨치며 높이 날아갔으면.
註解
이 시는 두 부분으로 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전부는 화려한 세월이 쉽게 가 버림을 탄식하여, 우수를 씻고, 속박을 풀고, 자유로운 정과 뜻의 생활 태도를 취할 것을 주장하였다. 여기의 구상은 밖에서 안으로, 옛 사람의 정으로부터 자기의 정으로 옮기기에 이르렀다.
후부는 가인의 정사를 묘사하였다.
이 정사는 처음에는 음악으로 표현되고, 다음에는 동작으로 표현되고, 최후로 비유하여 사모하는 사람과 함께 하기를 원하여 쌍쌍이 나르는 제비를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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