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漢詩와 漢文 (1490)
耽古樓主의 한문과 고전 공부
林億齡의 시 2수 示子芳古寺門前又送春 殘花隨雨點衣頻.歸來滿袖淸香在 無數山峰遠趁人.古寺 앞에서 봄을 보내는데, 마지막 꽃잎은 비를 따라 옷에 붙네.돌아오는 길목, 소매 가득 맑은 꽃향기에, 무수한 산 벌이 멀리 따라오누나.◇ 頻(빈): 1)잦은 모양 2)늘어서다 3)찡그리다 여기서는 1)과 2)의 뜻◇ 袖(수): 옷 소매◇ 趁(진): 따라오다. 뒤따르다. 감상 오래된 절을 찾아 나들이하는데 날씨가 더운 것이 이미 초여름이다. 떠나가는 봄을 아쉬워하는 이 작가의 마음을 하늘도 아는지 비까지 뿌려 준다. 빗물에 실려 꽃잎이 떨어진다. 비에 젖은 두루마기 위로 꽃잎이 내려앉아 하얀 옷에 붉은 점으로 무늬를 이룬다. 옷에 꽃잎을 묻힌 채로 산을 내려오자니 어디선가 벌떼들이 나타나 계속 따라온다. 꽃향기를 ..
鐵原懷古-姜淮伯 山含故國千年恨, 雲抱長空萬里心.自古興亡皆有致, 願因有轍戒來今.산은 지난 왕조의 천년한을 머금었고, 구름은 드넓은 하늘에 만리심을 품었구나.예부터 나라의 흥망에 다 까닭이 있나니, 지난 잘못을 거울삼아 앞날을 경계할지니라. 감상 고려말의 학자 강회백(姜淮伯)이 지은 '철원회고(鐵原懷古)'라는 제목의 시이다. 철원은 그 옛날 궁예(弓裔)가 태봉국을 세우고 황제로 군림하면서 북벌의 큰 꿈을 키우던 곳이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태봉국에서 고려로, 그리고 고려에서 조선으로 옮기면서 흥망을 거듭하였다. 한 왕조가 무너지고 새 왕조가 그 뒤를 잇는 것은 역사 발전의 규율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그 속에서 교훈을 읽어내며, 어리석은 사람은 전철(前轍)을 밟는다. 작자-강회백(1357-1402) ..
瀟湘夜雨-李仁老 一帶滄波兩岸秋 風吹細雨洒歸舟.夜來泊近江邊竹 葉葉寒聲摠是愁.한 줄기 창파에 양쪽 언덕 가을이라, 바람이 가랑비를 불어 돌아가는 배에 뿌린다.밤사이 강변에 대숲 가까이 와서 자니, 잎잎이 찬 소리가 모두 다 수심일세. ▶ 출전: 《동문선》 권 20. ▶ 각운: 秋, 舟, 愁 하평성 우(尤) 운. ▶ 해설소와 상은 중국 호남지방에 있으며 동정호로 흘러드는 강 이름인데, 이 일대의 경치가 아름답기 때문에 “소상팔경”은 시나 그림의 소재로 많이 등장함. 이 시는 소상 일대의 비 내리는 광경을 보고 송나라의 산수화가인 宋迪이 그린 “소상팔경도”라는 그림을 보고 쓴 題畵詩 8수 중의 한 수임. 《동문선》에는 이 작품 이외에도 진화와 이제현의 똑같은 제목의 제화시가 더 실려 있음.
古意-李萬元 風定花猶落 鳥鳴山更幽天共白雲曉 水和明月流바람이 고요한데도 꽃은 떨어지고, 새가 울어도 산은 한층 그윽하구나.하늘이 흰 구름과 함께 새벽을 열 때, 밝은 달이 물에 잠겨 같이 흐르네. 감상 이 시의 정경이 이해되십니까?처음에 보았을 때는 잘 이해되지 않더니 여러 번 자세히 보니까 시인의 마음이 조금씩 떠오릅니다. 바람이 고요해도 꽃은 오히려 떨어진다는 것은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지요. 바람이 불어야 꽃이 떨어질 것이 아닙니까?새가 울어도 산이 더욱 그윽하다는 것도 그렇지 않습니까? 그윽함은 조용하고 아늑하다는 말인데 새가 요란하게 울고 있으니 어찌 그윽할 수가 있겠습니까? 시끄럽겠지요.하늘이 흰 구름과 함께 새벽을 연다는 말도 생각해 봅시다. 흰 구름이 덮여 있으면 새벽이 늦게 올 것..
普德窟-李齊賢 陰風生岩曲 溪水深更綠倚杖望層嶺 飛簷駕雲木음산한 바람 바위틈에서 나오는데, 시냇물은 깊어 더욱 푸르다. 지팡이 의지하여 층층의 산꼭대기 바라보니, 날아갈 듯한 처마가 구름괴 나무를 걸타고 있네. 작자-이제현(李齊賢, 1287~1367) 작자는 1287년(충렬왕 13)에 출생하여 1367년(공민왕 16)까지 활동한 인물로 당시 고려사회를 대표하는 정치가이자 학자이다. 문하시중(門下侍中)이라는 고려 최고의 관직까지 올랐으며, 그가 남긴 수많은 글과 더불어 해박한 식견은 현재는 물론이고, 당시 사회에서 이미 존경받고 있었으며, 그가 활동하던 시기는 100여 년간에 걸친 무인(武人) 지배로 인한 후유증과 함께 원(元)의 정치적 간섭을 받던 시련의 시기였다. 이제현은 이러한 시기에 수차에 걸쳐서 ..
雪後-李恒福 雪後山扉晩不開 溪橋日午少人來篝爐伏火騰騰煖 茅栗如拳手自煨눈 온 뒤 산 사립은 늦도록 닫혀 있고, 시내 다리 한낮인데 오가는 사람 적다.화로에 묻은 불은 기운이 모락모락, 알 굵은 산 밤을 혼자서 구워 먹네.▶篝(배롱 구): 모닥불.▶煨(묻은 불 외): 묻은 불. 굽다 작자-李恒福 이항복은 조선시대 이조판서, 예문관 대제학, 병조판서, 우의정, 좌의정, 영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이다. 1556년(명종 11)에 태어나 1618년(광해군 10)에 사망했다. 1583년(선조 16) 사가독서를 했고, 이이의 추천으로 홍문관과 예문관의 청요직을 두루 거쳤다. 1589년 정여립 모반사건을 처리한 공로로 평난공신 3등에 녹훈되었다. 임진왜란이 나자 선조와 왕비를 호종했고, 세자의 분조를 보필하여 군무를 맡..
空階下鳥雀-許穆 空階下鳥雀 (공계하조작) 無事晝掩門 (무사주엄문)靜中觀物理 (정중관물리) 居室一乾坤 (거실일건곤)빈 뜰아래 참새떼 내려앉고, 할 일이 없어 한 낮에도 문을 닫누나조용히 세상 만물의 이치를 살피니 내가 사는 집이 바로 우주일세 작자-허목(許穆, 1595년~1682년) 작자는 조선 중기의 문신 및 학자이다. 본관은 양천, 자는 文甫·和甫, 호는 眉叟이다.동시대의 정치가 우암 송시열과의 예송논쟁으로 유명하다. 이황의 제자인 한강 정구에게 수학하였으나, 박지화의 제자였던 부친 허교와 외조부인 임제의 영향으로 천문, 지리, 도가 등에도 능통하였다고 한다. 글씨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조예가 깊어 자신의 독특한 필체인 미수체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남인에서도 청남에 속하며, 고결한 인품 덕분에 ..
靜觀一禪의 시 2수 題大芚山 松韻淸人耳 溪聲若夢魂薺餘茶一椀 風月共朝昏솔바람은 귀를 맑게 하고, 시냇물은 꿈을 불러 일으킨다.재 지낸 뒤에 마시는 차 한잔 풍월이 항상 벗해 준다. 古寺 客尋肅寺正春天 煮茗岩前起夕烟古塔隔林人不管 暮鴉飛入白雲邊정월 봄에 객이 쓸쓸한 절을 찾으니, 차 달이는 바위 앞에 저녁 연기 일어나네. 숲에서 떨어진 고탑은 관리하지 않으매, 흰 구름 가에 갈가마귀가 날아드네. 작자-정관일선(1533∼1608) 스님은 휴정의 4대 제자 중 한 사람으로 성은 곽(郭)으로 연산 출신이다. 15세에 출가한 뒤 백하선운에게 법화 사상을 배웠고, 나중에 청허휴정의 법을 이어받았다. 그는 임진왜란 중 승려가 의승군으로 참전함을 보고 승려의 본분이 아니라 하여 승단의 장래를 깊이 걱정했다. ..
卽事-吉再 盥水淸泉冷 (관수청천냉) 臨身茂樹高 (임신무수고)冠童來問字 (관동래문자) 聊可與逍遙 (요가여소요)세수 대야의 물은 차가운 샘처럼 맑고, 무성하게 큰 나무들은 마주 보고 섰네.글 배우는 아이가 와서 글자를 물으니, 어울려 즐길 뿐이로다.▶ 盥: 씻을 관 대야 관, 깨끗할 관▶ 臨身: 몸이 임한, 즉 몸 가까이에 있는 ▶ 冠童: 관을 쓴 아이이니 그냥 아이가 아니라 젊은 이들이란 뜻이다. 작자-길재(吉再, 1353~1419년) 호가 冶隱인 선생은 고려말 조선초의 문인으로 이색(李穡), 정몽주(鄭夢周), 권근(權近) 등 여러 선생의 문하에서 공부하였다. 1374년 국자감에 들어가 생원시에 합격하고, 1383년(우왕 9) 사마감시(司馬監試)에 합격하였다. 1400년(정종 2) 가을 세자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