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漢詩와 漢文 (1490)
耽古樓主의 한문과 고전 공부
偶吟-洪顯周 旅夢啼鳥喚 歸思繞春樹.落花滿空山 何處故鄕路.새 울음에 나그네 꿈 깨어나니, 고향생각은 봄 나무를 맴도는구나 낙화는 온산을 뒤덮으니, 어느 곳이 고향 가는 길인가.▷ 喚:부를환 繞:두를요 작자-洪顯周 본관은 풍산(豊山). 자는 세숙(世叔), 호는 해거재(海居齋)·약헌(約軒). 아버지는 홍인모(洪仁謨)이며, 우의정 홍석주(洪奭周)의 아우이다. 정조의 사위이다. 정조의 둘째딸 숙선옹주(淑善翁主)와 혼인하여 영명위(永明尉)에 봉하여졌다. 1815년(순조 15) 지돈녕부사가 되었다. 문장에 뛰어나 당대에 명성을 떨쳤다. 저서로는 『해거시집』이 있다. 시호는 효간(孝簡)이다.
南溪暮泛-宋翼弼 迷花歸棹晩(미화귀도만) 待月下灘遲(대월하탄지).醉裏猶垂釣(취이유수조) 舟移夢不移(주이몽불이).꽃에 홀려 돌아오기 하마 늦었고, 달 뜨기 기다리다 여울 내려오기 더디네.술에 취하여 낚싯대 드리우니, 배는 흘러가도 꿈은 그대로. 해설 송익필(宋翼弼)의 자는 운장(雲長), 호는 귀봉(龜峯)으로 흉인(凶人) 사련(祀連)의 아들이다. 본디 사천(私賤)의 자식이나, 문학의 조예가 뛰어나서 우계(牛溪) 성혼(成渾), 율곡(栗谷) 이이(李珥)와 서로 친했다. 아우 한필(翰弼)은 자는 사로(師魯), 호는 운곡(雲谷)인데 역시 시를 잘했다. 익필(翼弼)의 저물녘 남계에 배를 띄우다[南溪暮泛]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迷花歸棹晩 待月下灘遲醉裏猶垂釣 舟移夢不移
郡事-洪禹績 醉臥西窓下 孤眠到夕陽.覺來推戶看 微雨過方塘.술에 취하여 서쪽 창 아래 누워, 홀로 단잠을 자니 석양이 되었네.잠을 깨서 문을 열고 보니, 가랑비가 못에 지나가네. 해설 술에 만취되어 몸을 가누지 못하고 서쪽 창 아래 떨어져서 정신없이 코를 골며 곤히 잠들었다. 얼마나 잤는지 깨어보니 어느덧 해는 서산에 기울어져 가고 있다. 한참 만에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창문을 밀치고 밖을 내다보니 가랑비가 뜰 앞에 있는 못에 빗방울을 남기고 막 지나가고 있다. 꿈속에서 꿈길을 걷는 것처럼 정신이 몽롱하구나.
春日訪山寺-李奎報 風和日暖鳥聲喧 垂柳陰中半掩門. 滿地落花僧醉臥 山家猶帶太平痕. 따뜻한 봄날 새소리 즐겁고, 수양버들 그늘 아래 문 반만큼 닫혔네.땅위엔 온통 꽃잎 지고 스님은 취하여 누우셨는데, 산골마을 마냥 태평이로다.
紫霞洞-河偉量 松花金粉落 春澗玉聲寒.盤石客來坐 仙人舊有壇.송화는 금가루로 떨어지고, 봄냇가 옥소리 차가워라.나그네 찾아와 반석 위에 앉으니, 옛날에 신선의 단이 있었지. 해설 지은이 군수(君受) 하위량(河偉量, 1554~미상) 선생은 조선 중기의 문인으로 1585년(선조 18) 식년시(式年試)에 합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 자세한 인적사항은 알 길이 없다. 조선시대 자하동(紫霞洞)이란 명칭은 종로구 청운동에도 있었고, 관악구 신림동에도 있었다. 두 곳 모두 ‘붉은 노을 속에 잠긴 마을’이란 뜻이다. 원래 자하(紫霞)는 부처님 몸속에서 나오는 보랏빛 금색 안개를 가리키는 말이다. 종로구에 있던 자하동은 백악산과 인왕산을 잇는 경계선에 세운 자하문(紫霞門, 일명 창의문)에서 유래되었다. 관악구에 있던 ..
安裕의 시 1수 香燈處處皆祈佛 絲管家家競祀神.唯有數間孔子廟 滿庭秋草寂無人. 향과 등불로 곳곳에서 모두 부처에게 빌고 , 풍악 소리는 집집마다 다투어 신을 제사 지내네. 다만 몇 칸의 공자묘에, 가을 풀이 뜰에 가득하고 적막하여 사람이 없구나. 해설 안유(安裕)가 지은 시의 일부분으로, 당시 불교가 성행한 것에 대해 노래한 것이다. 《지봉유설》 권13 〈문장부(文章部)6〉에 이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문성공 안유의 시에 이르기를 ‘향과 등불로 곳곳에서 모두 부처에게 빌고, 풍악 소리는 집집마다 다투어 신을 제사 지내네. 다만 몇 칸의 공자묘에, 가을 풀이 뜰에 가득하고 적막하여 사람이 없구나.’ 하였다. 대개 당시는 고려 말기로 다투어 불교를 숭상하였으나, 공은 개연히 이처럼 사문에 뜻이 있었던..
和金員外贈巉山淸上人-崔致遠김원외가 참산의 청상인에게 준 시에 화운하다.海畔雲庵倚碧螺(해반운암의벽라), 遠離塵土稱僧家(원리진토칭승가). 勸君休問芭蕉喩(권군휴문파초유), 看取春風撼浪花(간취춘풍감랑화). 바닷가 구름 속 암자 푸른 바위에 기대었으니, 티끌 세상 멀리 벗어난 스님의 집이라네그대여 파초의 비유를 묻지 말고, 봄바람에 물거품 흔들리는 것을 보게.▷김 원외(金員外) : 신라에서 중국에 들어왔다가 고운과 함께 귀국하게 된 김인규(金仁圭)를 가리킨다. 《계원필경집》 권20의 〈태위에게 올린 별지〔上太尉別紙〕〉와 〈참산의 신령에게 제사 지낸 글〔祭巉山神文〕〉 참조.▷파초(芭蕉)의 비유 : 대승(大乘)의 십유(十喩) 중 하나로, 파초의 체질이 견실하지 못하고 취약한 것처럼 사람의 몸도 허망하고 무상한 것을 ..
李穡의 시 9수 1.有感 非詩能窮人 窮者詩乃工.我道異今世 苦意搜鴻濛.시가 사람을 궁하게 할 수 없고, 궁한 이의 시가 좋은 법이다.내 가는 길 지금 세상과 맞지 않으니, 괴로이 광막한 벌판을 찾아 헤맨다.▷鴻濛: ①하늘과 땅이 아직 갈리지 아니한 혼돈 상태. ② 천지자연의 元氣. 氷雪砭肌骨 歡然心自融.始信古人語 秀句在羈窮.얼음 눈이 살과 뼈를 에이듯 해도, 기꺼워 마음만은 평화로웠지.옛사람의 말을 이제야 믿겠네, 빼어난 시귀는 떠돌이 窮人에게 있다던 그 말. ▷砭(폄):돌침. 찌르다.▷融: 녹다. 和하다 출전 『牧隱詩藁』 卷之八 해설 ‘非詩能窮人 窮者詩乃工’은 蘇東坡의「승혜근초파승직(僧惠勤初罷僧職)」에서 그대로 딴 것이다. 古人語란 歐陽修가 「薛簡肅公文集序」에서 말한 “窮者之言, 易工也.”를 ..
題僧舍-李崇仁 山北山南細路分 松花含雨落繽紛.道人汲井歸茅舍 一帶靑煙染白雲.산 북쪽과 산 남쪽은 좁은 길로 갈라졌는데, 솔꽃은 비를 머금고 떨어지네.도인은 물을 길어 띠집에 돌아가고, 한 줄기 푸른 연기가 흰 구름을 물들이네.네▷繽(빈): 어지럽다. 繽紛:꽃이 어지럽게 떨어지는 모양. 작자-李崇仁 고려 말기의 학자로 본관 성주(星州). 자 자안(子安). 호 도은(陶隱). 삼은(三隱)의 한 사람이다. 공민왕 때 문과에 장원, 숙옹부승(肅雍府丞)이 되고 곧 장흥고사(長興庫使) 겸 진덕박사(進德博士)가 되었으며 명나라 과거시험에 응시할 문사(文士)를 뽑을 때 수석으로 뽑혔으나 나이가 25세에 미달하여 보내지 않았으며, 우왕 때 김구용(金九容)·정도전(鄭道傳) 등과 함께 북원(北元)의 사신을 돌려보낼 것을 주..
書懷-金宏弼 處獨居閑絶往還(처독거한절왕환) 只呼明月照孤寒(지호명월조고한)憑君莫問生涯事(빙군막문생애사) 萬頃煙波數疊山(만경연파수첩산) 한가로이 홀로 살아 오가는 이 없으매, 밝은 달 불러 외로운 나를 비추게 하네.그대여 묻지 마오 생애의 일을. 만 이랑 안개 물결에 첩첩의 산이라오. 작자-金宏弼( 호는 寒暄堂 ) 김굉필(1454-1504)은 김종직의 제자로서, 조광조에게 학문을 전한 대학자이다.정몽주, 길재, 김숙자, 김종직, 김굉필, 조광조로 이어지는 조선 성리학의 정통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사림파로 지목되어 그들과 정치적 영욕을 같이한 풍운아이기도 했다. 그는 무오사회에 연관, 극형에 쳐해졌으나 중종반정 후 伸寃되어 우의정에 추증되었다.이 시는 그의 정치적 좌절기에 지어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