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7歌類-8觀聖上親試貢士歌(관성상친시공사가)

耽古樓主 2024. 2. 18. 18:56

古文眞寶(고문진보)

성상께서 친히 공사들 시험함을 구경하다(觀聖上親試貢士歌)-왕우칭(王禹偁)

 

天王出震寰宇淸, 奎星燦燦昭文明.
天子 동쪽 震域에서 나오셔서 온 천하 맑아지니, 문장을 나타내는 星 찬란하게 文明을 밝혀주네.
天王出震 : 天王震城에서 나오다.
易經說卦傳에서 나오다.’라고 하였는데, 東方에 해당하고 철에 있어서는 봄이어서 만물의 발생을 주관한다. 란 하늘의 주재자로서 만물을 생성하는 분이다. 그래서 에서 나온다고 하였는데, 만물도 이에 따라 나오게 됨을 뜻한다.
이것은 또 태조 趙匡胤이 중국의 동쪽 지방인 涿郡(:河北) 출신이었고, 太宗은 태조의 아우(이름은 匡義)로 창업을 계승하여 완성하였음을 비유한다.
: 우주, 천하
奎星 : 28수 중의 하나로, 문장을 주관하는 별 이름[孝經援神契].
송 태조 乾德 5(967)에 다섯 별이 규성 자리에 모였다 綱鑑. 물론 그것은 천하태평과 문화의 발전을 상징하는 것이다.


詔令郡國貢多士, 大張一網羅群英.
郡國에 조명 내리어 많은 선비를 골라 올리게 하고, 그물 크게 쳐놓고 여러 뛰어난 인재들 모아들이네.
貢多士 : 많은 才士를 뽑아 올리게 하다.
羅群英 : 뛰어난 인물들을 網羅하여 모으다. 는 그물을 쳐서 고기 따위를 많이 잡음.

聖情孜孜終不倦, 日斜猶御金鑾殿.
聖上의 마음 부지런하셔서 끝내 지치지 아니하시니, 해 기울었는데도 金鑾殿에 납셔 계시네.
孜孜 : 부지런히 힘쓰는 모양.
御金鑾殿 : 금란전에 出御하다. 금란전은 汴京에 있던 궁전 이름[宋史地理志]
翰林學士들이 일하던 곳임.

宮柳低垂三月煙, 爐香飛入千人硯.
3월의 내 끼인 제 宮柳 낮게 드리웠고, 향로의 향기는 많은 선비 벼루로 날아드네.
千人硯 : 천 사람의 벼루. 殿試를 보는 貢士들이 답안을 쓰려고 먹을 갈아놓은 벼루.

麻衣皎皎光如雪, 一一重瞳親鑑別.
선비들 삼베옷 눈처럼 빛나는데, 일일이 聖眼으로 친히 그들 능력을 감별하네.
重瞳 : 겹으로 된 눈동자. 천자의 눈. 천자로서의 식별력을 뜻한다.
옛날 重瞳이었고, 項羽도 중동이었다는 기록[史記項羽傳贊]에서 나온 말.

孤寒得路荷君恩, 聚首皆言盡臣節.
외롭고 빈한한 선비가 宦路를 얻어 임금의 은혜 입게 되니, 머리 모아 모두 말하기를 臣節을 다하겠다 하네.
孤寒得路 : 외롭고 빈한한 사람이 출세할 길을 찾다.

小臣蹤迹本塵泥, 登科曾賦御前題.
小臣의 경력도 본래 먼지나 진흙 같았는데, 과거에 급제하여 일찍이 御前에서 課題에 따라 시를 지었다네.
小臣蹤迹 : 소신의 발자취, 자신의 경력을 뜻함.
賦御前題 : 천자 앞에서 천자가 내린 제목에 따라 시를 읊다. 선비들이 과제에 따라 글을 짓고 있음을 뜻함.

屈指方經五六載, 如今已上靑雲梯.
손꼽아보니 이제 막 5, 6년이 지났는데, 지금은 이미 靑雲梯에 올라 있네.
靑雲梯 : 푸른 구름 위로 오르는 사다리. 푸른 구름은 궁중의 높은 벼슬자리를 뜻함.

位列諫官無一語, 自愧將何報明主.
벼슬의 반열은 諫官이면서 한마디 말 아뢰지 못하니, 무엇으로 明主께 보답할지 스스로 부끄럽네.
諫官 : 임금에게 올바른 의견을 아뢰는 직책을 지닌 벼슬. 이때 王禹偁左司諫知制誥란 벼슬자리에 있었다[宋史本傳].

應制非才但淚垂, 強作狂歌歌舜禹.
非才로서 천자의 명에 응하여 눈물만 흘리다가, 억지로 狂歌를 지어 舜禹 같은 임금님 노래하네.
應制 : 制命에 응하다. 천자의 명을 좇아 글을 짓는 것.

 

 

 해설

 

王禹偁(954~1001)은 宋初의 문인으로 낮은 벼슬에 있으면서 올바른 말을 많이 한 절조 굳은 인물이었다. 太宗이 殿試를 보는 광경을 읊으면서 태평을 구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