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7歌類-7茅屋爲秋風所破歌(모옥위추풍소파가)

耽古樓主 2024. 2. 18. 18:52

古文眞寶(고문진보)

초가집이 가을바람에 무너짐(茅屋爲秋風所破歌)-두보(杜甫)

▶ 茅屋爲秋風所破歌 초가집이 가을바람으로 무너짐을 노래함.
杜甫가 乾元 2(759) 成都로 가서 浣花溪 가에 浣花草堂을 짓고 살 때의 경험을 노래한 것.
杜少陵集》 10에도 실려 있음.



八月秋高風怒號, 卷我屋上三重茅.
8월 한가을에 바람 사납게 불어, 우리집 지붕의 세 겹 이엉을 말아올렸네.
秋高 : 가을하늘이 높다. 가을이 한창이다.

茅飛渡江洒江郊, 高者掛羂長林梢, 下者飄轉沈塘坳.
이엉은 강 건너로 날아가 강가에 뿌려지니, 높게는 긴 숲 나무 끝에 걸리고, 낮게는 빙글빙글 돌면서 웅덩이에 가라앉았네.
洒江郊 : 강가 들판에 뿌려지다.
掛羂(괘견) : 걸리다. , ()으로도 쓰며, 모두 걸리다의 뜻.
: 나뭇가지 끝.
飄轉 : 바람에 날리며 빙빙 도는 것.
塘坳(당요) : 웅덩이와 움푹한 곳.

南村群童欺我老無力, 忍能對面為盜賊, 公然抱茅入竹去, 脣燋口燥呼不得.
남쪽 마을 아이놈들은 내가 늙어 힘없음을 업신여기고, 버젓이 보는 앞에서 도둑질하여, 공공연히 이엉을 안고 대숲으로 사라지는데, 입술이 타고 입이 말라서 소리치지 못하네.
: 속이다. 업신여기다.
: 차마. 버젓이.
脣燋(순초) : 입술이 타다.

歸來倚杖自歎息, 俄頃風定雲黑色.
돌아와 지팡이에 기대어 스스로 탄식하노라니, 조금 뒤엔 바람 자고 구름은 까맣게 변해가네.
倚杖 : 지팡이에 의지하다.
俄頃 : 조금 있다가. 얼마 안 되어.

秋天漠漠向昏黑, 布衾多年冷似鐵, 嬌兒惡臥踏裏裂.
가을하늘 아득히 해 저물어 어두워가는데, 베 이불 여러 해 되어 차갑기 쇠와 같고, 버릇없는 아이들 험한 잠버릇으로 발길질에 찢어져 있네.
漠漠 : 구름이 자욱한 모양. 흐릿한 모양.
向昏黑 : 저녁이 가까워지며 어두워지다.
: 목면이나 마포로 만든 이불.
嬌兒 : 버릇없는 아이들.

床床屋漏無乾處, 雨脚如麻未斷絕.
잠자리마다 지붕 새어 마른 곳이란 없는데, 빗발은 삼대 같이 끊이지 않네.
床床 : 침대마다. 잠자리마다.
雨脚如麻 : 빗발이 삼대 같다. 비가 삼밭의 빽빽한 삼대처럼 굵게 많이 내림을 형용한 말.

自經喪亂少睡眠, 長夜沾濕何由徹?
난리를 겪은 뒤로는 잠이 적어졌으니, 젖어 축축한 긴 밤을 어이 지샐고?
喪亂 : 난리. 安祿山의 난을 가리킴.
: 밤을 새다. 지새다.

安得廣廈千萬間, 大庇天下寒士俱歡顏? 風雨不動安如山.
어이하면 넓은 집 천만 칸을 구하여, 천하의 빈한한 선비들을 모두 가려주어 함께 기쁜 얼굴 지을까? 비바람에도 움직이지 않아 안정되기 산과 같으리라.
廣廈 : 넓은 집.
大庇 : 크게 가리다. 모두를 가려주다.

嗚呼, 何時眼前突兀見此屋? 吾廬獨破受凍死亦足.
아아! 언제면 눈앞에 우뚝이 그런 집이 나타날까? 내 움막만 무너져 얼어 죽더라도 내 만족하겠는데.
突兀 : 우뚝 솟은 모양. 하늘 위로 솟은 모양.

 

 

 

 해설


두보의 인간애가 잘 드러난 시이다.
그는 자기의 불행 속에서도 이 세상의 또 다른 사람의 불행을 생각하며, 자기 한 몸보다도 천하의 빈한한 모든 선비를 우선하고 있다.
문학은 빼어난 수사에 이런 위대한 정신이 담겨 있을 때 萬人이 공감하며 大家로 받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