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7歌類-11浩浩歌(호호가)

耽古樓主 2024. 2. 18. 19:02

古文眞寶(고문진보)

호호가(浩浩歌)-마존(馬存)

▶ 浩浩歌 넓고 큰 기분으로 노래하자浩浩는 孟子의 浩然之氣에서 나온 말로세상일에 거리낌 없는 넓고 큰 기분으로 노래한다는 뜻.

 


浩浩歌, 天地萬物如吾何?
넓고 큰 기분으로 노래하자! 천지 만물이 나를 어찌하겠는가?

用之解帶食太倉, 不用拂枕歸山阿.
나를 써주면 허리띠 풀어 평민복을 벗고 나라의 곡식을 먹을 테고, 써주지 않으면 베개를 밀쳐버리고 산속으로 돌아가 살지.
: 써주다. 등용하다. 임용하다.
解帶 : 띠를 풀다. 옷의 띠를 풀어 평민의 옷을 벗고 관복으로 갈아입음을 뜻한다.
太倉 : 나라의 창고. 나라 창고의 곡식. 봉록을 뜻한다.
拂枕 : 베개를 밀쳐버리다. 베개를 밀쳐버리고 일어남을 뜻한다.
歸山阿 : 산 언덕으로 돌아가다. 산속으로 들어가 숨어 삶.

君不見
渭川漁父一竿竹, 莘野耕叟數畝禾?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渭川 어부의 낚싯대 하나와 莘野 耕叟의 몇 마지기 벼 농사를?
渭川漁父 : 太公望 呂尙( : 성이 씨라 姜太公이라고 부름)渭水에서 낚시질을 하고 있었는데, 周 文王이 사냥가다가 그를 만나 얘기를 해보고는 크게 기뻐하며 당장 스승으로 모셨다. 여상의 보좌로 주나라가 천하를 통일한다 [史記齊太公世家].
一竿竹 : 한 개의 대나무 막대. 낚싯대를 뜻함.
莘野耕叟 : 有莘(: 河南省에 있던 나라 이름)의 들에서 밭 갈던 영감.
伊尹은 본시 유신의 들판에서 농사를 지으며 堯舜의 도를 즐기고 있었는데, 나라 임금이 그를 등용하여 재상으로 삼아 천하를 얻는 데 큰 힘이 되었다[孟子萬章].

喜來起作商家霖, 怒後便把周王戈.
이윤은 기뻐하며 처음으로 商나라의 단비가 되었고, 여상은 화가 나서 곧 周 武王의 창을 잡았네.
商家霖 : 상나라 왕조에 단비 같은 존재가 되다. 이윤의 재상으로서의 역할을 뜻함.
본시 書經說命편에서 나라 高宗傅說을 발견하여 재상으로 삼은 뒤 만약 나라에 큰 가뭄이 들면 그대를 霖雨로 삼으리라라고 한 데서 나온 말. 霖雨는 본시 오래 내리는 비. 큰비임.
把周王戈 : 周王의 창을 잡다. 呂尙나라 재상으로 武王을 도와 은나라 紂王을 친 일을 가리킴.

又不見
子陵橫足加帝腹? 帝不敢動豈敢訶?
또 보지 않았는가?
嚴光이 다리를 뻗어 황제의 배에 올려놓았음을. 황제가 감히 움직이지도 않았으니 어찌 꾸짖었겠는가?
子陵 : 後漢 嚴光의 자. 어려서 光武帝와 함께 놀고 공부하였으며, 광무제가 제위에 오른 뒤 숨어 사는 그를 찾아 궁중으로 불러들여 함께 지냈다. 이때 함께 자다가 엄광이 그의 발을 황제의 배 위에 올려놓았다 한다. 그에게 諫議大夫 벼슬을 내렸으나 끝내 사양하고 富春山으로 들어가 숨어살았다 [後漢書本傳].
: 꾸짖다.

皇天為忙逼, 星宿相擊摩.
하느님은 이 때문에 당황하여, 별과 별자리가 서로 부딪치며 닿게 하였다네.
爲忙遍 : 그 때문에 바삐 허둥대다.
엄광이 광무제의 배 위에 발을 올려놓자 이것이 하늘의 星座에도 영향을 미치어 客星帝座를 심히 범했었다 한다[後漢書本傳].
相擊摩 : 서로 부딪치며 스쳐가다. 客星帝座를 범했던 일을 형용한 말.

可憐相府癡, 邀請先經過.
가련한 재상 侯覇가 멍청하매, 먼저 찾아오라고 요청했었지.
相府癡 : 그때 재상이었던 侯覇는 바보였다.
先經過 : 먼저 찾아오도록 하다. 이때 司徒였던 후패는 엄광과 전부터 잘 아는 사이였는데, 만나고자 하여 자기는 바쁘니 찾아와달라고 불렀으나, 엄광은 仁義를 바탕으로 정치나 잘하라는 교훈만 전하고 오지 않았다 한다[本書注].

浩浩歌, 天地萬物如吾何?
넓고 큰 기분으로 노래하자! 천지 만물이 나를 어찌할 수가 있겠는가?

屈原枉死汨羅水, 夷齊空餓西山坡.
屈原은 헛되이 멱라수에서 죽었고, 夷齊는 공연히 西山 언덕에서 굶주렸네.
汨羅水 : 나라 屈原은 충신이었는데도 懷王襄王에게 참언으로 거듭 쫓겨나 서 江湖를 유랑하며 楚辭를 읊조리다가 을 이길 길이 없어 멱라수에 몸을 던져 죽었다 한다[史記列傳].
夷齊 : 伯夷叔齊. 이들은 孤竹君의 아들로, 무왕이 나라를 쳐부수자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 하고 首陽山으로 들어가 고비를 뜯어먹고 살다 굶어 죽었다 한다 [史記列傳].
西山 : 首陽山, 山西省 永濟縣, 河北省 盧龍縣, 河南省 偃師縣, 甘肅省 隴西縣 등 이 산의 위치는 책에 따라 설이 구구하다.

丈夫犖犖不可羈, 有身何用自滅磨?
대장부 뜻 뛰어나되 얽매여서는 안 되니, 몸가짐을 어찌 자신을 망치는 방법을 쓰겠는가?
犖犖(낙락) : 우뚝히 뛰어난 모양[說文], 분명한 모양[史記].
: 말머리에 매는 가죽끈. 매다. 매이다.
自滅磨 : 자신을 망침. 자신을 마멸되게 함.

吾觀聖賢心, 自樂豈有他?
내 성현의 마음 보건대, 自樂일 뿐이지 어찌 다ᄅᆖᆫ 것이 있는가?

蒼生如命窮, 吾道成蹉跎.
인민의 운명이 궁하면, 내 올바른 길도 어긋나게 된다.
蒼生 : 많은 사람들. 은 초목이 많이 우거진 것. 따라서 蒼生은 백성. 인민.
蹉跎(차타) : 발을 헛딛음. 넘어짐. 실패함. 蹉跌

直須為吊天下人, 何必嫌恨傷丘軻?
다만 모름지기 천하 사람을 동정해야 할 것이니, 하필 孔子와 孟子를 미워하고 원망하며 욕하겠는가?
直須 : 오직 ~해야만 한다. 와 통함.
: 조문하다. 위로하다.
嫌恨 : 싫어하고 한하다. 미워하고 원망하다.
傷丘軻 : 은 해치는 것. 욕하는 것. 孔丘로 공자. 孟軻로 맹자.

浩浩歌, 天地萬物如吾何?
넓고 큰 기분으로 노래하자! 천지 만물이 나를 어찌할 수가 있겠는가?

玉堂金馬在何處? 雲山石室高嵯峨.
玉堂이나 金馬門이 어디에 있더냐? 구름 낀 산의 바위 동굴은 너무나 높다랗구나!
玉堂金馬 : 玉堂翰林院의 별칭. 漢代侍中으로 玉堂署가 있어 생긴 말. 金馬金馬門. 한대 宦署의 문으로 옆에 銅馬가 있으매 그렇게 불렀다. 모두 황제를 가까이서 받드는 요직을 뜻함.
雲山石室 : 구름 낀 산의 바위 동굴. 隱士가 사는 곳.
嵯峨(차아) : 산이 높은 모양.

低頭欲耕地雖少, 仰面長嘯天何多?
머리 숙여 밭 갈기에 땅은 비록 적으나, 얼굴 들어 長嘯하기에 하늘은 얼마나 넓은가?
長嘯 : 길게 휘파람불다.
天何多 : 하늘은 얼마나 넓은가.

請君醉我一斗酒. 紅光入面春風和.
청하나니 나를 한 말 술로 취하게 해주게. 붉은 술기운 얼굴에 오르면 봄바람도 화합하리라.

 

 

 해설


外物에 대한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浩然히 살아가려는 작자의 뜻을 노래한 시이다당국에서 써주면 일하고 써주지 않으면 산속에 묻혀 살면서 천지의 조화와 일체가 되겠다고 한다끝머리에서 노래한 술마시는 뜻에서는 陶淵明이나 李白의 기상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