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太平閑話滑稽傳
勝於使酒
太宗昭淑翁主 尹延生海平君.
태종(太宗)의 딸인 소숙옹주(翁主)의 남편은 해평군(海平君) 윤연생(尹延生)이다.
▶ 소숙옹주: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에 태종의 옹주로 신녕궁주(愼寧宮主) 소생이고, 해평위(海平尉) 윤연명(尹延命)에게 시집갔으며, 세조 2년 11월 22일에 죽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 해평군: 소숙옹주의 남편인 윤연명(원문의 尹延生은 착오)의 본관이 '海平'이라는 말이다.
▶尹延生: 다른 본에는 이름이 나와 있지 않고 순암본(順庵本)에만 이름이 "尹延生"이라고 되어 있으나, 이 이름에는 착오가 있는 듯하다. <조선왕조실록>에 소숙주의 남편인 해평위의 이름은 "尹延命"이라고 되어 있다.
海平尹駙馬 使酒難近.
해평 尹駙馬가 술을 먹고 기세를 부리면 다른 사람들이 가까이 갈 수 없을 정도였다.
▶ 使酒: 술주정 부리다.
▶ 윤부마: 부마인 윤아무개. 여기서는 원문에서 "윤연생"이라고 한 '윤연명'을 말한다. "부마"는 부마도위(駙馬都尉), 곧 임금의 사위를 가리키는 말이다.
嘗遊嶺南 諸郡守令 頗遭辱罵.
영남 지방을 유람한 적이 있는데, 모든 군의 守令들이 자못 욕을 먹고 꾸짖음을 당했다.
▶ 수령: 부윤(府尹) 이하 현감(縣監)에 이르는 道 내의 지방장관을 통칭하는 말이다.
行到高靈縣太守崔先生淵 開筵密語縣人曰
“今日我先使酒 汝輩勿怪也”
행차가 高靈縣에 이르렀는데, 고령 태수(太守)인 崔先生 연(淵)이 연회를 베풀서 현의 사람에게 은밀히 말하였다.
"오늘은 내가 먼저 술주정을 할 터이니, 너희들은 괴이하게 여기지 마라."
▶ 高靈縣: 경상도에 속했던 현의 하나로 본래 가야의 영토였다.
▶ 태수: 일반적으로 지방 관청의 우두머리를 통틀어 말할 때 사용하는 용어다.
▶ 최선생 연: 최연(崔淵). 여기서는 고령 현감을 지낸 것으로 되어 있으나, 더이상은 알 수 없다.
酒旣半 崔詐醉取大鍾 滿酌遽前曰
“令公 宜飮之.”
주석이 반쯤 되었을 때 崔가 취한 척하면서, 큰 그릇에다 술을 가득 부어 불쑥 앞에다 내밀며 말하였다.
“令公께서 이것을 마셔야 합니다."
▶ 令公: 흔히 令監이라고 한다. 본래는 정삼품과 종이품의 官員을 일컫는 말이었으나, 나중에는 단순한 존칭의 의미로 사용하게 되었다.
海平稍商量 崔瞋目怒視曰
“令公胡不飮我酒也”
해평군이 잠시 헤아려 보고 있으니, 최가 눈을 부릅뜨고 화난 듯이 노려보며 말하였다.
“영공께서는 어찌해서 제 술을 마시지 않으십니까?”
揮大鍾擲地 碎之 更命小吏 取大鍾滿酌來.
그러고는, 큰 술잔을 땅에 던져 깨뜨리고 다시 아전(衙前)에게 명하여 큰 잔에 술을 가득 부어 오게 하였다.
▶衙前: 官衙의 앞이라는 뜻에서 온 말로, 지방 관아에 딸린 구실아치를 말한다. 관원 다음가는 중인(中人) 계급으로, 그들의 사무청이 정청(正廳) 앞에 따로 있어 이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吏遲回 崔按劍叱視 欲殺之.
아전이 망설이자, 최는 칼자루를 어루만지면서 꾸짖고 노려보더니 그 아전을 죽이려고 했다.
海平變色 突入室 閉門自固.
해평군은 얼굴색이 변해서 방으로 급히 들어와서는, 문을 걸어 잠그고 꼼짝하지 않았다.
崔狂叫自若 俄而醉倒.
최는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면서 제 세상처럼 날뛰더니, 잠시 후에 취해서 쓰러지는 것이었다.
海平曰
此虜使酒 大勝於我 我若不避 必遭窘辱.
해평군이 말하였다.
“이 놈의 술주정은 나보다 훨씬 심하다. 내가 만약 피하지 않으면 틀림없이 욕을 보리라”
遂遁去.
그리고는 도망가 버렸다.
반응형
'太平閑話滑稽傳'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평한화골계전-語以書中言 (0) | 2024.11.04 |
---|---|
태평한화골계전-猪喫瀑布 (0) | 2024.11.02 |
滑稽傳序-徐居正 (0) | 2024.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