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을 꿈에 보고(夢李白) 첫째 시-두보(杜甫)
▶ 夢李白(몽이백) : 《杜少陵集》 권7에 실려 있다. 꿈에 李白을 보고 쓴 시임.
死別已呑聲, 生別常惻惻
죽어 이별은 소리조차 나오질 않고, 살아 이별은 언제나 슬프기만 하다.
▶ 呑聲(탄성) : 소리를 삼키다. 슬픔에 소리를 삼키며 우는 것.
▶ 惻(측) : 슬프다. 《楚辭》 九歌에도 '슬픔에 生離別보다 더 서러운 것은 없다'라고 하였다.
江南瘴癘地, 逐客無消息.
강남은 열병이 많은 곳인데, 귀양간 그대의 소식도 없구나.
▶ 瘴癘(장려) : 瘴氣로 말미암아 생기는 長江 남쪽의 風土病, 熱病의 일종임. 이때 [乾元 元年(758)] 이백은 湖南省 夜郎에 귀양가 있었고, 杜甫는 陝西省 秦州에 있었다. 江南은 이백이 귀양가 있던 고장을 막연히 가리키는 말이다.
▶ 逐客 : 쫓겨난 손 곧 귀양간 손, 이백을 가리킨다. 遠客이라 된 판본도 있으며, 이때 이백은 永王 璘의 반란에 연루되어 귀양가 있었다.
故人入我夢, 明我長相憶.
그대가 내 꿈에 보이니, 우리가 오래 서로 생각하기 때문이리라.
▶ 故人(고인) : 옛사람. 옛 친구. 이백을 가리킨다.
▶ 長相憶(장상억) : 오래 두고 서로 생각하는 것. 長이 常으로 된 판본도 있다. 憶은 '그리워함'으로 보아도 좋다.
恐非平生魂, 路遠不可測.
평소 그대 혼이 아닌 듯하나, 길이 멀어 어찌된 건지 헤아릴 수 없구나.
▶ 平生魂(평생혼) : 평소의 혼.
▶ 路遠不可測(노원불가측) : 무슨 일이 있는 것만 같은데 길이 멀어 헤아릴 수가 없다.
魂來楓林靑, 魂返關塞黑.
혼이 올 적엔 단풍나무숲이 푸르렀는데, 혼이 돌아갈 적엔 국경 관문이 꺼멓게 솟아 있었으리.
▶ 魂來楓林靑(혼래풍림청) : 혼이 올 적에는 단풍나무숲이 푸르렀을 것이라는 상상을 노래한 것이다. 《楚辭》 招魂에서 '깊고 푸른 강물 위에는 단풍나무가 있고, 저 멀리 바라보니 봄 마음 슬퍼진다. 魂이여 돌아오라, 강남은 슬프다'라고 노래한 데서 따온 표현이다.
▶ 關塞(관새) : 邊塞의 관문.
今君在羅網, 何以有羽翼?
지금 그대는 그물에 걸려 있는 몸, 어떻게 나래를 가지겠는가?
▶ 在羅網(재라망) : 그물에 있다. 곧 法網에 걸려 있다는 뜻.
落月滿屋梁, 猶疑見顏色.
지는 달이 지붕 마루턱을 환히 비추고 있으니, 그대의 밝은 얼굴빛을 보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 滿屋梁(만옥량) : 지붕 대마루에 달빛이 가득히 비추고 있다는 뜻.
▶ 見顔色(견안색) : 이백의 안색을 보는 듯하다. 밝은 달을 바라보며 멋진 이백의 풍채를 생각하는 것이다.
水深波浪濶, 無使蛟龍得.
물은 깊고 물결은 널리 일고 있으니, 이무기나 용에게 잡히지 말기를.
▶ 無使蛟龍得 : 蛟龍은 용의 종류로 이무기. 이무기에게 잡히지 않도록 하라는 말은 惡人에게 해침을 당하지 않도록 하라는 뜻. 따라서 앞의 水深波浪濶은 세상이 험난함을 비유한 것이다.
해설
두보(杜甫)와 이백(李白)은 중국시를 대표하며, 詩聖과 詩仙으로 각각 불리우는 雙璧이다. 이백은 두보보다 약 10년 연장이며, 직접 오랫동안 交友한 사이는 아니었으나, 서로가 시인이기 때문이었는지 상당한 우정을 느끼고 있었던 듯하다. 두보는 이백이 멀리 夜郞으로 귀양갔다는 말만 듣고 그의 신상을 퍽 걱정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밤 이백을 꿈에 만났다. 꿈속에 본 이백의 모습은 두보로 하여금 무언가 큰일이 일어난 듯한 인상을 주었다. 그래서 두보는 더욱 근심이 되어 몸 다치지 않고 돌아오게 되기를 더욱 간절히 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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