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치없는 자들(齪齪)-한유(韓愈)
齪齪當世士, 所憂在飢寒.
염치없는 지금 세상 선비들은, 걱정은 굶주리고 헐벗는 데만 있네.
▶ 齪齪(착착) : 악착같음. 염치없이 자기만을 생각함.
但見賤者悲, 不聞貴者歎.
다만 천한 자들의 슬픔을 보고, 귀한 사람들의 탄식은 듣지 못하네.
大賢事業異, 遠抱非俗觀.
크게 어진 사람은 하는 일이 달라서, 원대한 포부는 속된 견해와 다르네.
▶ 事業異 : 종사하는 일이 보통사람과는 다르다.
▶ 非俗觀 : 세속의 견해가 아님.
報國心皎潔, 念時涕汎瀾.
국은에 보답하려는 마음은 희고 깨끗하매, 시국을 생각하고 눈물만 줄줄 흘린다네.
▶ 汎瀾(범란) : 흥건한 모양.
妖姬在左右, 柔指發哀彈.
아름다운 여자들이 양편에서, 부드러운 손가락으로 슬픈 가락을 타는데,
▶ 妖(요) : 곱다. 아리땁다.
酒肴雖日陳, 感激寧爲歡?
술과 안주가 비록 매일 벌어진다 해도, 깊이 느낌이 있는데 어찌 즐기겠는가?
▶ 感激 : 나라와 시국을 생각하는 격한 감정.
▶ 寧 : 어찌. 의문사.
▶ 爲歡 : 즐기다.
秋陰欺白日, 泥潦不少乾.
가을 구름이 환한 햇빛 가리어, 진흙과 빗물이 조금도 마르지 않네.
▶ 欺 : 업신여기는 것.
▶ 潦(료) : 빗물․ 길바닥에 흐르는 물․
河堤決東郡, 老弱隨驚湍.
황하의 제방이 동쪽 고을에서 터지니, 노인과 아이들은 모두 놀란 여울물에 휩쓸렸네.
▶ 老弱 : 노인과 弱者.
▶ 湍(단) : 여울. 급한 여울. 이상 4구는 세상의 일이 올바로 잘 되어가지 못하고 있음을 비유하였다.
天意固有屬, 誰能詰其端?
하늘의 뜻은 본시 목적이 있나니, 누가 그런 일을 책할 수 있으랴?
▶ 有屬(유촉) : 목적이 있다는 뜻.
▶ 詰(힐) : 꾸짖다.
▶ 端(단) : 事端, 端緖, 發端.
願辱太守薦, 得充諫諍官.
바라건대 태수님의 천거를 받아, 임금에게 간하는 관리가 되고자 하네.
▶ 諫諍官(간쟁관) : 임금에게 諫하는 일을 하는 관리.
排雲叫閶闔, 披腹呈琅玗.
구름을 헤치고 宮門 앞에서 소리치고, 배를 갈라 그 속의 옥돌을 바치고 싶네.
▶ 排雲(배운) : 구름을 밀치고 높이 올라감. 王에 나아감을 비유한 것이다.
▶ 閶闔(창합) : 본시는 天門의 뜻. 여기서는 宮門을 가리킨다. 궁문에서 부르짖는다고 함은 임금에게 자기의 옳은 뜻을 마음껏 얘기함이다.
▶ 披腹 : 배를 가르다.
▶ 琅玗(낭간) : 옥돌의 일종. 배를 갈라 그 속의 옥돌을 바친다고 함은 자기가 품고 있던 경륜을 다 아뢴다는 말이다.
致君豈無術? 自進誠獨難.
임금 섬김에 어찌 방법이 없겠는가? 스스로 나아감이 정말로 어려울 따름일세.
해설
이 시는 앞에서는 속세의 일반 선비들과는 다른 훌륭한 뜻을 품고 어지러워지는 나라와 시국을 걱정했고, 뒤에선 자기가 諫諍官이 되어 임금에게 자기의 훌륭한 생각을 다 아뢰어 나라를 올바로 이끌려는 생각을 노래하였다.
작자의 생각은 아무리 이처럼 바르다 하더라도, 세상은 구름이 밝은 해를 가리고 황하의 제방이 터진 듯한 시국이어서 일종의 자탄에 그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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