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300수

244.江雪(강설)-柳宗元(유종원)

耽古樓主 2023. 12. 14. 17:29

唐詩300首

 

1.題目 作者  原文  解釋

 

 

江雪〈강설〉
-柳宗元(유종원)

 

千山鳥飛絶 萬徑人蹤滅.
일천 산엔 새의 날갯짓 끊기고 일만 길엔 사람 자취 없어졌다.

孤舟蓑笠翁 獨釣寒江雪.
조각배엔 도롱이 삿갓 쓴 늙은이 눈 내리는 찬 강 위에서 홀로 낚시한다.

 
 

2.通釋

 

눈 덮인 모든 산에는 새 한 마리 날지 않고온갖 길에도 사람 하나 다니지 않는다.
외로운 배에는 도롱이에 삿갓 쓴 늙은 어부가 눈 내리는 찬 강 위에서 홀로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3.解題

 

이는 유종원이 永州로 폄적되었을 때 지은 작품이다.
눈이 끊임없이 내려 천지가 눈으로 뒤덮인 강가의 雪景을 황량하고 적막하게 그려내었고이러한 풍경에 홀로 낚시하는 노인을 통해 외로움과 쓸쓸한 의경을 나타내었다.
이 모두가 한 폭의 그림처럼 묘사되었는데이러한 회화성은 유종원 시의 한 특징이기도 하다.
이 시의 1‧2구는 눈으로 뒤덮인 세상을 묘사하여 ‘雪’자를 암시하고, 3구는 강 위의 모습을 통해 ‘江’자를 암시하며, 4구에 이르러 제목의 ‘江雪’을 적시하였다.
또 1‧2구의 ‘絶’과 ‘滅’이 온 산과 온 길의 적막한 모습과 의경을 보여준 데 이어서, 3‧4구에서 ‘孤’와 ‘獨’으로 시인의 고고함과 아울러 적막한 정회를 표현하였다.
이는 당시 폄적당한 시인의 처지를 반영하는 것으로 읽히기도 한다.
李珥의 《精言妙選》 〈貞字集〉 오언절구에 선집되어 있다.

 

 

 

4.集評

 

○ 卒乃指格:若見千山鳥飛絶 萬逕人蹤滅 孤舟蓑笠翁 獨釣寒十八字 未知此何景也
卒乃指格:‘千山鳥飛絶 萬逕人蹤滅 孤舟蓑笠翁 獨釣寒’ 18자를 보면이것이 어떤 풍경인지 알 수 없다.
及見下着江雪 然後乃知爲江雪矣 朝鮮 申景濬《旅菴遺稿》 8, 〈雜著‧詩格〉
아래의 ‘江雪’ 두 자를 보고 난 뒤라야 강 위에 눈이 내린 것임을 알 수 있다.

○ 洪駒父詩話云
《洪駒父詩話》에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東坡言 鄭谷詩江上晩來堪畫處 漁人披得一蓑歸 此村學中詩也
“東坡(소식)는 鄭谷의 시 ‘강가 저물녘 그림 그리기 좋은 곳에어부는 도롱이 하나 걸치고 돌아온다.[江上晩來堪畫處 漁人披得一蓑歸]’(〈雪中偶題〉)에 대해서는 村學究의 시라 하였고,
子厚云 千山鳥飛絶 萬逕人蹤滅 孤舟蓑笠翁 獨釣寒江雪 信有格也哉 殆天所賦 不可及也 宋 胡仔《苕溪漁隱叢話前集》 卷19
子厚(유종원)의 시 ‘일천 산엔 새의 날갯짓 끊기고일만 길엔 사람 자취 없어졌다.
조각배엔 도롱이 삿갓 쓴 늙은이눈 내리는 찬 강 위에서 홀로 낚시한다.[千山鳥飛絶 萬逕人蹤滅 孤舟蓑笠翁 獨釣寒江雪]’에 대해서는 참으로 격이 있는 작품으로 대개 하늘이 부여하여 미칠 수 없는 경지라고 하였다.”

○ 唐人五言四句 除柳子厚釣雪一詩之外 極少佳者 宋 范晞文《對床夜語》 卷4
당나라 사람의 오언절구는 柳子厚(유종원)의 〈釣雪〉 한 수를 제외하고는 아름다운 것이 극히 적다.

○ 絶唱 雪景如在目前 明 顧璘《評點唐詩正音》
절창이다.
설경이 눈앞에 펼쳐진 듯하다.

○ 千山鳥飛絶二十字 骨力豪上 句格天成 淸 胡應麟《詩藪》
‘千山鳥飛絶’ 20자는골력이 호방하고 구격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 此等作眞是詩中有畵 不必更作寒江獨釣圖也 淸 黃生《唐詩摘抄》
이러한 작품은 참으로 ‘詩中有畵’이니다시 〈寒江獨釣圖〉를 그릴 필요가 없다.

○ 不霑着雪字 而確是雪景 可稱空靈
〈앞의 두 구는〉 ‘雪’자를 붙이지 않아도 분명 雪景이니 空靈하다고 할 수 있다.
末句一點便足
마지막 구에 한 번 쓴 것으로 족하다.
阮亭論前人雪詩 於此詩尙有遺憾
阮亭(王士禎)은 前人들의 雪詩를 논하면서이 시에 대해 도리어 유감이 있다고 하였다.
甚矣詩之難也 淸 李鍈《詩法易簡録》 13 五言絶句 附六言絶句
시란 이렇게 어려운 것이다.

○ 二十字可作二十層 却自一片 故奇 淸 孫洙《唐詩三百首》
20자가 20층을 만들면서도 저절로 한 편이 되었기 때문에 기이하다.

○ 祖詠終南陰嶺秀一絶 阮亭最所心賞 然不免氣味凡近
祖詠의 ‘終南陰嶺秀’ 절구는 완정(왕사정)이 마음으로 가장 높이 친 작품이지만 氣味가 평범함을 면치 못하였고,
柳子厚千山鳥飛絶一絶 筆意生峭 遠勝祖詠之平 而阮翁反有微辭 謂未免近俗
유자후(유종원)의 ‘千山鳥飛絶’ 절구는 筆意가 생동하고 높아 조영의 평범함보다 휠씬 뛰어나지만 완옹(왕사정)은 도리어 은근히 비판하였으니 속됨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여긴 것이다.
殆以人口熟誦而生厭心 非公論也 淸 朱庭珍《筱園詩話》
사람들의 입에 너무 익숙하여 싫증이 난 것이니공정한 의론이 아니다.

○ 淸峭已絶 王玩亭尙書獨貶此詩 何也 淸 沈德潛《唐詩別裁集》 卷19
맑고 높아 이미 절창인데王玩亭(왕사정尙書만이 이 시를 폄하하였으니 어째서인가.

○ 江寒而魚伏 豈釣之可得
강이 차면 물고기는 숨으니 어찌 낚시를 하여 잡을 수 있겠는가?
彼老翁獨何爲穩坐孤舟風雪中乎
저 노인은 홀로 어찌하여 눈바람 속에서 외딴 배에 평온히 앉아 있는가?
世態寒涼 宦情孤冷 如釣寒江之漁 終無所得 子厚以自寓也 淸 王堯衢《古唐詩合解》 卷4
세태도 싸늘하고 벼슬에 대한 마음도 식어마치 찬 강에서 낚시하는 어부가 끝내 얻는 바가 없는 것과 같으니자후(유종원)가 스스로를 우의한 것이다.

○ 雪大則鳥斷飛人絶迹
눈이 많이 내리면 새가 날아가는 것도 끊기고 사람의 자취도 사라진다.
獨此蓑笠老翁 猶掉孤舟而釣寒江之雪 其高曠爲何如耶
이 도롱이를 입고 삿갓을 쓴 노인만이 그래도 외딴 배를 저어 눈 내리는 찬 강에서 낚시질하니 그 높고 탁 트인 기상이 어떠한가?
子厚遠謫江湖 宦情冷淡 因擧此以自況云 淸 王文濡《唐詩評注讀本》 
자후(유종원)가 강호에 멀리 폄적되어 벼슬에 대한 뜻이 식어서이것으로 자신의 처지를 비유한 것이라 한다.

○ 空江風雪中 遠望則鳥飛不到 近觀則四無人踪
눈바람이 부는 빈 강에서 멀리 바라보면 새도 날아오지 않고가까이 보면 사방에 인적도 없다.
而獨有扁舟漁父 一竿在手 悠然于嚴風盛雪間
다만 홀로 작은 배를 탄 어부가 있어 낚싯대를 손에 쥐고 매서운 바람과 펑펑 내리는 눈 속에서 悠然하다.
其天懷之淡定 風趣之靜峭 子厚以短歌 爲之寫照 子和漁父詞所未道之境也 現代 兪陛雲《詩境淺說》
천성에서 나오는 淡定함과 風趣의 靜峭함을 자후(유종원)는 절구로 그림을 그리듯 하였으니船子和尙의 〈漁父詞〉에서 말하지 못한 경지라 하겠다.

○ 此詩讀之便有寒意 故古今傳誦不絶 現代 劉永濟《唐人絶句精華》
이 시는 읽으면 문득 寒意가 느껴지는데이 때문에 고금에 끊이지 않고 전송된다.

○ 作意 此詩詠江鄕雪景
작의:이 시는 江村의 설경을 읊은 것이다.
作法 首二句雖是詠山及原野 但爲什么會絶會滅
작법:앞의 두 구는 비록 산과 들을 노래하였지만왜 끊기고 사라졌다고 했을까?
其中就暗藏一雪字 雪大了 所以鳥飛絶 人踪滅
그 가운데에 ‘雪’자 하나를 숨겨놓은 것이니눈이 많이 내리면 새가 날아가는 것도 끊기고 사람의 자취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此二句是故作奇險語 讀了之後 似乎覺得詠雪景已完全無遺 下文已無話可說
이 두 구는 일부러 奇險한 말을 써서읽은 후에 설경을 노래한 것이 완전무결하여 다음 구절에서 할 말이 없다고 느끼게끔 한다.
不料他竟能別開境界 再從江面上設法 用孤舟獨釣 來点綴雪景 天然的景物 一經湊合 便成一幅極妙的雪景圖
그런데 의외로 그가 마침내 새로운 경계를 열어서 다시 강 위에서부터 시법을 펼쳐 ‘孤舟’와 ‘獨釣’를 써서 설경을 엮었으니천연의 경물이 하나로 모여 한 폭의 지극히 묘한 설경도를 이루었다.
蘅塘退士評此詩 二十字可作二十層 却是一片 故奇 現代 兪守眞《唐詩三百首詳析》
형당퇴사(孫洙)가 이 시를 평하면서 20자가 20층을 만들면서도 저절로 한 편이 되었기 때문에 기이하다고 하였다.

 

 

 

5.譯註

 

▶ 萬徑人蹤滅 : ‘徑’은 길이고, ‘蹤’은 발자취이다.
이 구절은 모든 길이 눈에 덮여 사람의 자취가 사라졌다는 말이다.
▶ 蓑笠翁 도롱이를 입고 삿갓을 쓴 노인을 말한다.
▶ 卒乃指格 이 말은 申景濬의 造語로, ‘시 끝에 가서야 비로소 대상을 지칭하는 방식’ 정도의 뜻으로 쓴 말로 보인다.
▶ ‘終南陰嶺秀’ 절구 祖詠의 〈終南望餘雪〉로 230번 참조.
▶ 船子和尙의 〈漁父詞〉 원문은 ‘子和漁父詞’로 되어 있는데子和는 唐代의 高僧인 船子和尚을 지칭하는 듯하다.
선자화상은 배 한 척으로 華亭‧吳江‧朱涇 사이를 떠돌면서 도를 깨우쳤는데, 39수의 〈어부사〉(일명 〈漁父撥棹歌〉)가 전한다.
이 작품들은 모두 속세를 초탈한 뜻을 지닌다.

 
 

6.引用

이 자료는 동양고전종합DB http://db.cyberseodang.or.kr/front/main/main.do 에서 인용하였습니다. 耽古樓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