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형공의 학문을 권하는 글(王荊公勸學文)-왕안석(王安石)
讀書不破費, 讀書萬倍利.
독서엔 비용이 들지 않고, 책을 읽음으로써 만 배의 이득이 생기도다.
▶ 破費(파비) : 비용을 깨친다. 곧 '비용이 든다.'라는 뜻.
▶ 萬倍利(만배리) : 만 배는 많은 것을 형용한 말임. 독서는 이루 말할 수 없으리만큼 많은 이익을 사람들에게 준다는 뜻.
書顯官人才, 書添君子智.
글은 사람의 재능을 밝혀주고, 글은 군자의 지혜를 더해주도다.
▶ 顯(현) : 밝히다. 뚜렷이 한다.
▶ 官人 : 벼슬하려는 사람. 벼슬하는 사람.
▶ 添(첨) : 더하는 것. 첨가의 뜻.
有卽起書樓, 無卽致書櫃.
돈 있으면 곧 서재(書齋)를 짓고, 돈 없으면 곧 책궤라도 갖춰라.
▶ 有(유) : 돈 또는 재력이 있는 것.
▶ 起(기) : 건(建)의 뜻.
▶ 書樓(서루) : 책을 넣어두거나 읽거나 하는 누각(樓閣).
▶ 無(무) : 돈이나 재력이 없는 것.
▶ 致(치) : 갖추는 것. 입수(入手)하는 것.
▶ 櫃(궤) : 상자. 책궤.
窓前看古書, 燈下尋書義.
창 앞에서 옛글을 보고, 등 밑에서 글의 뜻을 찾아라.
▶ 窓前(창전) : 낮의 독서를 말함. 다음 구의 '등하(燈下)………’가 밤의 독서를 말하고 있는 것과 대(對)가 된다.
▶ 尋(심) : 찾다.
▶ 義(의) : 뜻. 尋書義도 앞의 看古書와 마찬가지로 훌륭한 독서를 말한다.
貧者因書富, 富者因書貴, 愚者得書賢, 賢者因書利.
가난한 사람은 글을 통하여 부유해지고, 부유한 사람은 글을 통하여 존귀해지고, 어리석은 사람은 글로써 어질게 되고, 어진 사람은 글로써 이롭게 될 터이다.
只見讀書榮, 不見讀書墜.
글을 읽어 영화를 누림은 봤어도, 글을 읽어 실패함은 보지 못하였네.
▶ 墜(추) : 떨어지는 것. 타락이나 실패를 모두 뜻한다.
賣金買書讀. 讀書買金易.
금을 팔아 책을 사 읽어라, 책을 읽어두면 금을 사기 쉽다.
▶ 賣金(매금) : 황금을 파는 것. 賣金買書는 황금으로 책을 삼을 말한다.
▶ 易(이) : 쉬운 것.
好書卒難逢, 好書真難致.
좋은 책은 끝내 만나기 힘들고, 좋은 책은 정말 얻기 어렵다.
▶ 卒(졸) : 끝내. 내내.
▶ (봉) : 만나는 것.
▶ 致(치) : 여기서도 입수(入手)의 뜻임.
奉勸讀書人, 好書在心記.
글 읽는 사람들에게 받들어 권하노니, 좋은 책은 마음에 기억해 두기를.
▶ 奉勸(봉권) : 받들어 권하다. 삼가 권하다.
▶ 記(기) : 기억, 암기의 뜻.
해설
王荊公은 북송(北宋) 신종(神宗) 때의 대정치가이며 문인인 왕안석(王安石, 1021~1086)이다. 그는 정치적으로는 중국의 사회제도를 혁신하려 하여 소동파(蘇東坡)의 구파(舊派)와 다투었다. 시문(詩文)을 잘하여 문학에 있어선 소동파와 함께 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으로 친다.
왕안석은 독서의 이익이 금보다 더함을 주장할 뿐만 아니라 독서의 心得에까지 언급하고 있다. 세상에 책은 많기도 하지만 좋은 책은 정말 드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좋은 책을 보게 되면 그것을 외워버리라는 것이다. <宋史> 열전(列傳) 86에 의하면 '왕안석은 무주(撫州) 임천(臨川) 사람으로 어려서부터 책 읽기를 좋아하였고 한번 읽은 것은 평생 잊지 않았다.'라고 하였다. 이처럼 뛰어난 기억력의 소유자이기에 양서(良書)는 외워버리라고 권하고 있다. 범인(凡人)으로서는 외우지는 못하더라도 힘써 정독(精讀)은 하여야 할 터이다.
글의 체재는 오언고시(五言古詩)이고 全篇이 20구(句)인데, 구마다 '서(書)'자가 들어 있는 점이 재미있다. 앞에 나온 권학문이 낮은 평민을 대상으로 한 데 비하여 약간 격을 높이어 사인(士人)들의 학문을 위한 독서를 권장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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