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後集121-書洛陽名園記後(서낙양명원기후)-李格非(이격비)

耽古樓主 2024. 4. 20. 10:35

古文眞寶(고문진보)

書洛陽名園記後(서낙양명원기후)-李格非(이격비)

 



洛陽處天下之中, 挾殽黽之阻, 當秦ㆍ隴之襟喉, 而趙ㆍ魏走集, 蓋四方必爭之地也.
洛陽은 천하의 한가운데에 위치하여 殽山과 黽阨의 險阻를 끼고 秦나라와 隴西의 옷 깃과 목구멍이며, 趙와 魏의 교통요충지로 사방에서 항상 다투던 땅이었다.
殽黽(효면) : 殽山黽阨. 효산은 河北省 북쪽에 있는 險要한 곳. 黽阨澠阨로도 쓰며, 지금의 河南省 信陽縣 동남쪽에 있는 平靖關으로 역시 지형상 험요한 땅임.() : 험요한 곳.
秦隴(진농) : 진나라와 隴西 . 지금의 陝西省甘肅省 지방을 가리킴.
襟喉(금후) : 옷 앞깃과 목구멍. 要地에 비유한 말임.
趙魏(조위) : 조나라와 위나라. 모두 지금의 山西省을 중심으로 한 나라들임.
走集(주집) : 밖으로 나다니는 데에 꼭 거쳐야만 하는 곳을 가리키는 말임.

天下當無事則已, 有事則洛陽, 必先受兵.
천하에 사변이 없을 적에는 그만이나, 변고가 생기기만 하면 낙양은 항상 먼저 전쟁을 겪었다.
受兵(수병) : 전쟁을 받아들이다. 전쟁을 겪다.

余故嘗曰:
“洛陽之盛衰者, 天下治亂之候也.
그래서 나는 말한 적이 있다.
“낙양의 성쇠가 천하가 다스려지고 어지러워지는 징후이다.”
() : 징후.

方唐貞觀開元之間, 公卿貴戚, 開館列第於東都者, 號千有餘邸.
唐나라 貞觀·開元 연간에는 公卿·貴戚으로 東都에 別邸를 짓고 집을 마련하는 사람이 천여 家나 되었다 한다.
貞觀(정관) : 唐 太宗의 연호, 627~649.
開元(개원) : 玄宗의 연호, 713~741.
開館列第(개관열제) : 집과 別邸를 마련하다.

及其亂離, 繼以五季之酷, 其池塘竹樹, 兵車蹂蹴, 廢而爲丘墟, 高亭大榭, 煙火焚燎, 化而爲灰燼, 與唐共滅而俱亡, 無餘處矣.
그곳에 난리가 생기고 五代의 잔혹함이 이어지자 그곳 池·塘·竹·樹가 전차에 짓밟혀 폐허가 되어 빈 언덕으로 변하고, 높은 정자와 큰 누각도 연기와 불로 타서 잿더미로 변해 버려, 당나라와 함께 멸망하여 남은 자취도 없다.
五季(오계) : 五代. 나라와 나라 사이에 일어났다 망한 다섯 나라.
() : 잔혹함. 극도의 혼란을 가리킴.
蹂蹴(유축) : 밟히고 채이다.
焚燎(분료) : 타 버리다.
厥燼(회신) : 재와 불타고 남은 부스러기.

余故嘗曰:
“園囿之興廢, 洛陽盛衰之候也.”
그래서 내가 말한 적이 있다.
“정원이 흥성하고 괴멸하고 함은 낙양 성쇠의 징후이다.”
園圃(원유) : 정원, 동산

且天下之治亂, 候於洛陽之盛衰而知, 洛陽之盛衰, 候於園囿之興廢而得, 則「名園記」之作, 予豈徒然哉.
더욱이 천하가 치세인지 난세인지는 낙양의 성쇠를 살펴서 알 수 있고, 낙양의 성쇠는 정원이 흥폐를 살펴서 터득할 수 있다. 그러니 〈名園記〉의 저작이 내게 어찌 부질없는 짓이겠는가?
徒然(도연) : 공연한 것. 부질없음.

鳴呼! 公卿大夫方進於朝, 放乎以一己之私自爲, 而忘天下之治忽, 欲退享此, 得乎.
아아! 공경대부가 조정으로 나아감에, 마ᅌᅳᆷ껏 자신의 사욕을 행하고 천하를 다스림은 잊고 소홀히 한다면, 물러나 이러한 정원을 누리려 한들 되겠는가?
() : 의지하다. 드러내다.
() : 누리다. 향유하다.

唐之末路是已.
당나라의 말로가 바로 그러하였다.

 

 

 

 해설


《낙양명원기》라는 낙양에 있던 유명한 정원들의 始末을 쓴 책에 대한 跋文이다.
그는 천하의 치란은 낙양이 가장 잘 대표하고또 낙양의 성쇠는 그곳 저택들의 정원이 가장 잘 대표한다는 이유에서 〈명원기〉를 썼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하는 사람들이 자기보다도 나라와 백성을 먼저 생각하고 위해야만 자기들의 정원도 그들 소유로 오래갈 수 있다고 함이 이 글의 요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