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漢詩와 漢文 (1496)
耽古樓主의 한문과 고전 공부
弘慶寺-白光勳 秋草前朝寺 殘碑學士文.千年有流水 落日見歸雲.가을 풀이 우거진 前 왕조의 절, 쓰러진 비석에는 學士의 글귀만 남았도다.천년세월이 유수에 있으매, 저녁 해에 떠가는 구름만 바라보노라. ▷ 출전은 『玉峰集』이다. ▷ 前朝는 고려 왕조를 뜻함 弘慶寺에 관하여 충청남도 천안시 성환읍에 있었던 고려전기 승려 형긍이 왕명으로 창건한 사찰. 奉先弘慶寺·弘慶院이라고도 한다.1021년(현종 12)에 형긍(迥兢)이 왕의 명을 받아 여행자의 보호 및 편의를 위하여 창건하였으며, 수행을 위한 장소로 보다는 원(院)의 성격이 많았던 사찰이다. 이 절이 세워진 성환역 부근은 교통의 요충지였지만, 인가가 멀고 갈대가 우거진 늪이 있어 강도가 자주 출몰하여 행인이 불편을 겪던 지역이었으므로, 현종이 형긍에게 명하여 절..
雪中訪友人不遇-李奎報 雪色白於紙 擧鞭書姓字.莫敎風掃地 好待主人至.종이보다 더 흰 눈밭에 채찍으로 내 이름을 쓰네.바람아, 제발 쓸어버리지 말라. 주인이 올 때까지 기다려 다오. 감상 눈이 내려 온 들판이 눈밭이 된 날, 말을 타고 보고 싶은 친구를 찾아갔다. 집 앞까지 찾아간 방문객은 친구가 부재중이어서인지, 아니면 일부러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말을 돌려 나왔는지 알 수는 없으나, 눈 위에 자기의 이름을 채찍으로 써 두었다. 집주인인 친구에게 자기가 왔다 갔음을 알리려 한 것이다. 혹 바람이 불어 써 놓은 이름 글씨를 지워버릴까 염려하여, 제발 친구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애원하는 구절이 정감 있게 다가온다. 겨울날의 서정이 참으로 양지쪽 햇볕처럼 따스하다. 이 시는 고려 문신 李奎報(1168..
浮碧樓-金黃元 長城一面溶溶水 大野東頭點點山.긴 성 한쪽 면엔 흘러넘치는 물이요, 큰 들판 동쪽 머리엔 점점이 산이로다. ▷金黃元(1045~1117)은 부벽루에서 이 2구를 짓고 뒷 구를 짓지 못하매, 통곡하고 내려왔다고 한다.
梅軒 尹奉吉의 시 2수 不朽聲名士氣明 士氣明明萬古晴.萬古晴心都在學 都在學行不朽聲.이름이 썩지 않으려면 선비의 기개가 밝아야 하고, 선비의 기개가 밝고 또 밝으면 만고 후에도 맑을 터.만고에 맑은 마음은 진정 학문에 있나니, 학문에 있는 대로만 하면 명성은 결코 썩지 않으리. 해설 이 詩는 尹義士 15세 때 지은 것으로 少年時節 부터 學問을 좋아했고, 특히 詩才가 있어 이를 바탕으로 하여 靑年時節의 思索이 展開된다. 沐溪一曲水 修德源自流.滌吾身汚穢 無盡格千秋.목마리 동네에 흐르는 한 구비 시냇물, 수덕산을 원천으로 흐르도다내 몸의 더러운 것을 여기 씻어서, 천추를 바르게 하기에 다함이 없게 하리라. 해설 千秋를 바르게 하기에 다함이 없다는 것은 바로 우리 民族의 主體性을 지키기 위한 마음가짐인데,..
飮酒-鄭夢周 客路春風發興狂 每逢佳處卽觴傾.還家莫愧黃金盡 剩得新詩滿錦囊.나그네길 봄바람에 미친 듯 흥 일어, 좋은 곳 지날 때마다 술잔을 기울이네.집에 와서 황금 다함을 괴히 여기지 말자, 넉넉히 얻은 새 시로 錦囊을 채웠으니.
山中書事-吳慶 雨過雲山濕 泉鳴石竇寒.秋風紅葉路 僧踏夕陽還.비 지나니 구름낀 산이 축축하고, 샘물이 울며 흐르니 석굴이 차다.추풍에 낙엽 진 길에 스님이 석양을 밟으며 돌아온다. ▷吳慶자는 慶之 호는 溪山處士해주사람으로 進士이다.
李承晩의 漢詩 一身泛泛水天間 萬里太洋幾往還.到處尋常形勝地 夢魂長在漢南山.하늘과 물 사이를 이 몸이 흘러흘러, 끝없는 바다를 오고 가기 몇 번인가.닿는 곳곳 명승지도 허구 많데만, 내 꿈의 보금자리 서울 남산뿐. 해설 徐廷柱 씨가 월간조선 1995년 3월호에 쓴 글('雩南과 나')에 따르면 李承晩 대통령(1875~1965)은 매주 찾아오는 徐廷柱에게 가끔 漢詩(한시)를 읊어주곤 하셨는데, 어느 날 "자네는 시인이라면서?"라고 하더니 베개 옆에 놓아두었던 빛 좋은 사과를 한 개 건네주면서 먹어보라고 권한 뒤, 미국 망명 시절에 쓴 漢詩를 들려주더라고 한다.
落花-許筠桃李爭誇富貴容 笑他篁竹與寒松.須臾九十春光盡 惟有松篁翠萬重.복사 오얏 다투어 부귀를 자랑하며, 대나무와 소나무를 비웃누나.석 달이라 봄빛이 잠깐 사이 다하니, 소나무 대나무만 만겹으로 푸르른걸. ▷篁竹: 대나무 숲. 또는 숲을 이룬 대.▷寒松: 겨울의 소나무 출전 . 凡 8수 중 제7수이다.
山客-海源山梅落盡野花飛 谷口春殘客倒稀.搖望千峰紅樹裏 杜鵑啼處一僧歸산에는 매화꽃 지고, 들에는 꽃잎 날리는데, 골짜기엔 봄 저물어 오는 손님 드무네.멀리 보이는 천봉우리 붉은 숲, 두견새 우는 곳에 한 스님 돌아오네. 작자-海源 朝鮮 肅宗~英祖때의 僧. 字 天鏡. 姓 李
馬耳山-金壽童 馬耳雙尖揷太空 雲開突兀露秋容似聞絶頂神湫在 鼓角何能試老龍마이산의 우뚝한 두 봉우리는 하늘 위에 솟았고, 구름이 걷혀 뾰족한 바위에 가을빛 어리었네소문 듣자니 깎아지른 꼭대기에 신의 못 있다는데, 북치고 나팔을 불어서 늙은 용을 시험할 수 없을까? 출전 全羅道 鎭安縣 작자 김수동(金壽童, 1457~1512); 조선전기 정국공신 2등에 책록된 공신. 문신. 본관은 안동(安東). 자는 미수(眉叟), 호는 만보당(晩保堂). 상락부원군(上洛府院君) 김사형(金士衡)의 후손으로, 할아버지는 동지중추부사 김종숙(金宗淑)이고, 첨지중추부사 김적(金磧)이며, 어머니는 동부승지 안질(安質)의 딸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