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300수

54.夢遊天姥吟留別(몽유천모음유별)-李白(이백)

耽古樓主 2023. 11. 3. 20:16

唐詩300首

 

1.題目 作者  原文  解釋

 

 

夢遊天姥吟留別(몽유천모음유별)
-李白(이백)

 

海客談瀛洲, 煙濤微茫信難求.

바다에 다니는 사람들은 瀛洲를 얘기하는데안개 낀 파도 아득히 깔려 참으로 찾기 어렵고,

 

越人語天姥, 雲霓明滅或可覩.

越 지방 사람들은 천모산을 말하는데구름 무지개 사이사이볼 수도 있으렷다.

 

天姥連天向天橫, 勢拔五嶽掩赤城.

천모산은 하늘과 맞닿아 하늘가에 비껴있어기세는 五嶽을 뽑아버리고 적성산도 덮어버린다.

 

天台四萬八千丈, 對此欲倒東南傾.

천태산 四萬 八千丈도 이 산을 대하곤 쓰러질 듯 동남쪽에 기울어 있다.

 

我欲因之夢吳越, 一夜飛渡鏡湖月.

이 때문에 나는 오월 지방을 꿈꾸었는데어느 날 밤 달 비치는 경호를 지나 날아갔네.

 

湖月照我影, 送我至剡溪.

호수의 달빛 내 그림자 비추더니剡溪로 날 보낸다.

 

謝公宿處今尙在, 淥水蕩漾淸猿啼.

謝公이 머물던 곳 지금도 여전히 있어맑은 물결 넘실대고 원숭이는 맑게 우네.

 

脚著謝公屐, 身登靑雲梯.

발에는 사공의 나막신 신고푸른 구름 사다리를 몸소 오르니,

 

半壁見海日, 空中聞天雞.

산허리에서 바다에 해 뜨는 것 보이고허공에서 天雞의 울음소리 들리네.

 

千巖萬轉路不定, 迷花倚石忽已暝.

수많은 바위 굽이굽이 정해진 길 없어꽃에 홀려 바위에 기댔는데 홀연 어두워져,

 

熊咆龍吟殷巖泉, 慄深林兮驚層巓.

곰이 포효하고 용이 울듯 커다란 계곡 물소리깊은 숲마저 떨게 하고 솟아오른 봉우리도 놀라게 한다.

 

雲靑靑兮欲雨, 水澹澹兮生煙.

구름 짙어지며 비 오려는 듯물 출렁거리며 물안개 피우더니

 

列缺霹靂, 邱巒崩摧.

번갯불 번쩍이고 우레소리 들리더니언덕이며 봉우리 무너지고 부서져

 

洞天石扇, 訇然中開.

동천의 돌문이 꽈광 쩌억 열린다

 

靑冥浩蕩不見底, 日月照耀金銀臺.

푸른 하늘 넓고 넓어 끝 보이지 않는데햇빛달빛 金銀臺에 비쳐 번쩍이도다.

 

霓爲衣兮風爲馬, 雲之君兮紛紛而來下.

무지개로 옷 해입고 바람으로 말을 삼아구름의 신들이 어지러이 내려오는데,

 

虎鼓瑟兮鸞回車, 仙之人兮列如麻.

호랑이는 을 타고 난새는 수레 끌며신선들이 삼대처럼 늘어선다.

 

忽魂悸以魄動, 怳驚起而長嗟.

홀연히 혼백이 놀라고 요동쳐서황홀하게 놀라 깨어 길게 탄식하였네.

 

惟覺時之枕席, 失向來之煙霞.

꿈 깰 때의 잠자리만 있을 뿐여지껏 있던 좋은 풍경 사라져버리다니

 

世間行樂亦如此, 古來萬事東流水.

이 세상 즐거움 또한 이와 같으리니예로부터 모든 일은 동쪽으로 흘러가는 물과 같은 것.

 

別君去兮何時還, 且放白鹿靑崖間.

그대들과 이별하고 떠나가면 언제나 돌아오리푸른 절벽 사이에 흰 사슴 풀어 놓아,

 

須行卽騎訪名山, 安能摧眉折腰事權貴.

떠나면 사슴 타고 명산을 찾을지니어찌 머리 숙이고 허리 꺾어 權臣과 貴人 섬겨,

 

使我不得開心顔.

내 마음이며 얼굴 펼 수 없게 하겠는가.

 

 
 

2.通釋

 

바다에 다니는 사람들은 신선이 산다는 영주를 말하곤 하지만, 그 산은 안개 낀 파도가 아득히 펼쳐진 가운데 있어 참으로 찾기 어렵다.

옛날 월나라가 있었던 지방 사람들은 천모산을 얘기하는데 그 산은 무지개가 생겼다가 사라지고 하는 사이사이에 간혹 볼 수 있다.

천모산은 하늘과 맞닿아 있으면서 하늘가에 비스듬히 솟아있다. 그 기세는 오악보다도 훨씬 뛰어나고 적성산도 가려버릴 정도다. 사만 팔천장이나 높은 천태산조차 천모산을 대하곤 쓰러질 듯 동남쪽으로 기울어져 있을 뿐이다.

나는 이런 천모산의 모습 때문에 그 산이 있는 오월 지방을 꿈속에서라도 가보길 바랐는데 어느 날 밤 경호를 비치는 달을 지나 날아갔다.

호수의 달은 나를 비춰 그림자를 생기게 하고 옛날 사영운이 묵었던 섬계에까지 데려다 주었다. 사영운 그 분이 묵었던 곳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남아 있어 깨끗한 물이 시원하게 흐르고 원숭이 울음소리는 맑고 높다.

그 분이 만들었다는 나막신을 신고는 이 몸이 푸른 구름을 뚫고 험하고 높은 산에 올라 산허리에 이르러서는 바다에서 솟는 해를 보고 허공 가운데에서 들려오는 천계 우는 소리를 듣는다.

수많은 바위들이며 끝 없이 돌아가는 곳, 길이 정해져 있지 않아 꽃에 홀려 바위에 앉아 쉬노라니 갑자기 날이 어려워져 버렸다. 밤이 되자 곰이 울부짖고 용이 소리를 내며 바위 사이로 흐르는 물소리도 우렁차게 울려 깊은 숲마저 떨게 하는 것 같고 높이 솟은 봉우리까지도 놀라게 하는 것 같다.

구름이 짙어지면서 비가 쏟아질 듯 하고 물이 출렁이며 물안개를 피우는가 싶더니 천둥이 울리고 번개가 치면서 봉우리들이 무너지고 부서져 내리고 동천의 돌문도 큰소리를 내며 가운데가 쩍 열린다.

그러자 맑은 하늘 끝없이 드넓게 펼쳐지고 햇빛은 동해바다 삼신산이 있는 곳의 금은대를 비춰 빛나게 한다.

무지개를 옷으로 입고 바람을 말로 삼아서는 구름의 신들이 많이 내려오고 호랑이는 瑟을 연주하면서 난새는 수레를 몰면서 신선들이 삼대처럼 빽빽하게 수 없이 늘어섰다.

그런데 갑자기 혼백이 요동치며 움직이더니 바로 잠에서 놀라 깨어 길게 한숨만 내쉰다.

잠에서 깨어난 뒤의 잠자리만 남아 있을 뿐 방금까지 있었던 아름다운 풍경들은 사라져 버렸다.

세상에서 누리는 즐거움이란 이와 같은 게 아닐까. 예로부터 모든 일은 동쪽으로 흘러가는 물과 같아서 한 번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것을.

그대들과 헤어져 나 떠나가는 길 어느 때에나 돌아올 수 있을까. 먼저 흰 사슴 푸른 계곡 사이에 놓아두고 기르면서 모름지기 길 떠나게 되면 그 사슴을 타고 명산을 찾아갈 걸세.

어떻게 머리 숙이고 허리 굽혀 권력 있고 귀한 사람 섬기면서 내 마음이며 얼굴 펴지 못하게 하는 일을 할 수 있겠나.

 

 

 

3.解題

 

 

《全唐詩》에는 이 시의 제목 아래 注에, “別東魯諸公이라고도 한다.”라 하였다. 李白은 天寶 3년(744) 조정에서 쫓겨난 후 杜甫‧高適과 함께 齊魯 지방을 여행하고 한동안 그곳에 정착했는데, 天寶 5년(746)경에는 다시 吳‧越 지역으로 떠났다. 이 시는 남쪽으로 떠나면서 齊魯의 친구들에게 준 시이다. 시의 상징성을 중시해 천모산의 仙境은 조정의 궁궐에, 꿈속에 노닌 것은 翰林에 入侍한 것에 비유하여 뜻을 잃고 조정을 떠나는 情을 토로한 시로 보기도 한다.

시는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부분은 瀛洲와 천모산을 대비해 천모산이 실제로 있음을 묘사하였다. 

둘째 부분은 천모산의 雄偉는 절강성의 뭇 산이 미칠 수 없음을 서술하였다. 

셋째 부분은 가장 길고 표현의 묘미가 잘 드러난 곳으로, 꿈속 장면을 묘사하면서 동시에 실제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천모산의 야경과 일출 모습이 중심이다. 

마지막 부분은 사람들과 이별하는 구절로 제목을 드러내면서 人生無常과 벼슬을 버리고 은거하려는 뜻을 보이고 있다.

 

 

 

4.集評

 

○ 託言夢遊 窮形盡相 而極洞天之奇幻

夢遊에 가탁해서 형상을 끝까지 다 묘사하였고 洞天의 奇異한 모습과 幻想을 극진히 그렸다.

至醒後 頓失煙霞矣 知世間行樂 亦同一夢 安能於夢中屈身權貴乎 吾當別去 遍遊名山以終天年也

잠에서 깬 후 아름다운 풍경이 갑자기 사라져 버린데 이르자 세상의 즐거움이란 또한 꿈과 같음을 알고 있으니 어찌 꿈속에서 권신‧귀인에게 몸을 굽히겠는가, 나는 마땅히 떠나서 명산을 편력하며 천수를 마치리라라고 하였다.

詩境雖奇 脈理極細 - 淸 沈德潛, 《唐詩別裁集》 卷6

詩境이 비록 奇異하지만 맥락과 조리는 아주 세밀하다.

○ 范德機云 夢吳越以下 夢之源也 以次諸節 夢之波瀾也

范德機가 말하기를, “ ‘夢吳越’ 구절 이하는 꿈의 근원이고, 그 다음의 모든 구절은 꿈의 파란 많은 변화다.

其間顯而晦 晦而顯 至失向來之煙霞 夢極而與人接矣

그 사이에 환히 드러내면서 숨기기도 하고, 숨기면서 드러내기도 하다가 ‘失向來之煙霞’ 구절에 이르러 꿈이 절정에 이르자 사람과 접촉하게 된다.

非太白之胸次筆力 亦不能發此

이태백의 마음속의 필력이 아니라면 이렇게 쓰지 못할 것이다.

枕席煙霞 二句最有力 結句平衍 亦文勢當如此 - 淸 王琦, 《李太白詩集注》

‘枕席’ ‘煙霞’ 두 구절이 가장 힘이 있고 結句는 평범하고 변화가 없지만 文章의 氣勢는 당연히 이와 같아야 한다.”라고 했다.

○ 夢遊天姥山 開頭二句是說求仙無從 其次二句是說進宮或有希望

〈夢遊天姥山〉의 첫 두 구절은 신선을 찾으려고 했으나 찾을 길이 없음을 말하였고 그 다음 두 구절은 궁정에 가면 혹 희망이 있을까 말하였다.

此下描寫天姥山景色一大段 實質是描寫宮廷

이 이하는 天姥山의 경치를 대단하게 묘사했지만 실제로는 궁정을 묘사했다.

結論是宮廷裏也無從存身

결론은 궁정에도 가서 몸을 둘 수 없다는 것이다.

仙宮兩無從 這一句可以說就夢遊天姥山的主題 - 現代 施蟄存, 《唐詩百話》 1987年版

‘신선세계와 궁정 어디에도 갈 길이 없구나’라는 한 구절로 〈夢遊天姥山〉의 주제를 설명할 수 있다.

 

 

 

5.譯註

 

▶ 瀛洲 : 동쪽 바다에 있는 神仙이 산다는 전설상의 섬이다. 《史記》 〈秦始皇本紀〉에, “바다 가운데 세 神山이 있는데 蓬萊, 方丈, 瀛洲로 신선이 산다.[海中有三神山 名曰蓬萊方丈瀛洲 仙人居之]”라고 하였다.

▶ 天姥 : 浙江省 新昌縣 동쪽 50리에 있는 산인데, 동쪽으로는 天台山 華頂峰과 접하고 있고 서쪽으로는 沃洲山과 이어져 있다.

▶ 赤城 : 절강성 天台縣 북쪽에 있는 산인데, 燒山이라고도 한다. 산의 흙빛이 적색이고 모양이 무지개 같으며 멀리서 보면 성가퀴 같다. 서쪽에 玉京洞이 있는데 天台山의 南門이다.

▶ 天台 : 지금의 절강성 천태현 북쪽에 있는 산이다. 仙霞산맥의 동쪽 지맥으로 서남으로는 括蒼‧雁蕩 두 산과 접하고, 서북으로는 四明‧金華 두 산과 접하고 있다.

▶ 鏡湖 : 鑑湖라고도 한다. 지금의 절강성 紹興縣 남쪽에 있는데 예전에는 후한 때 會稽, 山陰 두 縣 경계에 둑을 쌓아 만든 호수다.

▶ 剡溪 : 지금의 절강성 嵊縣 남쪽에 있는데 曹娥江의 상류다.

▶ 謝公宿處今尙在 : 謝公은 謝靈運을 가리키는데 그가 이곳 섬계에 머문 적이 있다. 사영운의 〈登臨海嶠〉 시에, “날 저물어 剡溪 가운데 투숙하고, 밝아선 천모산 봉우리에 오른다.[暝投剡中宿 明登天姥岑]”라는 시구가 보인다.

▶ 謝公屐 : 사영운은 산에 올라 유람하기를 좋아하였는데, 굽을 조절할 수 있는 나막신을 신고 다녔다. 《宋書》 〈謝靈運傳〉에, “산을 찾고 고개에 올라 꼭 깊고 험한 곳엘 갔으며 바위절벽이 천리 되는 곳도 두루 다 가지 않은 곳이 없었다. 항상 나무신발을 신고 갔는데, 산에 오를 때는 앞굽을 떼고 내려 올 때는 그 뒷굽을 뗐다.[尋山陟嶺 必造幽峻 巖障千重 莫不備盡 登躡常著木履 上山則去前齒 下山則去其後齒]”고 하였다.

▶ 靑雲梯 : 구름에 오르는 사다리로, 험하고 높은 산을 올라가는 것이 마치 푸른 구름 속으로 들어가 오르는 것 같다는 뜻이다. 사영운의 〈登石門最高頂〉 시에, “안타깝구나 심회 똑같은 나그네 없어, 함께 청운제 오르지 못하는 것이[惜無同懷客 共登靑雲梯]”라는 구절이 있다.

▶ 天雞 : 천상에 있다는 닭으로, 《述異記》에, “동남쪽에 桃都山이 있는데 산 위에 큰 나무가 있어 桃都라고 한다. 나무 가지 사이 거리가 3천리인데 그 위에 天雞가 있다. 해가 떠서 이 나무를 비추면 天雞가 우는데 천하의 닭이 모두 이를 따라 운다.[東南有桃都山 上有大樹 名曰桃都 枝相去三千里 上有天鷄 日初出照此木 天鷄則鳴 天下鷄皆隨之鳴]”라고 하였다.

▶ 殷 : 크다 혹은 성대하다는 뜻이다.

▶ 澹澹 : 물이 흔들리는 모양이다. 張衡의 〈西京賦〉에, “맑은 물 출렁출렁[淥水澹澹]”이라는 구절이 보인다.

▶ 列缺霹靂 : ‘列缺’은 번개 빛이 번쩍하는 것이며, ‘霹靂’은 천둥소리다.

▶ 洞天石扇 : ‘洞天’은 道家에서 신선이 사는 곳을 말한다. ‘石扇’은 돌문이다.

▶ 訇然中開 : 큰소리를 내며 한 가운데가 열리는 것으로, ‘訇然’은 의성어이다.

▶ 靑冥 : 하늘을 가리킨다.

▶ 日月照耀金銀臺 : ‘金銀臺’는 동해바다에 신선이 사는 곳의 궁궐을 말한다. 《史記》 〈封禪書〉에, “蓬萊, 方丈, 瀛洲는 신선이 사는 곳이다. …… 식물이며 동물은 모두 희고 黃金과 白銀으로 궁궐을 지었다.[蓬萊方丈瀛洲仙人居之 …… 其物禽獸盡白 而黃金白銀爲宮闕]”라는 用例가 보인다.

▶ 雲之君 : 구름의 신으로, 굴원의 〈九歌〉에, ‘雲中君’이라는 말이 있다.

▶ 虎鼓瑟兮鸞回車 : ‘虎鼓瑟’은 漢나라 張衡의 〈西京賦〉에, “白虎가 瑟을 타고 蒼龍이 篪를 분다.[白虎鼓瑟 蒼龍吹篪]”라는 용례가 보이는데 신선들이 내려오는 성대한 모양을 형용한 것이다. ‘鸞回車’는 唐나라 李庾의 〈兩都賦 東都賦〉에, “난새의 가마, 학의 수레가 하늘을 왕래하네.[鸞駕鶴車 往來於中天]”라는 용례가 있는데 신선들의 탈것을 묘사한 것이다.

▶ 列如麻 : 삼처럼 빽빽이 늘어선 모양으로 많다는 말이다.

▶ 怳 : 실망한 모양으로 보기도 하고 갑자기 깨어난 모습으로 풀기도 하며, 꿈속과 깨어난 경계 사이에서 어렴풋한 모양으로 보기도 한다. 여기서는 꿈에서 막 깨어나 의식이 돌아오는 단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았다.

▶ 白鹿 : 흰 사슴으로 신선이 탄다는 전설상의 사슴을 말한다.

▶ 摧眉折腰事權貴 : 윗사람에게 극진히 아부하는 모습이다. ‘摧眉’는 머리를 숙이다, ‘折腰’는 허리를 굽힌다는 뜻이다.

 
 

6.引用

이 자료는 동양고전종합DB http://db.cyberseodang.or.kr/front/main/main.do 에서 인용하였습니다. 耽古樓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