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題目 作者 原文 解釋
後宮詞〈후궁사〉 -白居易(백거이) |
淚濕羅巾夢不成 夜深前殿按歌聲.
눈물이 비단 수건을 적셔 꿈에 들지 못하는데 깊은 밤에도 앞 정전에서는 노랫소리 들려온다.
紅顔未老恩先斷 斜倚薰籠坐到明.
붉은 얼굴 아직 늙지 않았는데 은총이 먼저 끊어지니 향로에 비스듬히 기대어 날이 밝기까지 앉아 있는다.
2.通釋
은총을 잃은 하염없는 슬픔에 눈물이 비단 수건을 흠뻑 적시도록 울며 잠들지 못하고 있건만, 밤이 깊도록 앞 정전에서는 임금을 모시고 풍악소리에 맞추어 부르는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젊은 얼굴은 아직 늙지 않았는데 은총이 먼저 끊어지니, 임금을 모실 때 옷에 향이 스미도록 하는 향로 곁을 떠나지 못하고 비스듬히 기대어 날이 밝기까지 기다린다.
3.解題
궁녀의 원망을 노래한 宮怨詩이다.
元和 4년(809) 큰 가뭄으로 인해 憲宗이 구제책을 강구할 때 백거이는 궁인을 방환할 것을 상소하였으며, 궁원시를 적극적으로 지어 당대 궁인들의 불행한 삶과 원한을 반영하기도 하였다.
첫 두 구절에서는 은총을 받지 못한 궁녀와 은총을 입고 있는 궁녀의 상황을 극명하게 대비시키고, 뒤의 두 구절에는 은총이 끊어진 궁인의 불우한 처지와 비애감이 매우 집약적으로 그려져 있다.
궁인의 처지를 직서하는 방식을 택하여 명료한 시상을 구현하고 있지만, 생생한 묘사와 행간에 함축된 의미는 긴 여운을 남긴다.
제3구에서 아직 젊은 나이에 은총이 끊어졌다고 한 것은 그녀가 겪어야 할 긴 고독의 참담한 앞날을 짐작하게 하고, 날이 밝아올 때까지 향로 곁을 떠나지 못하고 앉아 있는 장면은 가망 없는 희망을 단념하지 못하는 내면적 갈등을 함축적으로 표현하여 여운이 짙다.
이 작품은 작자를 혼동하여, 宋나라 計敏夫가 편찬한 《唐詩紀事》(卷44)에는 王建의 〈宮詞一百首〉에 수록되어 있고, 明나라 陸時雍의 《唐詩鏡》에는 왕건과 백거이 양쪽에 중복하여 수록해놓기도 하였다.
宋나라 胡仔가 편찬한 《漁隱叢話》(後集 卷14)에는 왕건의 궁사에 두목, 백거이 등의 작품이 잘못 들어간 경우가 있음을 논하였는데, 백거이의 본 작품을 하나의 예로 제시하였다.
4.集評
○ 詩言露蘭啼眼
이 시는 ‘난초에 이슬이 맺히면 눈물과 같다.[露蘭啼眼]’는 것을 말하였다.
夜不成眠 遙聽前殿笙歌 悲樂之懸殊若是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멀리 앞 궁전에서 들려오는 생황과 노랫소리를 듣고 있으니, 슬픔과 즐거움의 현격한 차이가 이와 같다.
方在盛年 已金環不御 此後身世茫茫 更將焉屬
이제 막 성년이 되었는데 金環을 받지 못하였으니, 이로부터 신세가 막막하여 장차 무엇을 의지해야 할지 알 수 없다.
惟有耐寒倚火 坐待天明耳
다만 추위를 참으며 등불에 의지하여 앉아 날이 밝기를 기다릴 뿐이다.
作宮詞者 多借物以喩悲 此詩獨直書其事 四句皆傾懷而訴
궁사를 짓는 자는 사물을 빌려 슬픔을 비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시는 유독 사실을 그대로 직서하여 네 구절이 모두 정회를 토로하며 하소연하고 있다.
而無窮幽怨 皆在坐到明三字之中 猶元微之寥落古行宮詩 亦直書其事 而前朝衰盛 皆在說玄宗三字之中
끝없는 원한이 모두 ‘앉아서 날이 밝기를 기다린다.[坐到明]’는 세 글자에 있으니, 元微之(元稹)의 ‘퇴락한 옛 행궁에’라는 시가 또한 사건을 직서하면서 이전 조정의 영고성쇠를 모두 ‘현종시절을 이야기한다.[說玄宗]’는 세 글자에 놓은 것과 같다.
元白本一代齊名 詩格與詩心亦相似也 - 現代 兪陛雲, 《詩境淺說》
원진과 백거이는 본래 한 시대에 이름이 병칭되었는데, 詩格과 詩心 역시 서로 닮았다.
5.譯註
▶ 後宮詞 : 제목이 ‘宮詞’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 濕 : ‘盡’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 按歌聲 : 음악에 맞춰 노래 부르는 소리이다.
‘按’은 ‘擊’의 의미로 ‘按歌’는 연주의 박자에 맞춰 노래 부르는 것을 뜻한다.
▶ 紅顔 : 젊은 여인의 아름다운 얼굴을 뜻한다.
▶ 薰籠 : 덮개가 대나무 그물망으로 짜여 있는 香爐로 옷에 향기를 배게 하는 도구이다.
▶ 난초에……같다 : 李賀의 〈蘇小小歌〉 중 ‘幽蘭露 如啼眼’ 구절을 인용하여 눈물을 흘리는 여인의 모습을 표현하였다.
▶ 金環 : 고대에 后妃와 첩들이 임금을 모시는 것을 女史들이 관장하면서 가락지[環]로 그 진퇴를 표시하였다.
즉 懷妊한 사람에게는 금환을 주어 물러나게 하고, 모실 사람에게는 銀環을 주어 왼손에 끼게 하고, 이미 모신 사람은 은환을 오른손에 끼게 하였다.
《詩經 邶風 毛傳》
▶ 元微之(元稹)의……시 : 〈行宮〉(《元氏長慶集》 卷15)의 첫 구절을 제목처럼 인용한 것으로, 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寥落古行宮 宮花寂寞紅 白頭宮女在 閒坐說玄宗”
6.引用
이 자료는 동양고전종합DB http://db.cyberseodang.or.kr/front/main/main.do 에서 인용하였습니다. 耽古樓主.
'당시300수' 카테고리의 다른 글
284.集靈臺 二首之一(집영대 이수지일)-張祜(장호) (0) | 2023.12.16 |
---|---|
283.贈內人(증내인)-張祜(장호) (0) | 2023.12.16 |
281.春詞(춘사)-劉禹錫(유우석) (0) | 2023.12.16 |
280.烏衣巷(오의항)-劉禹錫(유우석) (0) | 2023.12.15 |
279.夜上受降城聞笛(야상수항성문적)-李益(이익) (0) | 2023.1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