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는 며느리의 인고수를 보고 며느리가 그 어떤 일로 어느 만큼 마음을 아파했는지를 알았으며, 그 아픔을 참아가는 과정을 한눈에 읽을 수 있었다 한다. 우리의 옛 부도(婦道)에 사군자(四君子) 수(繡)를 한 벌 다 놓고 난 다음에야 인생을 알기 시작한다는 가르침이 있다. 매(梅)·국(菊)·난(蘭)·죽(竹)을 병풍 크기로 놓은 수를 사군자수라 한다. 왜 자수(刺繡)가 인생의 터득과 관계가 있는 것일까. 참을 '인(忍)'자를 곰곰이 뜯어 보면 뜻이 깊음을 알 수 있다. 칼[刃] 이 마음[心]을 옴짝달싹할 수 없게끔 위에서 짓누르고 있는 회의문자임을 알 수 있다. 마음이 위로 솟으려 하거나 옆으로 빠져나가려 하거나 하면 날카로운 칼날에 당장 베일 것만 같은, 그래서 당장 마음이 피라도 흘릴 것 같은 형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