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의 <무반주파르티티>나 베토벤의 현악 4중주곡을 들릴 듯 말듯 그 실험실에 들려주면 그 망상과 착란이 진통제로 통증이 사라지듯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다.
감각 차단 실험이라는 게 있다. 빛과 소리만을 차단시키는 것이아니라 인간의 감각인 시(視) · 청(聽) · 미(味) · (嗅) · 촉각(觸覺)을 완벽하게 차단시킨 방에 사람을 들여놓고 일정 시간이 지난다음의 반응을 보는 실험이다. 처음에는 시름시름 졸다가 환각이 발동, 환시 · 환청이 생겨나 착란 상태에 빠진다고 한다. 누군가가 자신을 해치려 드는 피해망상, 자신이 누군가를 해쳤을 것이라는 가해망상 등 정신병의 초기증상이 드러나기도 하고. 이런 때 바흐의 <무반주 파르티티>나 베토벤의 현악 4중주곡을 들릴 듯 말 듯 그 실험실에 들려주면 그 망상과 착란이 진통제 통증에 사라지듯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자궁의 양수에 갇혀 있는 태아도 감각 차단을 받고 있는 상태랄 수 있다. 태아에 무슨 차단시킬 감각이……… 할지 모른다. 분자생물학자에 의하면 정자와 난자가 도킹하는 순간에 입력된 생명력의 정보량은 영국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17세트 분량이나 된다고 한다. 브리태니커가 26권이니 442권의 분량이다. 그래서 이미 두 달 만에 뇌파가 활동하고, 시각과 청각은6개월 만에, 냉(冷) 자극은 4개월, 온(溫) 자극과 미(美) 자극은 5개월, 통(通) 자극은 7개월, 후(嗅) 자극은 7개월 만에 반응을 일으킨다.
이 자궁이라는 감각 차단실에 최초로 찾아드는 음악이 바로 탯줄을 통해 전도되는 어머니의 심장 고동소리다. 5개월 후 어머니가 음악을 들으면 그것이 전도되어 그에 맞추어 운동, 곧 태아의 태동 왈츠가 시작된다. 여기에서 태아의 음악요법이 탄생된 것이다. 감각차단 때 음악을 들려주면 안정되듯이 태아도 어머니를 통해 음악을 들려주면 안정이 되고, 그 안정이 태어난 후의 아기에게 언어능력, 운동능력, 정서능력을 높여주고 있다는 실험결과도 나와 있다.
가장 태아를 안정시키는 것은 심장의 고동박자인 4분의 3박자, 곧 왈츠리듬이라 한다. 동서고금 할 것 없이 왈츠나 행진곡에 불쾌감을 갖지 않는 것은 머나먼 태아 적의 기억 때문인지도 모른다. 임산부가 불안할 때는 비발디의 <사계(四季)>, 우울할 때는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불안할 때는 베토벤의 <8번 교향곡>, 흥분을 가라앉힐 때는 모차르트의 <터키 행진곡> 등이 효과적이라 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 옛 태교도 너무도 과학적임을 알게 된다. 우리 전통 태교에 ‘7태도(七胎道)’가 있는데, 3개월이 되면 아이의 기품이 형성되므로 기품이 있는 주옥(珠玉), 종고(鐘鼓), 명향(名香) 등을 가까이하고 몸에 지니며, 6개월이 되면 심성이 형성되므로 고운 말만 듣고[美言], 선현의 명구를 외며[講書], 시를 읽거나 붓글씨를 쓰며〔讀書), 품위 있는 음악을 들으며[禮樂], 소나무에 드는 바람소리를 듣고〔風入松], 매화나 난초의 은근한 향을 맡으라고[暗香]했다. 옛 슬기가 엄연한 것이 있음을 이로써도 알겠다.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에서 전공해 온 분이 음악요법연구소를 차렸다기에 우리 전통 태교의 과학적 근거를 들어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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