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우리 할머니뿐 아니라 한국인은 그것이 전혀 쓸모없는 지푸라기 하나, 물 한 됫박이라도 버리는 법이 없었던 전통적 유전질을 우리 할머니가 대행했을 뿐이다. 6·25사변 때 국에 종군했던 영국 군인 두 명과 음악 동호 클럽 멤버로서 교제한 일이 있었다. 그때 놀란 것은 이 군인들이 입고 나오는 외출 군복의 무릎 부분이며 팔꿈치 부분 등 잘 해어지는 부분마다 기워져 있는 것을 보고 약간의 충격을 받은 일이 있었다. 손수 기워 입느냐고 물었더니 부대 안에 옷을 입는 부서가 있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몰락 과정에 있다고는 하지만 대영제국(大英帝國)의 군인인데, 군비가 모자라 군복을 기워 입게 하리라고는 도시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없어서 기워 입는 것이 아니라 있으면서도 기워 입게 하는 어떤 정신적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