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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초해(百聯抄解) 3 花因雨過紅將老 柳被風欺綠漸低 본문

漢詩와 漢文/백련초해(百聯抄解)

백련초해(百聯抄解) 3 花因雨過紅將老 柳被風欺綠漸低

耽古樓主 2023. 6. 11. 07:44

백련초해(百聯抄解) 3 花因雨過紅將老 柳被風欺綠漸低

 

 

 

 원문

花因2)雨過紅將老3)
柳被風欺4)綠漸5)低6)

꽃화 인할인 비우 지날과 붉을홍 장차장 늙을로

버들류 입을피 바람풍 속일기 푸를록 점즉점 낮을저

2) 도쿄대본에는 '저즐 인'으로 되어 있다. '젖다'는 '액체에 배어들어 축축하게 되다, 어떤 마음의 상태에 깊이 잠기다, 몸에 배어 버릇이 되다, 되풀이되어 귀에 익다' 등의 뜻이다.

3) '노(老)'를 시들어간다는 뜻으로 풀이하기보다는 '萬松花老'에서처럼 더욱 짙어가는 것으로 풀이해야 한다.

4) 수송소장본(秀松所藏本)에는 '까부를 파(簸)'로 되어 있다. 키질하듯이 까부르는 바람을 맞는 버드나무를 말한다.

5) '점즉'은 '점점', '점차'의 옛말이다.

6) 도쿄대본과 박은용본에는 '저(低)'로 되어 있고, 필암서원본에는 '제(除)’로 되어 있다. 도쿄대본에서 '低'를 '낫가올 저'라고 했는데, '낫갑다'는 '낮다, 천(賤)하다'의 옛말이다. 따라서 바람에 흔들리는 버들잎이 점점 밑으로 내려온다는 것은 축축 늘어진다는 말이다.

 

 

 해석

 

꽃이 비가 지나감으로 인하여 붉은빛이 장차 늘어가고

버들이 바람에 업신여김을 입어 푸른빛이 점점 낮아진다. 1)

1) 봄비가 지나가니 붉은 꽃잎이 장차 짙어가고, 버들이 살랑 바람 맞아 가지가 축축 늘어진다는 말이다.

 

 

 옛 한글

 

고지 비 디나믈7) 인ᄒᆞ야 블근 비치 쟝ᄎᆞᆺ 늘거가고8)

버드리 ᄇᆞᄅᆞᄋᆡ 업슈이녀기믈9) 니버 프른 비지 졈졈 ᄂᆞᆺ갑도다10).

7) 필암서원본과 박은용본에는 '디내믈'로 되어 있다.

8) 필암서원본에는 '늘것고'로 되어 있다.

9) 필암서원본과 박은용본에는 '업시위너기믈'로 되어 있다.

10) 박은용본에는 'ᄂᆞᆺ가와가놋다'로 되어 있으며, 필암서원본에는 '더ᄂᆞᆫ도다’로 되어 있다. 곧 '낮아지다', '덜다'의 뜻이다.

 

 

 참고

 

花因雨過紅脣重

柳被風搖綠眼輕

꽃이 비 지나감으로 인하여 붉은 입술이 도톰해지고

버들이 바람에 흔들림을 입어 푸른 잎눈을 깜박인다.

정수강11)

11) 정수강(丁壽崗,1454~1527). ≪월헌집(月軒集)≫, 권3, <궁연(宮宴)>

 

官路小梅經雨拆

驛亭絲柳被風羞

관아 길가에 작은 매화는 비 지나자 활짝 피고

역참 마당에 실버들은 바람 맞고 수줍어한다.

김시습12)

12) 김시습(金時習, 1435~1493). ≪매월당집(梅月堂集)≫, 권11, 유호남록(遊湖南錄), <유나주목 알태수(遊羅州牧 謁太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