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300수

219.利州南渡<이주남도>-溫庭筠(온정균)

耽古樓主 2023. 12. 12. 20:59

唐詩300首

 

1.題目 作者  原文  解釋

 

 

利州南渡〈利州에서 남으로 건너가며〉
-溫庭筠(온정균)

 

澹然空水對斜暉 曲島蒼茫接翠微.
넘실대는 드넓은 물에 석양이 비치고 구불구불한 섬 아득히 먼 산 이내와 이어지네.


波上馬嘶看棹去 柳邊人歇待船歸.
물결 위 말의 울음소리에 노 저어 가는 것 보고 버들가의 사람들 쉬면서 배 돌아오기 기다린다.


數叢沙草群鷗散 萬頃江田一鷺飛.
몇 떨기 모래톱 풀엔 갈매기떼 흩어지고 만 경의 강가 논엔 해오라기 한 마리 날아드네.


誰解乘舟尋范蠡 五湖煙水獨忘機.
누가 알리오 배타고 범려 찾아가 五湖의 안개 낀 물에서 홀로 機心을 잊는 것을.

 
 

2.通釋

 

넘실대는 잔잔한 강물에 석양이 비치고, 저녁 빛에 안개가 피어오르니 구불구불한 작은 섬은 먼 산의 이내와 이어진 듯 보인다.
배에 싣고 가는 말들이 울고 배는 노를 저어 가는데, 강가의 사람들은 버들 그늘 아래에서 쉬면서 배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배가 지나가자 모래톱 풀에 모여 있던 갈매기 떼는 놀라서 날아가고, 저 멀리 강가의 드넓은 밭에는 해오라기 한 마리가 날아든다.
배를 타고 범려를 찾아가 안개 자욱한 五湖 위에서 나 홀로 기심을 잊는 것을 누가 알겠는가?

 
 

3.解題

 
이 시는 오언율시인 〈商山早行〉과 함께 길을 떠나는 모습을 읊은 명작으로 회자된다.
〈상산조행〉이 뭍에서의 여정을 묘사했다면 이 시는 물길에서의 여정을 그리고 있는데, 모두 景物을 그림과 같이 표현했다고 칭해진다.
특히 3‧4구인 ‘波上馬嘶看棹去 柳邊人歇待船歸’는 이 작품의 警句로 꼽힌다.
전반부 여섯 구는 嘉陵江의 모습을 담아내었다.
1‧2구에서는 강의 저녁 풍경을 그려낸 뒤, 3‧4구는 강 위에 떠 있는 배와 강가에서 배를 기다리는 풍경을 묘사하였다.
5‧6구는 다시 시선을 강 위로 돌려 배가 지나가면서 자아내는 풍경, 즉 갈매기 떼들이 놀라 날아가는 모습과 멀리 보이는 논에 한 마리 해오라기가 날아드는 모습을 대비시키고 있다.
마지막 7‧8구는 범려의 고사를 이용하여 歸隱하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였다.
 

 

 

4.集評

 

○ 一二寫渡頭之景 極松華潤
1‧2구는 나루터의 全景을 묘사하였는데, 송화가루처럼 지극히 매끄럽다.
去從此岸看 歸謂彼岸言也
‘去’는 이쪽에서 본 것이고, ‘歸’는 강 건너 저편을 말한 것
三言渡馬而波上長嘶 寫得峭削
이다.
3구는 강을 건너는 말이 물결 위에서 길게 운 것을 말한 것으로, 그 묘사한 바가 奇險하다.
四言對岸亦有候船欲渡來者 歇字見是行道之人
4구는 강언덕을 마주하고 또한 배를 기다려 건너오고자 하는 사람이 있음을 말하였는데, ‘歇’자는 여행객임을 보여준다.
五言船至而鷗驚 六乃遠望所及
5구는 배가 이르면 갈매기가 놀라는 것, 6구에서는 이어서 멀리 바라본 곳을 말하였다.
通篇如畵 一似少陵入川白沙渡之作
전체가 그림과 같아 少陵(杜甫)이 사천성에 들어가 지은 〈白沙渡〉와 같은 작품과 매우 흡사하다.
句法變換 總饒靈氣 玩味骨節方得
구법이 변환하여 靈氣가 충만하니 骨力(강건한 풍격)과 氣勢를 완미해야만 터득할 수 있다.
結言如此淸景 堪動遁思 皆世网所攖 誰解追踪范少伯以忘機乎 - 明 胡以梅, 《唐詩貫珠》 卷30
마지막 구는 이러한 맑은 풍경이 은둔할 뜻을 일으키지만, 세상의 그물에 얽힌 바 되었으니 누가 범소백(범려)을 따라 機心을 잊으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겠냐고 말한 것이다.

○ 前解 水帶斜暉 加澹然字妙 分明畵出落日帖水之時 不知其是水澹然 斜暉澹然也
전반부 4구 풀이:‘水帶斜暉’에 ‘澹然’이란 글자를 더한 것이 妙하니, 저무는 해가 물에 드리울 때를 또렷하게 그려내어 그 물이 고요한지 석양이 고요한지 알 수 없다.
再加曲島蒼茫字妙
여기에 다시 ‘曲島蒼茫’이라는 글자를 더한 것이 묘하다.
曲島相去甚近 而其蒼茫之色 遂與翠微不分 則一時之荒荒抵暮 眞更不能頃刻也
‘曲島’와 거리가 매우 가까운데도 그 아득한 빛이 결국 이내와 구별되지 않으니, 어둑어둑한 저물녘의 한때이긴 하지만 참으로 순식간에 일어난 것을 묘사한 것은 아니다.
三四波上馬去 柳邊人歇 妙妙
3‧4구의 ‘波上馬去’, ‘柳邊人歇’ 구절은 묘하고 묘하다.
寫盡渡頭勞人情意迫促
나루터의 여러 사람을 남김없이 다 그려내어 情意가 핍진하기 때문이다.
自古至今 無日無處 無風無雨 而不如是 固不獨利州南渡爲然矣
예부터 지금까지 어떤 날도 어떤 곳도 바람이 부나 비가 오나 이와 같지 않은 광경이 없으니, 참으로 利州에서 남쪽으로 건너갈 때만 그러하지는 않을 것이다.
後解 日愈澹 則島愈微 渡愈急 人愈嘩
후반부 4구 풀이:해가 고요하게 비칠수록 섬은 더욱 희미해지고 건너는 것이 급할수록 사람들은 더욱 떠들썩하다.
于是而鷗散鷺飛 自所必至
이때 갈매기는 흩어지고 해오라기는 날아가 각자 꼭 갈 곳이 있다.
我則獨不曉其一一 有何機事 紛紛直至此時 始復喧豗求歸去耶
나는 그 하나하나에 무슨 긴요한 일이 있는지 유독 깨닫지 못하다가, 분분하게 서두르며 바로 이때에 새삼 다시 야단스럽게 귀거래하겠다고 하는가.
末以范蠡相諷 政如經云 如責蜣螂成妙香佛 固必無是理矣 - 淸 金聖嘆, 《聖嘆選批唐才子詩》 甲集 卷5
마지막 구는 범려로 풍자한 것인데, 바로 佛經에 이르기를 “마치 쇠똥구리에게 成佛하라고 꾸짖는 듯하다.”라고 한 것과 같으니, 참으로 이러한 이치는 반드시 없다는 말이다.

 

 

 

5.譯註

 

▶ 利州南渡 : ‘利州’는 唐나라 때 山南道에 속했다.
州治가 지금의 四川省 廣元縣에 있었으며, 남쪽으로 嘉陵江과 접해 있다.
따라서 ‘南渡’는 남쪽으로 이 가릉강을 건너는 것이다.
▶ 澹然 : 물결이 잔잔하게 넘실거리는 아득한 모양을 말한다.
▶ 曲島蒼茫接翠微 : ‘曲島’는 강 가운데 구불구불한 만을 지닌 작은 섬을 말하고, ‘蒼茫’은 물안개가 피어오른 아득한 모양으로 여기서는 저녁 빛을 뜻한다.
‘翠微’는 산허리를 지칭하기도 하고, 산이 푸른 기운을 띤 것 즉 이내를 말하기도 한다.
▶ 范蠡 : 春秋시대 楚나라 사람으로, 자는 少伯이다.
越王 句踐을 도와 吳王 夫差를 패망시켜 會稽의 치욕을 씻게 한 뒤 變姓名하고 미인인 西施와 함께 五湖에 배를 띄워 海島로 들어가 은둔하였다.
뒤에 齊나라에서 크게 재물을 모아 큰 부자가 되고 스스로 陶朱公이라고 하였다.
▶ 五湖 : 江蘇省의 太湖를 가리킨다.
▶ 忘機 : 機心을 잊는다, 즉 속세의 공명을 다투는 마음을 잊었음을 말한다.

 
 

6.引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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