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한문 공부/한번은 한문공부

부정문에서 부사와 대명사의 위치

耽古樓主 2024. 7. 17. 03:50

小故, 有之不必然, 無之必不然, 體也, 若有端.

大故, 有之必然, 無之必不然, 若見之成見也. -묵자 경상

작은 원인은 그것이 있더라도 반드시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지만 없으면 반드시 그렇지 않게 된다. 구체적인 예로는 단초가 있는 것과 같다.

큰 원인은 있으면 반드시 그렇게 되고 없으면 반드시 그렇지 않게 된다. 무언가를 보면 보게 되는 것과 같다.

 

 

부정문에서 부사와 대명사의 위치

 

우리말에서 부사의 위치는 탄력적입니다. "정말 널 좋아해"나 "널 정말 좋아해"나 “널 좋아해 정말”이나, '정말'이란 부사의 위치가 달라져도 큰 의미 차이가 없지요. 그렇지만 한문에서는 다릅니다.

특히 부정사가 쓰인 부정문에서 부사는 아무렇게나 놓이지 않습니다. 부사가 부정사 앞에 놓이느냐, 뒤에 놓이느냐에 따라 의미가 확 달라지니까요.

 

不必然은 부사로 쓰인 必이 부정사 不 뒤에 놓인 예입니다. 부정의 범위가 행위, 상태의 일부에 한정되지요.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반면에 必不然은 必이 부정사 앞에 놓인 예입니다. 행위나 상태의 전부를 부정하지요. 그렇게 될 일이 없음을 나타냅니다.

 

소위 부분부정과 전체부정이란 것이지요.

 

다만 이런 구별은 이중 부정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이중부정은 강한 긍정을 표현하므로 부사의 위치에 따른 의미 차이가 해소됩니다.

 

또 부사가 지닌 의미에 따라 전체 부정과 부분 부정의 차이가 모호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復가 부사로 쓰였을 경우 不復이나 復不 사이에 큰 의미 차이가 없습니다.

 

부정사가 쓰인 문장에서는 대명사의 위치도 중요합니다. 평서문에서 동사 뒤에 오는 목적어인 대명사가 '부정사+동사' 구조일 때는 부정사와 동사 사이, 즉 동사 앞에 놓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대명사가 동사 앞에 있다고 주어로 풀이하면 뜻이 엉킵니다.

 

我無爾詐, 爾無我虞-좌전 선공 15년

우리는 너희를 속이지 않고 너희는 우리를 근심시키지 않는다.

 

연습

 

▶遂去不復與言. -굴원 어부사

마침내 가 버리고는 다시 말을 나누지 않았다.

-가 지닌 '다시'라는 뜻 때문에 부분 부정도 전체 부정의 의미를 지니는 예이다.

 

 

後集2-漁父辭(어부사)

漁父辭(어부사)-屈原(굴원) 屈原旣放, 游於江潭, 行吟澤畔. 顔色憔悴, 形容枯槁. 굴원이 쫓겨나 강호에서 노닐며 못가에서 시를 읊조리고 다니는데, 안색은 초췌하고 모습은 瘦瘠하였다. ▶ 放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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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患莫己知, 求爲可知.-논어 이인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근심하지 말고 알아줄 만하게 되도록 애쓴다.

-목적어 가 동사 앞에 왔다. 긍정문이라면 '자기를 알아주다'知己로 표현된다.

 

 

論語集註 里仁 第四(논어집주 이인 제사) 第十四章

▣ 第十四章 子曰: 「不患無位,患所以立;不患莫己知,求為可知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지위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직임을 감당할 방법을 걱정하며, 자신을 알아주는 이가 없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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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固未易知, 知人亦未易也.-사기 범수채택열전

남이 알아주기가 정말 쉽지 않고 남을 알아보는 일도 쉽지 않다.

 

 

列傳권79.范睢蔡澤列傳(범수채택열전)

이篇은 전국시대 말기 秦의 相國을 지냈던 范睢와 蔡澤의 合傳이다. 범수는 魏의 사람으로 魏相 魏齊에게 죽임을 당할 위기에서 벗어나 秦으로 들어가 秦昭王에게 遠交近攻策을 유세하여 秦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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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寶之, 珍之, 貴之, 神之. 如是則說常無弗受. -순자 비상

그것을 보물처럼 여기고, 진귀하게 여기고, 귀중하게 여기고, 신기하게 여기도록 한다. 이처럼 한다면 유세가 항상 받아들여진다.

-: 여기에선 생략됐지만 앞 구절에 나온 자신이 주장하고 말했던 것을 지칭한다.

-이중부정은 부사 위치에 상관없이 긍정의 의미를 띤다.

-, , , 를 목적어로 취했으므로 동사로 해석된다.

 

▶好讀書, 不求甚解, 每有意會, 便欣然忘食. -도연명 오류선생전

책읽기를 좋아하지만 심하게 해석하려 들지는 않았고, 뜻 맞는 데가 있을 때마다 기꺼워하며 밥때를 잊었다.

-便: 부사어로 쓰여 ''과 같은 뜻을 지닌다. 조선 시대엔 이를 '문득'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欣然: 기뻐하는 모양. 은 형용사 뒤에서 접미사로 쓰이면 '~하는 모양'의 의미를 나타낸다.

 

 

後集15-五柳先生傳(오류선생전)-陶淵明(도연명)

後集15-五柳先生傳(오류선생전)-陶淵明(도연명) 先生不知何許人, 亦不詳其姓字, 宅邊有五柳樹, 因以爲號焉. 선생은 어디 사람인지 모르고 또 그의 姓과 字도 자세하지 않으나, 집 옆에 버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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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以天下, 憂以天下, 然而不王者, 未之有也.-맹자 양혜왕 하

천하와 함께 즐거워하고 천하와 함께 근심하고도 왕 노릇 못한 이는 아직까지 있지 않다.

-: 전치사로 쓰여 수단이나 방법(~로써, ~), 이유(~ 때문에), 대상(~, ~와 함께) 등의 뜻을 나타낸다.

-然而: 상반(~, ~아도/어도, ~지만)의 의미를 나타낸다.

-未之有: 있지 않다. 然而不王者를 지칭하며 앞으로 전치됐다.

 

 

맹자집주 양혜왕장구 하 제4장

齊宣王見孟子於雪宮. 齊宣王이 孟子를 行宮인 雪宮에서 만났다. 王曰: 「賢者亦有此樂乎? 」 王이 말하였다. “賢者도 이러한 즐거움이 있습니까?” 孟子對曰: 「有. 人不得, 則非其上矣. 孟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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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夫日月之有蝕, 風雨之不時, 怪星之黨見, 是無世而不常有之.-순자 천론

일식과 월식이 일어나고 비바람이 계절에 맞지 않게 치고 괴상한 별이 가끔씩 출현하는 것, 이는 어느 세상에나 늘 있어 왔던 일이다.

-: 문장을 시작하기 위해 어기를 고르는 조사. '무릇'으로 풀이하거나 해석하지 않는다.

-~~의 이중 부정과 부사 의 쓰임을 보여주는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