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허사

한문의 허사(虛詞) 或

耽古樓主 2022. 12. 31. 04:45
한문의 허사(虛詞)
或者 어쩌면

容或 아마

或恐
혹시

은 현대 중국어에서는 단독으로 쓰이는 예가 비교적 많지 않다.

일반적으로 접속사 형태인 或者”[이거나, 혹은]로 쓰인다.
예를 들면 張三或者李四去都行”[장가나 이가나 모두 갔다.]와 같이 쓰인다.

또한 부사로서 아마도, 어쩌면의 의미로 쓰이는데,
兒女英雄傳1에 보이는 倒不如聽天由命的闖着作去, 或者就在這條路上立起一番事業와 같이 쓰인다.

고대 중국어에서는 자에 대한 상기 두 가지 용법 이외에
대명사 용법으로도 쓰였다.



(1) 은 주어로 쓰여, “어떤 사람을 뜻한다.

或謂孔子曰: “子奚不爲政? 論語 爲政
어떤 사람이 공자께 여쭈었다: “선생님께서는 어찌하여 정사를 하지 않으십니까?”

楚欲殺之, 或諫, 乃歸解揚. 史記 晉世家
초나라 군대는 그를 죽이고자 했으나, 어떤 사람이 죽이지 말도록 간언했는데, 이에 해양을 석방하여 진나라에 돌려보냈다.

(2) 은 역시 주어로 쓰이지만 그 앞에 선행사가 있으며, 사람 혹은 사물을 지칭한다.

自時厥後, 亦罔或克壽: 或十年, 或七八年, 或五六年, 或四三年. 書經 無逸
이 뒤로부터는, 아무도 오랫동안 나라를 다스리지 못해: 어떤 이는 십년, 어떤 이는 칠팔년, 어떤 이는 오륙년, 어떤 이는 삼사년을 다스렸을 따름입니다.

상기 예문에서는 ”[하지 못하다]자가 선행사이다.

回視日觀以西峯, 或得日, 或否. 姚鼐: 登泰山記
日觀峯 서쪽 봉우리를 돌아보니, 어떤 봉우리는 햇빛을 받고 있고, 어떤 봉우리는 그렇지 않았다.

상기 예문에서는日觀以西峯”[그 서쪽에 있는 봉우리를 돌아본다.]이 선행사이며, 그 아래 문장에 있는 두 개의 은 모두 以西峯”[그 서쪽에 있는 봉우리]의 일부분이다.

中間崔宗之房習祖黎昕許瑩之徒, 或以才名見知, 或以淸白見賞. 李白: 與韓荊州書
그 중에서 최종지, 두습조, 여소, 허영 등을 천거하여, 어떤 이는 재능으로 천하에 알려지고, 어떤 이는 청렴결백으로 칭찬을 받았다.

상기 예문에서는 崔宗之 之徒까지가 선행사이며, 그 아래 문장에 있는 두 개의 자가 이를 이어받고 있다. 이때 쓰인 어떤 이를 지시하는 지시대명사이다. 한편 선행사로서 ”[아무도않다]자 또는 否定句를 지시하는 이른바 無指代名詞로 쓰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에는 은 주어가 되고, “도치의 수사 기교의 일환으로 동사가 뒤에 위치하며, 목적어로서 ”[, 여기서는 陳良을 가리킴]자가 추가된다. 이러한 句法은 상고시대에도 있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北方之學者未能或之先也. 孟子 藤文公上
북방의 학자들이 아무도 그를 앞서지 못했다.

상기 예문에서는 北方之學者가 선행사이며, 은 그 北方學者중 임의의 누구이다. 그 다음 문장 즉 彼所謂豪傑之士也”[그 사람은 이른바 호걸 선비이다.]그 사람은 윗 문장의 陳良을 가리킨다.

雖使五尺之童適市, 莫之或欺. 孟子 藤文公上
아무리 5척의 동자로 하여금 시장에 가게 하더라도, 아무도 그(5척동자)를 속이지 않을 것이다.

상기 예문에서는 이 선행사에 해당하고, 중의 임의의 1인이다.

(3) 부사로서 은 확실하지 않은 상태를 나타낸다. “아마” “어쩌면” “혹시 때로는 或者, 或恐, 容或으로 연용된다. 뜻은 모두 같다.

夫子之牆數仞, 不得其門而入, 不見宗廟之美, 百官之富. 得其門者或寡矣. 論語 子張
선생님의 담장은 여러 길이어서, 그 문으로 들어가지 못하면, 아름다운 종묘와 많은 백관들을 볼 수가 없습니다. 그 문을 찾을 줄 아는 자는 아마도 드물 것입니다.

昔者辭以疾, 今日弔, 或者不可乎! 孟子 公孫醜下
어제는 병을 핑계삼아 왕의 부름을 사절했는데, 오늘 문상을 간다고 하면, 아마도 안 되겠지?

遺文逸句容或可尋. 水經注
전해져 내려오는 문장 중, 사소하여 드러나지 않은 어구를, 어쩌면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停船暫借問, 或恐是同鄕. 崔灝: 長干行
배를 잠시만 멈추어 주세요, 여쭤볼 말이있습니다. 혹시, 우리 동향사람이 아니신가요?

(4) 은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때로는” “간혹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僕嘗痛詩道崩壞, 忽忽憤發, 或食輟哺, 夜輟寢, 不量才力, 欲扶起之. 白居易: 與元九書
나는 일찍이 내가 생각하는 詩道가 무너진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때로는 먹는 것도 자는 것도 그만두고 내 능력은 돌보지 않고 詩道를 되찾으려 노력했다.

旣第之後, 雖專於科試, 亦不廢詩. 及授校書郎時, 以盈三四百首. 或出示交友如足下輩, 見者皆謂之工. 白居易: 與元九書
27세에 鄕試에 급제한 후에, 비록 과거시험에 전념하면서도, 시를 폐하지는 않았다. 교서랑을 받았을 때는, 이미 시가 삼사백수에 이르렀다. 때로는 그대와 같은 친구에게 보여주면 모두들 좋다고 했다.

(4)  連詞로서, 현대 중국어에서도 널리 쓰이고 있는 或者(때로는)가 되지만, 그 응용 범위는 비교적 협소하다.

예를 들면 紅樓夢 第4에 보이는
每日或飯後, 或晩間, 薛姨妈便過來, 或與賈母閑談, 或與王夫人相敍.”
[매일 때로는 식사 후에, 때로는 저녁 시간에, ‘설이마는 건너와서, 때로는 가모와 한담을 하거나, 때로는 왕부인과 이야기를 나눴다.]와 같은 문장에서 때로는이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다만, 고문에서는 몇 개의 술어 사이에 쓰일 때는 일반적으로 자 한 자만 썼다.

其神或歲不至, 或歲數來. 史記 封禪書
그 신은 때로는 일년 내내 오지 않았고, 때로는 일년에 수 차례 왔다.

或命巾車 惑棹孤舟 陶潛: 歸去來辭
때로는 천 덮은 수레를 몰고, 때로는 외로운 조각배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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