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知周之夢為胡蝶與, 胡蝶之夢為周與.-장자 제물론
장자의 꿈이 나비였는지, 나비의 꿈이 장자였는지 알지 못했다.
-與 더불/줄여 의문과 선택의 어기를 나타낸다.
의문의 관용표현 : A與(邪, 乎) B與(邪, 乎), 긍정+不(否,未)
의문을 나타내는 조사는 연이어 쓰면 둘 중에 어느 것을 선택할지 묻는 관용표현이 됩니다. A與 B與 형식은 'A인가, B인가?'라는 뜻이지요. 이때 與가 나타내는 어기가 감탄이나 명령이 아니라 의문인 사실도 분명해집니다.
여기에서 周之夢이나 胡蝶之夢은 소유격인 '~의'가 아니라 주격인 '가'로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풀이하면 의미의 모호성이 줄어들지요.
한문의 명사적 표현을 동사로 바꾸어서 "장자가 나비 꿈을 꾸었을까, 나비가 내 꿈을 꾸었을까"라고 의역하면 우리말 어법에 더 자연스러운 번역이 됩니다.
A與 B與 형식은 與 대신 邪나 乎를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A邪 B邪나 A乎 B乎도 A與 B與와 같은 기능을 합니다.
또 A與(邪, 乎) B與(邪, 乎)의 A나 B 앞에 '抑, 且, 將, 其' 같은 접속사를 넣으면 선택의 요구가 강조됩니다. 이때는 보통 'A인가, 아니면 B인가?'로 '아니면'을 덧붙여 해석합니다.
한문에서 부정사는 대개 서술어 앞에 옵니다.
그렇지만 이 부정사가 문장 끝에 쓰일 때가 종종 있습니다.
긍정을 나타내는 절이나 구 뒤에서 不, 否, 未 따위의 부정사가 쓰이는 경우이지요.
이런 표현도 의문을 나타내는 관용표현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런가, 그렇지 않은가?'이렇게 긍정과 부정을 선택하도록 요구해서 의문을 나타내는 방식이지요. 관용 표현이므로 이때 부정사는 따로 해석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可以言未.- 삼국지 제갈량전
말을 할 수 있을까요?(← 말을 할 수 있나요, 없나요?)
연습
▶視吾舌尙在不.-사기 장의열전
봐주게 내 혀가 아직 있는가?
-연횡책으로 유명한 張儀가 유세를 다니다가 도둑으로 몰려 매질을 당한 뒤에 풀려나서 아내에게 했던 말이다.
-不이 문장 끝에 쓰여 의문을 나타낸 사례이다.
▶富貴者驕人乎, 貧賤者驕人乎.-십팔사략 춘추전국 위
부유하고 귀한 이가 남에게 교만해야 하는가, 가난하고 천한 이가 남에게 교만해야 하는가?
-위나라 문후의 아들이 문후의 스승이자 신하였던 전자방을 길에서 만나 먼저 인사를 했는데도 전자방이 이를 무시하자 화를 내며 물었던 말이다. 전자방은 부유하고 귀한 이가 교만하면 나라나 집안을 망하게 하므로 가난하고 천한이 곧 자신 같은 선비가 교만해야 한다고 대답한다.
▶余甚惑焉. 儻所謂天道, 是邪非邪.-사기 백이열전
나는 그런 일들 때문에 심히 당혹스럽다. 만약 그것이 이른바 하늘의 길이라면 옳은가, 그른가?
-焉: 於之와 같다.
-儻: 접속사로 쓰여 가정의 의미를 나타낸다.
-焉은 앞 구절에 나온 여러 사례를 지칭한다. 바른 일을 하는 이가 재앙을 입고 그른 일을 하는 이가 부귀를 누리는 과거 역사와 당대의 사례들이다.
-A邪 B邪로 쓰인 예이다.
▶夫子至於是邦也, 必聞其政, 求之與, 抑與之與.-논어 학이
선생님은 어떤 나라에 이르면 꼭 그 나라의 정치에 대해 듣는데 그러자고 요구하십니까, 아니면 그렇게 알려 줍니까?
-抑: 접속사로 쓰이면 선택(~아니면), 상반(그러나, ~지만) 등의 의미를 나타낸다. A與B與에 抑이 결합된 예이다.
▶君自故鄕來, 應知故鄕事. 來日綺茵前, 寒梅著花未.-왕유 잡시
그대 고향에서 왔으니 응당 고향 사정 알겠지요. 오던 날 우리 집 비단 창문 앞에 겨울 매화가 꽃을 피웠던가요?
-고향 사람들 소식을 일일이 묻지 않고 매화 소식을 묻는다. 매화의 안부에 사람들 안부가 다 담겨 있다.
-未가 문장 끝에서 의문을 나타냈다.
'한자 한문 공부 > 한번은 한문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정을 나타내는 則(卽) (1) | 2024.07.19 |
---|---|
乎와 호응하는 관용 표현 (0) | 2024.07.19 |
의문의 조사 乎, 諸, 與, 耶, 邪, 也, 為 (0) | 2024.07.18 |
장소를 묻는 의문사 安, 焉, 惡(烏) (0) | 2024.07.18 |
사람과 사물을 묻는 의문사 誰, 孰 (0) | 2024.0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