史記/列傳

列傳권61.伯夷列傳(백이열전)

耽古樓主 2023. 1. 27. 22:03

 

夫學者載籍極博, 猶考信於六藝.
대체로 학자들이 기록한 책은 매우 많으나 믿을 만한 것은 ​六藝(詩經,書經,易經,禮記,樂經,春秋)에서 찾을 수 있다.

▶六經 : 공자가 편찬한 詩經, 書經, 禮經, 樂經, 春秋, 易經을 말한다. 이중 악경은 일실되었고, 서경은 진시황의 분서갱유 때 없어진 것을 후세 사람들이 다시 편집한 것이다.

 

詩書雖缺, 然虞夏之文可知也.
시경과 서경에도 缺落이 있기는 하나, 우나라와 하나라 때의 일은 알 수 있다.

▶진시황의 분서갱유 때 시경과 서경의 일부가 없어진 것을 말하며, <尙書>의 <堯典>, <舜典>, <大禹謨> 편에 선양에 대한 상세한 기사가 있다.

 

堯將遜位, 讓於虞舜, 舜禹之閒, 岳牧咸薦, 乃試之於位, 典職數十年, 功用既興, 然後授政.
堯임금은 帝位를 양보하려고 하여 舜에게 군주자리를 물려 주었다.
舜과 禹 사이에 四岳과 열두 주의 牧들이 다 함께 우를 추천하였으므로, 시험삼아 벼슬을 주고 수십 년 동안 정치를 맡겨 공적이 이루어진 다음에 정치를 맡겼다.

▶堯는 唐, 舜은 虞, 禹는 夏로 통칭된다.

▶四嶽 : 堯임금 때 사방의 제후들이 거느리고 있던 관리들을 관장하던 벼슬의 명칭. 太岳이라고도 한다.

▶12牧 : 요임금이 전국을 12주로 나누고 그 지방장관을 牧이라고 불렀다. 이어서 하나라를 세운 우임금이 九州로 다시 나누었다.

 

示天下重器, 王者大統, 傳天下若斯之難也.
천하는 소중한 그릇이고 왕은 가장 높은 통치자이므로 천하를 전해주는 일이 이처럼 어려움을 보여 준다.

而說者曰 :
「堯讓天下於許由, 許由不受, 恥之逃隱.
及夏之時, 有卞隨, 務光者.」
그러나 말하기를 좋아하는 자들이 이르기를,
“요임금이 許由에게 천하를 물려주려고 하자, 허유는 받지 않고, 오히려 그 말을 들은 것을 부끄러워하며 달아나 숨어 버렸다.
하나라 때에는 卞隨와 務光 같은 인물이 있었다.”

▶許由 : 요임금 때 은자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요임금이 그에게 임금의 자리를 선양하려고 하자 받지 않고 穎水 북쪽의 箕山으로 달아나 숨어버렸다. 그 뒤 다시 요임금이 불러 구주의 장을 맡기려고 했으나 그 말을 들은 허유는 자기 귀가 더렵혀졌다고 영수의 물가로 달려가 그 귀를 씻었다고 했다. 허유의 이야기는 <莊子>의 <逍遙遊>, <徐無鬼>, <襄王> 등의 편에 수록되어 있다.

▶卞隨와 務光 : 상나라 때의 은자들이다. 夏桀을 멸한 商湯이 임금의 자리를 이 두 사람에게 물려주려고 하자, 이 두 사람은 이를 치욕으로 생각하고 강물에 몸을 던져 자살하고 말았다.

출전 : <莊子> <襄王> 편

 

此何以稱焉 ?
이러한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세상 사람들의 추앙을 받을까?

太史公曰 :
余登箕山, 其上蓋有許由冢云.
태사공은 말한다.
내가 箕山에 올랐을 때, 그 위에 아마도 허유의 무덤이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箕山 : 지금의 하남성 登封市 동남쪽에 있는 산 이름이다. 夏本紀에 ‘益이 우임금의 아들 啓에게 帝位를 선양하고 箕山으로 들어가 몸을 숨겼다.’라는 기사가 있다.

 

孔子序列古之仁聖賢人, 如吳太伯, 伯夷之倫, 詳矣.
공자는 옛 仁人, 聖人, 賢人들을 차례로 열거하면서 吳太伯、伯夷 같은 사람을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余以所聞 由·光義至高, 其文辭不少槪見, 何哉?
​나는 허유와 무광이 의리가 몹시 고결한 인물이었다고 들었으나, <시경>과 <서경>에 그들에 대해 조금도 나타나 있지 않으니, 무슨 이유 때문인가?

 

孔子曰 :
「伯夷 , 叔齊, 不念舊惡, 怨是用希.」
「求仁得仁, 又何怨乎?」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伯夷·叔齊는 남의 지난날의 악행을 기억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기에 남으로부터 원망받는 일이 드물었다.”
“그들이 仁을 구하려다 仁을 얻었는데, 무엇을 원망하겠는가?”

▶논어 公冶長 편에 나오는 문구로 원문은 ‘ 不念舊惡 怨是用希’이다.

▶논어 述而 편에 나오는 말로 원문은 ‘ 求仁得仁, 又何怨乎?’이다

 

余悲伯夷之意, 睹軼詩可異焉.
나는 백이의 마음이 비통하다고 여기니, 軼詩(시경에 실려 있지 않은 시 : 采薇)를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軼詩 : 본문 아래에 나오는 <采薇>라는 시를 가리킨다. 軼은 잃어버렸다는 佚과 통한다. 즉 백이가 수양산에 들어가 불렀다는 채미라는 시는 시경에 수록되지 않았다고 해서 일시라고 부른 것이다.

▶공자는 논어에서 백이가 자기의 처지를 원망하지 않았다고 했으나 사마천은 <采薇>라는 시에는 세상을 원망하는 뚯이 있다고 생각했다.

 

其傳曰 :
伯夷·叔齊, 孤竹君之二子也.
전하는 바는 이렇다.
백이와 숙제는 고죽국 왕의 두 아들이다.

父欲立叔齊, 及父卒, 叔齊讓伯夷.
고죽국 왕이 숙제를 그 후계로 세우려고 하다가 죽으니, 숙제가 왕위를 백이에게 양보하였다.

 

伯夷曰:
「父命也 .」
백이가 말하였다.
‘부왕의 명이었다.’

遂逃去.
하고는 도망가버렸다.

 

叔齊亦不肯立而逃之.
숙제도 역시 왕위에 오르기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고 나라 밖으로 달아났다.

 

國人立其中子.
고죽국의 사람들이 할 수 없이 中子(둘째 아들)를 왕으로 세웠다.

 

於是伯夷·叔齊聞西伯昌善養老, 盍往歸焉.
백이·숙제는 西伯 昌이 노인들을 잘 봉양한다는 소문을 듣고 周나라에 가서 귀의하려고 했다.

 

​及至, 西伯卒, 武王載木主, 號爲文王, 東伐紂.
그들이 주나라에 이르렀을 때 西伯은 이미 죽었고, 武王은 先王의 諡號를 文王이라고 일컬으며 나무로 만든 神主를 수레에 싣고 동쪽으로 殷나라 紂王을 치려 했다.

 

伯夷·叔齊叩馬而諫曰 :
「父死不葬, 爰及干戈, 可謂孝乎?
以臣弑君, 可謂仁乎?」
백이·숙제는 무왕의 말고삐를 붙잡고 간언하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장례도 치르지 않고 전쟁을 일으키니, 이것을 孝라고 할 수 있습니까?
신하된 자가 자신의 군주를 弑害하려고 하니 이것을 仁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叩馬: 1.勒住马。叩,通"扣"。 2.表示忠言直谏的举动。

 

左右欲兵之.
그러자 측근들이 그들을 찔러 죽이려 하였다.

▶兵: 用兵器攻击,刺杀

 

太公曰:
「此義人也. 」
太公(제나라의 시조인 여상)이 말하였다.
“이 사람들은 義人이다 !”

扶而去之.
사람을 시켜 백이와 숙제를 부축하여 떠나도록 하였다.

 

武王已平殷亂, 天下宗周, 而伯夷·叔齊恥之, 義不食周粟, 隱於首陽山, 采薇而食之.
무왕이 은나라의 戰亂을 평정하자 천하 제후들은 周나라를 宗主로 삼았다. 그러나 백이와 숙제는 주나라의 백성이 된 것을 치욕으로 여기고, 의리상 주나라의 곡식을 먹지 않겠다며, 首陽山에 은거하여 采薇하여 먹고 살았다.

▶首陽山 :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河東 蒲阪關 華山의 북쪽과 河曲之中의 설이 가장 유력하다. 지금의 산서성 永濟縣 남쪽의 雷首山을 말한다.

 

及餓且死, 作歌. 其辭曰:
「登彼西山兮, 采其薇矣.
以暴易暴兮, 不知其非矣.
神農、虞、夏忽焉沒兮, 我安適歸矣 ?
于嗟徂兮, 命之衰矣! 」
굶주려서 죽음에 이르러 노래를 지었는데, 그 가사는 이러했다.
“저 서산에 올라 고사리를 뜯자꾸나. 포악으로 포악을 바꾸었건만 그것이 옳지 않음을 모르는구나!
神農·虞舜·夏禹의 시대는 홀연히 사라졌으니 우리는 어디에 가서 의지해야 하는가?
아아! 죽을 뿐이구나, 쇠잔한 우리의 운명이여!”

▶徂(조): 1.가다 2.지나가다 3.시작하다 4.죽다

 

遂餓死於首陽山.
마침내 두 사람은 수양산에서 굶어 죽고 말았다.

由此觀之, 怨邪非邪?
이 노래로 미루어 본다면 두 사람은 원망하는 마음을 노래했는가? 그렇지 않은가?

 

或曰:
「天道無親, 常與善人. 」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하늘의 이치는 親不親이 없어 늘 善人과 함께한다.”

 

若伯夷·叔齊, 可謂善人者非邪?
그렇다면 백이와 숙제와 같은 사람을 善人이라고 함은 그릇된 것인가?

 

積仁絜行如此而餓死!
어진 덕망을 쌓고 행실이 고결하여도 이렇게 굶어 죽다니!

 

且七十子之徒, 仲尼獨薦顏淵爲好學.
또 70 명의 제자 중에서 공자는 유독 顏淵이 학문을 좋아한다고 칭찬하였다.

 

然回也屢空, 糟糠不厭, 而卒蚤夭.
그러나 안연은 가난해서 쌀독이 비고, 술지게미와 쌀겨 같은 거친 음식도 싫어하지 않다가, 끝내 夭折하고 말았다.

 

 

天之報施善人, 其何如哉?
하늘이 善人에게 보답한다면 어찌 그러하겠는가?

▶報施: 报答, 赐予, 報應

 

盜蹠日殺不辜, 肝人之肉, 暴戾恣睢, 聚黨數千人橫行天下, 竟以壽終.
춘추시대 말기에 나타난 도적 盜蹠(柳下惠의 아우)은 날마다 죄 없는 사람을 죽이고, 그 간을 고기로 삼으며, 잔인한 짓을 하며, 수천 명의 무리를 모아 제멋대로 천하를 돌아다녔지만, 끝내 자신의 수명을 다 누리고 죽었다.

▶盜跖 : 莊周가 지은 莊子라는 책의 편명으로 중국 고대전설 상의 유명한 도적 이름이다. 장주가 지어낸 이야기라고도 하고 그의 제자가 지어낸 이야기라고도 한다.

 

是遵何德哉?
이것은 도척의 어떠한 덕행을 따른 것인가?

 

此其尤大彰明較著者也.
선인이 비참하게 죽고, 악인들이 천수를 누리는 이런 것은 (천도가 없다는 것을) 더욱 크게 밝혀주는 것인 듯하다.

▶彰明较著: ‘彰·明·较·著’ 都是明显的意思。指事情或道理极其明显,很容易看清。

 

若至近世, 操行不軌, 專犯忌諱, 而終身逸樂, 富厚累世不絕.
或擇地而蹈之, 時然後出言, 行不由徑, 非公正不發憤, 而遇禍災者, 不可勝數也.

近世에 들어서 하는 일이 올바르지 않고, 법령이 금지하는 짓을 일삼으면서도, 종신토록 편안히 즐기며, 부귀영화를 대대로 이어 끊어지지 않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걸음 한 번 내딛는 데도 항상 조심해서 마른 땅만을 가려서 딛고, 시기가 맞은 후에야 자기의 생각을 말하고, 길을 갈 때는 지름길이나 좁은 길을 택하지 않으며, 공명정대하지 않은 일에는 결코 힘써 행하지 않는 사람이 화를 입는 경우가 셀 수도 없이 많다.

▶원문은 ‘ 操行不軌, 專犯忌諱, 以終身逸樂, 富厚累世不絶. 或擇地而蹈之, 時然后出言, 行不由徑, 非公正不發憤, 而遇禍災者, 不可勝數也.’이다.

 

余甚惑焉, 儻所謂天道, 是邪非邪 ?
이런 사실에 나는 당혹스럽다. 만약 이러한 것이 天道라고 한다면 옳은 것인가? 옳지 않은 것인가?

 

子曰
「道不同 不相爲謀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길이 다르면 서로 도모하지 않는다.”

▶논어 <衛靈公> 편에 ‘걷는 길이 서로 같지 않은 사람과는 같이 일을 도모할 수 없다.’라고 한 것이다.

 

亦各從其志也.
이것은 사람은 제각기 자기의 뜻을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故曰
「富貴如可求, 雖執鞭之士, 吾亦爲之.
如不可求, 從吾所好 」
「 歲寒, 然後知松柏之後凋 」
그러므로 말씀하셨다.
“부귀가 구하여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비록 執鞭之士라도 나는 그렇게 할 터이다.
그러나 구하여 얻을 수 없다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좇을 터이다.”
“계절이 춥고 나서야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든다는 것을 안다.”

▶원문은 執鞭之士로 채찍을 들고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당시 이런 직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세 가지가 있었는데, 첫째 수레를 모는 御者, 둘째는 제왕이나 제후들이 행차할 때 채찍을 들고 그 앞길을 정리하는 사람, 셋째는 시장의 질서를 유지하는 사람이 있었다.

▶논어 <述而>편에 나오는 말로 원문은 ‘富貴如可求, 雖執鞭之士, 吾亦爲之, 如不可求, 從吾所好’이다.

▶논어 <子罕> 편에 나오는 말로 원문은 松柏之後凋로 직역하면 ‘소나무와 잣나무는 제일 나중에 시든다.’ 혹은 ‘소나무와 잣나무는 더디 시든다.’이다.

 

舉世混濁, 清士乃見.
온 세상이 혼탁해져야 청렴한 선비들이 드러난다.

 

 

豈以其重若彼, 其輕若此哉 ?
어찌하여 세속 사람들은 그토록 부귀한 사람을 중시하고, 깨끗하고 맑은 사람을 하찮게 여길까 ?

▶원문은 豈以其重若彼, 其輕若此哉로 해석이 분분하다.

1. 史記索隱은 ‘ 백이가 동생에게 군주의 자리를 양보한 덕은 중한 것이나, 고사리를 캐먹다가 굶어죽은 것은 부귀를 가볍게 여긴 것이다.’라고 말한 것은 ‘操行不軌, 專犯忌諱, 以終身逸樂, 富厚累世不絶. 或擇地而蹈之, 時然后出言, 行不由徑, 非公正不發憤, 而遇禍災者, 不可勝數也.’의 뜻과 통하는 말이다.

2. 史記正義에는 ‘盜跖 등의 흉악한 사람이 향락을 누리다가 천수를 다해 죽은 것을 중하게 여기고, 백이·숙제·許由·務光 등의 청빈한 인사들은 곤궁하게 살다가 죽은 것은 가볍게 여긴 것이다.’라고 했다.

3. 명청교체기의 학자 顧炎武의 설은 ‘其重若彼라는 말은 속인들은 부귀를 중하게 여기는 말이고, 其輕若此라는 말은 청렴한 선비들은 부귀를 가볍게 여기는 말이다’라고 했다. 고염무의 설을 취했다.

 

「君子疾沒世而名不稱焉.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죽은 뒤에 자기 이름이 칭송되지 않음을 마음 아파한다.”

▶논어 <衛靈公> 20장에 나오는 말로 원문은 ‘君子疾沒世而名不稱焉’이다.

 

賈子曰:
「貪夫徇財, 烈士徇名, 夸者死權, 眾庶馮生. 」
「 同明相照, 同類相求. 」
「雲從龍, 風從虎, 聖人作而萬物睹. 」
賈誼가 말하였다.
“탐욕스러운 사람은 재물 때문에 목숨을 잃고, 열사는 이름을 얻기 위해 목숨을 바치며, ​뽐내기 좋아하는 사람은 그 권세 때문에 죽고, 서민은 그날 그날의 삶에 매달린다.”
“같은 종류의 빛은 서로 비추어 주고, 같은 종류의 물건은 서로 어울린다.”
“구름은 용을 따라 다니고 바람은 범을 따라 일어난다. 이처럼 성인이 나타나면 세상 만물이 모두 뚜렷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賈誼 : 洛陽 출신으로 기원전 200년에 낳고 기원전 168 에 죽은 서한 초기의 정치가이자 문장가이다. 굴원의 뒤를 이은 초사의 작가이며 33살의 젊은 나이로 요절했다. 대표작으로 진나라가 멸망한 원인을 분석한 過秦論과 굴원의 죽음을 애도한 弔屈原賦라는 시가가 있다.

▶원문은 ‘ 貪夫徇財, 烈士徇名, 誇者死權, 衆庶馮生’으로 賈誼의 鵩鳥賦의 구절이다.

▶周易 乾卦 文言에 나오는 말로 원문은 ‘ 同聲相應, 同氣相求, 水流濕, 火就燥, 雲從龍, 風從虎, 聖人 作而萬物睹’ 이다.

 

伯夷·叔齊雖賢, 得夫子而名益彰.
伯夷·叔齊는 비록 賢人이지만, 공자의 칭송이 있자 명성이 더욱더 빛나게 되었다.

顏淵雖篤學, 附驥尾而行益顯.
안연은 비록 학문에 독실하였지만, 공자라는 천리마의 꼬리에 붙여져서야 비로소 덕행이 더욱 두드러지게 되었다.

▶원문은 ‘附驥尾’로 천리마의 꼬리에 붙어서 천리를 간다는 뜻이다. 여기서는 공자의 제자 顔回가 공자와 같은 성인으로부터 칭송을 받음으로써 그의 명성이 후세에까지 떨치게 된 것을 비유한 것이다.

 

巖穴之士, 趣舍有時若此, 類名堙滅而不稱, 悲夫!
巖穴에 숨어 사는 선비들은 진퇴를 알맞은 시기에 맞추는데, 이러한 사람들의 명성이 묻혀 세상에 일컬어지지 않으니 슬프다!

閭巷之人, 欲砥行立名者, 非附青雲之士, 惡能施于後世哉 ?
시골에 묻혀 살면서 덕행을 연마하여 명성을 세우려고 하는 사람이, 青雲之士에 붙지 않고서야 어찌 이름을 후세에 남길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