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허사

한문의 허사(虛詞) 未

耽古樓主 2022. 12. 22. 17:15
한문의 허사(虛詞) 未
未尝 일찍이 ~한 적이 없다
未足 ~할 가치가 없다
未必 반드시 ~한 것은 아니다

未는
첫째, 否定副詞로서
① “없다, 아니다” “아직…하지 않다”라는 뜻을 나타내거나
② 동사, 형용사 또는 다른 부사의 앞에 쓰여 부정을 표시하는 不을 뜻하는 용법이 있다.

둘째, 문장의 끝에 쓰여 의문의 어기를 표시하는 용법이 있다. 이와 같이 문장의 끝에 “未” 자를 쓰게 되면, 기실은 다소간에 생략이 있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의문의 어기를 포함하게 된다.
즉 “未” 자 다음에는 피부정적 언사가 이어지기 마련인데 그것은 생략될 수도 있다.
만약 의문문이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어기사 “也” 자를 쓴다.
의문문이라면, 어떠한 어기사도 쓰지 않는다.


(1) 는 부사로서 아직 … 않다의 의미로 쓰인다.


¶ 秋大熟, 未穫. 《書經 金騰》
○ 가을에 크게 곡식이 여물었는데, 아직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 小人有母, 皆嘗小人之食矣; 未嘗君之羹, 請以遺之. 《左傳 隱公元年》
○ 저에게는 어머니가 계신데, 늘 저희들이 먹는 음식만 잡수셨지, 아직 이런 임금님의 국은 잡수어 보신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음식을 어머니께 드리려고 합니다.

¶ 趙旃求卿, 未得. 《左傳 宣公12年》
○ 조전은 경이 되고 싶어 했으나 될 수가 없었다.

상기 예문에서 는 부사로서 모두 동사 앞에 놓이거나, 기타 부사 앞에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南陽劉子驥, 高尙士也. 聞之, 欣然規往, 未果, 尋病終. 《陶潛: 桃花源記》
○ 남양 땅의 유자기는, 뜻이 높은 은자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기뻐하며 찾아갈 계획을 세웠으나, 결과를 이루지 못하고, 얼마 못되어 병들어 죽었다.
: 顷刻不久 [in a short instant;soon;after a little]

상기 예문에서 는 바로 해석하기가 쉽지 않다. 자 목을 참조하기 바란다.
가령 아직 않다라는 내용을 강조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未嘗[아직까지 한 적이 없다]을 사용한다.

¶ 問其所與飮食者, 盡富貴也, 而未嘗有顯者來. 《孟子 離婁下》
○ 함께 식사하고 술 마신 사람을 물어본즉, 전부 다 부유하고 귀한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한 번도 유명한 사람이 찾아온 적이 없었다.

¶ 吾他日未嘗學問, 好馳馬試箭. 《孟子 藤文公上》
○ 나는 지금까지 평상시 학문을 한 적이 없고, 말달리기와 활쏘기를 좋아했다.

대답하는 말 중에 아니다라는 뜻으로 자를 단독으로 사용할 수가 있는데, 이때 뒤따르는 술어를 생략할 수 있으며, 많은 경우 어기사 를 추가한다.

¶ 陳亢問於伯魚曰: “子亦有異聞乎?”

對曰: “未也.” 《論語 季氏》
○ 진항이 백어에게 물었다. “그대는 (또한) 특이한 말씀을 들은 바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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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어가 대답했다: “없었습니다.”

¶ 或問曰: “勸齊伐燕, 有諸?” 曰: “未也.” 《孟子 公孫丑下》
○ 어떤 이가 묻기를: “제나라에게 연나라를 치라고 권하셨다는데,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맹자께서 답했다: “그런 일이 없었다.”

(2) 는 부정을 나타내는 자와 같은 뜻으로 쓰인다.


동사 앞 또는 술어로 쓰인 형용사 앞에 놓인다. “이 아니다
常語로서 未足[~할 만한 가치가 없다] 未必[반드시~한 것은 아니다] 등이 있다.

¶ 仲子所食之粟, 伯夷之所樹與, 抑亦盜跖之所樹與, 是未可知也. 《孟子 藤文公下》
○ 중자가 먹는 곡식은, 백이가 심은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도척이 심은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 人固不易知, 知人亦未易也. 《史記 范睢蔡澤列傳》
○ 사람이란 본래 남에게 알려지기도 쉽지 않고, 남을 아는 것도 쉽지 않다.

¶ 維予小子, 未堪家多難 《詩經 周頌 訪落》
○ 나라는 이 사람은, 집안의 많은 어려움을 감당치 못한다.

¶ 古公亶父 陶復陶穴 未有家室. 《詩經 大雅 綿》
○ 고공단보[주나라 태왕]는 땅을 파고 혈거(穴居) 생활을 했을 뿐, 아직 번듯한 집이 있지 않았다.

¶ 衆數雖多, 甚未足畏. 《資治通鑑 赤壁之戰》
○ 군사의 숫자는 비록 많았지만, 두려워할 만한 가치가 없었다.

¶ 未必人知春意思, 還獨自绕花行.《辛棄疾: 江神子詞》
○ 사람이 반드시 봄날의 뜻을 아는 것은 아니지, 역시 저 혼자 꽃 가지 사이를 맴도는 거지.

¶ 小時了了, 大未必佳. 《世說新語 言語》
○ 어릴 적에 영리하다고 해서, 자란 후에도 반드시 장래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자 다음에 와야 할 술어가 생략되고, “자를 붙여서 결구(結句)를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의문구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 我怠, 秦奮, 倍猶未也. 《左傳 僖公15年》
○ 그래서 우리의 사기는 쇠약해지고, 진군의 사기는 앙등하여, 배가 되고도 남습니다.

¶ 禍猶未也. 《左傳 僖公21年》
○ 화는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다.

¶ 君之齒未也. 《左傳 文公元年》
○ 임금의 나이가 아직 젊으시다.

(3) 는 의문문의 끝에 쓰여 의문의 어기를 나타낸다. “인가?”


¶ 因謂亮曰: “今日上不至天, 下不至地; 言出子口, 入于吾耳, 可以言未?” 《三國志 蜀志 諸葛亮傳》
○ 이 때문에 제갈량에게 말했다: “지금 위로는 하늘에 이르지 못하고, 아래로는 땅에 이르지 못해; 말이 그대의 입에서 나오면, 내 귀로 들어오는데, 말할 수 있겠는가?”

¶ 君自故鄕來, 應知故鄕事. 來日綺窗前, 寒梅着花未? 《王維: 雜詩》
○ 그대, 고향에서 오셨으니, 고향 소식 잘 아시겠지요. 떠나시던 날 우리 집 창 앞에, 겨울 매화는 피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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