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한문 공부/한번은 한문공부

문장 의미로 나타내는 사동과 피동

耽古樓主 2024. 7. 20. 20:36

天將降大任於是人也, 必先苦其心志, 勞其筋骨, 餓其體膚, 空乏其身, 行拂亂其所為, 所以動心忍性, 會盡其所不能. -맹자 고자 하

하늘이 이 사람에게 큰 임무를 내리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의 심지를 괴롭히고 뼛골과 근육을 힘들게 하며 몸과 살갗을 굶주리게 하고 일신을 궁핍하게 해서 그가 하고자 하는 일을 흐트러뜨린다. 마음을 동요시키고 성질을 참도록 해서 그가 할 수 없는 한계를 더 늘리기 위해서이다.

 

사동은 어떤 동작을 남으로 하여금 하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말에선 동사나 형용사 '-이, -히, -리, -기, -우, -구, -추' 같은 접미사를 붙이거나 '게 하다'라는 보조동사를 붙여 만듭니다.

 

그렇지만 한문에서는 특별한 문법적 표지 없이 사동을 나타내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苦其心志나 勞其筋骨은 한문에서 사동 표현이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苦', '餓'가 각각 '괴롭게 하다', '굶주리게 하다'라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여기에서 苦, 餓가 '~게 하다'로 해석되는 근거는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苦는 형용사의 뜻으로, 餓는 자동사의 뜻으로 쓰여서 목적어가 필요 없는데도 그 뒤에 목적어가 왔다는 사실이지요.

이처럼 ‘형용사 또는 자동사 서술어 + 목적어’가 문장 의미만으로 사동을 표현하는 가장 흔한 조건입니다.

 

문장 의미로 피동이 실현되는 조건은 서술어와 목적어의 관계가 사동과 반대로 나타납니다.

목적어를 취하는 타동사가 목적어 없이 서술어로 쓰이고 그 목적어가 주어로 쓰일 때이지요. 즉 ‘주제어(의미상 목적어인 주어) + 타동사 서술어’가 기본 조건입니다.

 

韓非囚秦. -사기열전 태사공자서

한비자는 진나라에서 갇혔다.

 

 

列傳권130-太史公自序(태사공자서)

사기는 前漢의 사학가 太史 司馬遷이 상고시대로부터 전한 武帝에 이르기까지 2천여 년간의 역사를 기술한 고대 중국 역사서로 12권, 10권, 8권, 30권, 70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太史公自序는 司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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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동사로 쓰일 때 자동사와 타동사의 구분이 모호한 한자의 특성상 주어가 피행위자인지 행위자인지 늘 분명한 것은 아닙니다. 韓非囚秦에서 囚가 '가두다'가 아니라 '갇히다'로 쓰였다고 보는 근거는 고대 중국 역사에 대한 지식과 한비자가 진나라를 감옥에 가둘 수는 없다는 추론뿐입니다. 이 때문에 이런 문장은 於나 于 뒤에 행위자를 밝혀서 피동임을 분명히 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습

 

▶木受繩則直, 金就礪則利. -순자 권학

나무는 먹줄을 받으면 곧아지고 쇠는 숫돌에 갈면 예리해진다.

-사람이 학문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나무가 먹줄을 받고 쇠를 숫돌에 가는 과정에 비유했다.

-피동을 나타내는 문장의 주어는 사람이 아니라 사물일 경우가 많다.

 

▶樊噲側其盾以撞, 衛士仆地. -사기 항우본기

번쾌가 방패를 옆으로 해서 치자 호위병이 땅에 엎어졌다.

-은 사동으로 는 피동으로 쓰인 사례이다.

 

 

본기7. 項羽本紀1(항우본기1)

項羽本紀는 秦나라 말기에 楚覇王이라 불리던 項羽의 일생을 기록한 것이다. 항우는 陳勝과 吳廣이 난을 일으키자 숙부 項梁과 吳中郡에서 군사를 일으키고, 진나라 군대를 격파하고 스스로 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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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風又綠江南岸, 明月何時照我還.-왕안석 박선과주

봄바람이 다시 강둑을 푸르게 하는데 밝은 달은 언제나 돌아오는 나를 비출까?

- 왕안석이 벼슬을 살러 고향을 떠나면서 지은 시의 한 대목이다. 이 사동으로 쓰인 사례이다.

 

▶鼻大可小, 小不可大也. 目小可大, 大不可小也. - 한비자 설림 하

코가 크면 작아질 수 있으나 작으면 커질 수 없다. 눈이 작으면 커질 수 있으나 크면 작아질 수 없다.

-조각의 방도를 알려주는 구절이다. 코는 크게 깎아 놓아야 작게 다듬을 수 있고 눈은 작게 파놓아야 크게 다듬을 수 있다. 일을 할 때는 수정의 여지를 남겨두어야 실패가 적다.

 

▶强本而節用, 則天不能貧, 養備而動時, 則天不能病. -순자 천론

근본을 강하게 하고 비용을 절약하면 하늘이 가난하게 할 수 없다. 몸을 다스려 대비하고 제때에 움직이면 하늘이 병들게 할 수 없다.

 

▶勞心者治人, 勞力者治於人. 治於人者食人, 治人者食於人. -맹자 등문공상

마음을 쓰는 사람은 남을 다스리고 힘을쓰는사람은 남에게 다스려진다. 남에게 다스려지는 사람은 남을 먹여 살리고 남을 다스리는 사람은 남이 먹여 살린다.

-治人治於人, 食人食於人에 따라 동사의 능동과 피동이 갈린다.

 

 

맹자집주 등문공장구 상 제4장

有爲神農之言者許行, 自楚之滕, 踵門而告文公曰: 「遠方之人聞君行仁政, 願受一廛而爲氓.」 신농씨의 학설을 전공하는 사람인 許行이 초나라에서 등나라로 가서, 궁궐의 문에 이르러 문공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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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木自寇也, 膏火自煎也. 桂可食故伐之, 漆可用故割之. 人皆知有用之用, 而莫知無用之用也. -장자 인간세

산 나무는 스스로 베이고 등불은 로 태워진다. 계수나무 마침로 그것을 자르고 옻나무는 쓰일 수 있으므로 그것을 쪼갠다. 사람들이 모두 쓸모 있음의 쓰임을 알아도 쓸모없음의 쓰임을 알지 못한다.

-伐之,割之는 각각 '잘리다', '쪼개지다'로 번역하기도 한다. 이는 한문 자체의는 어법이라기보다 우리말 어법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한문 해석에서 한문의 어법과 우리말 번역과정에서 생겨나는 어법은 혼용되어 있으나 아직 연구가 충분치 않은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