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後集91-潮州韓文公廟碑(조주한문공묘비)-蘇軾(소식)

耽古樓主 2024. 4. 7. 07:33

古文眞寶(고문진보)

潮州韓文公廟碑(조주한문공묘비)-蘇軾(소식)

 

匹夫而爲百世師, 一言而爲天下法, 是皆有以參天地之化, 關盛衰之運, 其生也有自來, 其逝也有所爲.
匹夫가 百世의 스승이 되기도 하고, 한마디 말이 천하의 법도가 되기도 하니, 모두 이것으로 천지의 조화에 참여하고 성쇠의 운수에 관련되매, 그 태어남에는 유래가 있고, 그 죽음에는 행위가 있다.
匹夫(필부) : 평범한 남자. 보통 남자.
百世師(백세사) : 130, 따라서 3천년을 두고 숭앙받을 스승, 백대를 두고 존경받을 스승.
參天地之化(참천지지화) : 천지의 조화에 참여하다. 천지지화는 만물을 生成化育하는 천지의 활동.
關盛衰之運(관성쇠지운) : (천하가) 성하고 쇠하는 운명에 관계하다.
() : 죽음.

故申呂自嶽降, 傳說爲列星. 古今所傳, 不可誣也.
그러므로 申伯과 呂侯는 嵩山에서 내려왔으며, 부열은 별자리가 되었다. 예부터 오늘날까지 전해오는 말이니 거짓말일 리가 없다.
申呂自嶽降(신여자악강) : 申伯呂侯는 주 宣王 때 주나라를 중흥시켰던 공신. 이들은 嵩山의 신령이 세상에 내려왔던 것이라 한다.
傅說爲列星(부열위열성) : 부열이 별자리의 하나가 되다. 부열은 은나라 때 사람으로 본래 도로 공사장에서 노예로 일했는데 은나라 왕 무정의 눈에 띄어 기용되었고 명재상으로 이름나게 되었다. 전설에 의하면 그가 죽은 후 그의 영혼은 하늘에 올라가 북두성과 箕星을 연결하는 밧줄을 타고 가다가 箕星尾星 사이에 걸터앉아 별자리의 하나가 되었다 한다.
() : 속임. 속임의 말.

孟子曰:
“我善養吾浩然之氣.”
맹자가 말하였다.
“나는 나의 호연지기를 잘 기른다.”
我善養吾浩然之氣(아선양오호연지기) : 나는 나의 호연지기를 잘 기른다. 이 말은 맹자공손추 상편에 나오는 말로서, 공손추가 맹자에게 무엇을 잘하는지 묻자 답한 것이다. 공손추가 또 '호연지기'가 무엇이냐고 묻자, 맹자는 라고 함은 지극히 크고 지극히 강하며, 곧게 길러서 해됨이 없으면 천지간에 충만하게 된다. 그 기란 義道를 짝함으로 이것이 없으면 이지러지게 된다[其爲氣也, 至大至剛, 以直養而無害, 則塞于天之間其爲氣也, 配義與道, 無是, 餒也].”고 하였다. 결국 호연지기란 도와 의에 근거하는 천지간에 충만한 정기이며, 그것을 잘 기르는 것은 자기가 타고난 정기를 도의에 따라 행동함으로써 위축되지 않도록 잘 키운다는 뜻이다. 여기서는 한유가 바로 호연지기를 잘 길렀다고 칭송하기 위해 인용하였다.

 

 

맹자집주 공손추장구 상 제2장

公孫丑問曰: 「夫子加齊之卿相, 得行道焉, 雖由此霸王不異矣. 如此, 則動心否乎?」 공손추가 물었다. “부자께서 제나라의 경상 지위에 오르시어 도를 행할 수 있게 되신다면, 비록 이로 말미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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是氣也, 寓於尋常之中, 而塞乎天地之間, 卒然遇之, 王公失其貴, 晉楚失其富, 良平失其智, 賁育失其勇, 儀秦失其辯, 是孰使之然哉.
이 氣란 日常에 깃들어 있으며 천지에 가득 차 있으매, 갑자기 만나면 제왕이나 公卿도 그의 고귀함을 잃으며, 晉나라와 楚나라도 그 부강함을 잃으며, 張良과 陳平도 그 지혜를 잃으며, 孟賁과 夏育도 그 용맹을 잃으며, 張儀와 蘇秦도 그 구변을 잃으니, 무엇이 그렇게 만드는가?
() : 깃들다.
尋常(심상) : 심은 8, 상은 16척의 뜻이 있으므로 얼마 안 되는 길이, 곧 평범한 것을 가리킨다.
() : 충만하다. 가득 채우다.
卒然(졸연) : 갑자기. 홀연히.
王公(왕공) : 제왕과 공경.
晉楚(진초) : 진나라와 초나라 춘추전국시대에 가장 부강했던 두 나라.
良平(양평) : 張良陳平. 한 고조가 천하를 통일하도록 도왔던 지략가.
賁育(분육) : 孟賁夏育. 맹분은 제나라, 하육은 나라 사람인데 둘 다 용맹하기로 이름이 높았음.
儀秦(의진) : 張儀蘇秦. 두 사람 모두 전국시대의 외교가로 변설에 뛰어났으며, 장의는 연횡법을 소진은 합종법을 주장했음.

其必有不依形而立, 不恃力而行, 不待生而存, 不隨死而亡者矣.
그것은 항상 형체에 의지하지 않고 서며, 힘에 의지하지 않고 운행되고, 생명에 의지하지 않고 존재하며, 죽음을 따라 없어지지 않는 것이다.
() : 의지하다.

故在天爲星辰, 在地爲河嶽, 幽則爲鬼神, 而明則復爲人, 此理之常, 無足怪者.
그러므로 하늘에 있으면 별이 되고, 땅에 있으면 강산이 되며, 어두운 데서는 귀신이 되고, 밝은 데서는 다시 사람이 되니, 이 이치는 변함없는 것이매 괴이하다고 여길 것이 없다.
河嶽(하악) : 하천과 산악 강과 산
() : 저승. 어두운 세계.
() : 이승. 밝은 세계.

自東漢以來, 道喪文弊, 異端幷起, 歷唐貞觀開元之盛, 輔以房杜姚宋, 而不能救, 獨韓文公, 起布衣, 談笑而麾之, 天下靡然從公, 復歸于正, 蓋三百年於此矣.
東漢 이래 儒道를 잃고 문장이 피폐하여 異端이 아울러 일어나매, 唐의 貞觀·開元의 번성기를 거치며 房玄齡·杜如晦·姚崇·宋璟으로 보필하였으나 구제할 수 없었고, 오직 韓文公이 포의에서 입신하여 담소하며 물리치니, 천하가 쏠리듯이 공을 따라 正道로 복귀하였으니, 지금까지 대략 3백여 년이다.
東漢(동한) : 후한 동도인 낙양에 도읍을 정하였으므로 동한이라 함.
道喪(도상) : 도가 상실되다. 유학의 도가 끊기었음을 가리킴.
文弊(문폐) : 문장이 피폐해지다. 육조시대를 거치면서 騈儷文이 유행하여 형식미만을 추구하는 문장이 유행한 것을 가리킴.
異端(이단) : 정통이 아닌 사설. 여기서는 유학 이외의 도가와 불가의 학설을 뜻함.
() : 지나다.
貞觀(정관) : 당나라 태종의 627~649,
開元(개원) : 당나라 현종의 713~741. 앞의 정관과 함께 나라가 잘 다스려졌던 시기임.
() : 보필하다.
···: 방현령·두여회·요숭·송경. 앞의 두 사람은 정관 연간의 명신이었고, 뒤의 두 사람은 개원 연간의 명신이었음.
布衣(포의) : 베옷. 평민을 뜻함.
: 손짓하다. 손을 저어 쫓음.
靡然(미연) : 쏠리듯이. 초목이 바람에 나부끼어 쏠리는 모양.
三百年 : 한유가 활약했던 당 헌종 때로부터 소식이 이 글을 쓴 송 철종 때까지의 기간이 280여 년이 되므로 3백 년이라 하였음.

文起八代之衰, 而道濟天下之溺, 忠犯人主之怒, 而勇奪三軍之帥, 此豈非參天地關盛衰, 浩然而獨存者乎.
문장에서 8代의 쇠퇴를 고쳤고, 治道에서 천하의 타락을 제도하였고, 충성심에서 임금의 노여움을 범하였고, 용맹에서 三軍의 통솔을 빼앗았으니, 이것이 어찌 천지의 조화에 참여하고 성쇠에 관련함이 아니겠으며, 호연의 氣로써 홀로 존재함이 아니겠는가?
: (병을) 고치다
八代(팔대) : 東漢·······를 가리킴. 즉 동한 이후로부터 한유의 이전까지의 시기를 가리킴.
() : 구하다. 와 같은 뜻.
天下之溺(천하지닉) : 천하의 사람들이 물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함.
人主之怒(인주지노) : 천자의 노여움. 당나라 헌종이 불교에 빠져 불골을 궁중에 들여오려 하자, 한유가 論佛骨表를 올려 극간했는데, 결국 이 일로 헌종의 노여움을 사 조주로 귀양가게 되었다.
勇奪三軍之帥(용탈삼군지수) : 용맹함이 삼군의 장수를 승복시킬 만하였다. 3군은 본래는 대제후의 군대란 뜻인데 후에는 대군의 뜻으로 쓰였다. 당나라 목종 때에 鎭州에서 군란이 일어나 田弘正을 죽이고 王廷湊를 절도사로 옹립하였다. 조정에서 한유를 병부시랑에 임명하여 난을 진압하게 하자, 한유는 목숨을 걸고 왕정주의 진중으로 가서 順逆의 도리를 논함으로써 왕정주를 설복시켰다.
浩然而獨存者(호연이독존자) : 호연히 정기를 기름으로써 홀로 당당히 존재함.

蓋嘗論天人之辨以謂, 人無所不至, 惟天不容僞. 智可以欺王公, 不可以欺豚魚, 力可以得天下, 不可以得匹夫匹婦之心.
나는 일찍이 하늘과 사람의 分辨을 논하여 말하기를, 인간에게 이르지 않는 곳이 없고, 하늘은 거짓을 허용치 않는다. 지혜로 왕이나 公卿을 속일 수 있어도 돼지와 물고기를 속일 수는 없고, 힘으로 천하를 얻을 수 있어도 匹夫匹婦의 마음을 얻을 수는 없다고 하였다.

故公之精誠, 能開衡山之雲, 而不能回憲宗之惑, 能馴鰐魚之暴, 而不能弭皇甫鎛李逢吉之謗, 能信於南海之民, 廟食百世, 而不能使其身一日安於朝廷之上, 蓋公之所能者天也, 其所不能者人也.
그러므로 공의 정성은 衡山의 구름을 걷을 수 있었으나 憲宗의 미혹은 돌이키지 못하였고, 악어의 포악함을 길들일 수 있어도 皇甫傅·李逢吉의 비방을 그치게 하지 못하였고, 남해의 백성에게 미더워서 백 세 동안 제향을 받을 수 있어도 자신을 조정에서 하루도 편안히 하지 못하였으매, 공의 능한 바는 하늘의 일이고, 능하지 못한 바는 인간의 일이었던 것 같다.
天人之辨(천인지변) : 하늘과 사람의 분별
無所不至(무소부지) : 이르지 않는 곳이 없다. , 하지 않는 바가 없다.
不容(불용) : 용납하지 않는다.
豚魚(돈어) : 돼지와 물고기.
開衡山之雲(개형산지운) : 형산의 구름을 걷히게 하다. 형산은 오악의 하나인 남악으로 호남성에 있다. 한유가 일찍이 형산에 올랐을 때, 마침 가을비가 내리려 하므로 지성을 다해 기도하였더니 구름이 깨끗이 걷혔다고 한다. 한유에게는 謁衡山南嶽廟詩가 있다.
回憲宗之惑(회헌종지혹) : 헌종의 미혹을 돌이키다. 을 신봉하여 불골을 맞아들이려 하자 한유가 논불골표를 올려 만류하였음을 가리킨다.
() : 길들이다.
鰐魚之暴(악어지포) : 악어의 포악함. 한유가 조주에 온 후 백성에게 괴로움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군의 서쪽 湫水에 사는 악어가 가축을 먹어치우는 것이라 하였다. 이에 한유가 鰐魚文을 지어 판관 秦濟로 하여금 제사를 지내게 하였더니 그날 밤부터 폭풍이 일어 추수의 물을 서쪽 60리 밖으로 옮겨놓았고 악어의 피해도 없어졌다 한다.
() : 그치게 하다.
皇甫鎛(황보박) : 헌종 때의 재상. 헌종이 한유를 조주로 귀양보낸 것을 후회하고 서울로 되부르려 하자 소를 올려 한유를 비방하고 袁州로 옮기게 하였다.
李逢吉(이봉길) : 목종 때의 재상. 한유와 李紳을 다투게 하여 한유를 병부시랑으로 쫓아냈다.
() : 비방.
南海(남해) : 군 이름으로 오늘날의 番禹縣, 조주를 가리킴.
廟食(묘식) : 묘당에서 제사를 받아 먹다. 조주 사람들에 의해 묘당에 모셔지고 제사를 받게 되었다는 뜻.

始潮人未知學, 公命進士趙德, 爲之師, 自是潮之士, 皆篤於文行, 延及齊民.
처음에 潮州 사람들은 학문을 모르다가, 공이 진사 趙德에게 명령하여 그를 스승으로 삼게 하니, 이때부터 조주의 선비들이 모두 문장과 행실에 독실해지고 백성에까지 이어졌다.
趙德(조덕) : 당나라 海陽 사람으로 진사에 급제했음. 한유가 조주자사로 부임할 때 조덕에게 海陽縣尉로 부임하기를 청하여 학문에 관한 일을 전담케 하였다.
() : 도탑다. 독실하다.
文行(문행) : 학문과 덕행.
延及(연급) : 뻗쳐서 미치다.
齊民(제민) : 일반 백성.

至于今號稱易治, 信乎.
지금까지 다스리기 쉬운 곳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미덥도다!
易治(이치) : 다스리기 쉬움.
信乎(신호) : 참이로다!

孔子之言曰:
“君子學道則愛人, 小人學道則易使也.”
공자가 말씀하셨다.
“군자가 道를 배우면 백성을 사랑하게 되고 소인이 도를 배우면 부리기가 쉬워진다.”
君子學道~則易使也 : 논어양화편에 나오는 말. '군자가 도를 배우면 백성을 사랑하게 되고, 소인이 도를 배우면 부리기가 쉽게 된다'라는 말.

 

 

論語集註 陽貨 第十七(논어집주 양화 제십칠) 第四章

▣ 第四章 子之武城,聞弦歌之聲。 孔子께서 武城에 가시어 弦樂에 맞추어 부르는 노랫소리를 들으셨다. 弦,琴瑟也。 弦은 거문고와 비파이다. 時子游為武城宰,以禮樂為教,故邑人皆弦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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潮人之事公也, 飮食必祭, 水旱疾疫凡有求, 必禱焉, 而廟在刺史公堂之後, 民以出入爲艱.
조주 사람들이 공을 섬김에, 음식이 있으면 항상 공께 제사지내고, 홍수·가뭄·질병 등 希求가 있으면 항상 공께 기도하되, 묘당이 刺史의 관청 뒤에 있어서 백성이 출입하기가 어려웠다.
水旱疾疫 : 수는 홍수, 한은 가뭄. 질역은 전염병, 질병.
() : 기도하다.
刺史(자사) : 주의 장관.
公堂(공당) : 관청.

前守欲請諸朝, 作新廟不果, 元祐五年, 朝散郞王君滌, 來守是邦, 凡所以養士治民者, 一以公爲師, 民旣悅服.
전의 태수가 조정에 청하여 새 묘당을 짓고자 하였으나 실행되지 않다가, 元祐 5년에 朝散郞인 王滌이 이 고을의 태수로 와서, 선비를 양성하고 백성을 다스리는 모든 방법을 한결같이 공을 본받았으므로 백성이 기꺼이 복종하였다.
請諸朝(청저조) : 조정에 청하다. 저는 '之於'와 같으며 '그것을 ~의 뜻. 는 대명사로서 묘당을 신축하자는 건의를 뜻한다.
不果(불과) : 결실을 거두지 못하다.
元祐(원우) : 송나라 철종의 1086~1093. 원우 5년은 1090.
朝散郞(조산랑) : 散官. 조정에 이름난 자에게 직무를 맡기지 않고 내리는 관직명.
王君滌(왕군척) : 王滌. 군은 존칭어.
是邦(시방) : 이 고을. 潮州.
悅服(열복) : 기꺼이 복종하다.

則出令曰:
“願新公廟者聽.”
그러자 詔令을 내려
‘공의 묘당을 새로 짓고자 하는 소원을 들어주겠다'라고 하였다.

民讙趨之, 卜地於州城之南七里, 期年而廟成.
백성은 기꺼이 붙쫓아서 潮州城 남쪽 7리에 좋은 터를 잡고 1년 만에 묘당이 완성되었다.
謹趨(환추) : 기꺼이 따르며 달려가다.
卜地(복지) : 점을 쳐서 吉地를 고르다. 擇地와 같은 뜻.
朞年(기년) : 1.

或曰:
“公去國萬里而謫于潮, 不能一歲而歸, 沒而有知, 其不眷戀于潮也審矣.”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공은 國都에서 만 리를 떠나 조주에 귀양왔다가 1년도 못 되어 되돌아가셨다. 공이 죽어서 비록 지각이 있다면 조주를 그리워하지 않을 것은 틀림없다.”
去國(거국) : 국도를 떠나다.
() : 귀양가다. () : 조주.
() : 죽다.
眷戀(권련) : 돌아보고 그리워하다.
() : 확실함. 틀림없음.

軾曰:
“不然. 公之神在天下者, 如水之在地中, 無所往而不在也, 而潮人獨信之深思之至, 焄蒿悽愴, 若或見之, 譬如鑿井得泉而曰, 水專在是. 豈理也哉.”
나는 말한다.
“그렇지 않다. 공의 신령이 천하에 있음은 마치 물이 땅에 있음과 같아서 감에 있지 않은 곳이 없는데, 조주 사람들이 유독 그를 믿음이 깊고 그리워함이 지극하여 향을 피워 올리고 감동에 젖음이 마치 그를 직접 보듯 하매, 비유컨대 우물을 파서 샘물을 얻고 나서 물은 이곳에만 있다고 말한다면, 어찌 이치에 맞겠는가?”
焄蒿悽愴(훈호처창) : 향을 피우며 감동된 마음을 지님. 훈호는 향을 피움. 처창은 마음이 감동된 모양.
鑿井(착정) : 우물을 파다.

元豊元年, 詔封公昌黎伯. 故榜曰: 昌黎伯韓文公之廟, 潮人請書其事于石, 因爲作詩以遺之, 使歌以祀公.
元豊 원년에 조칙을 내려 공을 昌黎伯에 봉하셨으므로 묘당의 현판에 '창려백 文公之廟'라 하고, 조주 사람들이 그 일을 비석에 써달라고 청하매 시를 지어 그들에게 주고 노래를 부름으로써 공을 제사지내게 하였다.
元豊(원풍) : 송나라 신종의 1078~1085, 원풍 원년은 1078.
詔封(조봉) : 천자가 조서를 내려 봉하다.
昌黎伯(창려백) : 창려는 군이름으로 지금의 하북성 通縣. 한유의 선조가 살던 곳. 백은 오등작[····]의 하나.
() : 현판. 과 같음.

其辭曰:
그 가사는 이러하다.

“公昔騎龍白雲鄕, 手抉雲漢分天章, 天孫爲織雲錦裳.
공께선 옛적에 白雲鄕에서 용을 타고 손으로 은하수를 잘라내어 하늘의 문장을 쓰시니 직녀는 그름을 짜서 비단옷을 지었네.
白雲鄕(백운향) : 천제가 계신 곳. 하늘나라.
() : 도려내다. 잘라내다.
雲漢(운한) : 은하수.
天章(천장) : 하늘의 문장.
天孫(천손) : 직녀.

飄然乘風來帝旁, 下與濁世掃粃糠.
표연히 바람타고 皇帝 옆으로 오시더니, 혼탁한 속세로 내려오셔서는 벼쭉정이와 쌀겨들을 쓸어내셨네.
帝旁(제방) : 황제의 곁. 당나라에 태어난 것을 뜻함.
掃粃糖(소비강) : 벼쭉정이와 쌀겨를 쓸어내다. 비강은 騈儷文, 또는 유가에서 이단시하는 불교나 도교를 비유한다.

西游咸池略扶桑, 草木衣被昭回光.
서쪽으로 咸池에서 노닐고 동쪽 扶桑을 지나시니 초목은 밝게 두루 비추는 빛을 듬뿍 입었네.
咸池(함지) : 해가 목욕한다는 못으로, 서쪽 끝 해지는 곳에 있음.
() : 지나다.
扶桑(부상) : 부상은 동해 끝에 있는 神木인데 아침마다 해가 그 나뭇가지를 스쳐 지난다고 함.
衣被(의피) : 입다. 둘러쓰다.
昭回光(소회광) : 밝게 두루 비치는 빛. 한유의 덕광이 태양빛처럼 동과 서를 고루 비춰준다는 뜻.

追逐李杜參翶翔, 汗流籍湜走且僵, 滅沒倒景不得望.
李白과 杜甫를 뒤쫓아 함께 높이 나시니, 張籍과 皇甫湜이 땀을 흘리며 달리고 엎어지며 따랐어도 지는 해의 그림자 같아 바라볼 수조차 없었네.
追逐(추축) : 뒤따르다. 뒤쫓다.
李杜(이두) : 이백과 두보, 한유가 흠모했던 盛唐의 시인들.
參翶翔(참고상) : 높이 날으는 데 참여하다. 함께 높이 날다.
汗流(한류) : 땀을 흘리다.
籍湜(적식) : 장적과 황보식. 둘 다 한유의 문인으로 문장에 뛰어났음.
() : 넘어지다. 쓰러지다.
滅沒(멸몰) : 멸하여 없어지다. 소멸하다. 여기서는 지는 해를 뜻함.
倒景(도영) : 거꾸로 비친 그림자.

作書詆佛譏君王, 要觀南海窺衡湘, 歷舜九疑弔英皇.
글을 써서 불교를 비판하고 임금을 나무랐다가, 남해를 둘러보고 衡山과 潮水를 엿보았고, 舜임금의 九疑山을 지나 娥皇·女英을 조상하셨네.
作書試佛(작서저불) : 글을 지어 불교를 꾸짖다. 서는 헌종이 불골을 들여옴을 극간한 論佛骨表를 가리킴.
譏君王(기군왕) : 헌종을 나무라다.
觀南海(관남해) : 남해를 둘러보다. 남해는 한유가 유배되었던 조주 지방.
() : 엿보다. 잠깐 보다.
衡湘(형상) : 형산과 상수, 한유가 조주에서 원주로 유배지를 옮길 때 지났던 곳.
九疑(구의) : 九疑山, 순임금은 남쪽을 순유하다가 蒼梧의 들에서 죽어 구의산에 묻혔다 함.
() : 조문하다. 조상하다.
英皇(영황) : 女英娥皇, 임금의 두 딸로, 임금의 비가 되었는데, 순임금이 창오에서 죽자 그 뒤를 따라 상수에 빠져 죽었다고 한다.

祝融先驅海若藏, 約束鮫鰐如驅羊.
祝融이 앞장서 인도하니 海若은 숨어 버렸고, 교룡과 악어를 붙들어서 양떼 몰듯 몰아내셨네.
祝融(축융) : 불의 신. 남방 또는 남해의 신인 炎帝.
海若(해약) : 바다의 신
: 자취를 감추다. 숨다.
約束(약속) : 구속하다. 붙들어 매다.
鮫鰐(교악) : 교룡과 악어.

鈞天無人帝悲傷, 謳吟下招遺巫陽.
하늘에 사람이 없어 천제께서 슬퍼하시고, 노래 불러 아랫세상에서 불러오게 巫陽을 보내셨네.
鈞天 : 옛날에는 하늘을 팔방과 중앙으로 나누었는데, 중앙을 균천이라 하였다. 천제의 도읍이 있는 하늘의 중심부를 가리킨다.
() : 노래를 부르다. 주문을 읊조리다.
() : 보내다.
巫陽(무양) : 하늘의 神巫.

犦牲鷄卜羞我觴, 於粲荔丹與蕉黃.
들소 제물 올리고 닭뼈로 점치며 저희들이 잔을 올리는데, 찬란한 붉은 荔枝와 누런 香蕉도 갖추었나이다.
犦牲(박생) : 들소 제물. 박은 들소, 생은 제사에 쓰이는 짐승.
鷄卜(계복) : 닭의 뼈로 점치는 것.. 남방의 풍속임.
() : 음식이나 술 등 祭羞.
我觴(아상) : 저희들의 술잔. 상은 술잔.
荔丹(여단) : 붉은 荔枝 열매.
蕉黃(초황) : 노란 芭蕉의 열매. , 바나나. 한유가 유종원을 추모하여 쓴 羅池廟碑銘'為子丹兮蕉葉黃'이란 구절이 있다.

 

 

後集36-柳州羅池廟碑(유주라지묘비)-韓愈(한유)

柳州羅池廟碑(유주라지묘비)-韓愈(한유) 羅池廟者, 故刺史柳侯廟也. 羅池廟란 전 刺史 柳宗元의 묘당이다. ▶ 羅池 : 柳州에 있는 못 이름. 뒤에 이곳에 柳州刺史를 지낸 柳宗元을 제사지내는 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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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不少留我涕滂, 翩然被髮下大荒.”
공께서 잠시 머물지 않으시면 저희들은 눈물 줄줄 흘릴 터이니, 너풀너풀 머리칼 휘날리시며 이 땅으로 내려오소서.
我涕滂(아체방) : 저희들은 눈물을 줄줄 흘립니다. 체방은 눈물이 비오듯 쏟아짐.
翩然(편연) : 너풀너풀거리는 모양,
被髮(피발) : 머리를 풀어헤치다.
大荒(대황) : , 原野. 한유의 雜詩'너풀너풀광야로 내려와서 머리칼 휘날리며 기린을 탄다[然下大荒,被髮騎興麟]'라는 구절이 있다.

 

 

 

 해설


이 글은 송대의 문호인 소식이 당대의 문장가 한유를 추모하여 쓴 비문이다. 한유는 후한 이래로 유행해 온 騈儷文의 폐단을 바로잡고자 고문운동을 펴는 한편, 맹자 이래 끊긴 유가의 도통을 부활하며 유학 이외의 학설을 배척하였다.

그런데 元和 14년(807) 헌종이 불골을 궁중에 들여오려 하였으므로 그것을 반대하는 〈論佛骨表〉를 올렸다가 潮州로 좌천되었다. 그는 그곳에서 1년 남짓밖에 머물지 않았으나 그의 덕망은 조주 사람들을 감화시켜 백대가 지난 蘇軾의 시대까지도 그의 묘당에는 제향이 끊이지 않았고 철종 때에는 묘당을 개축하기에 이르렀다.

소식은 평소 한유를 흠모하였으므로 조주 사람들이 그에게 비문 써주기를 청하자 기꺼이 이 글을 쓴 것이다. 그가 한유를 평하여 ‘문장은 8대의 쇠미함을 고쳤고, 도는 천하의 타락함을 구제하였다[文起八代之衰, 道濟天下之溺]’라 한 것은 특히 명구로 알려져 있다.

전체 문장은 산문과 운문의 두 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앞의 산문 부분은 한유의 사적 및 덕행을 기록하고 있고, 뒤의 운문 부분은 '陽'韻으로 每句에 押韻한 頌이다. 칠언시형식으로 되어 있기는 해도 내용상으로는 초현실적 취향이 강했던 楚辭의 전통을 이어받고 있는 점이 두드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