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後集90-名二子說(명이자설)-蘇洵(소순)

耽古樓主 2024. 4. 7. 00:41

古文眞寶(고문진보)

名二子說(명이자설)-蘇洵(소순)

 


輪輻蓋軫, 皆有職乎車, 而軾獨若無所爲者.
수레바퀴 · 수레바퀴 살 · 수레 덮개 · 수레 뒤의 가로나무는 모두 수레에서 직분이 있으나, 수레 앞 가로나무만은 홀로 하는 일이 없는 듯하다.
輪輪蓋軫 : 윤은 수레바퀴. 폭은 바퀴살. 개는 수레 덮개. 진은 수레의 뒤에 있는 가로나무.
: 수레 앞에 있는 가로나무.

雖然去軾則吾未見其爲完車也, 軾乎, 吾懼汝之不外飾也.
그렇더라도 수레 앞 가로나무를 없애버리면 우리는 그것이 온전한 수레라고 보지 않으니, 식아! 나는 네가 겉치레를 하지 않음을 걱정한다.
外飾 : 겉치장, 언행을 꾸며 세상일에 융통성 있게 대처함.

天下之車, 莫不由轍, 而言車之功, 轍不與焉.
천하의 수레는 바퀴자국을 따라가지 않음이 없으나, 수레의 공로를 말함에 바퀴자국은 거기에 끼워주지 않는다.
: 수레의 바퀴자국.

雖然車仆馬斃, 而患不及轍, 是轍者禍福之間, 轍乎, 吾知免矣.
그러나 수레가 넘어지고 말이 죽어도 재난이 바퀴자국에는 이르지 않으니, 바퀴자국이란 禍와 福의 사이에 있으매, 轍아! 나는 네가 화를 면할 줄 알겠구나.
() : 넘어지다.
() : 죽다.
禍福之間 : 화도 받지 않고 복도 받지 않는 중간.
: 위험을 모면함.

 

 

 해설


蘇洵이 두 아들에게 軾과 轍이라는 이름을 지어 준 까닭을 설명한 글이다.
소순과 소식·소철의 소씨 삼부자는 모두 당송팔대가로서 유명하다(三蘇).
소식은 마음속의 생각을 거침없이 말하는 솔직한 성격이었다. 소순은 아들의 직선적인 언행을 우려하면서 식이라는 이름을 지어주는 동시에 瞻이란 자를 지어주었다. 瞻이란 바라보기만 하고 말을 많이 하지 말라는 뜻이다. 과연 소식은 王安石의 新法을 반대하다가 유배되는 등 굴곡이 심한 생애를 보냈다.

소철은 남을 잘 따르는 유순한 성격을 지녔다. 이에 소순은 철이란 이름을 지어주고 子由라는 자를 지어주었다. 由는 따른다는 뜻이다. 소철은 소순이 짐작한 대로 풍파없이 원만한 생애를 보냈다. 소순은 두 아들의 성품을 잘 알고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