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田樞密書(상전추밀서)-蘇洵(소순)
天之所以與我者, 夫豈偶然哉.
하늘이 우리에게 부여한 것이 어찌 우연이겠습니까?
▶ 所以與我 : 내게 부여한 자질. 여기의 자질은 특히 학문과 글의 재주를 가리킨다.
堯不得以與丹朱, 舜不得以與商均, 而瞽瞍不得奪諸舜, 發於其心, 出於其言, 見於其事, 確乎其不可易也.
堯임금이 丹朱에게 줄 수 없었고, 舜임금도 商均에게 줄 수 없었고, 고수는 순에게서 뺏지도 못하였으니, 그의 마음에서 피어나서 그의 말에서 표현되고 그의 일에서 나타나니, 확실히 그것은 바뀔 수가 없습니다.
▶ 丹朱 : 堯임금의 아들. 아둔하여 임금자리를 舜에게 물려주었다.
▶ 商均 : 순임금의 아들. 역시 어리석어 순임금은 임금자리를 禹에게 물려주었다.
▶ 瞽瞍 : 순임금의 아버지. 순임금이 어렸을 적에 계모와 함께 학대한 것으로 유명하다.
▶ 見 : 드러나다.
聖人不得以與人, 父不得奪諸其子, 於此見天之所以與我者, 不偶然也.
聖人도 남에게 줄 수가 없고, 아버지도 그의 아들에게서 빼앗을 수가 없으매, 이것에서 하늘이 우리에게 준 것이 우연한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夫其所以與我者, 必有以用我也, 我知之, 不得行之, 不以告人, 天固用之, 我實置之, 其名曰棄天.
우리에게 준 것은 꼭 우리에게 쓰이는데, 우리가 그것을 알고도 행하지 못하고 남에 일러주지 못한다면, 하늘은 본래 쓰려 하는데도 우리가 실로 放置함이라, 이것을 '천명을 버림[棄天]'이라 부릅니다.
▶ 不以告人 : 하늘에게서 부여받은 자질을 사람들에게 얘기해 주지 않다. 곧 조정에 나가 정치에 참여하거나, 물러나 젊은이를 가르치지 않음을 뜻한다.
▶ 置之 : 방치하다. 버려두다.
自卑以求幸其言, 自小以求用其道, 天之所以與我者何如, 而我如此也, 其名曰褻天.
자신을 비하하면서 그의 말을 좋아하기를 바라며, 자신을 낮추면서 그의 道가 쓰이기를 바라기도 하는데, 하늘이 우리에게 준 것이 어떠하든지 간에 우리가 그와 같음을 '하늘을 모독함[褻天]'이라 부릅니다.
▶ 幸其言 : 자기 말을 남이 좋아함.
▶ 褻 : 함부로 하다. 모독하다.
棄天我之罪也, 褻天亦我之罪也, 不棄不褻而人不我用, 不我用之罪也, 其名曰逆天.
棄天도 우리의 죄이고 褻天도 우리의 죄로서, 버리지도 않고 모독하지도 않는데도 남이 나를 쓰지 않는다면, 나를 쓰지 않음이 죄이며, 이것을 '하늘을 거역함 [逆天]'이라 부릅니다.
然則棄天褻天者, 其責在我, 逆天者, 其責在人, 在我者, 吾將盡吾力之所能爲者, 以塞夫天之所以與我之意, 而求免夫天下後世之譏, 在人者, 吾何知焉.
그러니 棄天과 褻天은 그 책임이 나에게 있고, 逆天은 그 책임이 남에게 있으매, 책임이 내게 있는 것은 나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내가 다함으로써 하늘이 나에게 준 뜻에 보답하면서 온 천하와 후세의 비판을 면하기를 추구하면 되고, 책임이 남에게 있는 일은 나로서야 거기에서 무엇을 알겠습니까?
▶ 塞 : 막다. 충당하다. 보답하다.
▶ 譏 : 욕하다. 비평하다.
吾求免夫一身之責之不暇, 而暇爲人憂乎哉.
나는 일신의 책임을 면하려 함에 겨를이 없거늘, 남을 위하여 걱정할 겨를이 있겠습니까?
▶ 不暇 : 겨를이 없다. 틈이 없다.
孔子ㆍ孟軻之不遇, 老於道途, 而不倦不慍不怍不沮者, 夫固知夫責之所在也.
공자와 맹자께서 불우하실 때 길에서 늙어가는 처지였으나, 게을리하지 않고 성내지 않고 부끄러워하지 않고 기운을 잃지 않으셨음은 진실로 그 책임의 소재를 알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 老於道塗 : 길거리에서 늙다. 자기의 이상을 추구하며 돌아다니는 사이에 나이가 먹어 늙음을 뜻한다.
▶ 倦 : 게을리함.
▶ 慍 : 성내다. 화를 내다.
▶ 怍(작) : 부끄러워하다.
▶ 沮 : 기운을 잃다. 기세를 잃다.
衛靈ㆍ魯哀ㆍ齊宣ㆍ梁惠之徒, 不足相與以有爲也, 我亦知之矣, 抑將盡吾心焉耳.
衛 靈公·魯 哀公·齊 宣王·梁 惠王의 무리는, 더불어 뜻있는 일을 하기에는 부족함을 우리도 알고 있는데도, 그분들[공자·맹자]은 자신의 마음을 거기에 다 쏟았을 뿐입니다.
▶ 衛靈 : 위나라 영공. 魯나라 哀公과 함께 공자가 활약하던 때의 제후로, 모두 공자를 만났으나 공자의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 齊宣 : 제나라 선왕. 梁 惠王과 함께 맹자 시대의 제후들로, 《맹자》 속에는 이들과 맹자의 대화가 많은 분량 들어 있다.
▶ 有爲 : 뜻있는 일을 함.
▶ 抑 : 그러나, 또한.
吾心之不盡, 吾恐天下後世無以責夫衛靈ㆍ魯哀ㆍ齊宣ㆍ梁惠之徒, 而彼亦將有以辭其責也, 然則孔子ㆍ孟軻之目, 將不瞑於地下矣.
나의 마음을 다하지 않는다면, 천하와 후세가 위 영공·노 애공·제 선왕·양 혜왕의 무리를 책임 추궁할 방법이 없을까 염려하고, 그들이 그 책임에 대하여 변명할 근거가 될까 염려하였던 것이니, 그렇게 되었다면 공자와 맹자의 눈을 지하에서 감지 못하였을 터입니다.
▶ 辭 : 변명하다.
▶ 不瞑 : 눈을 제대로 감지 못함.
夫聖人賢人之用心也, 固如此, 如此而生, 如此而死, 如此而貧賤, 如此而富貴, 升而爲天, 沈而爲淵, 流而爲川, 止而爲山, 彼不預吾事, 吾事畢矣.
성인과 현인의 用心은 본래 이와 같으매, 이렇게 살아가고, 이렇게 죽어가고, 이렇게 빈천하고, 이렇게 부귀하며, 올라가서는 하늘이 되고, 가라앉으면 深淵이 되고, 흐르면 냇물이 되고, 그치면 산이 되어 그들이 나의 일에 간섭하지 않으면 나의 일은 그것으로 끝납니다.
▶ 預 : 간섭하다. 상관하다.
▶ 畢 : 끝나다. 그만이다.
竊怪夫後之賢者, 不能自處其身也, 飢寒窮困之不勝而號於人.
삼가 괴이하게 생각함은, 후세의 현자는 그 자신을 스스로 다스리지 못하고 飢寒窮困을 감당하지 못하게 되면 남에게 구원을 외치는 것입니다.
▶ 號於人 : 남에게 소리쳐서 구원을 요청함.
嗚呼! 使吾誠死於飢寒困窮耶, 則天下後世之責將必有在, 彼其身之責, 不自任以爲憂, 而我取而加之吾身, 不亦過乎.
아아! 내가 진실로 飢寒困窮 때문에 죽으면 천하와 후세의 책임 추궁을 할 상대가 반드시 있을 터이매, 저들이 자신의 책임을 자임함을 걱정하지 않는데도, 내가 가져다 내 몸에 씌운다면 또한 지나치지 않겠습니까?
▶ 必有在 : 반드시 있는 곳이 있다.
▶ 彼 : 책임을 질 사람, 자기를 임용치 않은 사람을 가리킴.
今洵之不肖, 何敢亦自列於聖賢?
그런데 저의 불초함으로 어찌 감히 자신을 성현과 동렬에 두겠습니까?
然其心有所甚不自輕者, 何則? 天下之學者, 孰不欲一蹴而造聖人之域?
그러나 그 마음에는 매우 자신을 가벼이 하지 않으려는 바가 있습니다. 무엇 때문이겠습니까? 천하의 학자로서 어느 누가 단번에 성인의 영역에 이르려고 하지 않겠습니까?
▶ 一蹴 : 단번에, 바로,
▶ 造 : 이르다.
然及其不成也, 求一言之幾乎道, 而不可得也.
그러나 그가 성공하지 못하면, 도에 가까운 한마디 말을 구하여도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 幾乎道 : 올바른 도에 가까운 것.
千金之子可以貧人, 可以富人, 非天之所與, 雖以貧人富人之權, 求一言之幾乎道, 不可得也;
千金의 부잣집 아들은 남을 가난하게 할 수도 있고 남을 부유하게 할 수도 있으나, 하늘이 부여한 바가 아니라면, 비록 남을 가난하게 하고 남을 부하게 하는 권세를 가지고도, 도에 가까운 한마디 말은 구하여도 되지 않을 터입니다.
▶ 千金之子 : 천금을 지닌 부잣집 자식.
▶ 天之所與 : 하늘이 부여한 자질, 역시 학문과 문장의 재능을 주로 뜻한다.
天子之宰相, 可以生人, 可以殺人, 非天之所與, 雖以生人殺人之權, 求一言之幾乎道, 不可得也.
천자의 재상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사람을 죽일 수도 있으나, 하늘이 부여한 바가 아니면, 비록 사람을 살리고 사람을 죽이는 권세를 가지고도 도에 가까운 한마디 말은 구하여도 되지 않을 터입니다.
今洵用力於聖人賢人之術, 亦已久矣.
그런 저는 성인과 현인의 술법에 힘을 써 온 지 오래되었습니다.
其言語其文章, 雖不識其果可以有用於今而傳於後與否, 獨怪夫得之之不勞, 方其致思於心也, 若或起之, 得之心而書之紙也, 若或相之, 夫豈無一言之幾於道者乎.
저의 이론과 저의 문장이 과연 지금 세상에 유용할지, 후세에 전하여지는 여부를 비록 알 수는 없으나, 홀로 괴이하게 여기는 것은, 그것을 터득함에 수고하지 않았고, 마음속에 사색할 때는 마치 누군가가 일으켜 주는 듯하며, 마음속에 터득하여 종이에 쓸 때는 마치 누군가 도와주는 듯하매, 어찌 도에 가까운 말 한마디도 없겠습니까?
▶ 獨怪 : 홀로 괴이하게 여기다.
▶ 得之 : 성현의 학문과 이상을 터득함. 학문과 문장을 이해함.
▶ 致思 : 사색하다.
▶ 若或起之 : 어떤 이가 자기 생각을 끌어 일으켜 주는 듯하다는 뜻.
▶ 若或相之 : 어떤 존재가 자기 글쓰기를 도와주듯 슬슬 잘 쓰여진다는 뜻.
千金之子, 天子之宰相, 求而不得者, 一旦在己.
천금 부자의 자식과 천자의 재상이 구하여도 얻지 못하는 것이 하루아침에 제게 있게 되었습니다.
▶ 一旦 : 하루아침에 돌연히 또는 뜻하지 않게 갑자기 된 것을 뜻한다.
故其心得以自負, 或者天其亦有以與我也.
그러므로 제 心得을 자부하고 있는데, 아마도 하늘이 그것을 나에게 부여하였기 때문일 터입니다.
曩者見執事於益州, 當時之文, 淺狹可笑.
예전에 선생님을 益州에서 뵈었는데, 그때의 글은 얕고 좁아서 가소로웠습니다.
▶ 益州 : 지금 四川省의 고을 이름. 소순은 그 고장 사람이었다.
飢寒窮困亂其心, 而聲律記問又從 而破壞其體, 不足觀也已.
飢寒窮困이 마음을 어지럽히고, 글의 聲律과 잡된 지식이 나와 大體를 허물어뜨려 볼 것이 없었습니다.
▶ 聲律 : 문장을 짓는 데 있어서의 글자들의 聲調와 음률에 관한 규범, 문장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방법을 뜻함.
▶ 記問 : 여러 가지 기록과 물음을 통하여 얻어진 잡다한 지식을 가리킴.
▶ 其體 : 문장의 체. 따라서 위의 心은 문장의 내용을 뜻한다.
數年來, 退居山野, 自分永棄, 與世俗日疏闊.
몇 년 이래 山野에 퇴거하여 영영 버려짐을 자신의 분수로 여기며 세속과 날로 멀어졌습니다.
▶ 自分永棄 : 세상으로부터 영원히 버려짐을 자신의 분수라 여기다.
▶ 疏闊 : 관계가 멀어짐.
得以大肆其力於文章, 詩人之優游, 騷人之淸深, 孟ㆍ韓之溫醇, 遷ㆍ固之雄剛, 孫ㆍ吳之簡切, 投之所向, 無不如意.
이 때문에 정력을 문장에 크게 쏟을 수 있어서, 《詩經》 작자의 한가함과 편안함, 《楚辭》 작자의 맑음과 깊음, 맹자·한유의 온화함과 진실함, 司馬遷·班固의 웅건하고 강함, 孫子·吳子의 간결함과 절실함 등 향하는 곳으로 감에 뜻대로 되지 않음이 없었습니다.
▶ 大肆 : 크게 멋대로 발휘함.
▶ 詩人 : 《詩經》의 작자를 가리킴.
▶ 優游 : 여유있고 자유스러운 것. 한가하고 自得한 모양.
▶ 騷人 : 《楚辭》의 작자. 서정적인 賦의 작자.
▶ 溫醇 : 온화하고 진실된 것.
▶ 遷固 : 前漢 《史記》의 작자인 司馬遷과 後漢 《漢書》의 작자인 班固.
▶ 孫吳 : 전국시대 兵家인 孫臏과 吳起. 각각 兵書로《孫子》와 《吳子》를 남기고 있다.
▶ 簡切 : 간결하고도 절실한 것.
▶ 投 : 몸을 던짐. 일정한 방향으로 행동을 함.
嘗試以爲董生, 得聖人之經, 其失也流而爲迂, 鼂錯得聖人之權, 其失也流而爲詐, 有二子之才而不流者, 其惟賈生乎.
일찍이 생각해 보았는데, 董仲舒는 성인의 경전을 터득했으나 그의 잘못은 迂闊로 흐른 점이고, 鼂錯는 성인의 權道를 터득하였지만, 그의 잘못은 詐道로 흐른 점인데, 이 두 사람의 재능을 지니고 다른 곳으로 흘르지 않았던 이는 賈誼일 터입니다.
▶ 董生 : 漢 武帝 때의 유학자인 董仲舒. 《春秋繁露》의 작자임.
▶ 迂 : 迂闊한 것. 사실과 거리가 먼 것.
▶ 鼂錯(조조) : 한나라 文帝 때의 학자. 냉혹한 정치가로 유명하다.
▶ 權 : 權道. 臨機應變하는 도리.
▶ 詐 : 詐道. 남을 속이는 술책을 씀.
▶ 賈生 : 한나라 초기의 賈誼. 文帝 때의 박사였고, 賦작가로 유명하다.
▶ 策 : 對策·策論. 임금이 질문한 策問에 대한 응답으로 쓰여진 글임.
▶ 二道 : 두 편, 道는 책론을 세는 단위. 〈심세〉·〈심적〉의 두 편은 가의가 지은 책론을 모범으로 하여 지은 것이다.
▶ 書十篇 : 글 열 편. 〈心術〉·〈法術〉·〈攻守〉·〈强弱〉·〈用間〉의 다섯 편과 〈高祖論〉·〈項籍論〉·〈子貢論〉·〈孫武論〉·〈六國論〉의 다섯편.
▶ 權書 : 權에 관한 글의 뜻.
惜乎, 今之世, 愚未見其人也.
애석하게도 지금 세상에서 저는 그러한 사람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作策二道曰: “審勢·審敵.” 作書十篇曰: “權書.”
두 편의 策論을 지어 〈審勢〉·〈審敵〉이라 제목을 붙였고, 글 열 편을 지어 〈權書〉라 제목을 붙였습니다.
洵有山田一頃, 非凶歲, 可以無飢, 力耕而節用, 亦足以自老, 不肖之身不足惜, 而天之所與者, 不忍棄, 且不敢褻也.
제게는 산속의 밭 1頃이 있어서 흉년만 아니라면 굶주림이 없을 수 있고, 힘써 농사지으며 비용을 절약하면 스스로 늙기까지 살기에 족할 터이매, 이 못난 몸은 아까울 게 없으나 하늘이 부여하신 바는 차마 버리지 못하고 또 감히 더럽힐 수 없습니다.
▶ 頃 : 넓이의 단위. 1경은 대략 8헥타르임.
▶ 自老 : 늙도록 스스로의 힘으로 잘 살아감.
執事之名滿天下, 天下之士, 用與不用, 在執事.
선생님의 명성은 천하에 가득하고, 천하 선비를 기용함과 기용하지 않음은 선생님께 달려 있습니다.
故敢以所謂策二道, 權書十篇, 爲獻.
그러므로 감히 이른바 책론 두 편과 권서 열 편을 바칩니다.
平生之文, 遠不可多致, 有「洪範論」ㆍ「史論」十篇, 近以獻內翰歐陽公.
평소에 지은 글은 멀어서 많이 보내드릴 수가 없으나, 〈洪範論〉과 〈史論〉 열 편을 근래 內翰 歐陽공에게 바쳤습니다.
▶ 洪範論 : 〈史論〉과 함께 앞의 〈上歐陽書〉에서도 작자가 구양수에게 보냈다고 한 글임.
度執事與之朝夕相從, 議天下之事, 則斯文也其亦庶乎得陳於前矣.
생각하건대, 선생님께서는 그분과 조석으로 어울리시어 천하의 일을 의논하실 터이니, 그 글도 선생님 앞에 아마 펼쳐질 수 있을 터입니다.
▶ 度 : 헤아리다. 생각하다.
▶ 得陳於前 : 선생님 앞에 벌려지게 될 것이다. 곧 선생님 앞에 펼쳐져서 읽어볼 수 있게 될 것이라는 뜻.
若夫言之可用, 與其身之可貴與否者, 執事事也, 執事責也, 於洵何有哉.
말이 쓸 만한가, 또 그를 귀하게 할 만한가 어떤가는 선생님의 소관이며 선생님의 책임이기도 하니, 제게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해설
이 글은 〈田樞密에게 올리는 글〉이다. 전추밀은 田況으로 자는 元均이다. 이때 樞密院副使를 지내고 있었다. 앞의 〈상구양내한서〉나 마찬가지로 자기의 포부와 학문 및 문장 수양을 구구히 설명하면서 취직운동을 한 편지이다.
소순은 고향인 四川省으로부터 서울로 멀리 떠나와 이러한 글들을 요로에 보내며 취직운동을 했던 것이다. 그러는 중에도 자기 학문과 문학의 이념을 버리지 않고 추구하고 있다는 점은 존경할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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