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後集24-重答張籍書(중답장적서)-韓愈(한유)

耽古樓主 2024. 3. 11. 02:54

古文眞寶(고문진보)

重答張籍書(중답장적서)-韓愈(한유)

 


吾子不以愈無似, 意欲推而納之聖賢之域, 拂其邪心, 增其所未高, 謂愈之質, 有可至於道者, 浚其源, 道其所歸, 漑其根, 將食其實, 此盛德者之所辭讓, 況於愈者哉.
그대는 나를 못났다고 여기지 않고 성현의 영역에 밀어 넣으려 하며, 사악한 마음을 떨쳐내고 그 고상하지 못한 점을 늘리고, 나의 바탕이 道에 이를 수 있다고 여겨서, 그 水源을 준설하여 귀착할 곳으로 인도하며, 뿌리에 물을 대어 장차 그 열매를 먹으려 하는데, 이는 덕이 성한 사람도 사양해야 할 바이니 하물며 나란 사람임에랴?
吾子 : 그대. 친밀한 사이에 부르는 호칭.
: 韓愈가 자기를 가리키는 말.
無似 : 변변치 못함. 不肖와 같은 뜻으로 자기 자신이 남만 못하다고 겸손하게 말할 때 쓰임.
: 넣다 들여놓다.
: 경지, 영역,
: 떨쳐내다. 털어내다.
邪心 : 사악한 마음.
: 보태다. 늘리다
未高 : 高尙하지 못함.
: 깊게 파다. 준설하다.
其源 : 水源.
: 물을 대다.
其根 : 그 뿌리. 역시 한유의 바탕을 뜻함.
將食其實 : 장차 그 열매가 익게 하여 먹을 수 있도록 하다.
盛德者 : 덕이 풍부한 사람.
況於愈者哉 : 하물며 나 와 같은 사람에 있어서이랴?

抑其中, 有宜復者, 故不可遂已.
그러나 글 중에 답변해야 할 것이 있으매,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다.
: 그러나.
: 마땅히.
復者 : 답변해야 할 것. 의 뜻.

昔者聖人之作『春秋』也, 旣深其文辭矣, 然猶不敢公傳道之, 口授弟子, 至於後世然後, 其書出焉, 其所以慮患之道微矣.
옛날에 성인께서 《春秋》를 지으심에, 그 文辭가 심오하였으나 감히 공공연히 그것을 전하여 말하지 못하고 제자들에게만 입으로 전하셨으매, 후세에 이르러서야 그 책이 나왔는데, 그가 환난을 걱정하는 방도가 隱微하다.
聖人 : 공자를 가리킨다.
春秋 : 공자가 지었다는 史書. 나라 隱公부터 哀公까지 242년간의 역사를 기록하였는데, 수식이 가해지지 않은 紀事文으로 쓰여졌다. 뒤에 그것을 보충 해설한 해석서로 左傳·公羊傳·穀梁傳등이 나왔다.
: 깊게 하다. 심오하게 하다.
其文辭 : 그 문장과 어휘. 춘추의 문장이 간략하지만 거기에 大義가 숨겨져 있다고 보는 말임.
: 공공연히. 公的으로,
傳道之 : 그것을 말하여 전하다. 는 말하다의 뜻. 춘추의 내용.
口授 : 입으로 전해 주다.
其書 : 춘추를 해설한 책들. 좌전·공양전·곡량전.
慮患 : 환난을 염려하다.

今夫二氏之所宗而事之者, 下及公卿輔相, 吾豈敢昌言排之哉.
오늘날 老子와 釋迦를 宗主로 섬김이 아래로 공경과 宰相에까지 미치니, 내가 어찌 감히 공공연한 말로 그들을 배척하겠는가?
二氏 : 老氏釋氏. 도가와 불가를 가리킨다.
下及公卿輔相 : 아래로 공경 및 에까지 이르다. 이 구절 앞에 문맥상 '上及天子'라는 말이 있어야 하나, 천자를 비난할 수 없으므로 그것을 생략한 듯하다. 실제로 한유는 憲宗이 불교를 믿어 궁중에 佛骨을 들여오려 하자 그것을 반대하는 를 올렸다가 유배된 일이 있다.
昌言 : 公言. 공공연히 말함.
排之 : 그것을 배척하다. 二氏를 신봉함을 배척하다.

擇其可語者, 誨之, 猶時與吾悖, 其聲譊譊, 若遂成其書, 則見而怒之者必多矣.
말해도 좋을 것만 골라서 깨우쳐 주어도 時俗이 나와 어긋나매, 비방하는 소리가 요란하니, 만일 그에 관한 책을 지으면 보고 화낼 사람이 틀림없이 많을 터이다.
可語者 : 말해도 괜찮은 것.
: 가르치다. 二氏를 신봉하는 사람을 깨우친다는 뜻.
時與吾悖 : 시속이 나와 어긋나다.
譊譊(뇨요) : 다투는 소리. 요란하게 말다툼하는 소리.

必且以我爲狂爲惑, 其身之不能恤, 書於吾何有.
또 틀림없이 나를 미쳤다거나 미혹되었다고 말할 터이매 자신의 몸을 돌보지도 못하면서 책이 내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以我爲狂爲惑 : 나를 미쳤다거나 미혹되었다고 여기다.
不能恤 : 구휼하지 못하다. 돌보지 못하다.
書於吾何有 : 책이 내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즉 책을 짓는 일보다 몸을 간수함이 급하다는 뜻.

夫子聖人也, 且曰:
“自吾得子路而惡聲不入於耳.”
其餘輔而相者周天下, 猶且絶糧於陳, 畏於匡, 毁於叔孫, 奔走於齊魯宋衛之郊, 其道雖尊, 其窮也亦甚矣.
공자는 성인이시면서도 말씀하시기를,
“내가 子路를 얻고부터 나를 비방하는 소리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라고 하셨으니, 그밖에도 보좌하고 돕는 이가 천하에 두루 있었는데도, 陳에서 양식이 떨어졌고 匡에서는 위협을 당하였으며 叔孫에게 貶毁를 받았고 齊·魯·宋·衛 등의 나라에서 분주하였으매, 그 道는 비록 높아도 그의 窮境도 매우 심하였다.
夫子 : 공자를 가리킴.
: ~한 이후로부터.
子路 : 공자의 제자인 仲由. 자로는 그의 자. 용맹하고 실천력이 강했으므로, 공자가 그를 제자로 얻고 나서부터는 공자를 욕하는 사람이 없어졌다고 한다史記仲尼列傳.

 

 

列傳권67.仲尼弟子列傳(중니제자열전)

孔子(기원전551년~기원전479년)는 세계 4대 성인의 한 사람이다. 본명은 孔丘이며 춘추시대 魯의 사람으로 유교의 始祖이다. 춘추시대의 정치가·사상가·교육자이고, 魯의 문신이자 작가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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其餘輔而相者 : 자로 이외에, 그 나머지 공자를 보필하고 돕는 사람들. 공자에게는 72명의 제자와 3천 명의 문인이 있었다 함.
絶粮於陳 : 나라에서 식량이 끊기다. 과 같은 자. 사기世家에 의하면, 공자가 초나라의 초빙을 받고 가던 중, 공자가 초나라에 기용될까 두려워한 나라·나라의 대부들에 의해, 진과 채의 국경 지방에서 식량이 떨어져 곤경을 당하였다고 한다.
畏於匡 : 지방에서 위협을 당하다. 공자 일행이 나라의 匡城을 지날 때 그 지방 사람들이 공자를 노나라의 대부인 陽虎로 오해하고 몽둥이를 들고 공자 일행을 겹겹이 둘러싼 일이 있다. 양호가 종종 이곳 사람들에게 무도한 짓을 했기 때문이었다. 공자 일행은 큰 곤욕을 치른 뒤에야 오해에서 풀려났다論語子罕篇.

 

 

論語集註 子罕 第九(논어집주 자한 제구) 第五章

第五章 子畏於匡。 孔子께서 匡땅에서 경계심을 품고 계셨다. 畏者,有戒心之謂。 畏란 경계하는 마음을 품고 있음을 말한다. 匡,地名。 匡은 地名이다. 史記云: 「陽虎曾暴於匡,夫子貌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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毁於叔孫 : 叔孫에게서 비방을 받다. 논어子張篇에 노나라의 대부인 叔孫武叔子貢을 존경하여 공자를 비방하고 자공이 공자보다 현명하다고 말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論語集註 子張 第十九(논어집주 자장 제십구) 第二十四章

▣ 第二十四章 叔孫武叔毀仲尼。 叔孫武叔이 仲尼를 헐뜯었다. 子貢曰: 「無以為也,仲尼不可毀也。 他人之賢者,丘陵也,猶可踰也;仲尼,日月也,無得而踰焉。 人雖欲自絕,其何傷於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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賴其徒相與守之, 卒有立於天下, 向使獨言而獨書之, 其存也可冀乎.
그의 門徒가 서로 지켜줌에 힘입어 마침내 천하에 뜻을 세우실 수 있었으니, 가령 홀로 말씀하시고 홀로 글로 적어 놓았더라면 그 존립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 힘입다.
其徒 : 공자를 따르는 무리들.
向使 : 가령
其存也可冀乎 : 그것이 존재하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즉 남아 있지 않았을 것이라는 뜻.

今夫二氏之行乎中土也, 蓋六百餘年矣.
지금은 二氏가 중국에서 행세한 지 대략 6백여 년이다.
中土 : 중국. 中華라고도 함.
六百有餘年 : 600여년. 後漢 明帝 67년에 불교가 들어왔고, 그 후 魏晉 230년경에 불교 및 도교가 융성했으므로, 한유가 이 글을 쓴 800년까지 대충 600여 년이 된다.

其植根固, 其流波漫, 非可以朝令而夕禁也.
그 심은 뿌리가 굳고 그 흐르는 물결이 널리 퍼져 있으매, 아침에 명령하여 저녁에 금할 수는 없다.
: 널리 퍼지다.
朝令而夕禁 : 아침에 명령을 내려 저녁이면 금지되다. 즉 하루 사이에 금지시킨다는 뜻.

自文王沒, 武王周公成康, 相與守之, 禮樂皆在, 至乎夫子未久也, 自夫子而至乎孟子未久也, 自孟子而至乎揚雄, 亦未久也, 然猶其勤若此, 其困若此而後, 能有所立, 吾其可易而爲之哉.
文王이 죽은 후 武王·周公·成王·康王이 서로 道를 지켰으므로, 禮와 樂이 모두 보존되었고, 공자까지는 오랜 기간이 아니며, 공자로부터 맹자까지도 오랜 기간이 아니며, 맹자로부터 양웅까지도 오랜 기간이 아닌데도, 그 애쓰심이 그러하고 곤란이 그러한 연후에야 세상에 가르침을 세울 수 있었는데, 내가 어찌 쉽사리 그 일을 해낼 수 있겠는가?
守之 : 그것을 지키다. 文王 武王·周公·成王·康王은 모두 주나라의 집권자들이므로, 그들이 주나라의 도를 지킨 것을 가리킨다. 으로써 德治思想仁義를 중시하는 윤리관을 지켜왔다는 뜻이다.

其爲也易則其傳也不遠, 故余所以不敢也.
그 행위가 쉬우면 그것의 전해짐이 멀지 못할 터이매, 내가 과감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然觀古人, 得其時, 行其道, 則無所爲書, 爲書者, 皆所爲不得行乎今而行乎後者也.
그런데 옛사람을 관찰해보면, 적합한 시대를 만나 그의 道를 행할 적엔 책을 짓지 않았으니, 책을 지음은 모두 當代에는 실행하지 못하나 후세에 행하여지게 하기 위함이었다.

今吾之得吾志失吾志, 未可知, 俟五六十爲之, 未失也.
지금 내가 나의 뜻을 얻었는지 잃었는지 아직 알 수 없으매, 5~6십 세가 되기를 기다려서 지어도 때를 놓치지 않을 터이다.
得其時 : 시기를 얻다. 즉 좋은 시대를 만나다.
無所爲書 : 책을 짓는 바가 없다. 책을 짓지 않는다는 뜻.
所爲不得行乎今 : 當代에 실행에 옮길 수 없었던 바.
: 기다리다.
未失 : 때를 놓치지 않음. 失期하지 않다.

天不欲使玆人有知乎, 則吾之命, 不可期, 如使玆人有知乎, 非我, 其誰哉.
하늘이 사람에게 도를 알게 하려 않는다면 나의 목숨은 기약하지 못할 터이고, 만일 사람에게 알리고자 한다면 내가 아니고 그 누구이겠는가?
玆人 : 이 세상 사람들.
: 목숨. 운명.
不可期 : 기약할 수 없다.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뜻.
非我其誰哉 : 내가 아니면 그 누구이겠는가? 자기밖에 없다는 뜻, ‘天不欲使~’ 이하부터 이 구까지는 그 문장구조와 내용면에서 맹자公孫丑의 다음 부분과 같다. '대저 하늘이 아직 천하를 태평하게 다스리려 하지 않음이다. 하늘이 천하를 바르게 다스리고자 한다면, 오늘날의 세상에 있어서 그 일을 맡을 사람이 나말고 누가 있겠는가? [夫天未欲平治天下也如欲平治天下,當今之世,舍我其共誰也].’ 곧 맹자와 한유는 모두 자기들이 세상에 시행하고자 하는 바가 근본적으로는 하늘에 달려 있으며, 그것이 시행될 것이라면 자기들 이외엔 맡아서 할 사람이 없다고 보는 점에서 운명론적·결정론적인 성향을 보여준다.

 

 

맹자집주 공손추장구 하 제13장

孟子去齊, 充虞路問曰: 「夫子若有不豫色然. 前日虞聞諸夫子曰: 『君子不怨天, 不尤人.』」 孟子가 齊나라를 떠나실 적에 充虞가 途中에서 물었다. “夫子께 기쁘지 않은 기색이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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其行道, 其爲書, 其化今, 其傳後, 必有在矣, 吾子其何遽戚戚於吾所爲哉.
내가 도를 행하고 책을 짓고 지금의 세상을 교화하고 후세에 전하는 일이 틀림없이 있을 터인데, 그대는 어찌하여 나의 행위를 조급히 걱정하는가?
其化 : 그가 오늘날의 세상을 교화함. 는 한유를 가리킴.
遽戚戚(거척척) : 조급히 걱정하다.

前書謂吾與人商論, 不能下氣, 若好己勝者然.
지난번 서신에 말하기를, 내가 남과 상론할 적에 心氣를 누르지 못함이 마치 자신이 이기기를 좋아하는 자 같다고 하였다.
▶ 前書 : 지난번 편지. 張籍이 한유에게 보낸 글.
▶ 商論 : 상의하고 논의하다.
▶ 下氣 : 心氣를 누르다.
▶ 好已勝者 : 자기가 이기기를 좋아하는 사람.
▶ 好己之道勝 : 자기의 도가 이김을 좋아함.

雖誠有之, 抑非好己勝也, 好己之道勝也, 己之道, 乃夫子ㆍ孟軻ㆍ揚雄所傳之道也.
진실로 그러한 점이 있을지라도, 내가 이기기를 좋아하기 때문이 아니라 나의 道가 이기기를 좋아하기 때문이고, 나의 도란 곧 공자·맹자·揚雄이 전한 바의 도이다.
夫子 : 공자,
孟軻 : 맹자. 는 맹자의 이름.
揚雄 : 대의 유학자.

若不勝, 則無以爲道, 吾豈敢避是名哉.
만약 이기지 못한다면 도라고 말할 수가 없으니, 내가 어찌 감히 好勝의 명칭을 피하겠는가?
無以爲道 : 도라 여길 수가 없다.
是名 : 이 이름, 이 평판. '好己勝者'라는 평판

夫子之言曰:
“吾與回言, 終日不違如愚.”
則其與衆人辯也有矣.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顔回와 이야기를 하는데, 종일토록 어기는 일이 없어서 마치 어리석은 사람 같았다."라고 하였으니,
곧 공자도 사람들과 논쟁이 있었다는 말이다.
夫子之言 : 공자의 말씀. 논어爲政篇에 나오는 말.
: 顔回. 공자의 뛰어난 제자로 자는 . 과묵하면서도 학덕이 깊어 亞聖이라 불리었음.
不違 : 어기지 않다. 즉 반론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뜻.
其與衆人辯 : 그가 사람들과 논변함.

駁雜之譏, 前書盡之, 吾子其復之.
내가 잡스럽다는 비웃음에 대하여는 前書에 다 말하였으매, 그대는 다시 보아라.
駁雜之譏 : 駁雜하다는 비난. 박잡은 순수하지 못하고 잡됨.
前書 : 지난번 편지. 한유가 장적에게 보낸 답장을 가리킴. 이 글은 韓昌黎集에는 重答張書로 되어 있으므로 한유는 이 편지 이전에 또 장적에게 답장을 보냈음을 알 수 있다.
盡之 : 그것을 다 말하였다.

昔者夫子猶有所戱, 『詩』不云乎.
“善戱謔兮, 不爲虐兮.”
지난날 공자조차도 농담하신 적이 있으니, 《詩經》에도 말하지 않았는가?
"장난과 농담을 잘하나, 지나치지 않네.”
夫子猶有所戱 : 공자도 농담하신 적이 있다. 논어陽貨에 나오는 말을 가리킴. 공자가 그의 제자인 子游가 다스리는 武城에 갔을 때 弦歌의 소리를 듣고는 웃으며 말하였다. “닭을 잡는 데에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랴?” 공자는 큰 인물인 자유가 작은 고을을 다스리면서 마치 한 나라를 다스리듯이 雅樂을 씀을 안쓰럽게 생각하고 농담삼아 한 말이었다. 이에 자유는 저는 일찍이 '군자는 도를 배우면 백성을 사랑하게 되고, 소인은 도를 배우면 다스리기 쉽게 된다.'라고 들었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공자도 농담이 지나쳤음을 시인하고 일행에게, “이 사람들아, 자유의 말이 옳네. 내가 한 말은 농담이었네.”라고 하였다.
: 시경衛風淇澳편을 가리킴. 이 시는 나라의 武公이 농담을 잘하면서도 덕이 높음을 칭송한 시이다.
: 잘하다.
戱謔 : 우스개짓과 농담.
: 모진 짓. 지나친 짓

記曰:
“張而不弛, 文武不爲也.”
《禮記》에도 이르기를,
“팽팽하게 당기고 늦추지 않음을 文王·武王은 하지 않았다.”라고 하였으니
記曰 : 禮記雜記 하편의 말을 가리킨다.
張而不弛, 文武不爲也 : 팽팽하게 당기고 늦추지 않음은 문왕과 무왕도 하시지 않는다. 예기에는 '張而不池, 文武弗能也'로 되어 있다. 그 부분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자공이 농사를 마치고 지내는 蜡祭를 참관하고 있는데 공자가 물었다.
"端木賜(: 자공의 이름)! 재미있느냐?"
자공이 대답하였다.
온 나라 사람들이 미친듯이 좋아하나, 저는 무슨 재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에 공자가 말하였다.
그들은 1년 동안 고생하다가 비로소 이날을 마음껏 즐기고 있다. 이 행사의 이치를 자네는 모르겠지. 팽팽하게 긴장시키고 늦추어 주지 않음은 문왕·무왕도 할 수 없는 일이네. 또 풀어주기만 하고 긴장을 주지 않음도 문왕·무왕이 하지 않는 일이네. 때로는 긴장시키고 때로는 풀어 줌이 문왕과 무왕의 도라네.”
이 이야기는 백성을 다스림에 있어 을 교체시켜야 한다는 뜻인데, 한유는 자기가 駁雜하다는 비웃음에 변명하는 말로 끌어다 썼다. 즉 도를 위한 언행만으로 일관할 수는 없으며 농담이나 잡담을 함이 죄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豈害於道哉.
그것이 어찌 道에 해롭겠는가?

吾子其未之思乎?
그대는 아직 그것을 생각해 보지 못했는가?
未之思 : 아직 그것을 생각하지 못하다.
未思之倒置 (부정사+서술어+목적어)(부정사+목적어+서술어)로 됨이 일반적이다.
ex) 未之有也=未有之也

孟君將有所適, 思與吾子別, 庶幾一來.
孟君이 곧 길을 떠나게 되어, 그대와 작별하고 싶어 하니, 한번 오기를 바라네.
孟君 : 孟郊를 가리킴. 한유의 제자로 시문에 뛰어났음.
將有所適 : 장차 길을 떠나다. 의 뜻.
庶幾 : 부디 ~하기 바란다.

愈再拜.
愈가 재배함.

 

 

 해설


이 글은 한유가 張籍에게 답한 것인데, 《한창려문집》에 〈重答張籍書〉라 되어 있고, 내용상으로도 장적에게 전에 한 번 답장한 사실이 언급되어 있으니 두 번째 답장임이 틀림없다. 장적은 貞元 15년(799)에 진사에 급제하고 國子博士를 지냈으며 樂府體의 시에 뛰어난 시인이다.

창려선생집


그가 한유에게 처음 보낸 편지는 한유의 재능이 孟子나 揚雄 등 대학자에 못지않으니, 잡박한 얘기나 바둑 따위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儒家의 도를 밝히는 책을 저술하여 그것을 보전케 하기를 권유한 것이었다. 그에 대해 한유는 자기의 학식이 미숙하므로 5~6십 세가 된 후에 저술함이 좋겠고, 기타의 충고는 잘 생각하여 바로잡아 보겠다고 답하였다.

이에 장적이 거듭 편지를 보내어 도교와 불교를 배척하고 儒道를 밝히기 위하여 책을 저술함이 시급하며, 5~6십 세가 되면 늦을지 모른다고 독촉하였다. 그것에 대해 한유는 이 두 번째 답장을 써서, 책을 저술하여 도를 세상에 전함이 하늘의 뜻이라면 그것은 분명히 이루어지게 되어 있으니 조급히 생각하지 말고, 잡된 이야기나 농담을 좋아함은 聖人들도 마다하지 않은 것으로 도에 해롭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유가 책을 짓는 일을 미룸은 그의 겸손 때문만이 아니라 世論을 두려워하여 몸을 사린 탓이기도 한 점이 흥미롭다. ‘하늘의 뜻’을 거론하는 결정론적 사고를 보여주며, 한편으로 글 쓰는 행위를 신중히 고려하는 현실주의적 면모가 잘 나타나 있다.

 

 

다음에 〈重答張籍書〉에 관한 작자 미상의 해설을 인용해 둔다.

張司業籍, 韓公門人也.
司業 張籍은 한유의 문인이다.

時初與公遊, 貽公書, 言排釋老事.
이때 처음 공과 교유하며 공에게 편지를 주어, 불교와 노자를 배척하는 일을 말했다.

公前一書答之云:
공이 前者에 편지 하나로 답했다.

吾子所論, 排釋老不如著書, 囂囂多言, 徒相爲訾, 若僕所見則異乎此.
그대의 불교와 노자를 배척함이 책을 저술함만 못하니, 떠들썩하게 말이 많고 다만 서로 헐뜯으려 합니다.’라는 말에 대하여, 나의 소견은 이런 점에서 다르네.

化當世莫若口, 傳來世莫若書, 請待五六十然後爲之.”
당세를 교화함에 口傳 만한 게 없고, 내세에 전함에 서적 만한 게 없으니, 청컨대 5~6 십세를 기다린 후에 그걸 하려 하네.”

又云:
吾子又譏吾與人爲無實駁雜之說, 此吾所以戱耳.
또 말했다.
그대가 또 내가 남과 실체가 없는 잡다한 말을 합니다고 비난하는데, 이것은 내가 농담을 한 것일 뿐이네.
若商論, 不能下氣, 當更思而悔之.”
남과 논의할 때 기운을 누르지 못한다고 하는 따위는 당연히 다시 생각해서 그것을 후회하네.”

此書, 再答之, 不過申前書之意而加慷慨耳.
이 글은 두 번째 답장으로, 이전 편지의 뜻을 거듭하고 개탄을 더한 것에 불과하다.

按公是時年未四十, 蓋未著原道以前文字也, 衛道之勇也若是, 至著原道, 所見, 又進一格矣.
살펴보면, 공의 이때 나이가 마흔이 못 되었으니, 아마 원도를 저술하기 이전의 문자로, 도를 지킴에 용맹함이 이러하였으나, 원도를 저술할 때에 이르러서는 소견이 더욱 一格 올라갔다.

只觀己之道乃夫子孟軻揚雄所傳之道一句, 便可見, 此以揚雄與軻並稱, 彼謂軻死無傳, 荀揚擇不精, 語不詳, 其得失之判, 何如耶?
다만 자기의 도가 곧 공자ㆍ맹자ㆍ양웅이 전한 도라는 한 구절을 보면, 곧 알 수 있나니, 여기서는 양웅과 맹자를 병칭하였으나 원도에선 맹자가 죽자 전수가 없어졌다.’라고 하고 순자와 양웅은 선택하되 정밀하지 못했고 말했으되 상세하지 못했다.’라고 말했으니 그(양웅) 成敗의 판가름이 어떠한가?

以其與原道相關, 故選以次之.
원도와 상관되므로, 뽑아서 다음에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