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後集22-原人(원인)-韓愈(한유)

耽古樓主 2024. 3. 10. 19:52

古文眞寶(고문진보)

 原人(원인)-韓愈(한유)

 



形於上者, 謂之天, 形於下者, 謂之地, 命於其兩間者, 謂之人, 形於上, 日月星辰, 皆天也; 形於下, 草木山川, 皆地也, 命於其兩間, 夷狄禽獸皆人也.
위에서 형상화한 것을 하늘이라 하고, 아래에서 형상화한 것을 땅이라 하며, 그 둘 사이에서 생명을 가진 것을 사람이라고 말하나니, 위에서 형상화한 日月星辰은 모두 하늘이고 아래에서 형상화한 草木山川은 모두 땅이고 그 둘 사이에서 생명을 가진 夷狄禽獸는 모두 사람이다.
: 형상으로 나타나다. 형체를 이루다.
: 생명을 받아 가지다.
兩間 : 둘 사이. 하늘과 땅 사이.
星辰(성신) : . 자가 별이란 뜻으로 독립적으로 쓰일 때는 ''이라고 읽는다.
夷狄 : 오랑캐. 이민족. 원래 는 동방의 오랑캐이고 은 북방의 오랑캐인데 여기서는 오랑캐의 총칭으로 쓰였다.
禽獸 : 새와 짐승. 원래 은 날짐승이고 는 네 발이 달리고 전신에 털이 있는 동물. 여기의 금수는 동물의 총칭.

曰:
“然則吾謂禽獸曰人, 可乎?”
“그렇다면 우리가 짐승을 사람이라 말해도 되겠는가?”
() : ~라 말하다. 조사로 보아도 됨.

曰: “非也.
指山而問焉曰山乎 曰山可也, 山有草木禽獸皆擧之矣, 指山之一草而問焉曰山乎, 曰山則不可.”
“안된다.
산을 가리켜 묻기를 산인가라고 한다면 산이라고 해도 된다. 산에는 草木禽獸가 있는데 모두 함께 들어 말한 것이다. 산의 풀 한 포기를 가리켜 묻기를 산인가라고 할 때 산이라 하면 안 된다.”
: 의 뜻으로, 더불다, 포함하다.

故天道亂而日月星辰, 不得其行, 地道亂而草木山川, 不得其平, 人道亂而夷狄禽獸, 不得其情.
본디 天道가 어지러우면 日月星辰이 정상적으로 운행하지 못하고, 地道가 어지러우면 草木山川이 평안함을 얻지 못하며, 人道가 어지러우면 夷狄禽獸가 그들의 본성을 얻지 못한다.
: 본디, 본래.
不得其行 : 정상적인 운행을 얻지 못하다. 정상적으로 운행하지 못하다. 은 운행.
: 평안함, 안정됨.
: 본성. 진정.

天者日月星辰之主也, 地者草木山川之主也, 人者夷狄禽獸之主也, 主而暴之, 不得其爲主之道矣.
하늘은 日月星辰의 주인이며 땅은 草木山川의 주인이며, 사람은 夷狄禽獸의 주인이매, 주인으로서 포악하게 굴면 주인된 도를 지키지 못하게 된다.

是故聖人一視而同仁, 篤近而擧遠.
이런 까닭에 聖人은 모든 것을 한가지로 보고 똑같이 사랑하며 가까운 것을 도탑게 도와주고 먼 것도 함께 사랑해 준다.
一視而同仁 : 하나같이 보고 똑같이 어질게 대하다. 一視는 차별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뜻.
篤近而擧遠 : 가까운 것을 도탑게 도와주고 먼 것도 함께하여 사랑하다. 의 뜻은 위 주해 참조

 

 

 

 해설


《昌黎先生集》권11 雜著에는 〈原道〉·〈原性〉·〈原毁〉·〈原人〉·〈原鬼〉의 다섯 가지 原類의 글이 실려 있다. 이 〈원인〉편의 제목 아래에는 ‘或作仁’으로 적혀 있으니 〈原仁〉이란 제목으로도 쓰여졌음을 알 수 있다.

이 글은 사람의 도리, 곧 仁을 논하고 있다. 이민족을 오랑캐라 하여 중국인과 구별하고 동물과 함께 언급한 데서 중국인의 중화사상이 엿보이긴 하지만 주인 노릇을 하기 위하여는 힘으로 다스릴 것이 아니라 인을 베풀어야 한다고 역설한 것은 儒家思想의 훌륭한 점이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