孟子去齊, 充虞路問曰:
「夫子若有不豫色然.
前日虞聞諸夫子曰:
『君子不怨天, 不尤人.』」
孟子가 齊나라를 떠나실 적에 充虞가 途中에서 물었다.
“夫子께 기쁘지 않은 기색이 있는 듯합니다.
지난날 제가 夫子께 듣기를,
‘君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으며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라고 하셨습니다.”
路問, 於路中問也.
路問은 路中에서 물음이다.
豫, 悅也. 尤, 過也.
豫는 기뻐함이요, 尤는 허물이다.
此二句實孔子之言, 蓋孟子嘗稱之以敎人耳.
이 두 구절은 사실은 孔子의 말씀이니, 아마도 孟子가 항상 이것을 말하여 사람을 가르친 듯하다.
曰:
「彼一時, 此一時也.
孟子가 말하였다.
“그때는 그때이며, 이때는 이때이다.
彼, 前日. 此, 今日.
彼는 지난날이요, 此는 今日이라.
五百年必有王者興, 其間必有名世者.
五百年에 틀림없이 王者가 나오나니, 그 사이에 틀림없이 世上에 有名한 자가 있느니라.
自堯舜至湯, 自湯至文武, 皆五百餘年而聖人出.
堯舜으로부터 湯王에 이르기까지와 湯王으로부터 文王과 武王에 이르기까지 모두 五百餘年 만에 聖人이 나왔다.
名世, 謂其人德業聞望, 可名於一世者, 爲之輔佐.
名世는 그 사람의 德業과 名望이 한 世代에 이름날 만한 자가 王者를 輔佐함을 이른다.
若皐陶·稷·契·伊尹·萊朱·太公望·散宜生之屬.
皐陶·稷·契·伊尹·萊朱·太公望·散宜生의 등속이다.
由周而來, 七百有餘歲矣.
周나라 이래 七百餘年이 되었다.
以其數則過矣, 以其時考之則可矣.
그 年數를 보면 지났고, 時期로써 상고해보면 지금이 可하니라.
周, 謂文武之間.
周는 文王·武王의 시대를 말한다.
數, 謂五百年之期.
數는 五百年의 期間를 말한다.
時, 謂亂極思治可以有爲之日.
時는 亂이 지극하면 다스릴 것을 생각하여, 큰일을 하는 때를 말한다.
於是而不得一有所爲, 此孟子所以不能無不豫也.
이에 한번 큰일을 하지 못하니, 이것이 孟子가 기뻐하지 않는 기색을 없애지 못한 까닭이다.
夫天, 未欲平治天下也; 如欲平治天下, 當今之世, 舍我其誰也?
저 하늘이 天下를 平和롭게 다스리고자 않으시니,
만일 천하를 平和롭게 다스리고자 할 진댄, 지금 세상을 당하여 나를 제외하면 그 누구이리오?
吾何爲不豫哉?」
내 어찌하여 기뻐하지 않겠는가?”
言
當此之時, 而使我不遇於齊, 是天未欲平治天下也.
然天意未可知, 而其具又在我, 我何爲不豫哉?
이런 말이다.
‘이때를 당하여 나에게 齊나라에서 뜻을 펴지 못하게 하니, 이것은 하늘이 天下를 平治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하늘의 뜻은 알 수 없고, 그 도구는 더욱이 나에게 있으니, 내 어찌 기뻐하지 않겠는가?’
然則孟子雖若有不豫然者, 而實未嘗不豫也.
그렇다면 孟子에게 비록 기쁘지 않은 기색이 있는 듯하였으나, 실제는 기뻐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蓋聖賢憂世之志, 樂天之誠, 有並行而不悖者, 於此見矣.
대개 聖人이 世上을 걱정하는 뜻과 天理를 즐거워하는 정성이 병행하며 모순되지 않음을, 여기에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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